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현을 당기는 음이 화살처럼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그 음은 번개같이 음파를 형성하여 이월을 싣고 쏜살같이 나아갔다.“와!”“정말 대단한걸!”임건우는 입을 크게 벌린 채 한동안 다물지 못했다. ‘쟁쟁쟁’소리가 연달아 울리면서 멀어지자 임건우도 재빨리 영식으로 건곤검을 공제하여 이월을 쫓아갔다....무산 신녀봉와 무강 사이에 배 한척이 유유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고요한 장면과 다르게 배 안의 상황은 그러하지 못했다.퍽!한 여성이 뺨을 맞아 피를 토해내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임건우가 있었더라면 바로 여성의 신분이 드러났을 것이다. 여성은 바로 신후청을 떠나 약신곡으로 돌아왔으나 다시 돌아가지 않았던 공손 아가씨였다.손찌검을 한 여성은 질투심이 가득한 박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천한 년, 감히 대선배님을 꼬셔?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지?”“네 면상을 봐봐. 선배님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공손은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글썽이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선배님, 오해예요. 전 그런 적 없어요!”퍽!또다시 따귀를 후려쳤다.“또 변명하는 거니? 내가 눈뜬장님인 줄 아나 본데 네가 대선배님 방에서 나오는 걸 직접 봤어. 그래도 인정 안 할래?”여기까지 말하자 여성은 또 화가 났는지 이번에는 가죽 채찍을 꺼내 공손 아가씨를 세게 때렸다. 공손 아가씨는 무예를 익히지 않은 의사로서 하염없이 매를 맞기만 하였다.주변을 둘러싼 그 누구도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매를 든 여성만 칭찬 일색이었다.공손 아가씨의 얼굴은 피로 범벅이 되었고 상처도 더 악화하여 얼굴이 망가질 정도로 무너졌다.“그 누구라도 이 년 몸이 탐나면 언제든지 가져가렴.”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 남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는 노골적으로 음침한 웃음을 드러냈다.“제가 원해도 될까요?”“그래. 가져가.”공손 아가씨는 화들짝 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오지 마, 오지 말라고! 대선배님이 아시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직도 대선배 타령이야?”짝짝짝-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 천리 밖에 있는 머나먼 무강에서 공손 아가씨를 만나다니.‘설마 죽은 건가?’그는 황급히 공손 아가씨를 물에서 구해내었다. 숨을 내쉬지 않았지만 가슴은 따뜻했다.‘아직 살아있어!’임건우는 재빨리 공손 아가씨를 건곤검 우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천의도법의 전기침술로 그녀의 심장을 자극한 후 인공호흡을 해주었다.그녀의 몸에 난 상처들이 안타까웠다. 임건우가 다쳤을 때도 공손 아가씨는 그를 극진히 보살펴주었으니 이러한 모습이 그로 하여금 가슴을 저리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도대체 누가 이런 모진 수단을 쓴 거지?’“헉!”공손 아가씨는 입을 벌려 물을 뱉어냈다. 심장 박동이 되살아나고 있다. 의식을 차린 순간, 임건우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하며 입을 열었다.“임건우? 나 지금 꿈 꾸는 거 아니지?”“꿈은 네가 아니라 내가 꾼 거 같아. 왜 물에 빠졌었던 거야? 몸에 난 상처들은 또 뭐고? 누가 그런 거야?”공손 아가씨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공중에서 이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야, 너무 실력이 약한 거 아니야? 벌써 지치면 어떡해?”이월은 행방이 묘연해진 임건우를 수소문 끝에 다시 찾았다. 아직 갈 길이 먼데 어느새 그의 곁에 하얀 옷을 걸친 여자가 한명 늘어났다.이월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저 여자는 어디서 나타난 거지?”“물에 빠진걸 내가 구해줬어.”“아이고, 여복도 참 많으셔라.”이월은 공손 아가씨를 위아래로 샅샅이 훑어보았다. 온 몸의 상처와 망가진 얼굴을 보더니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며 더 이상 농담을 꺼내지 않았다.“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악독하네.”“이분은 공손 아가씨라고 약신곡의 제자이자 강남 신후청의 의사셔.”이월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둘이 아는 사이야?”임건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배 한 척이 무강의 물살을 따라 빠르게 돌진해 왔다. 뱃머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강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들의 의도를 눈치챈 이월이 입을 열었다.“그쪽을 다치게 한 사람들이
