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이 진지하게 말했다.“안흥섭의 손에 있는 한 제가 가면 분명 줄 텐데……”그는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신분으로는 입만 열면 안흥섭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줄 것이다. “됐어, 됐어. 하현아. 네 효심은 받았다니까!”최가 할머니는 하현이 아직도 허풍을 떨고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자르며 말했다.“어쨌든, 네 성의는 내가 다 받았어!”그리고 난 후 최가 할머니는 재석과 희정, 은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들 거기 서서 뭐해? 얼른 내 앞에 와서 앉아!”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기쁨이었다!재석과 두 사람은 어리둥절했지만 그래도 걸어 올라가 할머니와 한 테이블에 앉았다. 할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들이 다 모여있는 김에 한 가지 발표를 할게!”“오늘부터 내 큰 딸 최희정 일가는 정식적으로 우리 최가로 돌아왔습니다!”“앞으로 밖에서 이들을 보시면 다들 최가의 얼굴을 봐서라도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시면 좋겠습니다.”희정은 이 말을 듣고 바로 기쁨에 겨워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최가가 자신을 다시 받아 줄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재석도 더할 나위 없이 감격스러워했다! 최가 할머니의 이 말로 그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다. 앞으로 모두가 알다시피 최가가 재석의 큰 빽이 되어준 것이다! 부모님이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설은아도 너무 행복했다.“재석아, 희정아. 비록 너희 데릴사위가 능력이 대단하지는 않지만!”“그래도 그의 이런 효심은 얻기가 어려우니 너희들도 그를 잘 대해 줘라!”분명 최가 할머니는 여전히 하현이 별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현이 갖다 준 이 오리지널 공진단은 그녀가 몇 년 동안이나 학수고대해왔던 물건이었다! 지금 하현이 데릴사위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가 땅 위의 개똥이라고 해도 최가는 비할 데 없이 마음에 들어 했다. 재석과 희정은 이 말을 듣고 너무 기뻐했다.“하현, 네가 드디어 우리를 위해
최가 할머니는 더욱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준아, 너 대단하구나. 강남의 이 선생님과 공 선생님까지 모셔오다니!”“늙은이가 정말 감당할 수가 없구나!”다른 최가 사람들은 감격하는 눈빛으로 최준을 바라보았다.“주인 어르신, 정말 체면이 있으시군요! 이렇게 대단하신 인물들이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하러 오시다니요!”“어떻게 그렇게 하신 거예요!?”“보아하니 최가가 정상급 가문이 될 날도 멀지 않았네요!”이때 최가 사람들은 하나같이 의기양양했다. 이건 정말 보통 체면이 서는 일이 아니다! 현장에 있던 하객들은 하나같이 부러워하는 기색이었다. 얼마 전 하씨 가문의 할머니 생신 때도 듣기로 강남 2인자인 공문수는 갔다가 얼마 되지 않아 자리를 급히 떠났다고 했다. 지금 최가 할머니 생신잔치에 강남의 1인자와 2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은 최가가 하씨 가문보다 체면이 더 선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가 할머니는 비록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고 계속 말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한 줄기 웃음이 서려 있었다. “준아, 너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말해 봐!”“이건 정말 엄청나게 놀라운 일이야!”최준은 마음속으로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의 신분으로 이때 체면을 구길 수는 없었다. 그러자 그는 겸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며칠 전에 제가 두 분께 한 마디 건넸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정말로 마음을 쓰셨네요!”옆에서 하현이 핸드폰을 들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로 얼마 전 슬기가 그에게 이준태가 급하게 그를 찾고 있다고 메시지를 보내왔었다. 하현은 개의치 않아했고 남원 호텔에서 생신잔치가 끝나면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냈을 뿐이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이준태가 오다니!게다가 공문수랑 같이 오다니 정말 큰 일이 있는 가 보다! 하현은 잠시 생각하고는 이준태가 도대체 무슨 일로 왔는지 보려고 밖으로 나갔다. 결국 하현이 일어서자 최가 할머니가 머리를 툭 치며 말했다. “다들 앉아서 뭐해? 빨라 나가서 두 귀인을 맞
