임건우와 이월은 모두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맞은편의 사람은 그들보다 더욱 어리둥절해져서는 온몸이 경직된 채 연신 뒤로 물러섰다. 소리는 여성의 목소리로 판단되었다. 임건우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곧바로 달려가 여성이 도망가기 전에 그녀를 붙잡고 입을 틀어막았다.“소리 내지 마!”임건우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곳은 약신곡의 내부다. 그들 전방에는 일렬로 늘어선 집이 있어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발각될 수 있다.얼마 안 있어 세 사람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작은 숲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대낮에 그것도 얼굴을 가리고 몰래몰래 다니는 꼴에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봐도 약신곡의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도 똑같은 입장인지라 마땅한 해결 방책이 없었다. 도둑이 드나들기 참으로 쉬운 약신곡인 듯하다.쏴—이월은 부러진 나뭇가지를 쥐고 곧장 여성의 목에 댔다.그리고 얼굴을 감싼 베일을 벗겼다.베일에 가려진 아름답고 젊은 여성이 모습을 나타냈다.꽤 몸매도 좋은 축이다.“누구세요?”임건우가 물었다.여성은 긴장했는지 고개만 흔들 뿐 대답하지 않았다.이월이 대신 대답했다.“물어볼 필요 없어. 백화곡 사람이야.”임건우는 이상하다는 듯이 이월에게 물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조금 전 부두에서 봤거든.”이월의 말에 임건우는 피식 웃었다. 그런 후 여성의 행동을 곰곰이 생각해 본 후 뭐에 놀란 듯이 물었다.“백화곡 사람이 어떻게 몰래 약신곡에 들어올 수 있는 거죠? 설마 당신이 약신곡이 백화곡으로 보낸 스파이인 건가요?”여성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혹은 약신곡에 숨겨둔 잘생긴 애인이 있는 건가요? 오늘 이 기회를 틈타 몰래 정이라도 나누려고요?”임건우의 말에 여성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순간 자연스럽게 나온 반응은 임건우의 불안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의 추측은 틀린 것이 분명했다.이월은 곧바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세상 사람이 다 너 같은 줄 아니? 가는 곳
비밀의 경지?임건우와 이월은 모두 깜짝 놀랐다.임건우가 급하게 물었다.“자세히 말해보세요!”이월도 위협하는 듯한 태도로 재차 물었다.“얼른 대답해! 그렇지 않으면 벗길 거니까.”여성은 적잖게 겁에 질렸다. 이월의 말처럼 처참하고 역겨운 처지와 심정을 상상하기 싫은 그녀는 곧바로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백화곡은 약신곡과 마찬가지로 무산산맥에 위치하였다. 백화곡과 약신곡의 고위층들은 몇십년 전부터 무산 깊숙한 곳에 있는 비밀의 경지를 발견하였는데 그곳에는 진귀한 약초들이 널렸고 영기도 짙었다.그들은 그곳을 영산 비밀의 경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그러나 영산 비밀의 경지 출입은 매우 위험하여 영산령이라는 영패를 사용해야 한다.영패만 있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하지만 영산령의 수량은 20매로 한정돼 있다.약신곡과 백화곡의 사람은 모두 영산령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연단 수법을 비겨 이기는 자만이 영산령의 귀속권을 거머쥐게 된다.여성은 바로 그 영산령을 훔치러 온 것이다.여성의 말을 들은 이월은 눈이 반짝거리며 격동되어서 물었다.“그곳에 가봤어?”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딱 한 번 들어가 봤는데 정말 위험해요. 사나운 짐승도 득실대는데 웬만한 바깥 짐승보다 더 강해 보였어요.”“그럼 그건 짐승이 아니라 요괴네.”이월이 대답했다.“두 문파가 같이 비밀의 경지를 발견했으면 사이좋게 20매의 영패를 나눠 가지면 되는 거 아닌가요? 20명이 들어가도 부족해요?”이월은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사람은 누구도 욕심이 있지. 비밀의 경지의 자원이 그렇게 풍부한데 누가 혼자 독식하고 싶지 않겠어? 게다가 약신곡과 백화곡은 모두 무산에 자리 잡고 있고 연단도 할 수 있어서 서로를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여성은 이월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저희 백화곡과 약신곡은 같은 맥을 하고 있습니다. 200년 전 저희 백화곡이 먼저 생겨났고 그 후에 약신곡의 선조가 백화곡을 배신한 후 다른 문파를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툭툭!