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서경아는 진루안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그에 진루안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저에게 저만의 방법이 있죠!""됐어요, 이따가 허튼소리만 하지 마요." 서경아는 그를 향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런 뒤 앞쪽의 경매를 담당하는 정사당의 고위 관료들을 쳐다봤다.이번엔 그녀도 이 땅을 낙찰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원래는 그저 평범한 땅에 불과해 십몇억에서 몇십억쯤 쓰면 그만인 땅이었다.하지만 별안간 정사당에서 그 땅을 주택 지구로 변경하는 탓에 땅값은 곧바로 열 배를 넘어 수십 배로 높아졌다. 이제는 몇십억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헛된 꿈이나 마찬가지였다.하지만 경매에 몇백억을 쓴다면,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느냐는 차치하더라도, 서씨 가문 안주인인 조영화부터 동의하지 않을 게 뻔했다. 서화 그룹의 주주들은 더더욱 동의할 리가 없었다.서씨 가문은 서씨 가문이었지만 서화 그룹은 온전히 서씨 가문의 산업이라고 할 수 없었다. 많은 주주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서씨 가문 어르신이 어디에 묻히는 지는 관심도 없었다."경아 씨?"그리고 그때, 깜짝 놀란 듯한 탄성이 옆에서 울렸다. 짜증 섞인 얼굴로 고개를 들었던 사람들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보자 이내 아부하듯 살랑거리기 시작했다."준서 도련님, 요즘 잘 지내세요?""어머, 도련님도 경매에 참가하려고요? 보아하니 전 오늘 빈손으로 가게 생겼네요.""누가 아니래요? 준서 도련님께서 나서시면 누가 감히 막을 수 있겠어요?"주위의 비지니스맨들은 하나같이 아부를 시작했다.비록 그들도 상류층 인사이긴 했지만 한씨 가문에 비하면 차이가 컸다. 게다가 한씨 가문의 한준서와는 더더욱 같은 급이 아니라 그저 아부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경매 회장에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심지어 한준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오직 동강시의 몇몇 재벌 가문과 고위 관료들밖에 없었다.심지어 마영삼마저도 한준서를 향해 곰살맞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해야 했다. 그에 한준서도 웃으며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땅을 위해 다들 아침 식사도 못 하셨겠어요, 하하."앞쪽 테이블의 중간에 앉은 남자가 호쾌하게 웃으며 작은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그는 동강시의 재무 대신으로 동강시의 고위 관료 중 한 명이었다. 이번 경매회를 책임지고 있는 자였고 그의 옆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비서와 재무과 직원들이었다."쓸데없는 이야기는 삼가고, 경매회를 시작하겠습니다!""먼저 진행될 경매는 바로 동성구의 땅입니다.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시작가는 300억 원입니다!" 그가 시작가를 선포하자 경매장 앞쪽의 탁자 앞에 앉은 정장 차림의 남자가 경매봉을 들고 손을 흔들었다."320억 원!""340억 원!""380억 원!"이내 가격이 빠르게 올라갔다. 그러다 가격이 500억 원에 다다랐을 때, 마지막 줄에 앉아있던 흰 셔츠 차림의 젊은 남자가 들고 있는 패를 흔들며 외쳤다. "520억 원!""양서빈이다. 양씨 가문의 도련님 말이야!""역시 양씨 가문에서 나섰네. 이번에는 우리에게 가망이 없네.""양씨 가문은 역시 대단하네. 520억 원이라니, 우리 같은 일반인은 구경도 힘들지."소곤대는 소리가 삼삼오오 들려오더니 이내 소란스러워졌고 분위기도 따라서 엄숙해졌다.진루안은 양서빈을 흘깃 쳐다봤지만 아는 얼굴은 아니었다. 하지만 서씨 가문에 온 여섯 가문의 선물 중에 양씨 가문의 것도 있었다.그것은 다 전광림이 준비한 것이었다. 그는 양씨 가문에 대해 몰랐고 당연히 양씨 가문에서도 진루안은 몰랐다.한준서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동강시의 상류층 인사 중에서 그와 양서빈은 우위를 가릴 수 없는 사이였다. 각자의 장점이 따로 있었다.이번에 양서빈이 나서 사람들에게 양씨 가문 도련님의 패기를 보여주었다.'하지만 우쭐하지 마, 이 한준서는 절대로 네게 지지 않을 테니까!'"낙찰입니다. 520억 원에 낙찰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양서빈 씨!" 경매봉을 들고 있던 남자는 탁하고 봉을 내리쳤다. 이제 이 땅은 양씨 가문의 소유가 되었다.경매가 시