“그럼 이제 어쩌죠?”공문수는 조금 곤란해했다. 그들은 일을 하러 온 거라 선물을 들고 오지 않았다. 지금 최가 할머니가 마중까지 나왔는데 그들이 차에서 내리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 쓴 웃음을 지으며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난 후 이준태가 먼저 축하하며 말했다. “최가 어르신, 초대를 받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왔습니다. 생신 축하 드립니다!”공문수도 입을 열었다. “생신 축하 드립니다. 오래오래 사세요!”최가 할머니는 이때 계속해서 감격해 하고 있었다.그들 최가는 벼슬아치 집안이라 두 사람의 지위는 최준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너무나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지금 두 거물이 와서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 준다는 것은 할머니에게 너무 체면이 서는 일이었다. 지금 그들이 선물을 보내지 않았다 해도 할머니는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분명 체면을 너무 많이 세워줬다. 그것이 가장 큰 선물이었다!유독 최준이 조금 난처해하며 이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선생님, 지난 번 그저 말씀만 드렸을 뿐이고 초대장도 보내드리지 못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오셨네요. 신경 쓰지 마세요.”이준태와 공문수가 힐끗 쳐다보았다. 공문수는 어이가 없었지만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최군, 우리가 오늘은 일이 있어서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이 일이 생각난 김에 잠시 들린 거야. 이 사람들이 계속 들어가라고 했는데도 우리는 안 들어갔어……”최가 할머니가 말했다.“두 분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네, 맞아요! 여기에 큰 인물을 만나 뵈러 왔습니다!”공문수가 입을 열었다. 이 말이 나오자 최가 사람들은 모두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도대체 어떤 큰 인물이기에 강남의 두 어르신을 나서게 한 것인가?공문수는 원래 하현에게 인사하러 올라 가려고 했지만 이준태가 그를 저지하고 차에 올라 타 잠시 차를 몰고 남원 호텔 현관 입구에서 기다렸다. 이 두 귀인이 떠나고 최가 생신잔치는 계속 되었다
아우디 A6 뒷줄에는 지금 덕망 있는 두 거물이 앉아 있었다. 하현이 차 문을 잡아당기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오히려 하현에게 저지를 당했다.“아무데나 가 봅시다.”하현이 손짓을 했다. 아무데나 가자고 했지만 이준태는 기사에게 강남 관청안쪽으로 차를 몰게 했고 사적인 만남에 적합한 별관에 도착했다. 이곳은 호화로운 곳은 아니었고 오히려 좀 오래되고 낡은 곳이었지만 종업원들이 서빙해 준 차는 최상급이었다. 하현은 입을 다물고 있다가 입을 열며 말했다.“이 선생님, 무슨 급한 일로 저를 찾으셨습니까?”하현은 공문수에게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이게 곧 인사인 셈이었다. 이준태는 웃으며 말했다.“하 세자님, 저는 이일해와 사람들이 벌써 강남을 떠났고, 이제 하씨 가문의 자산은 이미 천일 그룹으로 넘어갔다고 들었습니다.”“그리고 하씨 가문은 지금 주인이 또 하태규로 바뀌었지요?”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습니다.”이준태는 이어서 말했다.“그럼 앞으로 하 세자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남원의 5대 일류 가문에 손을 대실 건가요?”하현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나와 안흥섭 대가의 사이는 좋습니다.”“그럼 네 가문이군요.”이준태는 표정이 굳어 있었다.“그러면 어떻고? 또 아니면 어떤가요?”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이준태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다니, 설마 그가 강남의 1인자라고 3년 전의 일과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렇다면 하 세자님께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이준태는 한숨을 내쉬고는 공문수를 힐끗 쳐다보았다. 공문수는 약간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자료 뭉치를 꺼내 하현 앞에 갖다 놓았다. 하현은 아무렇지 않게 몇 번 훑어보고 말했다.“몇 몇 집안들은 3년 동안 잘 발전해온 것 같은데 이건 또 무슨 일입니까?”공문수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 세자님, 최가는 세자님의 처가 댁입니다. 최준은 강남에서 문하생들이 많
