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설은아는 아침 일찍 여느 때처럼 대모산 리조트 공사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텅 빈 공사장을 보며 인부도 없고 직원들도 오지 않아 설은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제 하현이 오늘 모든 것이 쉽게 해결 될 것이라고 말했을 때 그녀는 조금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어제와 똑같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 생각에 미치자 은아는 쓴 웃음을 지었다. 설은아, 설은아,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하현이 정말 그렇게 능력이 있었다면 어떻게 데릴사위가 될 수 있었겠어?때때로 은아는 하현이 도대체 어떻게 해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설씨 집안에서 그런 비난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안색 하나 안 바뀔 수가 있을까?은아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을 바로 그 때 승합차 한 대가 도로변에 조용히 멈춰 섰고 차 안에서는 누군가 망원경을 들고 끊임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용 형님, 저기 설은아가 있습니다.”“가서 잡아와. 지금 다른 직원들은 아직 출근을 안 했네. 사람이 많아지면 처리하는 게 어려워져.”용은 담배를 물고 사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잠시 후 공사장 입구에 업무용 차량 한 대가 멈춰 서자 은아는 혹시 시공사가 왔나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았을 때 은아는 순간 일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건들건들해 보였고 딱 봐도 좋은 사람들 같아 보이지가 않았다. 게다가 대도 경수 사람들도 아니었다. 대도 경수 사람들은 감히 자기 눈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데 어찌 휘파람을 불며 걸어올 수 있겠는가?설은아는 주위를 둘러보며 혼자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약간 후회가 됐다. 이때 그녀는 애써 침착한 척을 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들 누구야? 여기 공사 현장인 거 몰라? 함부로 들어오면 경비원 부를 거야!”“미녀님, 형님들이 벌써 다 알아 봤습니다. 여기는 경비원이 없어요. 지금 근무시간이 아니잖아요!”“하지만 걱정 마세요.
“세자님, 이 일은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변백범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하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길바닥 일은 자신이 나서는 것이 별로 좋지 않았다. 변백범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했다. 게다가 하현은 이 일이 뭔가 잘못된 점이 있다는 것을 예리하게 알아차렸다. 누군가 소씨 가문과 전쟁을 벌이려고 서두르는 것 같았다. 변백범이 떠난 후 하현은 우윤식을 찾아왔다. 우윤식은 지금 남원에서 전화 한 통이면 황보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우윤식이 차를 몰고 하현을 황보의 집 아래층까지 데려다 주었다. 황보는 지금 집에 있었다. 그의 곁에는 키가 큰 비서가 그의 얼굴에 난 상처를 닦고 있었다. “황 사장님, 누가 이렇게 모질게 손을 댔어요? 말 해보세요. 제가 가서 한대 때려 줄게요!”비서가 간드러지게 입을 열었다. 황보는 껄껄 큰 소리로 웃으며 오른손으로 비서의 몸을 매섭게 내리치며 말했다.“멍청한 년, 네가 뭘 알아? 이런 걸 보고 와신상담이라고 하는 거야!”“너 어르신이 맞았다고 생각하지 마, 이 일을 마치고 나서 얻게 되는 이득은 네 상상을 훨씬 뛰어넘을 거야!”“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고요?”비서는 황보에게 마시지를 하며 애교 있게 입을 열었다. “황 사장님, 지금 이미 남원 원자재 시장의 왕인데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 수 있어요?”황보는 평소 차분한 편이었지만 지금은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만약 소씨 집안이 무너져서 남원 부동산 시장이 내 손에 떨어지게 되면 상상을 초월할 일 아니겠어?”여비서는 잘 버티고 있다가 이때 몸에 힘이 쫙 풀렸다. “왕 사장님 그때가 되면 저 잊지 마세요!”“그럼 당연하지, 어르신이 그때가 되면 너한테 별장 두 채를 선물해 줄게. 한 채는 살고, 한 채는 구경하고, 너는 즐기기만 하면 돼!”이때 황보는 정말 기뻤다. 오늘 일만 잘 성공하고, 앞으로 모든 일이 하경원의 계획대로 진행이 되면 자신이 윗자리에 오르는 것도 멀지
