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윤건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하나는 여택헌이고 하나는 여택수이다. 하지만 여택헌과 그의 아내는 여윤아가 겨우 세 살 되던 해에 뜻밖에 세상을 떠났고, 여윤건은 지금 아들이 하나밖에 없는 셈이다. 다행히 여택수는 자녀를 많이 두고 있다. 여택수의 아내만 하여도 그에게 아들 셋, 딸 둘을 낳아줬고, 그 외 다른 여자들도 그를 위해 자식을 많이 낳았다. 어찌 되었든 여윤아는 두 손으로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형제자매를 가지고 있다.여윤건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여택수의 자녀들은 모두 무도를 수련하는 데 있어 평범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그중 여현 하나만 조금 나은 재능을 가지고 있어 그에게 무수한 자원을 주었고, 그도 이제 막 황급 중기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택헌의 아들, 여수는 무도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는 이제 막 28세의 나이로 이미 마스터 (황급 후기) 단계에 도달했으며 올해 한 단계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여윤건도 여수를 가장 예뻐하고 있다. 심지어 후에 여씨 가문을 그의 손에 넘기려고 생각한다.여수는 여윤건이 가장 큰 희망을 준 큰손자다. 여윤건은 지금 여수가 중상을 입고 곧 죽을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는 화가 나서 자신이 죽는 것보다 더 긴장되고 두려웠다. 여윤건은 곧 소식을 전하러 온 두 명의 여씨네 자제들과 함께 달려 나갔다.이흥방과 이청하는 얼굴에 이상하다는 표정을 하였다. 누가 감히 여씨 가문에 와서 사람을 다치게 하는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여선생의 지금 이 몸으로 다른 사람과 싸워서는 안 된다... 언제든지 심혈관이 터질 우려가 있어, 그때가 되면 신이라도 구할 수가 없는 게야. 내가 가서 좀 지켜봐야겠다."이청하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호기심에 같이 따라 나갔다.여택수는 기분이 매우 나빴다. 아버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또 누군가가 집으로 쳐들어오려하다니, 정말 여씨 가문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듯 싶었다. 여택수는 방으로 가서 장도를 찾아 손에 들고는 기세등등하게 밖
속도가 너무 빨라 폭음까지 나왔다. 여씨 사람들은 임건우가 죽지 않더라도 장애인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임건우는 갑자기 한 손을 들더니 두 손가락으로 여택수의 장도를 잡았다. 장도는 임건우에서 십여 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멈춰버렸다."세상에나.....""고작 손가락 두 개로 칼날을 잡아?""무서워, 이게 도대체 사람이야 귀신이야?"모든 여씨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여윤아도 거의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다. 여택수는 거의 현급에 달하는 수준으로, 그의 장도의 위력은 방금 여수의 쇠망치보다 몇 배나 더 강력한지 모른다. '설마 이 임씨 성을 가진 사람이 현급이라도 되는 건가? 이제 겨우 몇 살이나 됐다고... 엄마배에서 부터 수련을 시작했다고 해도 이렇게 강하진 않을텐데.....'"내가 말했잖아, 넌 내 상대가 아니라고."임건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손에 힘을 주어 장도를 빼앗아 바닥에 세게 던졌다, 순간 장도의 절반이 땅속으로 꽂혀 들어갔다. 그 모습은 마치 버터를 써는것처럼 쉬워 보였다. "택수야, 저리 비켜, 내가 상대하마!"여윤건이 큰 소리로 외치며 나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흥방이 나서서 큰소리로 막았다."여선생, 그만하오! 오늘 손을 쓰면 정말 끝이라오."이청하는 임건우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물었다."건우 씨, 괜찮아요? 깜짝 놀랐잖아요, 손은 어때요? 아프지 않아요?"그녀는 임건우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봤다."청하선생님, 왜 여기 계세요?"임건우는 방금 배드민턴을 치기라도 한 듯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다음 순간 그는 이청하의 얼굴에 남아 있는 눈물 자국을 발견했다. 그녀는 급한 나머지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한편, 여윤건은 의아한 눈길로 이흥방 그리고 이청하와 임건우를 번갈아 보았다. "이선생, 저자를 아시오?" 이흥방은 임건우와 여씨 가문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갈등이 격화되면 임건우가 손해를 보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었다."여선생,