"뭐 하는 거예요?" 서경아도 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녀가 사려는 것은 세 번째에 나올 교외의 땅이었다. 그런데 옆에서 진루안이 별안간 값을 부르니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걱정하지 말아요. 우린 돈 쓸 필요 없어요!" 진루안은 배시시 웃으며 서경아를 위로한 뒤 늙은 중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서경아는 진루안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 땅을 사봤자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서씨 가문이 부동산을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저 자식 미친 건가?""저 자식에게 무슨 돈이 있다고?""서씨 가문은 더 살기 싫대요? 갑자기 부동산이라니요?" 주위의 상류층 인사들은 하나같이 미간을 찌푸렸다. 만약 서씨 가문도 부동산 업계에 뛰어들게 된다면,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서씨 가문은 비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그래도 실력은 여전히 강한 가문이었다.양서빈과 한준서도 조금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멍청이란 말인가?저런 가격이 나오자 두 사람은 더 싸울 의지를 잃었다. 계속해서 값을 높이게 되면 이득은 전혀 없었다.이미 손에 넣은 땅이 있는 양서빈은 그다지 화를 내지 않았지만 한준서 분노가 터져 나왔다.진루안은 단박에 한씨 가문의 전략을 다 망쳐버렸다."너, 돈은 있어?" 한준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목소리는 아주 낮았지만 그 속에 담긴 분노는 누구나 알아챌 수 있었다.진루안은 덤덤하게 한준서를 쳐다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 "너랑 무슨 상관이지?""너…" 한준서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는 억지로 참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었다."720억 원!" 한준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값을 불렀다. 비록 돈을 벌지 못하지만, 손해만 보지 않는다면 그는 절대로 진루안이 한씨 가문의 작전을 망치게 둘 수 없었다."760억 원!" 진루안은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계속해서 값을 올렸다.순간,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심지어 앞에 앉은 재무 대
아까까지만 해도 그 말은 귓등으로 흘렸는데 이제는 믿을 수 있었다. 정말로 돈을 쓰지 않아도 이 땅이 진루안의 것이 된다고?"세 번째는 교외에 있는 부지입니다. 저희가 중요하게 밀고 있는 교외 주택 부지이지요. 앞으로 분명 노른자 땅이 될 겁니다. 시작가는 100억 원입니다!" 재무 대신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몹시 온화한 웃음을 지었다. 마지막 땅까지 소개한 그는 사회자에게 눈짓했다.사회자는 손을 들어 올리며 시작을 선포했다.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방금 전의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특히 진루안의 760억은 그들의 혼을 빼놓았다.순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재무 대신은 조금 난감해졌다. 설마 이 땅을 이렇게 날려버려야 하는 걸까? 이것은 그들 정사당의 여러 고위 관료들이 생각해 낸 것이라, 이대로 무산되면 체면이 깎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120억 원!"드디어 경악하고 있던 한준서가 정신을 차렸다. 그는 절대로 진루안과 서경아가 그 땅을 가져가 서씨 가문 어르신을 안장하게 둘 수가 없었다.그는 서경아가 자신의 앞에 무릎 꿇고 빌게 하고 싶었고, 진루안은 죽여버리고 싶었다!서경아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지금은 누가 됐든 간에 할아버지를 위한 묘지의 낙찰을 방해하는 사람은 다 적이었다.그때 그녀는 업무 중에만 나오는 기세를 펼치며 패를 들었다. "200억 원!"이 땅을 그녀는 반드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한준서는 입꼬리를 올려 비웃으며 다시 한번 값을 불렀다. "240억 원!""260억 원!" 서경아도 지지 않고 계속해서 값을 불렀다."300억 원!" 한준서는 느긋하게 계속해서 값을 불렀다. 그의 목적은 그저 서경아가 이 땅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데에 있었다.어찌 됐든 이 땅으로 그는 일부러 서경아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 심산이었다."당신…" 역시나 서경아는 분노를 드러내며 한준서를 노려봤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이건 공개경쟁이었고 돈이 없으면 값을 부르지 않으면 그만이었다.이번 경매에서 그녀가