황보는 계획대로라면 설은아가 지금쯤 웃는 용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 그는 머리를 부여 잡고 냉소하며 말했다.“폐물, 네 아내가 내통하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네 아내가 잡혔으면 가서 네 아내를 찾아! 나한테 와서 뭘 하는 거야?”이때 황보의 키다리 비서도 걸어 나왔다. 그녀는 하현을 위협하며 말했다.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우리 황 사장님을 감히 때리다니? 너 우리 황 사장님 전화 한 통이면 구역 수사반장이 너 잡아 간다는 거 몰라?” “내가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너희들이랑 쓸데없는 말을 할 마음이 없어.”“내가 한 마디만 더 묻겠는데 내 아내 설은아, 네가 사람 시켜서 잡아 간 거야?” 하현은 차디찬 기색이었다. “하현, 그렇게 말을 하려면 증거를 대야지! 나는 정직한 장사꾼이야! 그런 일은 할 수 없지!”“내 말 잘 들어. 네가 다시 나를 그렇게 비방하면 나도 똑같이 할거야!”황보는 하현을 가리키며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마음이 약해져서 하현이 자신을 때렸던 것을 나무라는 것을 잊어버렸다. “좋아, 내가 잠시 들어주지. 하지만 만약 이 일이 너랑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으면 나는 너를 아주 보기 흉측하게 죽일 거야.”“게다가 네가 내 아내를 건드린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이 일을 다 처리한 후에 다시 너와 결판을 낼 거야!”하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떠났다. 하현이 떠나는 것을 보고 황보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문을 닫았다. “황 사장님, 저 사람 누구예요? 어쩜 이럴 수가 있어요! 맥주병으로 사람을 때려 눕히다니?”비서가 겁에 질린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 사람은 정신병이 있어. 상대하지 마. 내가 자리에 오르면 바로 죽여 버릴 거야!”황보는 지금 이를 갈았다. 하지만 그도 바보가 아니었다.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계획을 망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지금 함부로 입을 놀려서 하경원이 준비해 놓은 것들
은아의 말에 웃는 용 뒤에 있던 몇 명의 동생들은 크게 웃기 시작했다. 이때 어떤 사람이 참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 “설은아, 너 정말 여전히 주전부리가 되고 싶은 거야? 감히 용 형님을 협박하다니?”“요즘에도 이렇게 간이 큰 사람이 있다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우리 용 형님의 수법을 네가 본 적이 없구나. 그렇지 않았다면 너는 지금쯤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을 거야!”“용 형님, 보니까 이 계집애한테 너무 인자하신 거 같아요. 이 여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목숨만 반쯤 남겨두면 될 거 같은데요!” 이 건달들은 하나같이 악랄했다. 분명 그들은 이런 일들을 해 본 경험이 있었다. 웃는 용은 손을 내저으며 은아 앞으로 다가가 은아의 턱을 들어 올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꼬마야, 나 웃는 용이 길바닥에서 오랫동안 지내봤지만 나한테 이렇게 잔인한 말을 한 사람은 처음이야!” “너는 오래 사는 게 싫어?”“너 하 세자가 며칠 전에 청혼한 일 알고 있지?”은아는 하 세자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 세자가 청혼한 상대가 누군지 나한테 말해 주고 싶어서 그래?”웃는 용은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알고 있으면 빨리 날 풀어줘!”은아는 조금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아하하하!”웃는 용은 배꼽이 빠지도록 크게 웃었다. 곧이어 그는 은아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더니 그녀를 내던졌다. “이 년아, 네가 감히 하 세자로 나를 협박하는 거야!? 너 정말 어르신이 너 때문에 놀랄 줄 알았어?”“하 세자가 너한테 청혼한 것은 맞지만 이미 네가 거절하지 않았어?”“너는 그렇게 큰 인물이 자기를 거절한 여자를 위해서 나설 거 같아?”“너는 생긴 건 멀쩡해가지고 어쩜 이렇게 멍청해? 이럴 때 네가 무릎 꿇고 나한테 좋은 오빠라고 부르면 마음이 약해져서 내가 너를 놔 줄 지도 모르지.”“근데 날 협박해? 너 죽고 싶어!”은아는 절망했다. 그녀는 웃는 용이 이 일들을 다 알고
