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하태규와 하민석의 수행 하에 당인도는 특별히 마련해둔 맨 가운데 자리로 갔다. 하태규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당 군단장님! 이 자리는 특별히 군단장님을 위해 마련해둔 자리입니다. 군단장님 말고 이곳에서 감히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군단장님 앉으시죠!”강남의 2인자 공문수도 자리로 모시려는 듯한 손짓을 하며 빙그레 웃었다. 그에게도 당인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인준은 이 말을 듣고도 입을 열지 않았고,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이때 그는 자리에 앉지를 않고, 다른 동작을 취하지도 않고 눈 앞의 자리를 바라보며 눈빛이 계속 변화무쌍하게 바뀌었다. 지금 이 순간, 다들 좀 당황해 했다. 특별히 하씨 집안 사람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거물은 하씨 집안 사람이라 할지라도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 그래서 한 가지를 생각하더라도 그들은 반나절 동안 추측을 하기에 충분했다. 이 순간 일부 하씨 가문 사람들은 속으로 약간 감탄을 하였다. 만약 3년 전 그 사람이 권력을 잡았을 때, 하씨 가문이 하늘을 찌를 듯 했을 때였다면 어디 이렇게 깍듯이 대할 필요가 있었겠는가?연경, 금정, 대구, 호남, 도박으로 유명한 도시에서 큰 거물급 인사들이 온다 해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았었나?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곧 하씨 가문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오늘은 하씨 가족이 3년전과 같이 강남의 진정한 하늘이 되어 누구도 이 자리를 넘볼 수 없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것을 보고 교각살우라고 한다. 작은 일에 집중하다 큰 일을 망친다. 하민석은 하태규를 쳐다보며 인상을 찡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태규는 심호흡을 하고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군단장님? 무슨 의문점이라도 있으신가요? 혹시 할머니가 풀어 주실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방금 이 자리는 가장 귀한 자리라고 하셨죠? 가장 중요한 자리라고요?”
당인준은 웃으며 말했다.“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확실히 저는 아닙니다……”“그럼 다른 사람 누구요?”“도대체 누구를 말씀 하시는 건지, 아니면 군단장님이 지목을 해주세요!”하태규가 입을 열었다. “아! 그 분이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시면, 저는 감히 그 분의 이름을 말 할 수가 없어요.”당인준은 신비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게다가 그 분은 지금 이미 이곳에 와 계십니다. 저는 이미 그 분을 뵀습니다!”“뭐요!? 여기서 군단장님보다 높으신 분이 있다고요?”“군단장님의 신분으로도 감히 누구신지 말할 수 없다고요?” 순간 장내는 대 혼돈 속에 빠지게 되었다. 룸 안에 있던 할머니도 참지 못하고 창문 틈으로 밖을 내다 보았다. 그녀도 도대체 어떤 큰 인물이 남원에 왔는지 알고 싶었다. 설마 연경에서 귀인이 오셨나?“군단장님, 늙은이가 실례를 무릎 쓰고 여쭙겠습니다. 그 분이 어떤 분이십니까?” 룸에서 할머니가 입을 열었다. 노인의 목소리는 노쇠했지만 모두를 제압했다. 하씨 가문의 할머니는 하씨 가문을 수십 년 동안 지켜 오면서 벌써 백세가 다 되었다. 할머니 같은 사람은 수 많은 풍파를 겪어왔기에 살아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인준도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기에 이때 그는 그 방향으로 깍듯이 인사를 하며 말했다. “어르신께 말씀 드리자면, 이 분은 군단의 신화이자, 살아있는 전설입니다!”“뭐!?”“군단의 신화?”“설마 당도대를 창설한 그 사람인가?”“헉______”사방팔방에서 놀라 숨이 멎는 소리들이 들렸다. 당인준 같은 거물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어떤 신분, 어떤 지위를 가져야 하는 걸까?지금 하태규와 하민석, 하은수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 생신 잔치에 왔는데 하씨 집안 사람들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단 말인가?이건 너무 두렵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만에 하나라도 당인준이 입에 담고