진루안은 그들의 조롱과 모욕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한준서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천천히 들고 있는 패를 들어 올리며 담담하고 말했다. "600억 원!"특종이다!주위에 있는 기자들은 전부 벌떡 일어났다.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전부 진루안에게로 쏠렸다. 찰칵거리는 소리는 마치 이 순간을 영원히 사진에 담으려는 것 같았다.경매장을 나가고 나면 이 뉴스가 온 동강시는 물론 건성까지 뒤흔들 거라고 믿었다. 서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남루한 차림의 젊은이가 손안의 패를 들고 담담하게 600억 원을 외쳤다.나중에 가치가 얼마나 될지 모르는 교외의 부지를 위해 600억을 부른 것이다.이러한 용기에 자리에 있는 모두가 탄복했다.물론 경매회장 안의 많은 유명 인사들은 비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다들 진루안이 허세를 부른다고 생각했다.600억? 진루안에게 그만한 돈이 어디 있단 말인가?정말로 마 영감을 자선단체라고 생각하는 건가? 만약 정말로 마 영감이 지불한다면 두 번의 경매를 다 합치면 거의 1400억 가까이나 되었다.아무리 마 영감이라고 해도 1400억이나 되는 현금을 유통할 수는 없었다.그러니 저 진루안은 지금 돌을 들어 제 발등을 찍는 게 분명했다.한준서는 완전히 얼이 빠졌다. 진루안이 도대체 뭘로 이 땅을 살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그에게 정말로 무슨 배경이 있었다면 이윤희는 절대로 안명섭과 결혼했을 리가 없었고, 안명섭의 아이까지 임신할 리가 없었다.그러니 이 진루안은 분명 허세를 부리면서 결국 돈은 서씨 가문이 내게 하는 게 분명했다.하하, 진루안아, 마음껏 허세 부려. 그럴수록 서씨 가문에서는 널 더더욱 사위로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결국 서경아는 이 한준서의 여자가 될 게 분명해.서경아가 이 한준서의 여자가 된 다음엔, 히히, 격정적인 첫날밤은 필수였다!"600억 원 한 번? 600억 원 두 번? 600억 원 세 번?" 사회자가 연속 세 번 외쳤지만 값을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하는 수 없이
경매가 끝났다고 바로 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전액을 다 지불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우선은 경매가의 30퍼센트라도 지불을 해야만 떠날 수 있엇고 잔금도 한 달 내로 반드시 전부 지불해야 했다.30퍼센트라면 적어도 180억 원이었다.진루안에게 이 180억 원이 있을까?"제가 지불하죠." 서경아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진루안이 할아버지를 하루빨리 안치할 수 있게 도와준 거라고 생각하니, 사람들 앞에서 체면이 깎이게 둘 수 없었다.그리하여 서경아는 직원들에게 다가가 경매가를 치르려고 했다."잠깐!" 한준서는 코웃음을 치며 서경아를 막은 뒤 의미심장한 눈으로 진루안을 쳐다봤다. 한준서는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하신 진루안 씨, 낙찰받은 건 당신이잖아. 그러니까 지불도 당신이 해야겠지?""비록 서씨 가문의 데릴사위기는 하지만, 정말로 빌붙어 먹을 생각이었던 건가?""그런 거였으면 나서지 말았어야지. 멀쩡한 남자 행세하면서 말이야. 겉보기완 달리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네, 하하하." 그렇게 말한 한준서는 고개를 젖혀 가며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주위에 몰란 다른 유명 인사들도 곧장 웃음을 터트렸다. 그들의 웃음에는 조롱과 멸시가 담겨 있었다.데릴사위 주제에 빌붙어 먹는 것도 모자라 허세까지 부리다니, 부끄러운 줄을 몰랐다!오늘 진루안의 기세는 그들 모두를 뒤덮을 정도였으니 그들은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기회를 잡자 당연하다는 듯 진루안을 모욕했다."진루안 씨, 지불하시죠?""그러게요, 얼른 내셔야죠. 설마 돈이 없는 건 아니겠죠? 하하하하.""저 자식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해봐야 4만 원도 안 되는데, 어떻게 값을 치르겠습니까?" 주위에 있는 유명 인사들은 코웃음을 치며 한참을 비웃다, 흥미를 잃고는 전부 떠났다.그들은 이대로 진루안의 장단에 맞춰 줄 시간 따위는 없어 한준서에게 눈인사를 한 그들은 이내 등을 돌려 떠났다.이내, 경매회장에는 진루안과 서경아 그리고 마영삼과 양서빈밖에 없었다.양서빈도 진루안과 서