곧 황보가 왔다. 그와 웃는 용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약간 근심 어린 기색을 띠었다. 남원 길바닥에 새롭게 부상한 보스 변백범은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다. 듣기로 그의 뒤에도 귀인이 한 명 있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남원 길바닥의 왕인 홍인조도 꺼린다고 한다. 이런 길바닥 보스가 찾아 온다고 하니 이 두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혹시, 경원 도련님께 조언을 구해 볼까?”황보가 따져보며 입을 열었다. 웃는 용의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다. 그는 하경원의 습관을 알고 있었다. 그는 항상 결과만 보지 과정은 묻지 않는다. 이런 일로 그에게 조언을 구하다니, 그야말로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다. 게다가 웃는 용은 지금의 하경원이 변백범을 제압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치가 않았다. 두 사람이 고민하고 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변백범이 왔고, 하현도 함께 왔다. 웃는 용이 제일 먼저 하현을 주시하며 노려보았다. 이 놈은 도대체 어디서 튀어 나온 것인가?변백범 앞에서 돌아다니다니?설마 변백범의 새로운 경호원인가?“범 형님, 무슨 분부를 내리시려고 하시는 지 모르겠네요?”이때 웃는 용은 감히 많이 묻지 못하고 몸을 굽히며 입을 열었다. 변백범은 차가운 눈으로 웃는 용을 쳐다 보았고, 또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황보를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너, 내 형수님께는 어떤 것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우리 형수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빠지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형수님!?이 호칭을 들은 순간 웃는 용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 변백범이 형수라고 부르다니? 도대체 이 설은아는 어느 귀인의 여자인 거지?원래 이것은 그와는 무관한 일이었지만 그는 이미 은아를 잡아왔고 만약 변백범의 전화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는 벌써 손을 댔을지도 모른다. 이 생각을 하니 웃는 용의 등에는 식은 땀이 ‘확확’ 솟아 났다. 자기가 아직 허튼 짓을 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왜냐하면 하현에게서 그는 일종의 말하기 어려운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치 당시 그가 하경원 앞에서 무릎을 꿇었을 때와 같았다.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뭣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이 카리스마가 하경원 보다 더 강한 거지? “말해봐. 황보가 내 아내한테 뭘 할 작정이었어?”하현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웃는 용은 부들부들 떨렸지만 사실대로 말했다.“그가 하는 말이 하 세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가 어떤 지 한번 보고 싶다고 했어요.”“게다가, 게다가 그의 뒤에는 일류 가문 소씨 집안이 있어서 아무도 감히 그를 건드릴 수 없다고 했어요!”웃는 용의 이 말을 듣고 황보는 온몸에 식은 땀을 흘렀다. 하지만 이것 역시 그들 계획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때 황보는 오히려 자기도 모르게 자기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너 이거 황보가 스스로 생각한 게 확실해?”변백범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범 형님, 당연히 확실하죠. 이놈이 저에게 적지 않은 돈을 줬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저도 배짱 있게 이런 일을 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웃는 용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계속 입을 열었다. 하현이 웃는 용을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너 내 앞에서 허튼 소리 했다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 지는 확실히 알고 있지?”“감히, 감히 그럴 리가요!” 웃는 용은 식은 땀을 흘렸다. 그는 들킬까 봐 정말 두려웠다. “어느 손으로 내 아내를 건드렸어?”하현이 질문을 바꿨다. 웃는 용은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현의 카리스마 앞에서 그는 또 너무 무서웠다. 이때 그는 오른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이, 이 손입니다.”“이 손으로 어떻게 했어?”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형수님을 때렸습니다.”웃는 용은 와들와들 떨며 말했다. “그럼 이제부터 너는 왼손잡이가 돼라.” 하현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변백범은 살을 에는 듯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나와 땅에서