곧 모든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일어섰고 그들은 당인준이 말하는 사람이 자신이 아는 사람이기를 바랬다. 안수정과 구지성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지금 이 순간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보려고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온 장내가 요동했고, 특히 당인준이 가운데 줄을 지나갔을 때 뒷줄에 있던 사람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장내에서는 하현만 냉담한 기색으로 높은 산처럼 안정적이었고 흔들림이 없었다. 설유아는 이 광경을 보고 참지 못하고 농담을 던졌다.“형부, 당인준이 말한 사람이 형부는 아니겠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흠, 네가 맞춰봐.”하지만 설유아는 형부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고 히죽 웃었다.곧 일행이 뒷줄에 도착했다. 이 뒷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이었다. 군단의 신화를 맨 뒷줄에 앉히다니?만약 이것이 알려지면 큰 일이다.어쩌면 하씨 집안은 어른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소문이 날 지도 모른다.곧 일행은 맨 뒷줄까지 갔다. 하태규는 한 눈에 봐도 기세 등등해 보이는 중년의 남성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물론 하현이 여기 있었지만 그는 하현을 거물이라 여기지 않았다. 만약에 그가 일찍이 하씨 가문을 되찾았다면 혹시 여기에 앉았을 지도?하민석과 하은수 두 사람도 인상을 찡그렸다. 그들도 누가 도대체 당인준보다 신분이 높은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뒷줄에 앉은 사람들은 마지못해 초대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거의 대부분이 보너스로 온 사람들이었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당인준보다 신분이 높은 사람이 여기에 앉아 있는 거야? 이때 모두들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곧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설유아 조차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당인준이 점점 그들과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갑자기 당인준이 걸음을 멈췄다! 모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가장 중요한
설마, 진짜 형부!?지금 설유아의 마음은 충격으로 가득 찼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순간, 온 장내의 시선이 일제히 이들에게로 쏠렸다. 하현과 두 사람은 장내의 유일한 이슈가 되었다!지금 이 순간 설유아는 긴장감이 넘쳤다!그녀는 자신이 숨을 쉴 수 없음을 느꼈다. 이 순간은 마치 시간이 정지하고 공간이 굳어져 버린 것 같았다. 모든 의식이 사라지고 뇌가 하얗게 되었다. 이때 설유아는 자신의 온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하현에게 다시 묻고 싶었지만 입을 열 힘이 없었다.이 남자는 너무 신비롭다!“탁탁탁______”이때 당인준이 갑자기 성큼 한 발을 내디뎠고, 카펫 위에서 군화의 일정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때 망치가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박히는 것 같았다. 이 소리는 그 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을 실신 상태에서 현실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이 줄에 있던 한 남자와 여자를 보고 모두들 한 가지 가능성 밖에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여자는 분명 고등학생으로 보인다. 그럼 그녀는 당인준이 말한 그 사람 일리가 없다. 그럼 하현 밖에는 없다!그가 당인준이 말한 그 사람이다!당인준 뒤에서 따라온 하태규와 사람들은 잠시 생각이 멈춰졌고, 한참 동안이나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모두 산 송장처럼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반응이 없었다!이에 반응할 수가 없었다!이 일의 결과가 그들의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이건 절대 불가능하다! 그들이 전혀 원하지 않는 사람이 당인준보다 신분이 높다니. 만약 3년 전 같았으면 하씨 집안 전체가 들끓고 환호하며 펄쩍펄쩍 뛰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들은 눈앞이 캄캄해졌다!그리고 안수정과 구지성의 시선도 당인준과 함께 움직였다. 그곳에 하현만 앉아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그 사람? 설마 그 사람이? 당인준이 말한 그 사람?자기 할아버지가 정말 잘못 본 게 아니었다. 그는 잠룡이었다! 구지성은 온