이준태는 무거운 얼굴로 잠시 후 탄식하며 말했다.“그 사람, 신분이 너무 높아!”“내가 듣기로 대하의 총사령관도 그를 좋게 보고 그를 연경의 병부로 보내서 대장을 맡기려고 한다던데……” “그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하게 두자!”“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우리 가족들과 부하들 잘 단속하고 그와 충돌하지 않게 하는 거야.”공문수는 순간 땀을 흘리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이 선생님이 일깨워 주셨네요. 저희 집안의 몇 놈이 평소에 버릇이 없어서 지금 당장 가서 처리를 해야겠어요.”……같은 시각.하현은 남원 호텔로 돌아왔다. 이때 생신 잔치는 이미 막바지에 다다랐다.강남의 두 거물이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하러 왔기 때문이었다. 강남과 남원의 적지 않은 관청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하나 둘씩 축하 선물을 보내왔다. 특별히 남원 총수사반장 이재윤은 최우현을 그 자리에서 부총수사반장으로 임명하기로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 일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최준은 흥분한 얼굴이었다. 원래 그들 같은 가문이 이런 자리에서 흥분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남원 경찰서 측에서 너무 체면을 세워줬고, 생신 잔치 자리에서 바로 승진을 했다. 이는 최가를 너무 흥분하게 한 나머지 횡설수설하게 만들었다. 최가 할머니는 너무 흥분해서 이때 모든 것을 잊어 버렸다. “보아하니 우리 최가에서 정말 용이 났구나!”최준 역시 기분 좋은 얼굴이었다. “내가 우현이 만할 때는 이런 자리에 앉지 못했었는데, 아마 우현이는 앞으로 강남의 1인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최우현도 신나 하며 말했다.“아버지, 이게 다 아버지의 능력이에요. 만약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강남의 두 거물이 어떻게 오셨겠어요.”“하하하……”최준이 너털웃음을 지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이 의문이 있었다. 이준태와 공문수 두 사람이 도대체 누구를 만나려고 했던 걸까?하지만 지금 어쨌든 잘 됐으니 그럼 됐다. “우현아
말을 마치고 최가 할머니는 또 재석과 희정을 보며 말했다.“너희 부부는 그를 더 잘 가르쳐야 돼!”“어쨌든 지금 은아는 앞으로도 잘 나갈 수 있으니까!”“하현 때문에 은아의 사업에 영향을 끼쳐서 차질이 생기거나 하지 않도록 빨리 잘 결정하고!”분명 최가 할머니는 최씨 가문이 지금 당장이라도 정상급 가문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하현 같은 데릴사위는 분명 못마땅해 보였다!설령 하현이 그녀에게 오리지널 공진단을 줬다 해도 말이다.그녀는 다른 것보다 후손들의 잠재력과 앞날을 중요시했다. 재석과 희정은 분명 이 말의 뜻을 알아들었고 이때 조용히 말했다.“네, 어머니, 알겠습니다!”은아네 일가가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최가 할머니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준아, 너 그 집안 어떻게 생각해?”최준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희정과 재석 그 두 사람은 사실 별로 큰 가망이 없어 보여요!”“그래도 은아는 괜찮은 거 같아요!”“이런 남편을 만나서 좀 안타깝긴 하지만요. 그래서 별로 은아에게 감정이 좋지 않게 느껴지나 봐요.”최가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지금 우리 최가는 확실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우리의 약점은 상업계잖아!”“만약 은아가 자원을 가지고 우리 문하에 들어올 수 있다면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거야!”“그렇게 되면 우리 집안은 머지않아 최고의 가문이 될 거야!”최준이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어머니, 좋은 생각이 났어요. 제가 나중에 훌륭한 남자를 준비해서 은아한테 접근하도록 해볼게요!”“은아가 마음이 움직여서 이혼할 마음이 생기기만 하면 우리가 이 데릴사위를 쓸어버리는 건 일도 아니죠!”“듣기로 은아는 다른 사람이 이혼시키려고 하는 걸 엄청 싫어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지금 은아 수중에 있는 자원들이 우리 최가에 필요하니 조심해서 처리해!”최가 할머니는 알아듣게 잘 설명을 해주었다. 최준은 설가 사람들이 지금 퇴장하고