처절한 비명 속에. 황보는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주저 앉았고, 지금 심하게 떨고 있었다. “말 할게요. 뭐든 다 말 할게요!”“저희 뒤에 있는 사람들은 소씨 집안 사람들이 아니에요. 소가는 그럴 능력이 없어요.”“저희 뒤에 있는 사람은 하씨 집안, 하경원이에요!”“하경원이야?”하현이 웃었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감히 설은아에게 손을 댔는지 정말 궁금했었다. 하경원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제 와서 보니 내가 지난 번에 너무 많이 봐줬네.”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전화해서 전해. 10분 내로 나타나지 않으면 죽는 것보다 백배나 더한 고통을 겪게 될 거라고.”황보는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들부들 떨며 전화를 걸었다. 10분도 안돼서 휠체어 한대가 현장에 나타났다. 하경원은 온몸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에 앉아 있었지만 보통 사람과는 비교가 안 되는 의연한 기개가 있었다. “하경원, 저번에 나한테 했던 말 기억해?”하현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기억해.”하경원은 쓴 웃음을 지었다. 당시 이일해와 사람들이 물러났을 때 그는 스마트 밸리에 가서 사과를 했었다. 그 장면이 눈에 선한데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나를 건드려도 나는 별로 개의치 않는 다는 거 너도 잘 알 거야. 하지만 은아는 원래 우리 일과는 상관이 없어. 그런데도 사람을 시켜서 은아에게 손을 대게 했으니 나한테 뭐라고 해명할거야?”하현이 말했다. 하경원은 음침하고 차가운 표정이었다. 곧 이어 그는 총을 꺼내 자신의 왼손을 향해 직접 방아쇠를 당겼다.“쾅______”거대한 소리가 울렸고, 하경원의 팔뚝이 순식간에 잘려나갔다. 하지만 오히려 그는 무표정이었다. 웃는 용은 이 장면을 보며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빽도 이 분 앞에서는 감히 조금도 거역할 수 없었다. 자신이 방금 눈에 띄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벌써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 이 광경
은아가 입을 열지 않자, 황보는 은아가 화가 난 줄 알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재빨리 말했다. “만약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이 프로젝트의 모든 원자재를 저희 쪽에서 무료로 공급해 드리겠습니다!”“저희의 작은 성의이니 받아주셨으면 합니다!”황보의 태도를 보고 다른 몇몇 공급업체들도 똑같은 모습을 취하며 하나같이 머리를 땅에 쿵쿵 부딪혔다. 이 사람들은 이 일로 웃는 용이 어떻게 됐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씨 대문호의 하경원마저도 팔을 끊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들이 비겁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설마 죽기를 기다리란 말인가? 은아는 지금 이 사람들이 미쳤다고 밖에는 딱히 설명할 말이 없었다. 엊그제만 해도 어쩌고 저쩌고 자기를 협박하더니 지금 어떻게 순순히 무릎을 꿇은 것인가? 거기다 네가 우리 원자재를 받아주지 않으면 우리는 일어나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이때 하현은 만두 봉지를 들고 먹으면서 걸어 나왔다. 하현을 보자 황보와 사람들은 더욱 심하게 몸을 떨었고, 위아래 옷이 모두 젖었다. “하 선생님, 이것은 저희의 작은 성의입니다. 설 아가씨를 잘 설득해 주셔서 받아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황보는 부들부들 떨었지만, 그도 하현이 정확이 어떤 신분인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전설의 데릴사위는 아닐 것이다. 그러자 하현이 말했다. “은아야, 기왕 이 사람들이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받아줘. 지금 다른 곳에 가서 찾는 것도 힘들고, 공사 진행 속도에도 영향이 있잖아.”하현의 이 말을 듣고 은아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다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어젯밤 너였어?”하현은 웃으며 부인했다. 기왕 은아를 호족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상 너무 일찍 알려지지 않는 것이 더 나았다. 하현이 대답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은아의 얼굴엔 의심의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하 세자가……”“분명 그 일거야. 필경 대모산 리조트 프로젝트는 천일그룹 지분이 51%나 들어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