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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장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야?”

“하 세자는 너를 전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잖아! 그렇게 오랫동안 일을 했어도 아무런 명분이 없잖아!?”

“하지만 지금은 달라. 이제 이 세자가 큰 자비를 베풀어서 네가 마음에 든다고 했으니 너는 반드시 이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해!”

“남들이 네가 닳아빠진 구두라고 싫어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야. 그런데 감히 결혼을 안 하겠다고!”

“네가 그러고도 낯짝이 있니?”

이안성의 말을 듣고 다른 이씨 집안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슬기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마치 금산 은산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슬기가 이장성에게 시집을 가기만 하면 이씨 집안은 이 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상상을 초월했다.

“슬기야, 언니가 너를 못살게 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여자는 자신을 불쌍히 여길 줄 알아야 해……”

“네가 그렇게 일념으로 바라던 하 세자도 며칠 전 많은 관중들 앞에서 청혼했다가 거절당했잖아.”

“그가 거절을 당했어도 너를 고려하진 않았어.”

“슬기야, 너 이씨 집안은 그렇다 쳐도 네 자신을 위해서 생각해봐.”

“여자의 나이와 외모에는 다 유통기한이 있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네가 이런 훌륭한 남자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도 너무 힘들 거라는 거야!”

“언니 말 들어. 너 지금 가서 사직서 내고 일은 그만 둬. 그리고 예쁘게 가꾼 다음에 보름 뒤 우리 이씨 집안 저녁 파티에서 이 세자의 청혼을 들어주면 너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될 거야!”

이안성의 아내 주리아는 이때 고심하는 얼굴이었다.

그녀와 이안성 두 사람은 한 사람은 검은 얼굴로, 한 사람은 하얀 얼굴로 한 목소리를 냈다. 둘은 호흡이 너무나도 잘 맞았다.

이씨 식구들의 시선은 모두 슬기에게로 쏠렸고, 그녀의 승낙을 기다렸다.

하지만 오히려 슬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녀의 눈빛은 극도로 냉담해졌다.

이준태는 그녀의 고집 센 표정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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