재석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그렇게 쉽지는 않을 거야. 아버지가 우리를 가도록 내버려두실 리가 없어!”“특히 우리가 자원과 프로젝트를 가지고 떠나려고 한다면!”“이 일은 너무 어렵다!”은아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확실히 설씨 집안을 떠나는 건 좋은 선택인데 현실적으로는 너무 어려워!”은아는 설씨 가족들을 너무 잘 알았다. 이 집안은 능력은 얼마 안되지만 흡혈충의 능력은 누구보다도 뛰어나다.그녀가 발을 빼려고 한다면, 거기다 맨몸으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면 정말 너무 어려울 것이다. 하현이 갑자기 말했다. “은아야, 네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대담하게 해. 내가 전폭적으로 너를 지지해 줄 테니까!”은아는 이 말을 듣고 하현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하현을 마음에 들어 하는 이유이다.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 하현은 지지를 해줄 것이다. 재석과 희정의 표정은 조금 이상했다. 그들은 하현이 정말 바보인지 바보인 척을 하는 것인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은아가 설가를 벗어나고 나면 다음 단계는 반드시 하현을 뿌리쳐야 한다. 그는 그래도 지지를 할까?하지만 하현의 이런 태도를 보고 그들은 조금 안심했다. 적어도 최소한의 번거로움은 덜었다. 사실 하현은 이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이준태가 방금 그에게 보여준 자료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자료에는 최씨, 나씨, 소씨, 구씨 네 집안이 단독으로 존재하는 집안이 아니고 그저 일류 가문일 뿐이었다. 하지만 네 가문이 함께 뭉쳤으니 그들이 가진 자원과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는 심지어 과거의 하씨 가문을 조금 뛰어넘을 정도였다. 지금 천일 그룹은 하씨 가문의 산업과 자산을 모두 정리했으니 이 네 일류 가문은 분명 다각도로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는 오늘 다른 세 명의 일류 가문의 가주들을 만나려고 했는데 결국 그들은 아예 오지를 않았다. 최가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벼슬아치 가문처럼 보였지만
소문으로는 하 세자가 이미 그 당시 최, 나, 소, 구씨 가문이 그에게 손을 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지금 하 세자가 강력해져서 돌아왔으니 이 네 일류 가문은 아마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을 것이다. ……남원 명월호. 이곳은 5성급 관광지이다. 그러나 이런 이름있는 관광지의 핵심 지역은 이미 몇 년 전에 개인 회관으로 바뀌었다. 지금 이 구역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수백 명의 호위병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일부 저격수들은 어두운 곳에 숨어 있었고 간혹 진홍색 붉은 반점이 그곳을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이곳은 오늘 완전히 봉쇄되었다. 외부적으로는 유지 보수라고 했지만 사실상은 전세를 낸 것이다. 관광지 주변에는 전화가 걸려 오지 않도록 하는 특수 장치가 많이 있었고, 전자기기가 고장 날 수도 있었다. 이때 그 관광지 중심에 네 명의 노인이 마주 앉아 있었다. 그들 뒤에는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서 있었다.그 안에는 최가 할머니도 있었다. 그리고 강남 3인자 최준도 이런 자리에서는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다른 세 노인의 위상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 세 사람은 다 나씨, 소씨, 구씨 집안의 가주들이었다. 나성곤, 소장경, 구기승!남원은 원래 6대 일류 가문이 있었다. 현재 왕씨 집안은 하루아침에 무너졌고, 안씨 집안은 독립적으로 잘 지내고 있다. 하씨 가문이라는 강남의 하늘이 무너진 지금 이 네 일류 가문이 현재 강남에서 최고의 권력을 대표하고 있었다. 특히 나씨, 구씨, 소씨 집안. 이 세 일류 가문은 진정 저력이 깊고 최가와 같은 벼슬아치 집안과는 달랐다. 쉽게 말해 최가는 네 일류 가문 중에서 현재 가장 능력이 약했다. 상업계에서 최가의 약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원래 이 네 집안은 모두 하씨 집안 할머니 이일해의 지시로 움직였었다. 하지만 지금 이일해가 쫓겨나고 나서 하은수만 남겨져 있었다. 지금 이 노인과 대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하은수 한 명뿐이었다.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