"어떡하지? 뉴스가 재미가 없어졌네." 한 기자의 구시렁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속에서 불만이 차오른 그는 진루안이 너무 미웠다.준비를 다 했는데 고작 이거라니?"아니면, 반대로 적읍시다!" 한 여자가 차갑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극에 달한 분노는 용기를 북돋아 주는 법이었다."반대로요? 어떻게요?""아예 진루안이 부자인 척하기 위해 서경아와 서씨 가문을 곤경에 빠트린다고요. 부자 행세를 해놓고 결국 지불은 서경아가 했다고 적는 거죠." 여기자는 실성한 듯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지금 이 뉴스로 동강시의 유명한 기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었다."그래, 그렇게 씁시다. 저 사람 명성을 떨어트리면 저희 뉴스도 볼거리가 있겟죠."기자들은 그렇게 상의한 뒤 만족스러워하며 등을 돌려 떠났다. 드디어 뉴스거리가 생겼다.게다가 수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킬 게 뻔했다. 그리고 가장 분노할 사람들은 서씨 가문 및 서화 그룹의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했다.그리고 이 뉴스는 서화 그룹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게 뻔했다.흥, 언론은 원래 무관의 제왕이었다. 그들은 늘 이러길 좋아했지만 그 누구도 뭐라 하지 못했다.서경아와 진루안은 그 기자 몇 명이 이미 그들에게 엄청난 문제를 가져오고 서화 그룹에 거대한 위기를 가져다주었다는 건 전혀 모르고 있었다.직원 앞에서 서경아는 카드를 꺼내 선금을 치르려 했지만 진루안이 막아섰다."제가 할게요. 제가 낙찰받은 건데 당신이 내게 할 수는 없죠!" 이 순간의 진루안은 더없이 진지하고 엄중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은 전혀 아닌 듯했다.서경아는 그런 진루안의 모습에 깜짝 놀라 얌전히 옆에 서 있었다.이내 진루안은 옷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한 수표 한 장을 꺼내더니 그 위에 600억이라고 적었다.이건 일시불로 값을 치르는 것이라 어떠한 후환도 없었다."수표의 진위가 의심된다면 지금 당장 화연 은행으로 가 확인해 보죠!" 진루안은 수표를 직원에게 건네며 덤덤하게 말했다.직원은 당연히 믿을 수가 없어 얼
한준서의 분노와 살기를 진루안은 본 체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오직 서경아의 기분만 신경 쓰고 있었다.어찌 됐든 교외의 부지를 낙찰받고 나니, 서경아는 드디어 마음이 좀 놓였다. 진루안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두 사람을 본 마영삼은 눈치껏 먼저 자리를 떠났다. 만약 더 늦었다가는 진루안은 그가 평생 후회하게 만들었을 것이다.마세라티 안, 진루안은 여전히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서경아는 운전을 했다.30분 뒤, 마세라티는 서화 그룹 빌딩 앞에 멈췄다."당신, 그 돈 어디서 나온 거예요?"서경아는 진심으로 궁금했지만 의아함이 더 컸다. 그녀는 늘 진루안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게 무너지 알 수가 없었다.진루안은 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을 가져온 걸까?안명섭의 결혼식에서 진루안은 포대 자루에 돈을 담아왔다. 어쩐지 진루안은 처음부터 돈이 부족하지 않는 것처럼 굴었다. 그리고 오늘 아예 600억 원을 일시불로 지불했다. 그것도 국제적인 화연 은행 수표로 말이다.화연 은행에 돈을 저금할 수 있는 사람들은 보통 신분이 아니었다. 진루안은 겉보기에는 비록 남루해 보이지만 그의 분위기는 절대로 곤궁한 사람이 아니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할아버지께서 드디어 안치될 수 있다는 거죠, 아니에요?"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신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가끔은 비밀이 있는 편이 더 매력적이었다.게다가, 서경아가 지금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할아버지의 안치이지 자신의 재산이 아니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서경아는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맞아요, 드디어 할아버지를 안치할 수 있게 됐어요."서경아는 눈시울이 조금 젖어 들었다. 최근 한동안 그녀는 오늘처럼 마음이 놓인 적이 별로 없었다. 이제 할아버지를 안치하고 나면 그녀도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경아 씨, 저 상의할 거 있어요." 진루안은 진지하고 진중한 얼굴로 서경아를 보며 말했다.서경아는 이렇게 진지한 진루안은 본 적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