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 병사의 말을 들었다. 서명을 하려던 백문수는 손을 멈추고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현장도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신미영과 다른 직원은 경악한 눈빛을 하고 당황해했다. 그리고 이어서 욕설을 퍼부었다. “젠장, 넌 대체 어디서 온 놈인데 함부로 말해? 네가 아니라고 하면 아니야?” “어디서 굴러 먹은 놈인데 여기까지 와서 난리야? 야, 이 개X식아, 당장 저리 멀리 꺼지지 못해?” 그 퇴역 병사는 성실히 자기 본분을 지킬 뿐이었는데 갑자기 욕을 먹어서 얼굴이 빨개지며 놀라 말문이 막혔다. 이때 동혁이 그에게 말했다. “서두르지 말고 어떻게 된 일인지 천천히 말해 보세요.” “선생님, 일단 한번 보시죠.” 퇴역 병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손에 꼭 쥐고 있던 휴대폰을 동혁에게 건넸다. 동혁은 휴대폰을 열어보고 병사가 방금 녹화한 동영상을 재생했다. 겨우 잠깐 보았을 뿐이다. 동혁의 얼굴이 화가 나 이미 새파랗게 변했고 이마에는 핏줄이 솟았다. 그가 지금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도 쉽게 알아차릴 정도였다. “동혁아, 휴대폰에 뭐가 있어?” 백문수 부부는 동영상을 보고 싶어 했지만 동혁은 차마 그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 그러나 성품이 바른 병사는 이미 분노로 가득해 재빨리 말했다. “제가 몰래 저 사람들을 따라 보관소에 들어갔는데, 저들이 백 선생님의 유골함을 꺼냈을 때에는 상자 안이 분명히 비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가루를 찾아 담으면서 그 안에 침을 뱉었고, 그러면서 재수 없다고 욕까지 했습니다.” “네 놈이, 어떻게 여길 들어온 거지?” 병사가 말을 마치자 그 남자 직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특수부대의 특전사라면 이 정도 정찰은 기본이었다. 그래서 백야특수부대의 퇴역 병사에게 장례식장 보관소에 잠입하는 것쯤은 완전히 어린애 장난 같은 일이다.거기에 장례식장 직원이 놀라서 한 말은 이미 병사의 말이 맞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것이었다. “아아, 이 천벌
“으으, 네가 나를 때려?” “감히 여자를 함부로 때리다니, 남자가 그래도 돼?” 신미영은 엉망이 된 얼굴로 막무가내로 있습니다. “당연히 남자든 여자든 버릇이 없으면 맞아야지!” 동혁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이미 신미영의 행동을 오랫동안 참았다. “이놈, 두고 봐!” 신미영은 바닥에 주저앉아 이미 겁에 질려 있는 남자 직원을 향해 소리쳤다. “뭘 멍하니 있어, 당장 사람 불러.” “내가 오늘 이 개X식에게 본떼를 보여줄 거야.” “응!” 남자 직원은 그대로 몸을 돌려 장례식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잠시 후 장례식장 안에서 기세등등하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뛰쳐나오더니 동혁 일행을 겹겹이 에워쌌다. 맨 앞에 선 중년 남성이 H시 장례식장의 오현석 사장이다. 오현석은 어두운 얼굴로 바닥에 있는 신미영을 쳐다보고는 먼저 그녀를 일으켜 세우라고 손짓을 했다. “어느 개X식이 감히 우리를 건드렸어?” 오현석은 사나운 눈초리로 동혁 등을 바라보며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사장님, 바로 저 개X식이예요.” 신미영은 동혁을 가리키며 원망스러운 눈빛을 하고 말했다. 장례식장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동혁에게 향했다. “사장님, 이놈에게 본 떼를 보여주고 나서 36억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하세요!” “저 놈이 아직 뭘 몰라서 저러는 거지. 우리 장례식장은 노무식 형님이 뒤에 계시는데 감히 우리를 건드리다니 정말 겁대가리를 상실했군.” 다른 직원들이 바로 아무 거리낌 없이 떠들어댔다. 오현석은 손을 내저어 사람들의 말을 멈추게 하고 동혁을 노려보며 음산하게 말했다. “이봐, 여기 직원들 말 들었지?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거야?” 장례식장 직원들은 모두 깡패 같은 모습이었다.그 모습을 본 백문수는 무서웠고 동혁의 안위가 더 걱정되었다. 그가 황급히 말했다. “오 사장님, 저희 동혁이가 일부러 직원 분을 때린 게 아니에요. 사장님 부하 직원이 먼저 일처리를 잘못해 화가 난 겁니다.” “이봐요, 할아버지는 그냥 조용히 입