"뭐라고?""개자식, 감히 우리 할아버지를 저주해? 죽여버릴 거야!"여윤아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임건우에게 달려들어 싸우려 했다. "윤아야, 그만 멈춰!"여택수가 여윤아를 불러세웠다. 그는 마침내 방금 장도가 임건우의 두 손가락에 잡힌 충격에서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강력한 상대를 그는 난생처음 만났는데, 마음속의 의아함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는 여윤아가 임건우에게 아주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마치 세 살짜리 아이가 권투 고수들을 상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금 이흥방이 흘린 정보이다. 임건우만이 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촌, 이 나쁜 녀석이 할아버지가 뭐 3일밖에 살지 못하신다고 저주했어요, 우리 여씨 집안사람들의 명줄이 짧다니 뭐라니, 이런 말은 정말 참을 수가 없어요."여윤아는 이렇게 말하면서 화를 냈다. 그러자 여택수는 임건우 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윤아야, 네 할아버지는 정말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전에 이흥방은 이미 이런 말을 했지만, 정확한 시간은 판단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임건우는 그저 한 번 본 것만으로 정확한 일수를 말할 줄이야... 그는 임건우가 한 말이 거짓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강한 무공 실력으로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네? 할아버지께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셨다고요?"여택수의 말은 여윤아뿐만 아니라 다른 여씨 가문의 자제들도 얼굴빛이 크게 변하게 했다. 그들은 이 소식을 처음 들었다. 속사정을 알고 있는 여수도 이 말을 들은 후 표정이 어두워졌다.이흥방은 임건우를 향해 다가갔다."임선생, 방금 여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몸에 문제가 있다고 하였는데, 이건… 이게 대체 무슨 말이오?""이흥방 신의님, 저 청하씨랑 친한 친구예요, 그러니 저의 이름을 부르셔도 괜찮아요."이흥방은 자기 손녀를 보고 나서야 이청하가 눈시울을 붉히고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단번에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
임건우는 턱을 만지며 이청하의 골반 쪽을 바라보다가 그녀가 눈치채기 전에 얼른 시선을 떼며 말했다."좋습니다. 어르신을 봐서라도 제가 한마디 할게요. 여씨 가문의 사람들은 내공을 엉망으로 수련한 것 같네요, 이 무공은 심맥에 큰 부담을 줍니다. 깊이 수련할수록 그 부담이 더 커지고요, 매번 수련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차며 경련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에는 쇼크가 올 우려도 있습니다." 임건우의 말을 들은 여씨 가문 사람들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중 여윤아만 콧방귀를 뀌었다."난 믿지 않아. 우리 할아버지는 현급 고수시고 이미 칠순도 넘으셨어. 나의 내공은 우리 할아버지보다 아직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는데, 이런 내가 올해를 못 넘긴다고? 완전히 허튼소리야."임건우는 기가 차서 썩소를 보였다."그건 네가 여자이기 때문이야. 너희 무공은 여자가 수련하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아! 봐, 어느 여자가 너같이 생겼니?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벼워서 흔들거리며 걷는 것 좀 봐. 이게 아마 후유증일걸?" 임건우의 사정없는 말에 기가 막힌 여윤아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내가 어디가 안 예뻐? 얼마나 많은 여자가 부러워하고 또 얼마나 많은 남자가 곁눈질하는데... 뭐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볍다? 넌 분명 남자가 아닐 거야!'여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분노를 금치 못했다. 여윤아는 그들 가문의 보배이다, 이렇게능멸을 받는 것을 접수할 수가 없었다. "당신들의 공법이 여자한테 주는 부담은 남자에게 주는 부담의 두 배도 더 돼, 심장은 이미 과부하로 큰 상처를 입었을 거야!""혹시 해결 방법이라도 있습니까?"곰곰이 말을 듣 고있던 여윤건이 물었다. 그러자 임건우는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말이 다른 곳으로 빗나가고 있네요, 전 빚을 받으러 온 것이지 병 봐주러 온 것이 아닙니다." "빚이라니? 도대체 무슨 빚을...?"그들은그제서야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여윤아가 이에 대하여 간단