여수혁은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고 느끼며 이를 갈았다.“양유훤, 당신 생각 잘 해야 할 거야. 아직 당신 할아버지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양 씨 가문 큰집이 아직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구!”“게다가 당신이 아직도 양 씨 가문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것은 큰집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야. 그래서 양 씨 가문에서도 함부로 당신에게 칼을 들이댈 수 없는 거지. 단지 그뿐이야.”“만약 당신이 오늘 한 말이 전해진다면 그 많은 지지자들은 다 사라질 거야!”“양 씨 가문에 무슨 권세가 있겠어?”“언제까지 그렇게 기고만장할 수 있을 것 같아?”“당신이 이 남자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해?”여수혁은 분노하며 퍼부었다.그의 저력이 여전히 꽤 굳건하다는 걸 보여주었다.그는 양유훤이 한 남자를 위해 양 씨 가문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그를 두려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난 지금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고 내일도 할 수 있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구!”양유훤이 차갑게 내뱉었다.“양 씨 가문 사람들이 여기 나타난다고 해도 난 모두에게 알릴 수 있어!”“하현은 내 남자야. 페낭에서 누가 그를 건드리고 싶어도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가지 않는 한 절대 안 돼!”“당신...”여수혁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질투의 화신이 온몸을 점령한 듯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입을 열었다.“하현은 대하 사람이잖아? 그런데 언제 당신 눈에 든 거야?”“아무리 시집을 가고 싶어도 좀 쓸 만한 방패막이를 찾아!”“이런 쓸모없는 놈을 구하다니! 우리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퍽!”양유훤은 손바닥을 후려쳤다.“하현을 모욕하는 것은 날 모욕하는 것과 같아!”여음채는 더 이상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양유훤, 당신이 왜 이 남자를 이렇게 비호하는지 모르겠지만!”“이 남자
내 남자?짧은 이 한 마디에 여수혁은 천둥소리를 들은 듯 귀가 먹먹해졌다.양유훤의 신분은 말할 수 없이 높다!지금 양 씨 가문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큰 법이다.양유훤은 양 씨 집안의 실세로서 배후에는 양제명이 그녀의 뒤를 받치고 있었다.그녀의 남자라.그것은 어마어마한 권력을 상징한다.적어도 지금 페낭에서는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 외에 양 씨 가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양유훤이 비호하는 하현을 밟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여수혁이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라는 아주 비범한 신분을 가졌다고 해도 양유훤이 하현을 비호하고 나선다면 그로서도 절대 어쩔 수 없었다.양 씨 가문이 정말로 무너지고 페낭의 몇몇 세력에 의해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한 지금 이 시점에서 양유훤의 권세는 여전할 것이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수혁이 줄곧 양유훤에게 관심을 가졌고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삼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지금 양유훤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여수혁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양유훤!”여수혁이 무겁게 입을 열고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이 녀석의 정체는 당신도 나도 잘 알고 있어!”“그를 비호하기 위해 굳이 당신의 남자라고 말을 하다니! 그 결과가 어떤 것일지 생각이나 해 봤어?”“그리고 당신도 당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를 당신의 남자라고 선언하는 순간 당신은 그를 끝없는 위험에 빠뜨리게 된 거야.”“그런데도 당신 계속할 거야?”“그래,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양유훤이 단호하게 말했다.“하현은 내 남자야. 나 양유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틀림없는 사실이야!”“누군가가 그를 건드리려면 내 시체부터 밟고 지나가야 할 거야!”“여수혁, 당신이 해 볼 테야?”여수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양유훤, 내가 당신한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함부로 행동하지 마!”“당신은 절대 이 남자를 지킬 수 없어!”“퍽!
