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묻겠다. “누가 시킨 거지?”임건우가 문 앞에 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때 총소리를 들은 나지선이 허둥지둥 위층에서 뛰어왔다. 그녀는 몸에 커다란 휜 색 목욕 타월 하나만 두르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얼굴로 한쪽으로 걸어가 말했다.“건우야, 무슨 일이야? 내가 방금 들은 게 총소리 맞아?”그리고 문 앞에 가서는 무릎을 꿇은 관청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그녀의 목욕 타월은 원래 그다지 튼튼하지 않게 싸서 허둥지둥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는 좀 풀려있었다.그리고 이때, 자기도 모르게 손에 준 힘이 느슨해졌다.결국 그 목욕 타월의 매듭은 완전히 풀어졌다.눈 앞에서 하얀 목욕 타월이 떨어지려 했다…… 문 앞에 있는 십여 명의 관리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만약 정말 떨어진다면, 그녀의 몸이 전부 다 보일 것이다!결정적인 순간.임건우의 손이 눈으로 쫓기도 힘들 정도로 빠르게 그녀를 덥석 안았다.그리고 꽉 껴안아 둘의 몸이 딱 붙어있었다.나지선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임건우가 어떻게 갑자기 자신을 안았는지도 깨달지 못했을 때, 임건우는 손을 그녀의 등으로 뻗어 목욕 타월을 잡아 다시 매듭을 짓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너는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니? 그런 꼴로 뛰쳐나오고, 거기다 목욕 타월까지 떨어트리고, 너는 내일부터 사람들을 어떻게 보려고 그러니?”“어……, 나, 저 사람들, 저 사람들은 뭐 때문에 온 거야?”“방금 마트 주차장에 있던 사람들과 한패야.”임건우가 담담하게 말하고는 그녀를 밀었다.“먼저 올라가서 옷을 입어. 이쪽 일은 내가 해결할게.”“엇!” 그녀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총을 잠시 보았다. “그럼 조심해야 해!”이 장면은 자연스럽게 모두 관리들의 눈에 보였다.다만 그들은 여전히 충격을 먹은 얼굴로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그 이유는 첫째로, 임건우의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고 절도 있는 무도 실력이었다.둘째로 그들은, 임건우와 나지선 사이의 관계에
정부 인원 전체가 놀라 멍해졌다.그들의 마음속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호궁도 정부 부서에 속한다. 그들과 한 편이어야 한다. 근데 저들이 왜 이 흉악범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에게 수갑을 채워 데려가려 하는가?이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설마, 이 신호궁 사람들 가짜인가? 사칭인가?”여성 부대원 이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그녀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즉시 큰 소리로 외쳤다.“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너희들의 신분이 의심스러워. 너희들 신호궁 사람들이 아니지. 너희들은 분명 사칭한 것일 거야.”아무도 그녀를 상대해주지 않았다.허정양이 손을 흔들자 신호궁의 대원들은 즉시 이 10여명의 중해정부측 인원들과 그 죽은 대장을 데리고, 나씨 가문의 집을 떠났다.“삼촌, 나 지사 피습사건이 삼촌한테 넘어갔어요?” 임건우는 허정양에게 물었다.허정양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왜 아니겠니? 신호궁 4대수호자 원빈이 죽고 다른 두 명은 페관하고 있는데, 지금 신호궁의 모든 업무는 나한테 맡겨지고 있어…….”그의 말투에는 불평하는 기색이 없지 않았다.그러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중해가 강남 분구의 범위에 속하기 때문이었다.“삼촌, 저 지금 요리하고 있었는데, 남아서 한 끼 드시고 가실래요?” 임건우는 허정양의 불평에 가타부타 말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다른 두 사람의 수호자는 폐관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자기도 신호궁 부주의 외손자이다. 이 소식은 틀림없이 이미 그들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원빈을 죽였다. 그들의 마음속에 아무 생각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너 혼자 요리를 해?”허정양은 임건우가, 남자가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을 본 사람처럼 놀랐다.“그럼 나는…….”막 여기까지 말했을 때.그는 주방에서 요리 한 접시를 들고 나오는 나지선을 보고 뒤의 말들을 삼켰다.“앗, 허정양 수호자님. 어서오세요. 남아서 한 끼 드시고 가세요. 오늘 일