“여자 한명과 남자 한명이 저년을 구해준 것 같습니다.”배 위에 서 있던 손기람이 소리쳤다.“모두 죽여버려라!”“네. 알겠습니다.”뱃머리에 서 있던 남성 제자 두 명과 여성 제자 한 명은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그들 눈에는 임건우 일행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이때, 한 남성 제자가 이월의 미모를 보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는지 옆에 있던 남성 제자에게 말했다.“저 여자 예쁜데? 내 스타일이야! 십몇년 동안 약신곡에만 갇혀있어 미인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죽이기에는 너무 아까워.”옆에 있던 남성 제자는 이월을 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렇네요. 잡아서 실컷 논 다음 죽여도 늦지 않죠!”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다른 여성 제자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변태들아, 어떻게 여자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니? 저게 뭐가 예뻐? 내가 더 아름답지 않아?”그녀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두 남성은 구역질이 났다. 임건우의 한마디에 이미 불같이 화를 낸 이월은 그들의 음침한 대화를 듣자마자 살의가 생겨났다.“직접 목숨을 끊을 기회를 주지.”“뭐?”“저기 예쁜아? 혹시 우리 때문에 많이 놀랐어? 무서워하지 마! 우릴 기쁘게만 해준다면 죽이지는 않을 뿐만 아니라 널 거둬줄 수도 있어.”이때, 배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전해져왔다.‘아직도 안 끝났어? 사람 죽이는데 왜 이렇게 질질 끄는 거야?”호통 소리에 여성 제자는 곧바로 검을 꺼내 들었다.“내가 먼저 저 남자를 죽일게.”말을 마친 후 여성 제자는 즉시 뱃전을 밟고 뛰어올랐다. 이월도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곧장 여성 제자에게 돌진하였다. 임건우는 그녀의 몸에서 솟구치는 일종의 마기를 보아냈다. ‘정말로 마력을 수련하는 여자라니!’쿵-여성 제자가 배에서 뛰어내리자마자 굉장한 폭발음이 울리더니 얼마 안 지나 몸 전체가 폭발하였다.그 순간, 임건우는 넋을 잃고 말았다. 그녀는 너무나 무서운 존재였다. 앞으로도 그녀 앞에서만큼은 조심하는 게 상책이었다.“어때? 스스로 목숨 끓을 결심이 생겼어?”감미로
이월은 황급히 도망가는 그들을 더는 쫓아가지 않았다. 임건우는 건곤검을 공제하는 한편 의아한 표정으로 이월에게 물었다.“왜 안 쫓아가?”“지금 날 쫓아내는 거야? 그리고 너희들끼리 꽁냥꽁냥할려고?”이월이 냉소했다.“꼬시는 건 너지 내가 아니야. 쫓아도 네가 쫓아야 맞는 거지.”‘내가 여자를 꾄다고?’“알겠어. 내가 쫓아갈 테니까 나 대신 잘 돌봐줘.”공손 아가씨를 대신해 복수해 주겠다던 약속 때문에 임건우는 하는 수 없이 쫓아갔다.“난 시간 없는데? 네가 직접 챙겨.”임건우는 오리무중에 빠졌다. 도무지 왜 이월이 화가 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임건우는 마지못해 공손 아가씨를 배우에 앉혀놓은 후 다시 쫓아가려는 찰나 공손소희가 그를 제지하였다.“건우야, 쫓아가지 마.”“왜? 저들이 밉지 않아? 저들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도?”“모두 나랑 동문이야. 죽일 놈들은 고작 한두 명뿐이고. 그리고 기란 선배는 대장로의 친손녀라서 문파에서 권력이 엄청 나. 저들도 반항할 수가 없어서 한패가 된 거지 사실 본성은 착해.”“하지만 난 본성이 악해 보였는데?”이월을 상대한 그 둘만 봐도 치가 떨릴 정도로 악해 보였다. 하지만 쫓아가기엔 이미 늦어버렸다. 하지만 상관없다. 약신곡에 가면 그때 다시 상대해도 늦지 않으니깐. 그리고 공손소희가 길을 안내하니 약신곡에 가는 길이 더욱 수월해졌다.“근데 건우야, 넌 왜 여기에 있는 건데?”공손소희가 물었다.“좀만 더 가면 약신곡 입구야. 외부인은 잘 모르는 곳이지.”임건우가 웃으며 말했다.“약신곡에 약을 구하러 왔어. 입구를 못 찾을까 봐 걱정했는데 덕분에 일이 잘 풀리것 같아.”공손소희는 당연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손기람이 동문 제자들을 꼬드겨 자신을 죽이려 들뿐만 아니라 그녀의 처음마저 빼앗으려 들었으니 그 누구라도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였다. 그녀는 반드시 이 모든 사실을 자신의 사부에게 알려주리라 마음을 먹었다....공손소희의 상처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특히 채찍으로 인