하현은 싱긋 웃으며 여수혁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말했다.“만약 내가 거절한다면?”“내 호의를 거절한다고?”여수혁은 쥐를 쫓으며 희롱하는 고양이의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분명 하현이 거절하길 바라는 눈치였다.“미안하지만 양유훤의 체면을 더는 봐줄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당신을 놓아주긴 어렵지 않을까?”“그렇다면 내 체면이 뭐가 되겠어?”여음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언짢은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여수혁 앞에서도 여전히 센 척하는 거야?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여전히 시치미를 뗀다 이거지?여수혁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 놓은 상태인데 당신은 아직도 사태 파악도 못하고 허세를 부린다고?설마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절대 좋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모르진 않겠지?잠시 후 여수혁이 손을 흔들자 군중 뒤에서 무도복을 입은 남녀 수십 명이 걸어 나왔다.그들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꺼내며 기세등등하게 칼날을 번쩍거렸다.칼날이 빛을 받고 위용을 드러내자 여음채와 부일민은 점점 조롱과 멸시에 가득 찬 미소가 얼굴 가득 번졌다.여수혁은 마치 자신이 천왕 노자라도 된 것처럼 차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감히 반항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네 명의 무맹 제자들이 앞으로 나와 하현의 이마에 장검을 들이대었다.어떤 사람은 야구 방망이를 꺼내 당장이라도 하현의 다리를 부러뜨릴 듯한 자세를 취했다.이 모습을 보자마자 하구봉은 매서운 눈빛을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공격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그를 만류했다.그와 하구봉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다.하지만 강옥연과 원가령 두 사람이 이 일에 엮이면 정말로 발을 빼기 힘들어진다.이것은 하현이 원하는 일이 절대 아니다.“내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말이야.”하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빗발치는 칼날을 무시하고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은 양
”여수혁?”하현은 여음채를 쳐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그가 이 병원 대주주인 동시에 당신의 뒷배라고?”“그래! 알고 나니 이제야 겁이 나?”“무서운 줄 알면 이제 무릎 꿇고 내 신발 밑창을 핥아!”“그리고 다리를 부러뜨리고 이십억을 배상해! 그러면 여수혁도 당신한테 살길을 열어줄지도 모르지!”“그렇지 않으면 당신 오늘 재수 없을 줄 알아!”여음채는 경멸하는 기색을 한껏 드러내었다.하현이 남양 무맹과 여수혁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전혀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여겼던 것이 분명했다.강옥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여수혁은 남양 무맹주가 총애하는 제자야.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의 부문주라서 건드리기가 쉽지 않아.”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어릿광대일 뿐이야.”“뭐? 어릿광대?”하현의 말에 여음채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당신한테 그런 용기를 줬는지 모르겠군! 흥!”“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이 사람은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야!”“이 사람은 페낭 무맹 장로가 아주 아끼는 제자라구!”“게다가 남양 무맹이 페낭 무맹에 파견한 제자라고!”“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딜 가나 거칠 것이 없는 사람들이야. 그뿐만 아니라 실력도 비할 데 없어!”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예닐곱 명이 걸어와 소리치며 하현을 향해 멸시하는 눈빛을 보이며 비아냥거렸다.“야, 너 오늘 큰일 났어! 아주 재수 옴 붙은 날이라고! 우리가 당신 목숨뿐만 아니라 가죽까지 싹 벗겨버릴 거거든! 하하하!”이 사람들은 하현이 무슨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원하는 대로 칼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험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은 더욱 경멸하는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같은 외지인이 감히 그들 같은 거물들한테 입을 놀리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망나니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외지인 관광객 주제에 너무 오만하고 포악하지 않는가?