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로 임건우를 꾸짖던 모의사는 병상 구석에 서서 고주연과 눈을 마주치지도 못했다. 도저히 자신이 호통을 치고 쫓아낸 청년이 앤드류의 스승이고 줄리아와도 아는 사이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왜냐하면 임건우와 그들 몇 사람의 소통은 전부 영어를 사용하였고 그의 수준으로는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줄리아는 스위스 의학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분으로서 스위스 뇌과 방면에서는 가장 큰 권위자이다.“친애하는 주연 여사님…….”줄리아는 이윽고 고주연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었다.줄리아는 바로 고주연의 요청으로 먼 곳으로부터 온 사람이었다.줄리아는 전에 고주연에게 신세를 졌었다. 그렇지 않다면 고주연의 사회적 지위로 어떻게 연호의 지사 때문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을 수 있겠는가?‘직접 찾아와 예약하고 줄을 서도 모자랄 지경인데!’고주연은 입구에서 사라진 임건우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거두고 줄리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쟤가 누구인지 알아?”“아주 재미있는 청년이지.”“수라와 비교하면 어때?”“수라?”줄리아의 파란색 동공이 갑자기 움츠러들었다.고주연이 말했다.“쟤가 바로 수라의 아들이야.”“뭐?”줄리아는 낯빛이 급변하더니 손가락이 떨렸다.수라는 바로 임우진이 잠룡 안에서 활동하면서 쓰던 코드명이다. 애당초 그들은 함께 임무를 수행할 때부터 이미 줄리아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몇 사람은 서로를 알게 되었다.……병원을 떠난 후 나지선은 임건우에게 물었다. “당신 영어 실력이 나보다 더 강하던데 어떻게 된 거야? 의술도 할 줄 알고, 무술도 할 줄 알아, 게다가 요리도 할 줄 알고, 영어도 이렇게 유창하고…… 보통 사람들은 기껏해야 한두 가지에 능통한데 당신은 여러 개를 통달하다니……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야?”임건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불공평하지 않은 것은 없지. 왜냐하면 나는 너보다 똑똑하니깐.”“흥!”당연히 나지선이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그래, 넌 엄청 똑똑하고 못 하는
임건우가 지내는 이 방은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방이다.나지선도 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먼지 한 톨도 남기지 않는 그런 여자 같지 않았다. 임건우는 대충 정리한 후 샤워하고 반쯤 침대에 누워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었다.최근 며칠 동안 중해에 남아서 해야 할 일을 간단히 설명했다.물론 절대 반하나에게 자신이 지사 아가씨의 밀착경호원으로 있으면서 저녁에 같은 건물에서, 그것도 단둘밖에 없는 집에서 자는 상황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전화가 끝나고 임건우는 양반다리를 하고 이름 없는 공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요 며칠 줄곧 이른바 "정해신주"를 관찰하고 있었다. 정해신주는 그가 이전에 얻은 신비한 구슬과 똑같았지만 보다 좀 더 완전하였다. 비록 약간 부서진 흔적이 있지만 그 정도는 작았다.그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자복궁 안의 혼돈 구슬도 이 구슬과 약간의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이전 어느 순간에도 그는 분명히 혼돈 구슬이 에너지를 방출하여 정해신주 안으로 들어간 것을 느꼈다.그리고 그 순간부터 정해신주는 마치 봉인된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임건우는 꽤 애가 탔었다. 애초에 황수영의 아버지가 대단한 거였다. 그는 직접 구슬을 꺼내 구슬의 능력을 발휘하여 “바다의 힘”을 외쳐 자신을 가둘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이 능력이 혼돈 구슬에 넘어가다니.’“쓸모없군!”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전 구슬이 최근에 균열을 복구하는 속도가 다소 향상되었는데 지금은 거의 절반 균열이 복구되었고 구슬 위의 그 기이한 부호도 더욱 뚜렷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그가 진룡 36검 안의 제1검진도를 연구했고 최근에 제2 검을 연구한다 해도 구슬 위의 부호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없고 본 적이 없다. 마치 오래되고 심오한 부호 같았다.“됐어, 진룡 36검의 진도를 연구해 보는 게 좋겠어!”“제2검, 칠살!”염력으로 진룡 골검 한 자루가 자복궁에서 발사되어 빙그르르 한 바퀴 돈 후 연한 골든 색의 진도가 검의 회전에 따라 천천히 임건우 앞에 펼쳐졌다.위에는 모두 복잡