임건우는 여성의 목을 두 번 치자 알약은 즉시 목젖을 따라 식도로 넘어갔다.“당신, 나한테 뭘 먹인 거예요?”여성은 넋을 잃었다. 그녀는 자신의 독 사용 수단에 매우 자신감이 넘쳤다. 게다가 그들에게 쓴 독은 냄새도 맛도 없는 독극물로써 정상인은 물론 약신곡의 장문도 독에 중독됐다는 걸 알기 전까지 절대로 눈치챌 수 없는 독이다.그러니 백화곡도 그녀를 약신곡에 투입한 것이다.‘근데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여성 또한 임건우에 의해 알약 하나를 삼켰다. 그 알약은 목구멍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내리더니 끈적끈적한 생명체가 느껴졌다. 그 생명체는 위로 들어가지 않고 식도와 기관지 사이에 끼어있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기어가는 느낌이다.“웁,웁....”여성은 있는 힘껏 목에 힘을 주어 뱉으려고 했지만 그 생명체는 마치 살에 붙은 것처럼 착 달라붙어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생명체는 그녀의 동작에 따라 오히려 살을 빨아들이더니 통증을 유발했다. 마치 그녀의 구강 조직세포 안까지 들어가려는 것처럼.“저도 몰라요. 아마도 묘강독? 해독할 수 있습니까?”임건우가 낮은 소리로 묻는 동시에 이월을 안아든 후 맥박을 재보았다. 여성의 말이 말대로 그녀가 준 독은 목숨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3날 동안 수면에 빠지는 것뿐이다.“묘강독?”여성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묘강독의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백화곡의 사람도 묘강독이라면 혀를 찼다.“해독약부터 가져오세요!”임건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교환하죠!”여성도 즉각 대답했다.임건우는 미소를 지었다.“당신 독은 목숨을 해치지 않지만 내가 준 독은 목숨을 잃게 만들어. 그리고 죽은 후에도 벌레가 시체를 갉아 먹어 수많은 구멍을 만들죠. 밀집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쳐다도 못 볼 수준입니다.”“아악.”여성은 더 이상 못 참겠는지 비명을 질렀다. 듣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어떻게 하면 해독제를 줄 수 있어요?”여성은 어쩔 수 없이 순순히 이월의 독을 해독시킬 해독제를 꺼내주었
여호신은 고개를 저었다.“사부님, 연호 꼭대기 자리에 오르는 것은 더 이상 저의 목표가 아닙니다. 제가 지금 가장 추구하는 것은 수신계를 벗어나 허공을 부수고 신선이 되는 것입니다. 그때 되면 저도 사부님을 선도에 들어오게끔 도와줄 능력이 있을 겁니다.”“좋다, 좋아. 아주 좋아.”중년 남성은 약신곡의 장문인 엄웅패였다.그는 연신 좋다는 단어만 세 번을 말했다.전설 속의 선도를 그 누가 동경하지 않을까. 고대 진시황도 장생을 추구했었다.“영산 비밀의 경지는 3년에 한 번씩 열리죠. 이번에 들어가면 당분간 안 나올 겁니다. 안에서 하는 수련 속도가 바깥에서의 속도보다 훨씬 빨라서 선도에 더 빨리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제 후배들에게 5개의 영패를 전달할 생각입니다. 그들이 다른 지역에서 기회를 찾도록 말이죠.”“백화곡 사람들은....”여호신은 눈빛에 살기가 가득한 채 말을 이어갔다.“모두 죽여버릴 겁니다.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작은 희생도 서슴없이 바쳐야 하죠. 선도장생을 위해서라면 그들 따윈 죽어도 괜찮습니다!”엄웅패가 물었다.“그 사람들을 죽인다고?”“왜요, 스승님?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되십니까?”“전혀. 아주 부족하다는 뜻이야.”엄웅패는 난폭한 표정을 지으며 이어 말했다.“영산 비밀의 경지는 우리 약신곡만 아는 비밀이자. 감히 외부인 따위가 알게 해서는 안 되지! 백화곡은 더 이상 존재하면 안 될 곳이야.”그의 말에 백화곡 여성은 온몸이 휘청거리면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다행히 임건우가 재빨리 그녀의 입을 막아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임건우도 그들의 대화에 깜짝 놀랐다. 비밀을 지키려고 한 문파를 없애버리려 한다니.여호신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사부님! 지금 당장 백화곡 사람들을 진법에 처넣어 죽여버리겠습니다!”그리고 말을 끝마친 후 여호신은 방을 나갔다.임건우에 의해 입이 막힌 백화곡 여성은 초조한 건지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그녀는 지금 당장 백화곡 사람에게 도망가라고 알려주고 싶었다.퍽