이월은 더 이상 참지 않고 물었다.“연애는 이제 그만하지? 날도 어두워지는데 안가?”임건우는 흠칫 놀라 창밖을 내다보았다. 놀이용 배는 전혀 미동이 없었다.“왜 배를 안 몬 거지?”이월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난 뱃사공이 아니라 몰 줄 몰라.”놀이용 배의 모든 시설은 최고급이었다. 조종실은 선진적인 설비로 갖춰져 최고급 요트를 방불케 했다. 다행히도 임건우가 부잣집 아들이었을 적에 요트를 운전하는 법에 대해 배웠었다. 요트뿐만아니라 기동선 등 각종 교통수단도 모두 섭렵했는데 모두 그의 아버지인 임우진이 손수 가르쳐 주었다.쿵-모터가 굉음을 내더니 놀이용 배 아래에 있던 네 개의 프로펠러가 빠르게 회전하였다.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놀이용 배가 부두에 도착했다. 그들은 이미 약신곡의 영지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배가 아직 기슭에 닿기도 전에 부두에 많은 사람들이 총칼을 들고 지키고 있었다.“음.”“상황이 심상치 않은데?”임건우는 창문을 통해 바깥 상황을 일일이 살폈다. 한편 이월은 의자에 앉아 발을 높이 들어 탁자 위에 놓았다. 그녀는 건방진 태도로 심드렁했다.“딱봐도 손기람이겠지 뭐. 먼저 일러바쳤나 봐. 대장로의 외손녀라 하지 않았나? 권력 있는 인물이니 무슨 짓이든 할 거야. 이거 용혈등을 순조롭게 가져가기는 어렵겠는걸?”임건우는 그녀를 보며 넋을 잃었다.“야, 너랑 얘기하는데 왜 멍하니 서 있어?”“손기람이 우리가 약신곡에 들어 못 가게 막을 텐데. 혹시….”이때, 동그란 검은 공 열 몇 개가 갑자기 배 안으로 던져졌다.“폭탄이다!”“빨리 도망쳐!”임건우는 재빨리 한손으로 이월을 안고 다른 한손으로는 3미터 떨어진 공손소희를 안았다.쏴-천둥번개 속성이 두 다리를 관통하더니 빠르게 배 밖으로 도망갔다. 2초 후, 배안에서 맹렬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건설비만 해도 만만치 않은 초고급 요트급 배가 이렇게 허무하게 산산조각이 나서 천천히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역시나 손기람이 바로 해안가에 있었다. 다행히도 날이 점점 어두
천마는 다름 아닌 이월이었다. 그녀는 현재 몹시 화가 난 상태다. 임건우가 그녀를 안고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폭탄의 피해를 봤을 것이다. 물론 그녀의 수위로는 폭탄 탓에 죽지는 않고 작은 상처만 입을 것이다. 약신곡 제자들은 그녀의 날뛰는 모습에 수근수근대기 시작했다.“폭사하지 않았다니!”손기람은 악랄하게 공손소희를 해한 일이 절대로 폭로되면 안 된다고 소리쳤다. 일단 대선배님의 귀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녀는 절대로 용서받지 못하기 때문이다.“저 마녀가 아직도 살아있다니! 저년이 손을 쓰기 전에 얼른 죽여라! 안 그럼 우리가 죽어!”하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임건우의 위치가 멀어 공격이 전혀 먹히질 않았고 더군다나 그들 손에는 대형 열무기가 없었다. 그 중 약신곡 제자 한 명이 큰 소리로 떠들었다.“공손소희! 넌 외부 악마 사력과 결탁하여 동문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점점 악독해지다니! 책임자님이 어떤 분이라고 너 같은 악마가 보자고 하면 볼 수 있겠니? 얼른 너의 죄를 뉘우쳐라!”딩딩딩-거문고 줄이 당기는 소리다.딩-슈욱-한줄기 음파가 번개같이 공중을 가로지나더니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방금까지도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사람은 머리가 터져버리고 말았다.부두 쪽은 삽시에 혼란에 휩싸였다. 이렇게 먼 거리에서도 공격을 가할 수 있다니 정말로 그들은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었다. 나씨 가문의 주인도 손쉽게 굴복시키는데 그들쯤이야 손바닥 뒤집기처럼 쉬울 것이다.임건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왜 마음대로 사람을 죽여? 우린 약재를 구하러 온 건데 네가 이렇게 충동적으로 일을 벌여놓으면 어떡해? 약재를 못 구하면 네가 책임질 거야?”이월은 눈에 살기가 넘쳐난 채 답했다.“약재를 못 구한다면 모두를 죽여야겠지? 이런 기세로 약재를 구한다고? 꿈도 꾸지 마. 그리고 남자면 사나이다운 기세도 있어야지 넌 뭔가 남자 같지도 않아.”이월의 도발에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알았어, 알았어. 그럼 네가 다 죽여버려