충격! 충격적이다!믿을 수가 없다!이것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일평생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심지애, 양지수, 채곤 등 사람들은 여기서 하현을 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 사람이야 말로 이 자리에서 유일한 왕이었다!당인준은 다른 사람들에게 놀랄 틈도 주지 않고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대장님, 맨 앞자리로 가시죠!”“저 자리는 대장님을 위한 자리입니다!”“저 자리는 대장님께만 어울리는 자리입니다!”하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부인하지 않았다.“응.”바로 이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반응을 했다. 당인준은 천천히 돌아서서 그 자리에 있던 하씨 집안의 모든 사람들을 쳐다보며 말했다.“하태규, 하민석씨 당신들 이 분이 누구신지 알고 싶으세요?”“제가 말씀 드릴게요!”“이 분은 3년전에 남원을 잠시 떠나셨어요.”“그 때 당시 이 분은 하 세자라고 불렸어요!”“3년 후 다시 돌아왔고, 이 분이 원하신다면 여전히 하 세자라고 불릴 것입니다!”“하씨 집안 사람들은 아무도 이 분의 걸음을 막을 수 없습니다!”……“뭐? 하현이 하 세자라고? 거기다 군단의 대장? 그럴 리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안수정의 얼굴엔 충격적인 기색이 가득 했다. 그녀는 원래 하현을 의심했었고, 하현이 허풍을 떤다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하현은 모든 것이 변했고, 전설의 하 세자가 되었다. 동시에 그는 살아있는 전설, 대장이었다!그리고 방금 그 앞에서 그를 비웃었던 구지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구지성은 지금 오줌을 쌀 것 같았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끊임없이 조롱하던 남자가 전설의 하 세자라니? 벌써 3년 전, 강남의 하늘이 되었던 그 사람! 하씨 가문!하 세자!어쩐지 방금 그의 온갖 비아냥거림에도 하현은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었다! 땅강아지들과 따지기가 귀찮았기 때문이다.하늘처럼 높은 용이 땅바닥에 있는 땅강아지를 신
방금 까지도 그녀는 하현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가 말한 모든 것이 허풍이라 생각했고, 심지어 그녀는 돌아가서 자기 할아버지에게 앞으로는 이 놈에게 속지 말라고 설득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갑자기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막막해졌다. 만약 그녀가 이전에 멍했다면, 지금은 더욱 더 멍해졌다. 하현의 시선은 구지성에게로 담담하게 떨어졌지만, 가볍게 한 번 쳐다봤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현의 시선이 스쳐 지나가자 구지성은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곧이어 몸에 힘이 축 빠져 ‘털썩’ 무릎을 꿇었다. 시종일관 하현은 그를 두 번 다시 보지 않았다. 그는 자격이 없었다!하현은 천천히 맨 앞자리로 걸어갔다. 당인준은 하현의 의자를 반쯤 앞으로 당겨주었고, 하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 앉았다. 그 옆에는 당인준과 설유아가 있었고, 그 옆에는 공문수와 양정국 등이 있었다! 하현이 나타났을 때 그들은 당인준이 오늘 왜 군복을 입고 여기에 나타났는지를 알게 되었다.그는 소위 생신 잔치에 참석하러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임무를 수행하러 온 것이었다. 하현, 하 세자, 대장을 지키는 임무였다! 오늘은 하씨 가문과 전설의 하 세자가 만나는 날이다.이게 무슨 생신 잔치인가? 아니다! 이건 근본적으로 초청객을 모해할 목적으로 차린 잔치였다! 지금 이 순간 강남의 거물이라도 비할 데 없이 후회가 되었다. 빨리 날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강남의 하늘끼리 싸우는 전투에 그들이 동참해야 한단 말인가?하현은 손을 살짝 들고 흔들어 보였다. 당인준은 즉시 알아차리고 무대에 올라 장내를 한 바퀴 둘러 보고는 차갑게 말했다.“하씨 가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빨리 퇴장하십시오!”“오늘 일에 대해 누구든 한 마디라도 내 뱉을 경우, 밖에서 소문이 돌면 모두들 그 결말은 잘 아실 겁니다!”공문수가 제일 먼저 일어섰다. 그가 강남의 2인자라는 것은 이미 너무 많은 것들