“난...”임건우가 말하기도 전에 이월이가 공손소희를 발로 멀리 차버렸다.갑작스러운 공격에 공손소희는 허공에서 정신을 잃다가 그대로 풀밭에 넘어졌다.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너 뭐 하는 거야? 왜 때리는 건데?”이월은 기세등등하게 대답했다.“아직도 미련을 못 버린 거야? 그럼 걔가 약신곡 사람을 불러 우릴 공격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정신 차려!”“그런 뜻이 아니잖아. 내 말은 네가 너무 세게 찼다는 가지. 소희는 내 친구야.”“살인마가 아끼는 여자도 네 친구냐? 걔가 좋은 사람이라는 보장 있어? 경고하는데 걔랑 가까이 지내지 마. 얼른 가자!”공손소희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단지 계획에 없던 에피소드일 뿐이었다.같은 시각.약신곡의 대문 진법이 드디어 열렸다.여호신은 후배 몇 명을 데리고 대문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오랜만입니다, 장 사부님. 어서 들어오세요!”대문을 통해 들어오는 중년 여성은 다름 아닌 백화곡 장문, 장교은이다.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여호신을 슬쩍 쳐다보았다. 뭔가 불만이 있는 듯한 눈빛이다.자신은 백화곡의 장문으로서 백여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직접 약신곡을 찾아왔건만 약신곡은 장문은커녕 대제자만 보내어 자신을 영접하게 하다니 말이 안 되었다.“흥. 네 스승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직접 안 내려오는 거지?”두 문파의 악연은 예로부터 이어져 왔다. 평소에 제자들도 서로를 상대하지 않는데 하물며 고위층은 더할 것이다.백화곡은 약신곡을 반역자가 만든 무리라고 생각하고 약신곡은 백화곡에 여자만 수두룩한 거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여호신은 웃으며 대답했다.“장 사부님, 농담도 참 짓궂으셔라. 저희 사부님은 현재 일이 있어서 제가 대신 온 겁니다. 좀 있으면 오실 겁니다! 그러니 다들 저와 함께 약신곡에서 차 한잔하는 건 어떨까요?”장교은 옆에 있던 여성 장로가 대뜸 물었다.“차는 무슨! 약신곡의 차에 뭐가 들어간 줄 알고 우리가 마셔?”장교은이 대답했다.“인사치레는 사양하고 본론부터 들어가지. 연단
모든 백화곡 사람들도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여호신,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장교은이 노발대발했다.“하하하!”여호신은 본격적으로 살인을 시작한 후 마에 낀 것처럼 박장대소하였다.“장 사부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화내도 소용이 없을 테니깐요. 앞으로 백화곡은 영원히 사라질 거고 세상은 약신곡만 기억하게 될 겁니다.”그는 말을 마친 후 연신 공격을 퍼부어 눈 깜짝할 사이에 백화곡 제자 다섯명을 죽였다.원영급 고수인 그에게 백화곡의 여린 여자들을 죽이는 건 쉬운 죽 먹기였다.“후—”“죽여! 죽여버려!”장교은은 노발대발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백화곡 모든 사람이 무기를 꺼내 여호신을 에워싸고 전투를 선포했다.“날 죽이려고? 너흰 절대로 날 이기지 못할걸!”여호신은 당당하게 소리쳤다.그리고 주먹 한 방에 세 명을, 발차기 한 번에 여덟명을 날려버렸다.장교은도 여호신의 무공 실력에 적잖이 놀란 듯하였다.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한손으로 마음껏 주무를 수 있을 정도로 여호신은 무공실력이 높지 않은 사람이었으나 현재의 그는 그녀의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수위를 가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십여명이 목숨을 잃었다.임건우와 이월은 백화곡의 사람의 힘을 빌려 여호신을 견제하고 기습하려고 했지만 현재 상황을 직접 보니 간담이 서늘했다.이건 전혀 같은 차원의 전투가 아니다. 이건 일방적인 학살이다.설령 백화곡의 장문인 장교은이라고 하더라도 여호신에게 있어서는 전혀 타격이 없었다. 오히려 여호신의 공격에 당장이라도 목숨을 잃을 것 같았다!“안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더 있다간 백화곡 전체가 죽게 될 거야!”이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임건우는 너무 분노했다.어제 낮까지만 하여도 여호신이 그에게 준 이미지가 좋았는데 알고 보니 이토록 흉포한 사람이었다니!“만검결, 만검제발!”임건우는 진룡 36검을 소환하여 진법을 형성한 후 여호신을 향해 돌진하였다.“음?”여호신은 미리 감지라도 하였는지 재빨리 몸을 비켜 공격을 피