군침이 돌았다.그녀는 직접 대하찜 한 마리를 손으로 집어 입에 쏙 넣었다.“와-”순간, 마치 미뢰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맛이었다. 맛있었다. 하마터면 새우 한 마리를 씹지도 않고 삼킬 뻔했다.“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뭐 넣었어요?”그녀는 두 눈을 번쩍 뜨고 마치 외계인이라도 보듯 임건우를 쳐다보았다. 그게 아니면 남자인 네가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냐는 표정이었다.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렸다.“너 손 안 씻은 것 같은데?”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안 씻었나?”“안 씻었어!”“뭐 어때, 방금 목욕했는데, 또 뭘 만진 적도 없고!”“가서 손 씻고 와! 다 큰 여자가 이렇게 지저분해서야 원.”“난…… 그래!”……두 사람이 밥을 먹기 시작했을 때조동진은 김광규에게 전화를 걸었다.“외삼촌, 일은 어떻게 됐어요? 그 가난뱅이는 잡았어요?”만약 임건우를 찾지 못했다면, 그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을 거다. 임건우가 나지선의 집에서 무슨 일을 할지 마음속으로 상상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것을 상상만 해도 그는 질투와 분노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김광규는 말했다“안심해라. 내가 조진만에게 사람들 데리고 가서 잡아오라고 한 지 오래다. 우리 특형대가 나서서 체포영장까지 가지고 갔으니 이미 잡힌거나 마찬가지다.”조동진은 그의 말을 끊었다“그건 저도 알아요! 제가 조진만이랑 연락을 했었는데, 그 가난뱅이 체포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처형할 거라고 했어요. 근데, 방금 조진만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왜 아무도 전화를 안 받냐고요?”“아무도 안 받아?”김광규는 개의치 않았다.“아마 못 들었나보지. 어림잡아서 지금쯤이면 돌아오겠네. 괜찮아, 내가 부대장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게.”얼마 지나지 않아 김광규는 전화 한 통으로 그 여자 부대장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다.꼬박 30분이나 울려서 핸드폰이 연결되었다.김광규는 물었다“소종아, 임무는 완수했느냐? 그 놈은
“신호궁 사람이라고?”김광규는 멍해졌다.그러나 이는 다음 순간 격노로 변했다. 무리를 이끄는 신호궁 사람이 직접 수갑을 꺼내 김광규의 손에 채웠기 때문이다.까무잡잡한 특제 수갑을 보면서 김광규는 미칠 것만 같았다.줄곧 그는 다른 사람에게 수갑을 채웠는데, 설마 다른 사람에게 수갑을 채워질 줄이야, 문제는 이렇게 많은 부하들 앞에서 그가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겠느냐는 것이다. 뒤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비웃겠는가? 어떻게 계속 여기에서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있는 힘껏 발버둥치며 큰 소리로 외쳤다.“무슨 짓이냐? 이게 무슨 뜻이지? 나 김광규야, 너희 신호궁이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수갑을 채워? 이거 놔라, 안 그러면 너네랑 끝까지 가는 거야!”그의 부하들도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했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그러나 김광규라는 사람은 자신이 이곳의 큰 사장이고 또 시장님의 처남이라는 지위를 남용하여 평소에도 횡포를 부리고 걸핏하면 부하들에게 각종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는 모욕하기까지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뒤에서 김광규를 저주했는지 모를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신호궁 사람들이 김광규에게 수갑을 채운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를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폭죽이라도 터트리며 오늘을 기념하고 싶어했다.앞장서고 있던 신호궁 대원이 말했다.“네가 김광규라는 건 나도 안다. 널 체포한 거 맞아.”김광규는 크게 분노했다:“방자하구나! 왜 나를 체포하느냐? 너희들 입으로 똑똑히 말해라, 내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느냐?”“알고 싶은가?” 그 사람은 차갑게 웃었다.“그럼 내가 알려주지, 당신은 직권을 남용하여 우리 신호궁의 임 장로를 살해하려 했지, 이 정도 죄명이면 충분한가?”“뭐? 임 장로? 나는 너희가 말하는 임장로가 누군지도 몰라.”“때가 되면 알게 될 거다! 데려가!”한 무리의 신호궁 사람들이 김광규가 비협조적인 것을 보고는 직접 그를 일으켜 세웠다.그러나 그가 여전히 비협조적으로 소리를 질러대자