현장에 곧 두 무리의 사람들만 남았다. 한쪽은 하씨 가문 사람들. 다른 한쪽은 하현, 당인준, 설유아 세 사람. 하씨 집안 사람들의 안색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 세자 이 세 글자는 그들에게 있어서 당연히 마음을 짓누르는 마음의 병이었다!하지만 하씨 가문은 강남의 하늘이니 당연히 자부심이 있었다.하 세자면 또 어때서?3년 전에도 남원에서 몰아 냈으니 3년 후에도 당연히 가능하다. ……무대 아래 쪽 룸에서 분향하는 냄새가 피어났다. 하수진은 소복을 입고 안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하씨 가문의 할머니가 이때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는 오른 속으로 각양각색의 보석이 박힌 용머리 지팡이를 움켜쥐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 불효자가, 정말 왔어?”할머니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고, 주름진 얼굴에서 의미심장한 기운이 풍겨져 나왔다. “할머니, 그가 왔어요. 게다가 강남 군단의 제일 가는 전신 당인준이 그의 곁을 지키면서 그를 대장이라고 불렀어요!”하수진은 마치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듯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허, 중앙아시아 전장에 갔다가 운 좋게 목숨을 건져 대장이라는 호칭을 얻었다고 자기가 정말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아나 보지?”“하 세자,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만약 이 늙은이가 하씨 가문을 오랫동안 돕지 않았더라면 저 애송이 녀석이 하씨 가문의 이름을 빌어 거들먹거릴 수 있었을까?”할머니는 냉담한 기색이었다. “가자, 수진아. 우리 같이 가서 이 불효자 녀석이 도대체 어떻게 할 작정인지 한번 보자……”“3년동안 못 봤더니 기대가 되네……”할머니는 원기가 왕성했다. “할머니 안심하셔도 돼요. 둘째 오빠가 이미 준비를 다 마쳐놨어요. 군단 쪽에서도 이미 다 배치를 해놨어요……”하수진이 입을 열었다. 할머니가 담담하게 말했다. “응. 민석이에게 전해. 3년 전에는 민석이가 마음이 약하고 모질지 못해서 그런 거니 나도 탓하지 않는다고……”“하지만 3
회의장 중앙. 그래서 하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반쯤 무릎을 꿇었다. 하민석처럼 세력이 있고 하태규처럼 강한 사람도 지금은 앞장서서 무릎을 꿇었고 동시에 약간 뒤쪽으로 기울여 경의를 표했다. 왜냐하면 지금 나타난 사람은 하씨 가문의 어르신이었기 때문이다. 듣기로 할머니는 한국 10대 가문과 견줄 만한 호족출신이라고 한다. 그녀가 하씨 집안의 할아버지에게 시집을 왔을 때 하씨 가문은 강남의 일류 가문에 불과했었다. 그녀가 하씨 집안에 시집을 온 이 후에야 하씨 가문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불과 20년 만에 강남의 유일한 정상급 가문이 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강남의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하씨 가문의 할머니 이일해야 말로 진정 하씨 가문을 일으켜 세운 사람이다. 하씨 집안의 할아버지는 하현이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몇 년 복을 누리지 못하셨다. 하씨 가문은 중 후반에 조타자가 몇 명 바뀌긴 했지만 진정한 대권은 결국 할머니가 쥐고 있었다. 하씨 가문의 역대 권력자들 중 유일하게 하현만이 감히 그녀를 거역했었다. “삐걱삐걱______”이때 이일해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손에 들고 있던 용머리 지팡이가 땅에 한 번씩 찍히면서 둔탁한 소리를 냈다. 마치 불멸의 권위를 대표해서 속세로 걸어 들어오는 것과 같았다. 그녀가 높은 단 위에 올라 섰을 때, 뒤에서 유일하게 하수진이 홀로 썰렁하게 서 있었다.무대 위에서 반쯤 무릎을 꿇은 사람들 사이로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 하현과 하현 옆에 군계일학처럼 당인준이 엄숙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하현, 너 건방지게! 할머니께 감히 무릎을 꿇지 않다니!”하태규가 하현을 매섭게 노려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현, 네가 이미 우리 하씨 집안에 반역을 했다 해도 할머니께 인사를 안 하다니!”“너 아직도 앉아 있을 낯이 있는 거야? 그 자리에는 할머니만 앉으실 수 있어!”“너 안 꺼져!”“……”한 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