“장문님, 어떡할까요? 여호신이 너무 강합니다. 우리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어요.”“맞아요. 저 청년이 버티지 않았더라면 우린 아마 벌써 죽었을 겁니다!”백화곡의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약신곡을 증오하는 한편 당황하기도 했다.이미 목숨을 잃어 바닥에 쓰러진 20여명 제자 선후배의 희생이 너무나도 아까웠다!가족이나 다름없는 그들이지만 이젠 다른 세상의 사람이 되었다.하지만 약신곡은 멈추지 않고 또 한 무리 사람들이 돌진해 왔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바로 그녀들을 죽이러 온 것이다.장교은은 눈이 벌겋게 달아올나 큰 소리로 명령을 내렸다.“저들을 막아! 저 검객분께 돌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지금 상황에서 백화곡의 희망은 오직 임건우 한명뿐이었다. 임건우가 일단 패하거나 죽으면 여호신은 바로 그녀들을 죽이러 올 것이다.보잘것없던 녀석이 이렇게 강해지다니!이월은 달려와 도와주는 그녀들을 제치고 오직 임건우 곁에서 그를 보좌하였다. 그녀의 천마금은 사람의 신심을 교란하는 효과가 있어 단체 공격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다!그러나 문제는 그녀의 수위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엄마 수위의 절반만큼 있어도 참 좋았을 텐데!’쟁쟁쟁—마의 음이 울려 퍼졌다. 음파는 끊임없이 여호신의 신체를 공격하였지만 여호신은 오히려 피하지 않았다. 마치 그녀의 공격이 가소롭다는 듯이.“하하하!”여호신의 묶였던 장발이 풀려졌다. 마의 신이 강림을 방불케 했다.“내 공격도 못 뚫는 놈이 무슨 자격으로 내 앞을 가로막지? 네가 소희의 목숨을 구해준 것을 봐서 죽이지 않으려 하였건만 하필 이 마녀와 같은 패라니. 내 일을 막는 자는 필시 죽음뿐이리라!”여호신은 고개를 흔들며 임건우를 바라보았다.그는 손을 번쩍 들더니 영력을 모으더니 영력도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영기!”이월은 갑자기 달려들어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건우야, 빨리 가자. 저 자식 몸에 방어용 법기가 있어. 칼도 보통이 아닌 게 아무래도 비길 수가 없어.”이월은 이길 승산이 없으
여호신의 동공이 점점 커지더니 마지막에는 사라져 버렸다. 그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드러내며 말했다.“네가 진정한 도를 전수하는 사람이라니. 진정한 도란 도와 마가 서로 통하여 음과 양의 기운이 서로 교접되니, 네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는 것이니라! 게다라 얼굴도 예쁘장하니 내 마음에 쏙 드는구나. 넌 앞으로 내 도를 수련하는 짝이 되거라!”이월은 안색이 급변하였다.“그게 네 마음대로 될 것 같아?”천마금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월은 아홉개의 줄을 당기자 마의 기운이 점점 팽창하며 떠오르더니 막대한 힘을 가진 공격력을 형성하였다.이때, 쓰러졌던임건우가 벌떡 일어섰다. 그러면서 한줄기 전류가 여호신을 향해갔다.“대선배님, 조심하세요!”누군가가 큰 소리로 여호신을 외쳤다.여호신은 순식간에 감지했는지 생각하지도 않고 손에 취령도를 들고 임건우를 향해 돌진하였다.“우웁.”칼날이 임건우의 허리를 가차 없이 찔렀다. 현무방갑술도 칼의 공격을 맞지 못해 그만 커다란 상처가 생겨나 하마터면 허리가 잘릴뻔했다. 하지만 임건우의 손도 여호신의 이마에 닿았다.손에는 영혼을 가두는 부적이 있었다.영혼을 가두는 부적은 이월이 전에 그에게 준 답례품이었다.둥—용이 읊조리는 듯한 거문고 소리가 울리더니 이월은 손으로 천마금의 가장 강력한 한방인 구현정멸살을 형성하였다. 음파는 빠르게 한 자루의 날카로운 검으로 변하여 여호신의 뒤를 습격했고 임건우의 칠살검은 여호신의 목구멍을 깊숙이 찔렀다!여호신은 눈이 둥그레지면서 믿기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곧 신선이 되고 부처가 되어야 할 그가 이렇게 빨리 죽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아니, 그는 죽지 말았어야 했다. 그의 눈에는 검은 액체가 흐르더니 까만 눈빛은 더욱 밝아졌다.“후.” 그의 입에서 고함이 울려퍼지더니 눈에는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와 검은 영혼으로 응집되었다.“젠장!”"너희들은 모두 죽어야 해!""어렵게 잡은 내 육신을 죽이다니!""난 너희들을 먹을 거야!"사악한 그 영혼의 원망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