어떤 사람은 삶에 쫓겨 심성이 나약해진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들은 용기 있게 달려들어 앞을 막는다. 백문수의 행동을 보고 동혁은 코가 찡했다. ‘세화와 전신부에 속해 있는 형제자매들 외에 또 이렇게 나를 생각해 용기를 내는 사람이 있다니.’ 퍽! 둔탁한 소리가 동혁의 감동을 끊었다. 고개를 들어 상황을 확인한 동혁의 이마에 갑자기 핏줄이 솟구쳤다. 백문수는 이미 바닥에 쓰러진 채 팔을 감싸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그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동혁이 빨리 도망가게 하려 했다.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늙은이 주제에, 썩 꺼져!” 장례식장 직원이 손에 든 몽둥이로 다시 때리려 하며 소리쳤다. 방금 그는 백문수의 팔을 한 대 때렸다. 그가 몽둥이로 다시 백문수를 내리치려 할 때, 갑자기 무언가가 얼굴을 덮쳤다. 쾅! 대응을 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장 직원의 몸이 떠오르더니 그대로 뒤로 날아갔다. 바닥에 떨어져 부딪히면서 뼈가 부러졌고 얼마나 부러졌는지 모를 정도였다. “아버지, 일어나세요.” 동혁은 몸을 굽혀 백문수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동혁이 따로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백야특수부대를 퇴역한 병사 둘이 즉시 장례식장 직원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아아악!”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났다. 순식간에 장례식장 직원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동혁은 그동안 몽둥이에 맞은 백문수의 팔을 살펴보았다. ‘부상 부위가 부어오르는 걸 보니 골절인 것 같군.’ “이, 이런 너희들 도대체 누구야?”유일하게 아직 멀쩡히 서 있는 오현석은 창백한 얼굴에 놀란 눈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지혜야, 빨리 병원에 전화해.” 동혁은 백문수를 두 병사의 손에 맡겨 부축하게 하고 혼자서 오현석 앞으로 걸어갔다. 퍽! 동혁이 발을 들어 아래쪽을 찼다. ‘뽀각’하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오현석이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말해, 내 형제 항남의 유골을 너희들에게 맡겼는데 어떻게 한 거야?” 동혁은
시체를 화장하기 위해서는 비싼 값을 치러야 했다. 묘지 매매 역시도 값이 비쌌다.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이 비싸서 H시 시민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예전에 H시를 떠들썩했던 사건이 있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죽었는데 그의 가족들은 고가의 화장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감히 노무식의 부하를 대놓고 거절할 수도 없었다. 결국 몰래 차를 준비해 밤새 외지로 보내 화장을 하려 했다. 그러나 도중에 노무식의 부하에 의해 방해를 받았다. 그 후 고인의 가족은 잔인하게 보복을 당했다. 이렇게 일이 크게 벌어졌는데도 그 사건은 흐지부지 처리되었다. “사장님, 2년 전 무식 형님이 백항남 씨의 유골을 날려버리라고 명령해서 이렇게 빈 상자만 남게 된 겁니다. 정말 우리 뜻이 아니에요.” 오현석이 애걸복걸했다. “네가 무죄라고 생각하니 내가 한번 묻지? 노무식이 그렇게 많은 돈을 버는 동안 너에게 조금도 그 돈을 나누어 준 적 없어?” 동혁의 질문에 오현석은 말문이 막혔다. 노무식은 장례업을 독점한 기득권자로서 분명 큰 폭리를 취했을 것이고, 오현석도 어느 정도 이익이 있었을 것이 자명했다. “네가 노무식의 말을 듣는 이상 노무식이 망하면 네게도 불똥이 튈 것을 각오해야 하지 않겠어?” 동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오현석을 걷어찼다. 방금 전에 백문수를 몽둥이로 때려 골절시킨 그 직원처럼, 오현석 역시도 동혁에게 맞아 온몸의 뼈가 부러졌다. 남은 여생을 침대 위에 누워서 보내야 할 정도였다. “윽윽!” 그때 병원의 구급차가 왔다. 동혁과 하지혜 등은 백분수 노부부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갔다. 육수아는 다행히 동혁이 제때에 조치를 해서 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백문수는 팔이 부러져 수술을 해야 했다. 게다가 너무나 분하고 속이 상해 심각한 마음의 병이 생겼다.정신을 차린 육수아는 항남의 유골이 2년 전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날려졌다는 말을 듣고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제가 항남 대신 일