이흥방은 여윤건의 말을 듣고 얼굴색이 변하면서 황급히 말했다."여선생, 욕심이 과하오. 모든 일은 선후가 있는 법이오. 임선생은 내가 먼저 점 찍어 놓은 손녀사위인데, 어떻게 뺏을 수가 있소?""왜 뺏으면 안 되는 거요? 아직 결정된 일도 아닌데, 임선생과 당신의 손녀는 결혼도 안 했고, 설사 결혼했다 하더라도 다시 이혼할 수도 있으니 누가 더 재간이 있는지 겨루어 봐야지요. 내 손녀도 누구한테도 뒤처지지 않고 나이도 더 어리니 후에 가서 더 총명한 아이를 나을수도 있는 거요.""헛소리를 지껄이지 마오!""흥, 헛소리? 공정하게 경쟁하는거요." 여윤건은 정말 여윤아와 임건우을 맺어주고 싶었다, 임건우라는 강자를 여씨 가문에 끌어들인다면야 그야말로 호랑이에게 날개가 돛힌격이고 백억 천억을 얻는 것보다도 더 값진 것이다. 한 가지 그가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여윤건은 예전에 지급 무사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다. 임건우가 두 손가락으로 여택수의 검을 잡던 장면을 다시 자세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임건우의 실력이 그 지급 고수보다도 더 높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설마 선천적 종사란 말인가? 이렇게 젊은 선천적 종사가 과연 존재할 수 있는 걸까?'이청하와 여윤아는 두 노인의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다. 특히 여윤아는 임건우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임건우가 너무 싫었다. 그런데 뭐 그에게 아이를 낳아준다고?"그놈은 나쁜 놈이에요. 난 싫어요! 흥, 임건우! 난 네가 치료할 필요 없어. 네가 또 나를 놀리면 난…. 널 물어 죽일 거야."성이 나서 발을 동동 구르던 여윤아가 빠른 걸음으로 뛰쳐나갔다. 이때 눈을 껌벅이던 여택수가 갑자기 말했다."아버지, 잊으셨어요? 윤아는 이미 약혼자가 있어요."여택수는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작은 목소리로 육씨! 라고 말했다. 여윤건은 한참 멍한 표정을 짓더니 그제야 갑자기 생각난 듯 한숨을 내쉬고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임건우는 이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여씨 가
이를 바탕으로 수련하여도 문제가 없는 공법을 수정하여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가 이를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고 바로 공법을 요구한 것은 여윤건에 대한 테스트였고, 만약 내주기 싫어 거절했다면 여씨 가문은 이번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여윤건은 곧 임건우에게 얇은 책 한 권을 건네주었다. 임건우는 빠른 속도로 한 번에 열 줄씩 쭉 훑어보았다. 약 1분 후, 그는 책을 덮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어르신, 제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이 공법은 온전하지 않습니다. 뒷부분은 다른 누군가가 추가한 것이지요? 앞뒤가 전혀 다른 공법입니다. 그러니 이런 잠재적 위험이 있을 수밖에요." 여윤건의 두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임선생님의 말씀은 조금도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 여씨 가문의 이 공법은 적양신공이라하는데, 중간에 잠시 유실되어 뒷부분의 일부가 잃어졌습니다. 후에 가문의 선배님들이 약간의 기억으로 보충한 것입니다." "알겠어요. 돌아가서 연구해보며 최적화시킬 방법이 없는지 알아볼게요."여윤건은 놀란 얼굴로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때, 여씨 가문의 자제 한 사람이 들어왔다."어르신, 문밖에 유가연이라는 여자분이 찾아왔습니다. 남편을 찾아왔다고 합니다."여윤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임건우는 지금 여씨 집안의 가장 귀한 손님으로, 이럴 때 아무 사람이나 집에 들일 수가 없었다."무슨 유모연인지 유막연인지 모르는 사람이니 어서 돌려보내!""잠깐만요, 절 찾으러 온 겁니다.""네?...""제 아내예요."뜻밖의 대답에 여윤건은 한동안 멍해졌다. 알고 보니 임건우는 이미 결혼해서 아내가 있은 상황이었다. 그는 이흥방이 너무 우스워 졌다. '이 늙은이가 임건우를 손녀사위로 삼으려고 급한 꼴 봐봐, 설마 임건우가 결혼했는지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건가? 아니... 가만보자, 혹시 손녀더러 남의 남편을 빼앗으라는 건 아니겠지?'"어서 가서 임 사모님을 모셔 와, 공손하게! 알겠느냐?"여윤건이 얼른 말했다."잠깐만
"어르신, 청하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그래, 다음에 또 보지!"임건우는 이흥방과 이청하와 작별을 고하고 여윤건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잠깐만요!"떠나려는 순간 이청하는 갑자기 임건우의 손을 잡았다."응?"임건우는 의아해 났다. 이청하는 그의 앞에 서더니 손을 뻗어 그의 옷깃을 정리하고는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당신의 옷깃이 헝클어졌어요." 그리고 웃으면서 뒤로 물러섰다.'어…. 이건 뭐지?'임건우는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졌다. 다시 고개를 들어 유가연을 바라보니 그녀의 눈에서는 불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임건우는 그제야 이청하가 일부러 유가연을 화나게 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지난번 유가연이 그녀에게 뻔뻔하다고 욕한 것을 마음에 둔 것이 분명했다. 다음 순간 유가연은 화가 나서 홱 하고 돌아서 가버렸다."가연아, 가연아, 가지 마!"이흥방은 손녀딸을 보더니 임건우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건우, 이번 주 일요일이 청하 할머니 생일인데, 꼭 우리 집에 오게나. 할머니가 자네를 보고 싶어 하네."임건우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넘어질 뻔했다. 그는 손을 내저으며 얼른 쫓아갔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윤건이 쯧쯧거리며 웃었다."이선생, 내가 보기에 임선생은 자기 아내한테 매우 신경을 쓰는 것 같소. 빼앗아 오려면 수단이 좀 더 날카로워야 할 거 같소."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개진 이청하는 얼른 할아버지를 붙잡고 자리를 떠났다. ......"가연아, 가연아, 내 말 좀 들어봐."마침내 유가연을 따라잡은 임건우는 유가연을 힘껏 끌어당기더니 그녀가 벗어나지 못하게 꼭 끌어안았다. 유가연은 힘껏 발버둥을 쳤지만, 벗어날 수가 없었다."이거 놔, 무슨 할 말이 있어? 그 미녀 의사를 찾아갈 거지.""어? 질투하는 거야?""질투는? 누가 너 같은 자식을 질투한다고 해? 썩 꺼져! 읍....."유가연의 뒷말은 임건우의 키스에 의해 막혀버리고 말았다. 이런 말이 있다, 여자가 화났을 때는