진 반장이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려는데 여전히 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려고 하다니, 이건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진 반장은 얼굴을 가리고 일어나 하현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도대체 이놈의 정체가 뭔지 알 길이 없어 진 반장은 순간 분노했지만 애써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젊은이, 당신 너무 심한 거 아니야?”“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또다시 뺨을 때리며 냉담하게 말했다.“그렇게 대단하게 나한테 큰소리쳤다는 건 잘못을 하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도리도 잘 안다는 뜻 아니셨나?”“이렇게 간단한 이치도 몰라?”진 반장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갈았다.생각 같아서는 하현을 죽이고 싶었지만 결국 그는 소리 없이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잘못했어!”그는 하현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하구봉이 전화를 건 정종화 총경이 두려운 것이 분명했다.감히 이런 상황에서 어찌 그가 하현을 상대로 싸울 수 있겠는가?상대방의 사과를 들은 후에야 하현은 앞으로 나와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꺼져!”진 반장은 그의 무리들을 데리고 쏜살같이 꽁무니를 뺐다.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하현이 진 반장을 내쫓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진 반장 일행이 꽁무니를 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진 반장의 얼굴까지 때렸다.“내가 당신을 얕잡아 본 것 같군. 당신이 이렇게 큰 뒷배를 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진 반장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여음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냉소를 흘렸다.“그렇지만 똑똑히 들어. 당신 뒤에 얼마나 큰 거물이 있든 간에!”“페낭 병원의 뒷배가 훨씬 강할 거야!”“날 건드려?! 흥! 두고 봐! 당신은 죽
선두에 선 남자를 보자 여음채는 안색이 환해졌다.그리고 나서 얼른 다정하게 남자의 팔짱을 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진 반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바로 저 자식이에요. 저 자식은 우리가 의료 윤리를 중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때린다고 호도하고 있어요.”“게다가 내 아랫배까지 걷어찼다구요!”“저놈을 반드시 감옥에 가둬 주세요. 그 안에서 제대로 반성할 수 있게요.”여음채는 하현을 가리키며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다.부일민 일행도 모두 큰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하현이 억지를 부린다고 한마디씩 보탰다.“뭐? 감히 병원에서 원장님을 때려요?”“대낮에 그런 짓을 한단 말이에요?”“법도 뭣도 없답니까?”진 형사는 하현의 얼굴을 주시했고 곧바로 그가 남양인이 아니란 걸 눈치챘다.그러자 얼굴이 싸늘하게 바뀌며 비아냥거렸다.“이봐, 어서 저놈을 데려가! 모질게 심문해! 지독하게 조사해!”“감히 반항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법으로 다스려!”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진 형사를 쳐다보았다.“당신은 어쨌든 형사반 반장이면 경찰서를 대표해서 일을 해야죠. 무슨 일이 생겼으면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일을 어떻게 하든 당신 같은 사람이 날 가르칠 건 아니지!”“당신이 먼저 사람을 치고 법을 어겼어. 그러니 법 집행자로서 당신을 연행하는 건 당연한 거야!”“물론 당신도 저항하는 길을 택할 수 있어!”“하지만 저항한 결과는 내가 당신을 한 방에 죽이는 거야!”진 반장은 언성을 높였고 눈을 부릅뜨고 하현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려고 손을 내밀었다.하현은 손을 들어 진 반장의 오른손을 막은 뒤 담담하게 하구봉을 쳐다보며 말했다.“전화 걸어.”하구봉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곧바로 하현이 말하는 뜻을 알아차리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건너편에 냉랭한 목소리가 전해오자 하구봉은 핸드폰을 진 반장에게 건네주었다.“당신의 직속 상사가 전화를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