하지만 그녀가 말 못 한 사실이 있다. 바로 밤마다 대선배가 그녀의 방에 드나든다는 것을.자신의 명예가 손상되는 건 상관없지만 대선배님에게까지 누를 끼칠 순 없는 노릇이었다.“말 못 하겠지? 하긴 증거가 확실한데 변명할 것도 없겠네. 네 이년, 외간 남자와 간통하는 것도 모라자 악마와 결탁하여 약신곡을 해하려 들다니. 약신곡이 키워준 은혜도 모르는 넌 조상님들과 사부님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도 있어야 해.”“할아버지, 더 이상 지체하시면 안 됩니다. 얼른 영원포로 저들을 죽이세요!”약신곡의 대장로이자 손기람의 할아버지인 손대동도 현장에 나와 있었다.그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얼른 영원포를 가져오너라!”임건우는 영원포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그런 탓에 손대동을 막지 않고 이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때, 큰 키에 아우라가 넘치는 사람이 약신곡에서 뛰쳐나왔다.“전 소희가 외부 세력과 결탁하고 동문을 죽이지 않았다고 믿어요. 필시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그는 바로 약신곡의 대제자이자 공손소희의 대선배이다. 소희는 멀리서 자신을 위해 나서는 대선배를 보자 눈시울을 붉히더니 이내 눈물을 흘렸다.“선배님, 전 억울해요. 기람선배가 절 오해하시는데, 전...”이월은 참지 못해 그들의 대화를 가로챘다.“뭐가 억울하고 무서운데! 고작 네 대선배를 꾀는 일이잖아? 꼬셨다고 쳐, 그것도 능력껏 아냐?”그리고 임건우를 힐끗 보며 다시 이어 말했다.“보아하니 이미 임자 있으신 것 같은데 넌 그만 마음 접어야겠어.”순간 어이가 없어진 임건우다.“난 공손 아가씨와는 동료 사이일 뿐이거든? 그리고 난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야, 알겠어?”“와이프도 있는 놈이 바람을 펴?”“...”“말 안 한다는 건 인정한다는 뜻이겠지. 남자들은 다 똑같이 위선적이야!”“너 남자한테 버림받은 적 있어? 왜 극단적으로 생각해?”퍽-이월은 임건우의 뺨을 후려쳤다. 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말 함부로 하지 마! 다시 한번만 더 그래면 죽여버릴 거니까.
대선배의 강렬한 눈빛에 손기람은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했다. 손대동은 모든 상황을 지켜본 후 드디어 입을 열었다.“여호신 너 무슨 뜻이냐? 내 손녀가 분명히 말하지 않았더냐. 왜 믿질 못하는 거지? 저 시체를 봐. 악마의 소행인걸 진정 모르는 것이냐?”아마도 대선배의 이름이 여호신인 듯하다. 그는 대장로를 향해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옳고 그름은 제가 분별할 겁니다. 장로님께선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손대동이 대차게 거절당하였다. 대장로로서 어린 세대인 여호신이 자신에게 이렇게 대드는 것을 제지시켜야 하는데 그는 단지 말로만 호통을 쳤다. 그 이유는 여호신의 수위가 그보다 더 높은 진정한 약신곡의 일인자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실력 차이다. 손기람은 여호신의 물음에 모두 공손소희가 꾸며낸 일이라고, 외부 세력과 결탁했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언가 그녀를 막고 있는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 그녀는 사건의 자초지종을 모두 말하였다.“신이진이 말하기를 대선배님이 어젯밤 공손소희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고…. 전 공손소희가 대선배님을 꼬시는 줄 알고 불러내 채찍으로 때렸습니다.”“그리고 부여준더러 강간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런데 물에 뛰어들 줄은 몰랐습니다.”스스로 모든 것을 밝힌 손가람에 약신곡 동문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호신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며 소리쳤다.“형당 관계자는 지금 있습니까?”“네!”한 장로가 입을 열었다.“동문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모두를 속인 것도 모자라 약신곡을 꼬드겨 외부인과 물의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처벌하는 것이 좋은지요?”“법률에 따라 교수형에 집행해야 합니다!”“당장 집행하세요!”“네!”형당 관계자가 바로 나타나 손가람을 체포하려는 순간 손대동이 큰 소리로 외쳤다.“감히 내 손녀를 건드리다니! 난 약신곡의 대장로이자 우두머리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