임건우는 유가연의 차에 올랐다. 유가연은 아직도 수줍음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물었다."아까 그 여자 누구야?""불량배야, 여윤아라고." "머? 여윤아라고? 난 건우 네가 걔를 따라갔다는 소리를 듣고, 혹여나 거기 갔다가 다시못 나올까 봐 걱정돼 죽을 뻔했단 말이야." "걱정 말어, 여씨네는 절대 날 못 건드려."임건우는 조수석에 앉아 유가연의 허벅지에 손을 얹고 토닥였다. 유가연은 오늘 슈트에, 다리에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그녀의 섹시한 모습에 마음이 싱숭생숭해 난 임건우는 유가연한테 몸을 천천히 기대면서 아까의 키스를계속하려고 했다. 그러자 유가연은 그를 홱 밀어냈다."너 정말! 너 여씨 가문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아직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어. 여윤아는 건드리기 쉽지 않은 사람인데... 혹시 그 여의사에게 부탁한 거 아니야?""당연히 아니지." "그럼 어떻게 해결한 거야? 설마 건우 네가 실력으로 여씨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굴복시킨 건 아니겠지?""어? 너…너 어떻게 알았어?"임건우는 어리둥절해 났다."너 정말 미쳤구나, 내가 바보야?"유가연은 임건우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틀림없이 이청하 혹은 이흥방의 도움으로 일을 해결하였을 것이다. 그녀는 비록 이청하를 미워하고 있지만 오늘 이 일은 그녀의 어머니 심수옥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임건우를 너무 호되게 비난할 수는 없었다."네 엄마는? 지금 좀 어때?"임건우가 말머리를 돌렸다. "뭐가 네 엄마야? 우리 엄마잖아! ""나는 어머님으로 모시고 싶어. 하지만 중요한 건 너의 엄마가 나를 사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야, 방금 네 엄마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나도 너만 아니었으면 정말 참을 수 없었을 거야, 상대도 하기 싫어."임건우도 참고만 사는 성격은 아닌지라, 어지간하면 참아줄 수 있지만 한계를 벗어나면 인내심을 잃기 마련이다. 유가연은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건우야, 엄마가 너한테 막 대하는 거 알아, 내가 대신 사
임건우는 임하나를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점점 가까워지자, 임건우가 바라본 궁전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이 궁전은 뼈로 지어진 궁전이었고 곳곳에 해골이 가득 차 있었다.그 해골들은 기괴한 대문을 형성하고 있었다.문 앞에는 거대한 비석이 하나 서 있었다.비석 위에는 천신의 무덤이라는 고풍스러운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천신의 무덤?’이게 무슨 뜻일까?임건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의 자복궁 안에서 강한 진동이 일어났다.마치 혼돈 구슬이 무언가를 찾은 듯 흥분한 느낌이었다.한편으로는 여기서 일어나는 폭풍이 더욱 거세졌다.모래바람이 얼굴에 맞아 아프기 그지없었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의 얼굴을 자신의 품에 묻고 진원을 돌려 딸을 보호했다. 하지만 이 폭풍은 단순한 모래바람이 아니었다.그것은 죽음의 기운과 다양한 부정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었고 피부를 베는 듯한 아픔을 안겨주었다.붉은 달이 서서히 내려가며 폭풍은 더욱 거세졌다.“방법이 없겠군!”“그렇다면 안으로 들어가야겠다!”임건우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백골 궁전 안으로 발을 들였다.순간, 임건우는 끝없는 원망과 분노가 그를 덮치는 걸 느꼈다.슬프고 비통한 신음이 임건우의 의식 속을 채우고 있었다.정신력은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강한 충격을 받았다.임건우는 딸이 걱정되어 바로라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그 순간 해골 대문이 갑자기 쾅! 하고 닫혔다.뒤를 돌아보니 그 대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마치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으앙!”갑자기 딸이 큰 울음소리를 질렀다.임건우는 깜짝 놀라 딸이 혹시 원령의 영향을 받아 불편해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딸의 울음소리에는 어떤 신비한 힘이 담겨 있었다.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신격의 힘이었다.딸의 신격이 원망의 기운을 전부 흡수하고 소멸시킨 것이다.딸의 이마에 있는 신격에서 희미한 녹색의 빛이 퍼져나와 두 사람을 감쌌다.“착한 내 딸, 아빠를 구해줬구나!”임건우는 기쁨에 못 이겨