콩깍지가 단단히 씌워진 듯하다.[마음대로 생각해!]이청하는 웃으며 말했다.첩이 된다고 해도 상관 없다. 나지선은 남이 아무리 말려도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은 성격이다. [너는? 너도 나이가 적지 않잖아. 게다가 또 지사 아가씨이기도 하고. 너의 부모님도 빨리 결혼하라 그러지?][난 아직 괜찮아!]나지선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나 사실 너한테 알려줄 거 있는데. 나 어릴 때부터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가 있어.][뭐? 이런 일도 있었어? 누군데? 너 좋아해?][아…… 아직 잘 몰라. 초등학교 때 잠시 연락하긴 했는데 이미 십몇년이 지나서 나도 지금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이청하는 연신 놀랐다.하지만 나지선은 더욱 고민스러운 표정이었다.이청하는 나지선이 약혼자의 현재 상황을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절친의 남자를 뻇을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그녀는 자신의 내면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임건우와 같은 남자는 마치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독약 같다. 접촉하기만 하면 중독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깊어져 헤어날 수 없다.이야기를 나눈 후 나지선은 마음이 심란해졌다. 특히 옆방에서 자는 임건우를 생각하면 더욱 뒤죽박죽이 되였다. 결국 피곤하다는 핑계로 이청하와 굿나잇 인사를 하고 끊었다.바로 이때 그녀의 방문에서 경미한 소리가 들려왔다.“응?”나지선은 멍하니 방문을 바라보았다.문손잡이가 약간 돌아가는 것을 발견했다.“이건…….”나지선은 임건우가 방문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했다.중요한 것은 그녀가 줄곧 방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것이다.무슨 이유인지 목욕을 할 때도 문을 잠그지 않았다. 임건우를 믿어서인지 아니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기를 기대해서인지는 오직 하늘만이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있을 듯했다.그리고 지금, 임건우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한밤중에 몰래 그녀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본 나지선은 심장이 곧 튀어나올 것 같았다.‘막아야 하는 걸까?’결국 그녀는 불도 끄지 않고 바로 누워 자는 척 눈을
“조동진, 조진아?”“너희들,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뭐 하려고 그러는 거야?”나지선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방문으로부터 들어오는 조 씨네 두 남매를 보았다. 도무지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조씨 가문이 미치지 않은 이상 한밤중에, 그것도 중해 지사의 딸이자 상경 나씨네 사람이기도 한 자신을 찾아오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임건우를 납치한 건 납득이 가지만 지금 이 상황은 정말로 어이가 없다.‘설마 조성호의 자리가 필요 없어진 걸까?’그러나 착한 그녀는 조씨 가문의 음흉함을 절대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조동진은 그녀를 놓아주거나 도망갈 기회도 줄 생각이 없었다. 조진아는 손에 카메라를 들고 그녀를 촬영할 작정이었다. 나지선은 그들이 미리 준비한 약을 먹으면 혼미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조동진과 잠자리를 가질 때 그녀가 주동한 것이라고 우길 수 있게 된다.이런 동영상이야말로 메가톤급 찌라시일 테니.나문천은 물론 나씨 가문은 절대로 나지선을 잃을 수 없을 테니 때가 되면 그녀는 조씨가문의 꼭두각시로 살아야 한다.“건우 씨, 건우 씨, 건우 씨, 살려주세요!”나지선은 겁에 질려 큰소리쳤다.그녀는 지금 임건우만이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목소리는 너무나 가늘었다. 온몸의 힘이 빠져버려서 말할 기운조차 나지 않았다. 그러나 더 끔찍한 건 임건우가 좀처럼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무슨 일이 생긴 걸까?’사실상 임건우도 사고가 발생했다. 진룡 36검, 제2검, 칠살검과 진도에 대한 연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으나 진도가 완전히 활성화되는 순간, 진도와 칠살검과 함께 연결되어 이상한 결계를 형성하여 그를 감싸기 시작했다.이 마법은 마치 임건우와 임수희가 전에 영월호수에서 만든 마법진 같았다. 당시 원빈 등 사람들도 마법진에 갇혀 외부 사람은 발견하지 못하였다.그래서 조동진, 조진아와 무도 종사는 몰래 침입해 임건우의 방을 쳐들어갔지만 그림자도 발견하지 못한 것도 그래서였다.임건우 또한 그들이 온 것을 발견하지 못