곧 장양호는 H시 외곽에 호화 별장 구역에 도착했다. 도독부에서 방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곳이 노무식의 거처였다. 호화 별장들 중 어느 한 채. 키가 크고 거칠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호피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시가를 끔뻑끔뻑 피우고 있다. 그 호피 의자 위에는 진짜 호피가 한 조각이 걸려 있었다. 용맹해 보이는 호랑이 머리가 중년 남자의 머리 위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 사나운 눈빛은 마치 사람을 골라 잡아먹으려는 것 같았다. 호랑이 머리는 호피 의자에 앉아 있는 중년 남자의 위세를 더 강하게 보이게 했다. 이 중년이 바로 H시 장례업계를 독점하고 있는 노무식이다. 노무식은 H시의 암흑가에서 돌연변이 같은 존재였다. 왜냐하면 그가 죽은 사람에게서 돈을 벌기 때문이다. 그의 명성은 매우 고약했다. 그래서 다른 암흑가 거물들은 그와 거의 왕래가 없었다. 노무식은 지금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았고 오만불손함의 극치에 달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와 상대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 역시 그 사람들을 무시하며 H시 암흑가의 일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쯧쯧, 모두 고지식해서는. 마사지 샵을 열고 불법 도박장을 하는 것보다 죽은 사람을 위로해 돈을 버는 내 일이 얼마나 고귀한데.”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 바보들 같으니!” 장례업을 독점해 거물이 된 노무식. 그는 매우 교만했다. ‘남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바로 내가 하고 있다고!’ ‘내가 돈을 벌는 건 당연한 거야.’ 노무식이 거드름을 피우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부하 한 명이 들어왔다. “물건은 잘 전달했어?” 노무식이 부하에게 물었다. 부하는 공손히 대답했다. “예, 형님, 이미 전달했습니다. 형님이 하신 말씀도 잘 전했고요. 분명 그놈 한 시간 안에 얌전히 형님 앞으로 와 무릎을 꿇을 겁니다.” “아니야, 그렇게 쉽게 생각해선 안돼.” 노무식은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장례식장 얘들의 말을 들어보니 그놈이 꽤 싸움 좀 한다던데 뻣뻣하게 나올 수도 있어.”
“장 실장님께서 말씀만 잘해주시면 저 노무식의 몇천억의 재산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노무식은 무릎을 꿇고 미친 듯이 애원했다. 그의 나머지 부하들도 모두 바닥에 엎드려 벌벌 떨고 있다. ‘이 전신이라고?’ ‘내가 날려버린 게 뜻밖에도 이 전신 형제의 유골이었다니.’ 노무식은 나름 자신이 배짱이 두둑하다고 자부하며 H시 암흑가의 다른 거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심지어 장해조나 염동철이라는 두 명의 암흑가 은둔 고수들까지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예전부터 그저 기본적인 예의만 지켰을 뿐 절대 상대방이 자신의 밥그릇에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마치 얼음 저장고 안에 갇힌 것처럼 온몸을 벌벌 떨었다. 그에게 있어서 평생 이렇게 두려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로지 H국 역사상 최연소 전신인 동혁 때문에 그가 이렇게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 전신의 한마디면 그냥 멸문지화야!’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고 있는 노무식을 보며 장양호는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전신께서 지시하신 일에 어떻게 감히 토를 달아?” “난 이미 분명히 전했어. 지금부터 한 시간 안에 전신 앞에 무릎을 꿇지 않으면.” “그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는 거야.” 장양호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홀연히 떠났다. 노무식은 절망적인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아 부하들에게 지시했다. “당장 차 준비해, 바로 병원에 가야 해!” “쯧쯧, 대체 무슨 일이에요? 누가 우리 무식 형님을 이렇게 놀라게 한건가요?” 바로 그때 옷을 잘 차려입은 한 젊은이가 갑자기 나타나 걸어 들어왔다. 그는 노무식의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껴서 물었다. “우민 도련님? 여긴 어떻게 온건가요?”노무식이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에게 말을 한 젊은이는 바로 3대 가문 중 하나인 천씨 가문의 천우민이었다. 그는 허명신, 조명희와 함께 H시 3인방이라고 불린다. 현재 그 H시 3인방에는 천우민만 남았다. 다른 두 명 중 허명신은 동혁에게 당해 식물인간 상태로 병원
