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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임건우는 가족을 가지고 협박하는 인간을 가장 혐오했다. 그래서 귀뺨을 날리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확 들어갔다.

“쿨럭!”

순식간에 사내의 입에서 피가 흐르더니 이빨 두 대가 부러졌고 머리는 차 문에 부딪혀 눈앞에 별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관중들은 미친놈을 보는 눈빛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권고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임건우를 애도했다. 물론 지금 당장에야 분이 풀리겠지만 배후에 여씨 가문을 등에 업은 사람을 이렇게 개 패듯 팼으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었다.

심수옥도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이 무능한 놈이 싸움 좀 한다고 안하무인이네? 지금 우리 가문까지 피똥이 튀게 생겼잖아!’

그녀가 달려가서 임건우에게 매를 들려던 순간.

고개를 돌린 임건우가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며 말했다.

“당신은 장모님 데리고 병원으로 가. 어서!”

유가연은 걱정스러웠지만 처음 보는 그의 무시무시한 표정에 고개를 끄덕이고 심수옥을 잡아끌었다.

심수옥은 끌려가면서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다들 보셨죠? 이 임가에서 버림받은 무식한 놈이 우리 딸이랑 결혼하고 우리 딸 덕을 보며 여태 살았거든요? 그런데 며칠 전에 둘이 이혼했어요. 그러니 이놈이 오늘 한 짓은 우리 가문과 전혀 상관이 없단 말이에요!”

순간 유가연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붉어졌다. 그녀는 재빨리 심수옥을 끌고 차에 올랐다. 계속 여기 있다가 엄마 입에서 더 험한 말이 튀어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미묘해졌다.

누군가는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누군가는 가소로운 표정, 또 누군가는 동정 어린 시선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장모를 대신해서 나섰다가 장모에게 오히려 매를 맞고 사람들 앞에서 망신까지 당한 상황.

“임우진이 사고로 사망한 뒤로 임건우는 완전히 폐인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장모 집에서 가정부처럼 살면서 장모에게 온갖 욕을 다 들으면서도 대꾸 한번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소문이 사실인가 봐요.”

구경꾼들 중의 누군가가 작게 말했다. 소리는 작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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