하지만, 나지선은 경혈이 찔렸고, 온몸에 힘이 없어 조진아에게 저항할 수 없었다.그리고 무도 종사가 지선의 목에 손을 대자, 그 약이 바로 식도를 타고 내려가 배속으로 들어갔다.“조진아, 도대체 나한테 뭘 먹인 거야?” 지선이 두려움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치자 진아는 카메라를 들고 음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물론 엄청 좋은 거야. 한 알에 40만원이니 꽤나 비싼 물건이지. 아마 곧 있으면 넌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될 거야.”“하하, 오빠, 뭘 더 기다리고 있어?”조동진은 음흉하게 웃으며 옷을 벗기 시작했고, 지선에게 다가갔다.그제서야 지선은 그 약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영혼이 부서질 것만 같은 공포를 느꼈다.이것은 여자에게 지옥과도 같은 일이었고 그들은 이 모든 것을 촬영할 생각이었다.그럼으로써 자신을 지옥 저 밑까지 몰아세우려고 하는 속셈이었다.“임건우, 건우야,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지선은 배속의 이상함을 느꼈고, 그 약의 효과가 매우 강력해 바로 온몸으로 퍼져나가며 그녀를 뜨겁게 만들었다.의사인 지선은 지금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모를 리 없었다.“끝났어!”“이번엔 정말 끝장이야!”동진이 이미 외투를 벗고, 배고픈 늑대처럼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것을 보고, 지선은 메스꺼움을 느꼈으며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나지선, 이건 네가 날 어쩔 수 없게 만든 거야. 나를 원망하지 마!”“내가 너를 이렇게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넌 내 손길조차 거부했어. 나는 부잣집 아들인데, 넌 그 가난한 놈을 좋아한다고?”“넌 눈이 멀었고, 이제 내가 다른 방법을 써야겠어!”“하지만, 네가 앞으로 내 말을 잘 따르면, 나는 널 내 아내로 삼을 수 있어.”진아는 흥분해서 카메라를 들고 킥킥거리며 말했다. “오빠, 빨리 해! 카메라 준비됐어! 나지선, 힘내서 연기해야 해. 나중에 넌 스타가 될지도 몰라!”지선은 공포와 원망에 휩싸였고, 조씨 집안 사람들은 너무나 악독했다.그때, 무도 종사가 기회를 보고 지선의 경혈을
“아아아아악!”조동진은 극도로 처참한 비명을 질렀고, 그의 얼굴은 공포와 의문으로 가득 찼다.끊임없이 흐르는 피에 동진의 고통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동진은 그 자리에서 기절했지만 곧 고통에 의해 다시 정신을 차렸다.이 모든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조진아는 눈앞이 캄캄해졌고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공포에 휩싸였다.약의 영향을 받은 나지선도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보고, 복잡했던 머리가 순간적으로 맑아졌다.지선은 빠르게 침대 구석으로 도망쳐, 큰 옷장에 등을 기댔고, 크게 임건우의 이름을 외쳤다.“임건우, 건우야!”“나 여기 있어!”지선의 부름에 회답이라도 하는 듯 문쪽에서 한 목소리가 들렸는데, 틀림없이 건우였다.방금, 지선이 동진에게 위협받던 순간, 건우의 결계 에너지가 완전히 사라졌고, 그는 진용36검의 두 번째 검인 칠살검을 통제하고 있었다. 결계를 해제하자마자 옆방에서 동진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건우는 곧바로 영력으로 만든 검으로 동진을 제압했다.“아아아악, 임건우!”지선은 혀를 깨물었고, 건우의 모습을 확실히 보자마자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지선은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고, 건우의 가슴에 주먹으로 치며 울부짖었다.“당신 방금 어디 갔었어? 왜 이제야 온 거야, 왜 이제…….”긴장이 풀어졌는지 약효가 다시 발생했고, 건우의 가슴팍을 두드리던 지선의 손은 힘이 빠져 부드럽게 변했다,그 사이에방금 아래층으로 내려가 기다리던 무도 종사가 소동을 듣고 다시 뛰어올라왔다. 그리고 보이는 처참한 방 안의 상황에 순간 당황했다.피투성이가 된 동진의 모습은 너무도 처참했고, 경험이 많은 무도 종사가 봐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그리고 지선을 안고 있는 남자는 대체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무도 종사는 이해할 수 없었다.“당신, 누구야?”무도 종사는 경각심을 높이며 차갑게 물었다.동진은 무도 종사의 고용주였고, 현재 동진에게 문제가 생겼으니 그의 책임이 컸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에 조진아가 본인이 원하는 걸 줄리
