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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은아가 입을 열지 않자, 황보는 은아가 화가 난 줄 알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재빨리 말했다.

“만약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이 프로젝트의 모든 원자재를 저희 쪽에서 무료로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저희의 작은 성의이니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황보의 태도를 보고 다른 몇몇 공급업체들도 똑같은 모습을 취하며 하나같이 머리를 땅에 쿵쿵 부딪혔다.

이 사람들은 이 일로 웃는 용이 어떻게 됐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씨 대문호의 하경원마저도 팔을 끊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들이 비겁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설마 죽기를 기다리란 말인가?

은아는 지금 이 사람들이 미쳤다고 밖에는 딱히 설명할 말이 없었다.

엊그제만 해도 어쩌고 저쩌고 자기를 협박하더니 지금 어떻게 순순히 무릎을 꿇은 것인가?

거기다 네가 우리 원자재를 받아주지 않으면 우리는 일어나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이때 하현은 만두 봉지를 들고 먹으면서 걸어 나왔다.

하현을 보자 황보와 사람들은 더욱 심하게 몸을 떨었고, 위아래 옷이 모두 젖었다.

“하 선생님, 이것은 저희의 작은 성의입니다. 설 아가씨를 잘 설득해 주셔서 받아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황보는 부들부들 떨었지만, 그도 하현이 정확이 어떤 신분인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전설의 데릴사위는 아닐 것이다.

그러자 하현이 말했다.

“은아야, 기왕 이 사람들이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받아줘. 지금 다른 곳에 가서 찾는 것도 힘들고, 공사 진행 속도에도 영향이 있잖아.”

하현의 이 말을 듣고 은아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다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젯밤 너였어?”

하현은 웃으며 부인했다.

기왕 은아를 호족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상 너무 일찍 알려지지 않는 것이 더 나았다.

하현이 대답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은아의 얼굴엔 의심의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하 세자가……”

“분명 그 일거야. 필경 대모산 리조트 프로젝트는 천일그룹 지분이 51%나 들어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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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말하던 진홍헌은 하현을 너무 사지로 몰아넣지는 말자고 생각했는지 한 발 물러섰다.“이 자리에서 당장 물건을 꺼내라고 강요하지는 않겠어. 위층에 있는 금정 쇼핑센터에 가서 뭔가를 살 시간을 주지. 두 시간이야!”“우린 여기서 기다릴 테니 뭐라도 사 와 봐!”자신의 오빠가 한 말에 진홍민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우리 내기할까?”“두 시간이면 부족하지 않겠어?”“그렇다면 그냥 무릎 꿇고 빌어. 빌면 두 달도 더 줄 수도 있어!”“그때는 장기라도 팔아야 할 거야!”“하지만 촌뜨기의 장기가 뭐 얼마나 값어치가 있겠어! 하하!”진홍민은 눈앞에 보이는 것이 없는지 한껏 비아냥거리며 웃었다.십억이 뉘 집 개 이름이란 말인가?많은 사람들은 평생 벌어 보지도 못하는 돈이다.하현은 볼품없는 촌뜨기인데 두 달은 고사하고 평생을 줘도 못 만져 볼 돈이었다.“두 시간도 안 걸려. 지금 바로 설유아에게 줄 선물을 가져올 수 있어.”하현은 그들의 비아냥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품에서 왕인걸이 준 선물 상자를 꺼냈다.왕인걸한테 받을 때 하현은 슬쩍 상자를 열어 보았었다.그 안에 든 것은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비록 하현이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왕인걸이 건넨 선물이었으니 가히 대단한 물건이 아닐 수 없었다!적어도 진홍헌이 준비한 물건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장담했다.“선물?”진홍헌은 싸늘한 눈초리로 눈을 힐끔거렸다.“보아하니 설유아한테 줄 생일 선물을 준비한 것이로군.”“그런데 당신이 뭘 준비할 수 있었겠어? 기껏해야 몇백만 원짜리 반지? 아니면 목걸이?”“가난한 사람들이 체면치레하려고 일부러 무리하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선물이 있으면 어서 꺼내 봐! 쭈뼛거리지 말고 어서!”“꺼내지 않으면 그 안에 마늘이 들었는지 보석이 들었는지 누가 알겠어?”무리를 지은 사람들은 모두 입을 크게 벌리고 비웃었다.하현이 분명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십억