“이거 큰일이네!”임건우는 뒤쫓아오는 불사족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그동안 도망치면서도 수많은 불사족을 베어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대가 점점 더 강해졌다.바로 직전에는 인간과 비슷한 크기의 불사족 두 마리를 상대했는데 그들은 단순한 해골이 아니라 온몸이 가시와 고깃막으로 뒤덮인 괴물이었고 방어력이 엄청나게 강했다. 임건우는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지금 이 순간, 뒤쫓아오는 불사족의 기운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것이 느껴졌다.그 모습을 확인한 임건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런 젠장, 또 불사의 왕좌가 나왔네.”더 충격적인 건 이번엔 그 왕좌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이었다.“설마 저놈의 여자 친구인가?”“지금 내 상태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어.”처음에는 싸워볼 생각도 했지만, 상대를 보자마자 임건우는 마음을 접었다.저 여왕좌는 입만 벌리면 거대한 진공청소기처럼 모든 걸 빨아들일 것처럼 보였고 힘의 격차가 어마어마했다.“나모 아미타불, 도라 야야!”임건우는 바로 종이인형 하나를 꺼내 던졌다.그것은 바람을 타고 커지더니 황금빛 부처로 변했다.임건우는 딸을 안고 서둘러 도망쳤다.그러나...뒤따라오던 여왕좌는 금신의 허상을 단숨에 깨부수고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그를 추격해왔다.“젠장, 이러다 잡히겠네!”임건우가 초조하게 도망치는 순간, 갑자기 그의 자복궁에 있던 혼돈 나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모든 혼돈 구슬이 빠르게 떨려왔다.이 익숙한 감각은 임건우에게 명확히 알려주고 있었다.‘이건 뭔가 좋은 물건이 근처에 있거나, 아니면 다른 혼돈의 파편을 발견했을 때의 반응이야. 이 정도로 강하게 떨리는 걸 보니 아마 후자겠지.’“혼돈의 파편이라고?”“제발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어차피 곧 잡힐 상황이었다.임건우는 이를 악물고 도박을 걸기로 했다.혼돈 나무가 떨리는 방향을 따라 혼돈의 파편을 찾아 나선 것이다.그 앞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었다.거기에 더해 거센 바람이 일으킨 모래폭풍까지 휘몰
“딸아, 이 낯선 곳에서 내가 어디서 젖을 먹일 사람을 찾겠어?”임건우는 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주변은 끝없이 황량한 땅뿐이었고 그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하지만 곧 임건우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불사족이 쫓아오는 게 확실했다.대지가 흔들리며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젠장, 이렇게 멀리 도망쳤는데 또 쫓아오다니?”“정말 끈질기게 따라붙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안고 다른 방향으로 전력 질주했다.가던 길을 계속 바꾸며 피했지만, 너무나 답답했다.분명히 한 번은 떨쳐냈는데 곧 불사족이 다시 나타났다.이런 상황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임건우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곰곰이 생각해보니...“젠장!”이곳은 영기조차 없고 공기 속엔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했다.그 죽음의 기운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금단이 계속 돌아가며 대위신력의 에너지도 끊임없이 빠져나갔다.그 외에도 딸의 자연신격이 자동으로 그녀를 보호하며 희미한 녹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그들은 이 불사의 땅에서 마치 바다 위의 등대와도 같았다.“어떻게 해야 하지?”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위신력과 자연신격 없이는 정말 힘들었다.그리고 더 큰 문제는 가나절의 통로 문을 원래 자리에 두고 나온 것이다.예전에 전소은을 쫓아가기 위해 가나절의 전송문을 통해 만요곡으로 갔는데 그 문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다.만약 그 문이 함께 왔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힘겹게 도망치진 않았을 것이다.딸의 울음소리는 임건우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러던 중, 문득 임건우의 머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아, 그렇지! 생명의 신천이 있었지!”“젖을 먹일 사람은 없지만, 물이라도 마시며 좀 진정시켜야겠다.”임건우는 예전에 생명의 우물에서 모은 신천을 떠올렸다.이제 그 신천이 딸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딸은 자연의 여신이 될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천은 거부할 리 없을 것이다.임건우는 그녀에게 조금만 마시게 해줬다.그러자, 딸은 울음을 멈추고 행복한