검에 심장을 관통당했다.“당신은, 당신은…….”갈하선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알아차렸지만 심장이 관통되어 금방 쓰러졌다.하선은 원망스러웠지만, 세상에는 후회한다고 해서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그리고 임건우의 손짓 한 번에, 하선의 심장에 박힌 검을 다시 회수하였다. 이게 바로 갓 해제된 진용36검 중 하나인 칠살검이었다.건곤검은 방어에 유리한 반면 칠살검은 공격에 유리했다.“아아아악!”“이, 이게…….”조동진과 조진아 남매는 제 일대 종사가 건우에게 이렇게 쉽게 당해 죽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둘은 건우가 어떻게 사람을 죽였는지 몰랐고, 그토록 큰 검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조차 없다는 것이었다.너무 순식간이라 아예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도 못했다. 이는 굉장히 충격적이고, 어마어마한 일이라 두 명 다 말문이 막혔다.나지선은 약효로 인해 평소랑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고, 계속하여 자신의 옷을 잡아당겼다.만약 건우가 지선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지선은 이미 옷을 다 벗고 말았을 것이었다.지선의 상태, 동진의 모습, 그리고 진아의 손에 들린 카메라는 건우의 살의에 불을 지폈다. 그리고 건우는 어떻게 이 남매를 죽여야 화가 풀릴지를 고민하고 있는 이때 진아가 입을 열었다.“당신, 당신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함부로 날뛰지 마. 우리 아버지는 중해의 재벌 조성호야.”이에 건우는 차갑게 대답했다.“알고 있어. 그래서, 너희는 더욱더 죽어야 마땅해!”……이때, 성호는 김광규와 조만영의 일을 조사하며 신호궁을 찾았고, 그곳에서 신호궁의 허정양을 만나게 되었다.“수호자님, 이 임씨 성을 가진 장로는 대체 누구신가요?”“김광규가 직권을 남용해 살인을 시도했다는 증거가 확실한가요?”“어쨌든 김광규도 중해의 중요한 인물인데, 근거 없는 죄명으로 그를 체포하려 한다면, 저로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아무리 신호궁이라 해도, 저는 상경에 가서 어사문을 올릴 생각이거든요.”정양은
“악-”“진아야, 왜 그래? 지금 어디 있어?”조성호는 순간 깜짝 놀라 다급하게 물었다.“저, 저 지금 나문천의 집에 있어요. 오빠, 오빠가 고자 돼 버렸어요. 피도 엄청 많이 흘렸어요! 아빠 빨리 와서 저 좀 구해줘요 임건우가 우리를 죽이려 해요. 저 죽기 싫어요!”폰에서 조진아의 가슴을 찢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이전의 상위자의 도도함은 일도 남아있지 않았다. 조진아는 임건우를 아무짝에 쓸모없는 찐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야 도사리고 있는 수사자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사조차도 손쉽게 죽일 수 있는 사람이 그들을 죽이는 것은 닭을 죽이는 것처럼 쉬운 일이었다.조성호는 딸의 말을 듣고 머릿속이 하얘졌다.‘아들이 고자가 돼 버리면 내 후계자는 어쩔 거야?’‘그리고, 임건우가 왜 나씨 가문에 있는 거지?’“진아야, 너희가 왜 나씨 가문에 있어? 설마 누가 너희를 납치해 간 거야?”조성호는 순간 발끈했다‘시장인 나를, 숭고한 지위에 있는 나를 감히 이 정도로 무시해?’조성호는 허정양을 향해 화를 내며 말했다.“너희 신후청이 해명해야 할 거야. 아무리 궁주의 외손자라도 이렇게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되지. 설령 내 아들이 잘못했다 하더라도 법 집행부에 보내야 했어. 내 딸은 왜 잡아 두는 거야?”허정양은 눈썹을 치켜들었다.그리고 조성호의 핸드폰에는 임건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이 조성호야?”조성호는 잠깐 멈칫하더니 바로 말했다.“너 누구야? 네가 그 임 장로야? 내가 경고하는데 당장 내 아들과 딸을 놓아주지 않으면 너 죽을 때까지 가만두지 않을 거야.”임건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조성호는 불안한 느낌에 바로 물었다.“너 뭐 하려는 거야?”임건우는 덤덤하게 말했다.“네 아들딸을 위해 관을 준비해 두라고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너무 좋을 필요는 없어. 이 둘은 좋은 관을 쓸 자격이 없으니까.”임건우는 말하면서 바로 칼로 찔렀고, 칼은 조동진의 입을 찔러 뒤통수를 뚫고 나왔다. 순간, 조동진은 황천길로 가버렸다.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