“군복을 입으면 다 도독부 사람입니까?” “그럼 저도 지금 바로 형님과 형님 부하들에게 한 트럭씩 보내드릴 수 있어요!” 천우민은 눈물이 나올 정도로 크게 웃었다. 천천히 눈물을 닦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식 형님, 형님 정말 완전 바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의 작은 수법 하나에 속아 이렇게 놀라 죽을 지경이라니.” “형님,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바로 진씨 가문의 그 멍청한 사위라고요.” “예? 그 사람이라고요?” 노무식은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 “나한테 여기 그놈 사진도 있으니까, 형님 사람에게 확인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거예요.” 천우민은 휴대폰을 꺼내 몰래 찍은 동혁의 사진을 노무식에게 전송했다. 노무식은 즉시 장례식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다. 바로 답장이 왔다. ‘진짜 동일인물이잖아!’ “젠장, 내가 속았다니.” 노무식이 정말 무식하게 펄쩍 뛰었다. 천우민은 표정을 굳히고 다시 물었다. “그런데도 형님은 지금 그놈에게 가서 무릎을 꿇으려고요?” “무릎 꿇다니? 말도 안 되죠!” “그 쓸모없는 놈에게 저 노무식을 무릎 꿇릴 자격이 있나요?” ‘이류 가문의 쓸모없는 사위에게 속았더라면, 하마터면 세간에 큰 웃음거리가 될 뻔했어.’ 노무식은 화가 나서 즉시 부하에게 지시했다. “가서 이동혁 그놈에게 한 시간 안에 내 앞으로 튀어와서 무릎 꿇으라고 다시 전해.” “1초라도 넘으면 이 몸이 그놈의 온 가족을 죽여버리겠다고도 해.” 노무식의 살벌한 모습을 보고 천우민은 만족을 느끼며 떠났다. 그는 이다음 일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동혁, 그 쓸모없는 놈은 노무식 같은 사나운 놈의 손에 걸리면 뼈도 못 추릴 거야.’ ‘틀림없이 아주 묵사발이 나겠군.’ ‘불쌍한 놈.’ 병원. 병실 문이 갑자기 사람의 발길에 걷어차여 열렸다. 한 사람이 걸어 들어와 물었다. “누가 이동혁이야?” “무슨 일인가요?” 동혁이 조용히 물었다. “네가 이동혁이
“선, 선도일!” 노무식은 선도일을 보자 너무 놀라 갑자기 눈꺼풀이 바르르 떨렸고 한기가 발바닥에서 이마로 치솟았다. ‘선도일.’ ‘염동철 밑에서 제 일인자라고 불리던 현우상을 참살해 버린 그 선도일이라니.’ 놀라 혼비백산한 노무식은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무릎을 꿇으려 했다. 바로 그때 선도일의 단검이 그의 턱을 치켜세웠다. 그 단검의 힘은 노무식이 무릎을 꿇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무릎 꿇지 말고 병원에 가서 무릎을 꿇어. 이제 30분 남았다.” 선도일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 “우민 도련님이 그놈은 진씨 가문의 쓸모없는 사위라고 하지 않았어? 왜 선도일까지 그놈을 대신해서 여기까지 온 거지?” 노무식은 완전히 멍해졌다. “형님, 이제 30분밖에 안 남았어요.” 옆에 있던 부하들의 말로 그는 정신을 차렸다. “빨리, 빨리 병원으로 가자!” 노무식은 미친 듯이 밖으로 돌진해 뛰어 나갔다. 약속한 한 시간이 다 되어갈 쯤에 급하게 서둘러 온 노무식이 병원에 도착했다. “헉, 헉, 이 선생님, 저 도착했습니다.” 노무식이 100미터를 전력 질주하듯 병실로 뛰어들어와 동혁 앞에 무릎을 꿇었을 때, 그는 지쳐서 숨을 헐떡였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마치 방금 물에서 건져낸 것 같은 모습이다. “네가 그랬다며? 우리 가족을 죽이겠다고?” 동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노무식은 겁에 질려 고개를 들었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그럴 일 없습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일단 다른 얘기부터 좀 하지.” 동혁이 차가운 음성으로 물었다. “내 형제 백항남의 유골을 네가 부하들에게 날려버리라고 했어?” “예, 그렇습니다.” 노무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랬지?” “3대 가문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습니다.” 노무식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전 백 선생과 아무런 원한이 없습니다. 만약 3대 가문이 사주하지 않았다면, 돈이 되는데 굳이 유골을 날려버리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