거의 동시에 임건우의 몸속에 있는 진혼종이 슬픈 울음을 토해내며 그의 자복궁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이 불교의 법보이자 지장왕이 준 신기는 차원의 붕괴한 공간 속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휴...”임건우가 눈을 뜨자마자 보인 첫 장면은 엄청나게 커다란 붉은빛 달이었다.주위 모든 것이 어두운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는 기묘한 풍경이었다.그제야 임건우는 자신이 높은 하늘에서 직선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이런 젠장!”임건우가 옆을 돌아보자마자 깜짝 놀랐다.“여기가 대체 어디야?”임건우가 떨어지고 있는 아래쪽을 바라보니 수없이 많은 해골 병사와 불사족의 괴물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아이코, 맙소사!”“차원 통로가 붕괴하면서 내가 불사의 땅으로 빨려 들어온 건가? 여기 아마도 불사의 문을 통과하려는 불사 대군들이 모여 있는 곳일 거야! 그런데 나랑 딸아이가 이런 곳에 떨어지다니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꼴 아니야?”임건우는 급히 견곤검을 소환해 검에 올라타고 비행하며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곧바로 깨달았다.이 괴이한 장소는 비행이 금지된 지역이라는 것을.견곤검 위에 서 있어도 움직일 수 없었고 발밑으로는 엄청난 중력이 임건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강력한 인력이 임건우와 그의 딸을 땅으로 내리쳤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임건우는 딸을 꼭 안은 채로 땅에 세차게 떨어졌다.그 충격으로 수많은 불사 대군을 깔아뭉개며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갑작스러운 사태는 이곳에 있던 불사 대군도 예상치 못한 듯했다.주위에 있던 적어도 수만 개의 눈이 일제히 임건우를 주시했다.“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임건우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그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앞쪽에 있는 거대한 불사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아마도 장군급의 존재인 듯했으며 해골 형태의 그것은 입을 벌려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언가를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당자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불과 1미터의 거리였지만, 마치 천지의 깊은 절벽처럼 느껴졌다.아무리 애써도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남편!”당자현은 손을 뻗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었다.눈물이 터져 나오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빨리 가! 빨리!”“생명의 우물 공간이 무너지려고 해. 나는... 나는 너와 딸을 지킬 거야. 반드시 지킬 거라니까!”임건우는 절박하게 외쳤고 금단의 신력이 몸을 휘감으며 혼돈의 기운이 그들을 감싸 안았다.그 순간, 차원의 통로는 강력한 힘으로 삼켜져 모든 공간이 거대한 불사의 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아아!”당자현은 울부짖으며 애절하게 소리쳤지만, 그 순간, 그 연결은 끊어졌다.“주인님, 빨리 가셔야 합니다. 이 차원의 통로도 곧 사라질 겁니다.”박철호는 한 마디로 재촉하며 백옥은 당자현을 안고 급히 말했다.“가자!”모두가 생명의 우물의 좁은 통로로 빠르게 뒤돌아갔다.그들은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갔다.그때 뒤에서 거대한 에너지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대한 힘이 우물 속으로 밀려 들어와 모두를 위로 밀어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생명의 우물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그 속의 수많은 생명의 샘물이 쏟아지며 사람들은 우물 밖으로 튕겨 나갔다.바닥에는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었다.웅!차원 통로 속에서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에너지가 갑자기 되돌아가며 모든 물질은 압축되어 한 덩어리가 되었다.그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단 한 순간, 임건우는 온몸이 터져 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의 강력한 뼈마저도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았다.반드시 딸을 지켜야 했다.“진혼종!”임건우는 서둘러 진혼종을 소환하고 딸을 종 안으로 감쌌다.둥둥둥! 둥둥둥!진혼종은 깊고 울리는 소
