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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시계 선물

떠날 때 의기소침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다시 돌아온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기세등등하여 냉소적으로 동혁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보고 싶었던 당황스러워하는 동혁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

“그래? 설전룡이 망원각에 갔는데 그다음엔 어떻게 됐는데?”

동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동혁, 네가 한 일을 아직도 인정 못하겠다는 거야?”

화란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

“내가 보니 네놈이 또 다른 사람의 위세를 빌려 허세를 부린 거 같은데? 대도독이 이웃이라고 허풍을 떨어서 강오그룹이 네 요구를 들어주게 한 거지?”

“오늘 설 대도독이 제때에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넌 이미 자결했을 거야!”

진씨 가문 사람들이 다시 뭉쳐서 거들먹거렸다.

진한영도 분한 듯 이을 갈며 말했다.

“쓸모없는 놈 주제에 철두철미하구나. 이렇게 사기 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지?”

진한영은 방금 전 조기천 등에게 놀라 무릎을 꿇고 자신의 뺨을 때린 것이 생각났다.

나중에 조기천 등은 동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런 모습을 다시 떠올린 진한영은 너무 창피함을 느꼈다.

‘이 바보 놈을 당장 죽이지 못해 한스럽구나.’

“세화야, 넌 이 쓸모없는 놈과 이혼하는 것이 좋겠다. 어차피 우리 진씨 가문은 이놈을 손녀사위로 절대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진한영은 이 말을 사납게 내던지고는 고개를 돌려 돌아갔다.

“바보 같은 놈, 왜 진작 죽지 않아서 이런 일을 만들어?”

“얼른 이혼이나 해, 우리 진씨 가문이 너 때문에 얼마나 창피한 줄 알아?”

나머지 사람들도 온갖 모욕적인 말을 내뱉고 떠났다.

그들은 동혁에게 욕을 하려고 일부러 돌아온 것이다.

오직 동혁에게서만 약간의 우월감을 느끼는 그들이었다.

“너희들이 알아서 밥 먹어라. 난 밥 맛이 없어졌어.”

류혜진은 갑자기 물컵을 내려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진한영 등의 말이 그녀에게 큰 자극을 주었기 때문이다.

방금 웃음꽃을 피우던 하늘 거울 저택이 다시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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