  • 재벌 사위면 될까?   4090장

    진홍헌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화를 내고 싶어도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잠시 후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겨우 평정을 되찾았다.그는 자신의 고귀한 신분을 생각하며 이런 촌뜨기한테 섣불리 화를 내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진홍헌!”“마침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만난 김에 경고 하나 하지!”“설유아가 솔로이든 아니든. 설유아가 마음에 품은 사람이 내가 맞든 안 맞든 간에.”“이런 식으로 윽박지르는 거, 설유아가 가장 싫어하는 거야!”“앞으로 당신은 설유아를 좀 멀리하는 게 좋겠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그때 가서 날 원망해도 아무 소용없어!”하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두 남매를 주시했다.하현의 날선 눈빛과 매서운 경고의 말이 서늘하게 두 남매를 압박했다.진홍헌은 순간 온몸에 오한이 났고 마음속에서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두려움에 정신이 아찔할 지경이었다.하지만 그는 죽을힘을 다해 정신을 다잡았다.그는 수조 원 자산의 중천그룹 아들인데 어떻게 이런 촌뜨기를 두려워할 수 있겠는가?“하 씨!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설유아를 대신해서 그런 결정을 내리는 거야?”진홍민도 완전히 격노한 얼굴로 말했다.“방금 내가 이미 당신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라고 했어!”“당신은 설유아의 남자도 아니고 그냥 설유아의 형부일 뿐이잖아!”“그것도 데릴사위!”“설 씨 집안에서 먹고 마시고 편하게 지내는 한량 주제에 어디서 주제넘게 형부 노릇을 하겠다는 거야?”“염치도 모르는 놈!”“감히 우리 오빠한테 대들어?”“설유아는 우리 오빠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야. 우리 오빠의 여자가 될 수밖에 없어!”“우리 오빠가 실수로 가짜를 샀다고 해도 정말로 우리 오빠는 십억을 썼다고!”“뭘로 우리 오빠랑 비교를 하겠다는 거야?”“데릴사위 주제에 처제를 위해 나서겠다고? 허! 그게 가당키나 한 것 같아?”“설유아한테 뭘 해 줄 수

  • 재벌 사위면 될까?   4089장

    하현은 사랑의 정표라고 하는 다이아몬드를 쥐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다이아몬드?”“십억?”“그 말인즉슨 이것도 결국은 유리구슬이라는 거잖아?”“촌뜨기는 촌뜨기야. 유리와 다이아몬드도 구별하지 못하는 식견이라니!”진홍헌은 하현을 보며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다이아몬드는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야.”“그래서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한 사랑이라는 말이 나온 거야...”“그래?”진홍헌이 더 많은 말을 늘어놓기 전에 하현은 그의 말을 끊은 후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차칵’ 하는 소리와 함께 다이아몬드가 가루가 되어 하현의 손가락 사이로 흩어졌다.하현은 물티슈를 꺼내 손가락을 닦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사랑이 다이아몬드보다 강하다며?”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모두들 무슨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막막한 얼굴로 멍하니 눈앞의 상황을 지켜보았다.정상적인 다이아몬드라면 아무리 센 망치로 쳐도 절대 가루가 될 수 없다.그럼 이게 정말 유리조각이라는 것인가?아니, 유리조각이라고 해도 그렇지!어떻게 맨손으로 가루를 만들 수가 있는 것인가?순간 하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두려움과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오직 설유아만이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분명 형부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던 듯했다.그녀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진홍헌은 가능한 한 도덕적으로 그녀를 납치해 그녀의 승낙을 얻으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은 거칠 것 없이 그의 얼굴을 때린 셈이었다.진홍헌의 체면은 조금도 안중에 두지 않은 것이다.이 원한!절대 참을 수가 없었다!“짝짝짝!”하현은 손뼉을 치며 손에 묻은 가루를 털어내었다.동시에 그는 진홍헌에게 반응할 기회도 주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진홍헌. 당신이 이 물건을 사는데 얼마나 썼는지는 모르겠지만.”“방금 사람들이 똑똑히 봤듯이 이 물건은 아주 질이 나쁜 유리조각일 뿐이었어!”“이런 걸 가지고 와서 십