안쪽은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속에는 마치 무수한 원혼이 울부짖는 듯한 환청이 퍼져 나왔다.하지만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정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어떤 파장이었다.게다가 몸 또한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져지고 짓눌리며 마치 수많은 손이 그의 몸을 더듬어 뜯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임건우는 자신이야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갓 돌이 지난 딸이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그러던 찰나, 어둠 속에서 갑작스럽게 어떤 힘이 딸을 덥석 잡아채 임건우의 품에서 떼어내려고 했다.그 힘은 적고 연약한 딸을 감싸 안으며 강한 압력을 가해왔다.임건우의 금단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대위신력을 폭발적으로 방출했다.임건우는 딸을 단단히 품에 안고 버텼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가진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으악!”임건우는 고함을 지르며 외쳤다.“저승 다리! 당장 와서 도와라!”임건우는 자신의 자복궁에 남은 대위신력을 한꺼번에 쏟아부었다.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비록 저승 다리의 소환은 값비싸고 매번 신력을 소모했지만, 지금은 대위신력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천만이면 어때! 줘버리자!’슛!붉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튀어나왔다.그리고 이전보다 조금 자란 듯한 모습이었다.“어? 여긴 어디야?”소녀는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얼굴을 구기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 멍청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겨우 그따위 실력으로 불사의 왕좌의 뱃속에 들어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공주님, 내가 원해서 들어온 줄 알아? 끌려온 거라고!”임건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빨리 시작해. 안 그러면 나 죽고 너도 대위신력을 못 받을 거라고!”소녀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네가 죽으면 새로운 계승자가 나타날 뿐이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계승자는 무슨! 너도 알잖아? 지장왕이 3천 년을 기다려 나를 찾은 거라고. 네가 그 불사의 왕좌 뱃속에서 3만 년을 기다릴 자신 있으면 말이야.”소녀는 이를 꽉
“큰일 났어!”임건우는 겨우 딸을 안아 들고 있을 때 갑자기 100미터 높이의 불사의 왕좌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임건우는 몸을 돌려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임건우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하나의 임건우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격이 담겨 있는 작은 소녀는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만약 소녀를 놓친다면 이 통로는 즉시 사라지고, 불사군단은 통로를 통해 다시 인간 세계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크앙!”“도망가려고? 그렇게 쉽게는 안 된다!”슥!불사의 왕좌는 입을 벌려 포효하며, 입속에서 몇 개의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그것들이 순식간에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았다.그 검은 기운은 꿈틀거리며 변형되었고, 그 속에는 신비한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이차원 통로의 벽과 합쳐지며 방금까지 칠흑 같던 통로의 양측이 갑자기 안정되기 시작했다.빛이 반짝이며 문자가 그 위에서 떨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일단 도망가자!”임건우는 더는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딸을 안고 혼자 도망칠 수는 없다.싸워야 한다면 외부의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했다.임건우는 한 걸음 내딛으며 급히 통로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차원 통로에서 순간이동은 불가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었을 텐데.몇 천 미터의 거리도 몇 번의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될 거리였다.통로 입구 밖에 있던 백옥과 당자현은 여전히 걱정하며 급히 소리쳤다.“빨리! 서둘러!”당자현은 다시 한번 통로 안으로 들어가서 지원하려 했지만, 그 순간, 당자현의 머리가 통로 입구의 무언가에 부딪히며 이마에 혹이 생겼다.쿵!“아!”“뭐야? 입구가 막혔어?”“뭐라고? 어떻게 된 거지?”백옥은 급히 손을 내밀어 입구를 탐지했으나, 그곳에 벽처럼 딱딱한 무언가가 있었다. 백옥은 즉시 진원을 모아 주먹을 한 대 세게 날렸다.쿵!거대한 폭음이 울렸다.입구의 공간 벽에는 수많은 검은 문자가 빛을 내며