조동진은 카메라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건 알겠는데, 저 작은 병에 담긴 것은 뭐야?”조진아는 신비롭게 웃으며 조동진의 귓가에 무슨 말을 두어 마디 하고는, 그의 배를 두드리며 말했다.“어때, 이 여동생이 아주 제대로 생각해줬지? 이건 내가 따로 스페인에서 사람을 부탁해서 사온 것이다. 하룻밤 동안은 격전을 벌이게 될 거라고 보증할게. 그 기세를 막을 수가 없을 걸.”“고맙다!”바로 이때.두 사람이 황급히 회의소 안으로 뛰어들었는데 그 얼굴에 슬픔으로 가득했다.직접 조동진 조진아의 앞에 와서“도련님, 아가씨, 저희 진만이를 위한 결단을 내려주십시오!”온 두 사람은 바로 조진만의 부모님이었다.조진만, 조동진의 먼 사촌 형제였다.두 남매는 모두 멍하니 있다가 일제히 물었다.“조진만이 왜?”조진만의 아버지, 조대해는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진만이가, 죽었습니다!”“뭐라고?”“조진만이 죽었다고요? 어떻게요?”두 남매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어 펄쩍 뛰었다.조진만은 중해특형대 사람이고, 관청 사람인데, 설마 나문천의 집에 가서 임 씬지 뭔지 하는 그 얼간이를 체포하다가 그에게 살해당했단 말인가? 그건 죽을 죄였다. 더 이상 가면을 쓸 필요도 없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조동진은 오히려 은근히 기뻤다.조진만의 죽음에 대해 말하자면, 그는 사실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조씨 가문의 방계에는 친척이 너무 많아서 조진만은 조동진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하지만, 그래도 조진만이 죽었다!보아하니 심지어 나문천의 집에서 죽은 것 같다. 시나리오를 쓰기 너무 쉬웠다. 그야말로 간단한 문제였다.그 얼간이는 이제 평생 감옥살이를 할 일만 남았다.나문천도 죄를 피할 수 없다.마지막은 나지선이다. 그때가 되어서 이 일로 협박하면 그녀는 틀림없이 순순히 자신의 아내가 될 것이다.비록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충격적이고 비통한 표정이 역력했다.조대해는 말했다.“나문천의 집 문 앞에서 죽었는데 머리에 총을 맞았는데 듣
당연히 조진아의 추측일 뿐이다.[말도 안 돼, 그게 어떻게 가능해?][그 녀석 옷차림만 봐도 모두 합치면 20만원에 불과해. 그냥 거지일 뿐이야. 그 자식을 신후청 고위층이라고 말하는 것도 신후청을 모욕하는 짓이지. 하지만 이상하게 어딘가 불안해…….]조동진과 대화하던 조성호는 머뭇거리다 말했다.[이 일은 내가 한번 알아볼게. 지금 생각해 보면 고주연이라는 여자도 보통 사람은 아니야. 비록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안목은 여전해…… 내가 사람을 보내서 그 여자가 데려온 남자를 조사해 볼 테니까 그 전에 절대 경거망동하지 마.]통화가 끝난 후 조동진은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조진아를 바라보았다.“혹시 뜨내가가 신후청 고위층일까?”조진아는 냉소하며 말했다.“무슨 허튼소리야. 신후청 고위층에 무공이 안 높은 사람이 어딨어? 그리고 고위층 모두가 사오십 세 이상인데 고작 스물몇 살 된 가난뱅이가 고위층일 리 없잖아? 걔가 고위층이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어.”“그럼 삼촌은 어떻게 된 일이야?”“아마 또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렸겠지!”조진아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단지 신후청의 장로와 맞서니 이번에는 순순히 제 발로 걸어서 나오지는 못할 거야.”조동진은 삼촌이 다치는 것보다 나지선이 임건우에 의해 다치지 않을까를 더 걱정했다.“그러면 이제 어떡하지?”조동진은 괴로워했다.“조만이 데리고 간 사람은 사고가 났고 외삼촌도 신후청에 끌려갔는데 그 녀석은 아직도 나지선의 집에 있잖아. 그때 조만이 어떻게 죽었든 나지선은 틀림없이 많이 놀랐을 거야. 만약 그 녀석이 빈틈을 노려 반격한다면 십중팔구는 망하게 되잖아. 그때 가면 아버지가 노씨 가문의 지지를 얻는다는 것은 없던 일이 되는 거야.”“내가 아는 사람 무술 고수 한 명 있거든? 아마 너를 도와줄지도 몰라!”조동진이 물었다.“무술 고수? 키가 얼마나 돼?”시장의 아들로서 그에게 무술인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조동진 또한 적지 않은 무술인을 알고 있는 데다가 몇 명 무술인은 그의 충실한 앞잡이였다