  • 재벌 사위면 될까?   4088장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당신은 나한테 말했지. 백억! 백억이면 썩 꺼진다고?!”“이제 다시는 설유아를 괴롭히지 않는 거지?”“개자식! 당신이 뭔데 자꾸 확인을 하고 그래?”진홍민이 나서며 거들먹거렸다.“우리 오빠가 어떤 신분인지 알기나 해?”“어디서 감히 우리 오빠를 거들먹거리는 거야?”진홍헌도 사납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개자식! 정말 나와 맞서고 싶어?”그는 하현이 백억을 절대 가져올 수 없다고 믿었다.설령 정말로 내놓는다고 해도 그가 이 조건을 들어줄 리가 없다.설유아 같은 아름다운 여인을 얻는 것이 그리 간단할 리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설유아도 탐이 났지만 그녀 뒤에 떡 하고 버티고 있는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대구 정 씨 가문이야말로 진홍헌이 탐을 내는 것이었다.하현은 진홍헌을 완전히 단념시키기로 결심했고 앞으로 나서며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돈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오늘 당신은 설유아를 괴롭혔기 때문에 난 절대 예의 같은 거 차리지 않을 거야.”“지금 협박하는 거야?”진홍헌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누군지 알긴 알아? 여자를 사이에 두고 나랑 싸우자는 거지?”“난 중천그룹 아들이야. 우리 집 자산은 수조 원이나 돼!”하현도 매서운 눈초리로 되받아쳤다.“난 설유아가 마음에 품은 사람이야.”“나 진홍헌은 열여덟 살에 북화대학에 입학했고 스무 살에 복수 학위를 취득했어. 그리고 스물네 살에 노국에 있는 복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땄어!”“난 설유아가 마음에 품은 사람이야.”“나 진홍헌은 중천그룹 아들이고 내 이름으로 18개의 기업이 있어. 내 사업은 대하 각지에 퍼져 있지.”“난 설유아가 마음에 품은 사람이야.”“나 진홍헌은 평생 먹고 놀아도 될 만큼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어.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하지!”“난 설유아가 마음에 품은 사람이야.”진홍헌은 기세등등한 자태로 또박또박 한 마디도 밀리지 않고 사람을 몰아붙였다.하지만 경박

  • 재벌 사위면 될까?   4087장

    ”이, 이 남자 누구야? 설마 저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는 아니겠지?”“너무 평범하게 생겼는데?”“딱 봐도 촌놈처럼 생겼잖아? 어디서 저런 놈이 튀어나온 거야?”“아니, 얼굴도 저렇게 예쁜데 왜 저런 남자를 좋아해?!”“왜 스스로 신분을 낮추려고 저러는 거야? 뭐 하러 저런 망나니랑 어울리냐고?”“저런 촌뜨기와 함께 고생하며 산다면 무슨 행복이 있겠어?”“그러니까 말이야! 진 도련님이 이렇게 멋지고 돈도 많은데, 게다가 당신한테 일편단심이잖아! 영광스럽게 생각해야 해!”많은 사람들이 모두 이러쿵저러쿵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모두들 진홍헌을 두둔하는 말뿐이었다.허영을 사랑하는 것이 세상의 본성이니까 그럴 만도 했다.예쁜 여자들은 아주 못마땅한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감히 이 녀석이 진홍헌의 여자를 빼앗으려 해?정말 주제넘어도 한참을 넘었군!낯선 남자가 나타나 설유아와 친근한 듯 말을 주고받자 진홍헌의 눈빛은 경멸로 가득 차올랐다.그는 직접 수표 한 장을 품에서 꺼내 숫자를 쓱쓱 휘갈기고는 책상 위에 떨어뜨렸다.“십억이야! 당신 같은 촌뜨기가 평생 뼈빠지게 일해 봐야 만질 수도 없는 돈이야!”“얼른 이 수표 가지고 썩 꺼져! 얼른 설유아 곁에서 떨어지라고!”시원시원하고 박력 있는 모습에 현장에 있던 여자들은 모두 진홍헌의 이름을 외쳤다!한껏 흥분한 여자들은 진홍헌의 사랑을 받고 서 있는 설유아가 마치 자기 자신이라도 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툭!”하현도 수표 한 장을 꺼내 숫자를 쓰고는 바로 진홍헌의 얼굴에 수표를 내리쳤다.“백억이야! 이제 꺼져!”백억?꺼지라고?모두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이 정신 나간 게 아닌가 의심하는 눈초리가 사방에서 쏟아졌다.진홍헌이 십억을 내놓은 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중천그룹의 아들이었고 재산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다.하늘을 뚫은 기세로 거만하다는 건 말해 봐야 입 아플 정도였다.하지만 하현이 백억을 꺼내 진홍