“이건 죽음의 기운이야! 이곳의 죽음의 기운은 독성을 띠고 있어!”임건우가 재빨리 약병을 꺼내 들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하지만 약을 삼킨 후에도 이상한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당자현이 급히 말했다.“이건 독이 아니야. 죽음의 기운이 우리의 영력을 억누르고 있는 거야. 우리가 죽음의 기운을 들이마실수록 체내 진원이 더 강하게 억압받는 거지.”박철호가 말했다.“그럼 어쩌죠?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져요. 이러다간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요.”“크앙!”금강마원이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그 거대한 몸 위로 벌레들이 달려들어 미친 듯이 물어뜯고 있었다.이 벌레들은 진원 방어막조차 뚫고 들어올 수 있었고 물어뜯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거대한 금강마원의 살과 피는 이들에게 한층 더 쉽게 씹히는 먹잇감이었다.금강마원의 하얀 털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몸 여기저기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사람들이 재빨리 달려가 벌레를 제거했지만, 금강마원의 상처는 이미 깊어져 있었다.그 와중에 임건우의 시선은 아직 천 미터나 떨어진 딸에게 고정돼 있었다.임건우의 눈빛은 단호했다.“여러분은 물러나세요. 이곳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백옥이 말했다.“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도 이렇게 버거운데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벌레들에 금방 잠식당할 거야!”임건우는 단호히 말했다.“괜찮아요. 전 죽음의 기운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다른 이들의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임건우의 힘은 약화되지 않았다.임건우의 체내에는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이 있었고, 대위신력이 임건우를 지탱하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죽음의 기운을 억제하고 상쇄할 수 있었다.그때 당자현이 외쳤다.“저 앞을 봐! 저건 뭐지?”모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색빛이 짙은 안개가 물결처럼 밀려오고 있었다.“저건... 죽음의 기운이야! 그것도 엄청난 양의 죽음의 기운!”“불사족의 문이 점점 더 열리고 있어! 불사족이 나오려고 하고 있잖아!”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렸다.“
풍덩!임건우는 바로 그 자리에 뛰어내렸다.당자현도 뒤를 따르며 빠르게 내려갔다.백옥은 추하게 변한 전소은을 한 번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모든 경맥을 봉인한 뒤, 그제야 우물 안으로 뛰어들었다.“이 우물은 정말 특이하군, 생명의 기운이 이렇게 진하다니?”임건우가 말했다.“맞아, 이게 바로 내가 말한 생명의 천수야. 이 물이 강아연의 영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당자현이 대답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의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나아가면서 여러 번 생명의 우물을 모았다.“그렇다면 그들이 딸의 신격과 이 천수를 이용해 통로를 열려는 거라면 우리가 이 물을 모두 빼내면 그 문이 열리지 않을까?”당자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건 소용없어. 그들은 생명의 우물을 이용한 거지, 생명의 천수는 아니야.”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는 그만 그 생각을 접었다.지금은 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하지만 생명의 우물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음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정말 계속 가면 저기 끝에 통로의 입구가 있을까?”백옥이 뒤에서 물었다.“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백옥이 말했다.백옥 뒤로 여러 명의 요족도 우물 안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요족들은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남았다.그때 앞서 달려가던 임건우가 갑자기 넓어진 공간을 느꼈다.그 느낌은 마치 지하수로에서 기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넓은 바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눈앞은 황망하게 펼쳐져 있었고 먼 곳까지 흐릿하게만 보였다.“여기가... 어딘가?”뒤에서 박철호가 물었다.“이곳은 이차원 공간이야!”당자현이 대답했다.“빨리, 통로의 결점을 찾아봐. 보통 이런 곳에는 에너지 소용돌이가 있는 결점이 있어.”모두들 급히 그 결점을 찾기 시작했다.“여기 있어!”백옥이 외쳤다.입구 결점에 있는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서 임건우의 딸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빛이 흔들리며 그 모습이 흐릿하게 비췄지만, 분명 그녀였다.“들어가자!”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