정말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다.“내가 한 거 아니야. 건우 씨가 한 거야. 괜찮게 했더라고.”고주연은 매우 놀랐다. 임건우에 대해 더욱 직관적인 인상을 갖게 되었고 그가 한 요리에 대해서도 기대하게 되었다…… 다만 나지선이 한 음식 평가에 대해 고주연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천 원짜리 라면이라도 괜찮다고 말할 딸이었다.도시락을 열고 정성껏 세팅한 반찬을 한 층 한 층 꺼내자 그윽한 반찬 향기가 풍겨왔다. 고주연은 깜짝 놀랐다.“건우야, 이거 정말 네가 만든 거야?”그녀는 식당에서 포장해 온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정말 그이가 한 거예요.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그중에는 제 공로도 있다고요. 이 반찬안의 야채는 제가 썬 거예요.”고주연은 놀라서 말했다.“너 야채도 썰 줄 알아?”노지선이 한 가지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보쌈 야채 한칼만 잘랐을 뿐인데 하마터면 손가락을 잘릴 뻔했다는 것이다.고주연이 밥을 먹을 동안에 임검우는 다시 나문천의 맥을 짚었다. “아저씨는 회복이 잘됐네요. 제가 지금 마사지를 해 드릴게요. 뇌 내 어혈의 흡수를 촉진할 수 있어요.”침이 아니라 마사지일 뿐이고 전에 겪었던 경험도 있는지라 고주연은 흔쾌히 웃으며 대답하였다.“그럼 건우가 수고해 줘. 넌 정말 유능하구나. 전에 우진 오빠가 너를 평소에 가르칠 시간이 별로 없고 질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니 잘못 컸을까 봐 엄청나게 근심했었지. 하지만 지금 봐, 정말 남자의 정석으로 컸잖아. 네 아빠도 보면 뿌듯해하실 거야.”그리고 그녀는 또 만든 요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건우야, 여느 식당의 요리사가 한 것보다 더 맛있는데? 혹시 전문 요리사 자격증을 땄었니?”임건우는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에요. 전에 장모님 댁에서 살아서 주로 제가 요리를 했었는데 장모님께서 비교적 입맛이 까다로우셔서 오히려 저의 요리 솜씨를 키우셨어요.”이 얘기가 꺼내지자 고주연은 구역질이 났다.임건우가 결혼과 이혼
임건우는 좀 의외였다.마주친 사람이 바로 강주에서 일했던 뇌과 전문가 앤드류였다. 임건우는 고주연이 전에 스위스 전문가를 불러 나문천의 병을 보이게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혹시 이 사람인가?’“나 지사를 진찰하러 왔습니까?”임건우가 물었다.“음, 네. 하지만 저는 제 선생님을 따라왔을 뿐입니다. 초대받은 사람은 제 선생님입니다.”앤드류는 바로 뒤에 그와 나이가 얼마 나지 않은 여자 외국인을 가리키며 임건우에게 말했다.“아, 스승님이 여기 계신 걸 알았다면 우리는 올 필요가 없었을 텐데요.”말을 마치자 앤드류는 열정적으로 임건우에게 그의 선생님을 소개하였다.여자 외국인의 이름은 줄리아로 대중의 기억하는 외국인 이미지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녀는 1미터 50~60센티의 크지 않은 키로 나이도 많아 보였고 안경을 쓰고 있지만 깔끔하고 세련되게 차려입으신 우아한 할머니이다.“안녕하세요. 저는 임건우라고 합니다!”연장자에 대한 존중하는 의미로 임건우는 먼저 인사하고 손도 내밀었다.줄리아는 임건우에게 관심이 있는지 임건우와 악수하고 웃으며 영어로 말했다.“네가 바로 앤드류가 연호에서 모시던 스승이구나. 아주 젊고 멋있군. 내가 이번 연호에 와서 너를 만나러 가고 싶었단다. 그 고집불통 노인네가 기꺼이 너를 스승으로 모신다니 네가 얼마나 유능한 청년인지 알겠더구나. 네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러니 네가 무척 궁금해지는구나.”그녀는 영어를 길게 늘어놓았다. 표준 런던 억양이어서 그런지 말의 속도도 매우 빨랐다.옆에 서 있던 나지선은 절반만 알아들을 수 있고 나머지 절반은 완전히 추측에 의존하였다.그녀는 매우 흥미진진하게 임건우를 바라보았다.‘과연 그는 알아들었을까?’토익 고득점자에 자주 해외여행을 가거나 학술 토론에 참여하기도 한 그녀조차도 절반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곧 임건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영어로 말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사실 전 앤드류의 스승이 아닙니다. 그분이 제멋대로 그렇게 불렀을 뿐이지요. 다만 그분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