  • 재벌 사위면 될까?   4086장

    ”당신이 대답하지 않으면 난 일어나지 않을 거야!”말을 하면서 진홍헌은 이미 반쯤 무릎을 꿇고 있었다.그는 진지한 표정, 애틋한 눈빛으로 사랑을 구하지 못하면 조금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마치 설유아가 그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으면 땅에 머리라도 박을 기세였다.“설유아, 어서 대답해! 뭐 하는 거야?”“맞아! 진홍헌이 저렇게까지 무릎 꿇었는데 뭘 망설이는 거야? 저러다 무릎이라도 까지면 어떻게 할 거냐고?”“무릎을 꿇었는데도 대답을 하지 않다니! 너무 양심 없는 거 아니야!”“만약 진홍헌이 그런 당신한테 화가 나서 마음이 상해버리면 어떻게 할 거야?”“사람이 왜 그래? 저렇게까지 하는데 받아줘야 하는 거 아니야?”이때 십여 명의 여자들이 모두 설유아를 호통치며 야단법석을 떨었다.진홍헌 같은 부잣집 도련님한테 고백을 받다니!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그런데 그녀는 행복한 줄도 모르고 굴러들어 온 복을 발로 뻥 차려고 하다니?거절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세상 물정 모르는군!여자들의 말에 비춰 보자면 설유아는 승낙은 고사하고 당장 옷을 벗고 진홍헌에게 뛰어들어야 마땅할 것 같았다!여자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설유아의 얼굴이 더욱더 창백해졌다.그녀는 많은 부잣집 사람들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행태를 보아 왔다.그러나 진홍헌처럼 뻔뻔하고 무례한 사람은 처음이었다.동창이라는 신분을 내세워 거리낌 없이 자신을 협박하다니!이로 인해 설유아는 진홍헌에 대한 인상이 더욱 나빠졌다.자신의 오빠가 미녀를 성공적으로 손에 넣기 위해서, 그리고 중천그룹에 대구 정 씨 가문이라는 큰 태산을 연결하기 위해서 진홍민은 비길 데 없이 열심히 열을 올리는 것이다.“대답해! 설유아.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서 빨리 대답하라고!”그녀는 주변에 있던 여자들에게 눈짓으로 설유아에게 계속 압박을 가하라고 부추겼다.아마 옆에서 계속 이렇게 압박을 하면 설유아처럼 사회 경험이 없는 여자는 결국 응할 것이라고 믿

  • 재벌 사위면 될까?   4085장

    하현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이 장면을 지켜보다가 한 걸음 내디뎠다.설유아는 진홍헌의 구애를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협박까지 받은 것이다.이 시점에서 하현은 형부로서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그러나 하현이 막 발을 내디뎠을 때 방금 설유아의 앞을 가로막았던 그 남자들이 하현의 앞길을 막아섰다.키가 1미터 90센티미터에 가까운 남자는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사나운 얼굴로 말했다.“지금 진 도련님이 고백하는 거 못 들었어요?”“관계자 외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말을 하면서 남자는 하현을 밀어내며 어서 물러가라고 했다.하현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설유아는 내 동생인데 무슨 자격으로 당신들이 날 못 들어가게 하는 거죠?”“동생?”양복 차림의 남자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오빠든 아빠든 누가 와도 소용없어요!”“지금은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어요. 진 도련님이 미인을 품에 안기 전에는 그 누구도 못 들어갑니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치켜뜨고 차갑게 말했다.“비켜!”“어쭈, 지금 화낸 거야?”“보아하니 당신은 설유아의 오빠가 아니라 설유아가 마음에 품은 사람인가 보군, 그렇지?”“내 여자가 남한테 구애받고 모욕당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존엄성을 침해당했다고 생각해?”양복 차림의 남자가 사납게 말을 이었다.“하지만 아무 소용없어. 기분 나쁘면 벽에 머리라도 쥐어박아. 우리한테 와서 소란 피우지 말고!”중천그룹 경호팀장인 그는 키가 1미터 90센티미터나 되는 큰 키를 앞세워 자신만만하게 하현에게 맞섰다.어쨌든 오늘 진홍헌은 그에게 외부인을 식당에 들여보내지 말라는 중책을 맡겼기 때문에 그 누구도 함부로 레스토랑에 들어오게 할 수 없었다.대화를 듣고 있던 몇몇 사내들도 히죽히죽거렸다.하현의 절박한 얼굴을 보고 그들은 하현이 설유아가 마음에 둔 사람인 줄 완전히 착각한 것이다.어쩌면 두 사람이 사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까지 생각했다.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한테 먹잇감으로 당하기 직전

  • 재벌 사위면 될까?   4084장

    진홍헌, 오늘 이런 이벤트를 해줘서 고마워.”설유아의 얼굴이 차가워졌다.누군가가 공개적으로 이런 이벤트를 하는 것은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였다.마치 그녀를 납치하는 것 같은 기분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생일 파티에 왔다가 뜬금없이 고백을 하는 진홍헌에게 그녀는 조금도 호감이 가지 않았다.“진홍헌, 이런 물건은 사랑하는 여자한테 선물해야 하는 거야.”설유아는 말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자칫하다 진홍헌에게 말꼬리를 잡혀 쓸데없는 기회를 주게 된다면 곤란하다.“마음에 품은 사람이 있어.”“그래서 당신의 고백을 받아줄 수가 없어.”진홍헌은 조건도 탁월하고 인물도 아주 잘생겼지만 설유아의 마음속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어서 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진홍헌의 여동생 진홍민은 순간 얼굴색이 확 변하며 입을 열었다.“설유아! 부끄러워서 이러는 거야? 부끄러워서 지금 우리 오빠를 거절하는 거냐고? 그러면 안 돼!”“오빠를 쫓아다니는 여자들이 금정에서 대구까지 쫙 깔렸어!”“당신이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당신 생에 다시는 이런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없을 거야!”진홍헌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설유아, 부끄러워하지 마. 좋아하는 남자가 어디 있다는 거야?”“있다고 해도 이런 남자는 나 하나밖에 없어. 당신과 어울릴 수 있는 남자는 나뿐이라구!”“그러니까 거절하지 말아줘!”설유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진홍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평범한 동창일 뿐이야.”“그리고 난 정말 마음에 품은 사람이 있어!”“무엇보다 오늘은 내 생일 파티잖아.”“내 생일 파티에 네가 이러는 건 좀 그렇지 않아?”진홍헌은 설유아의 말에 조금도 타협할 마음이 없다는 듯 싱긋 웃어 보였다.“설유아, 바로 오늘이 당신 생일이기 때문에 내가 여러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고백한 거야!”“왜냐하면 난 정말 진심으로 당신을 좋아하기 때문이야! 그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난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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