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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Last Updated: 2022-06-30 11:55:08
“도련님, 제가 본부장님에게 얼른 보고하겠습니다. 도련님께서는...”

“저랑 흥정할 생각하지 마요. 안 그러면 하엔 그룹 전부 망가뜨릴 거예요!”

수화기 너머의 사람이 뭐라고 대꾸도 하기 전에, 하현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

골든 빌라 지역의 모든 빌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가 특별히 디자인한 것으로 세라믹 타일 종류부터 나무 종류까지 다 각별히 신경 써서 고른 것이었다. 돈만 있다고 해서 아무나 살수 있는 곳이 아니였다.

이 시각, 하현은 베란다 소파 위에 여유롭게 앉아있었다. 하현의 맞은편에는 하엔의 현 본부장 하태규가 있었다. 태규는 하현의 삼촌이자, 자신의 기사를 불러 하현을 픽업해서 빌라로 데려오라고 시킨 사람이었다.

하태규, 하엔 그룹의 현직 오너.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평범해 보이는 이 노인네가 하엔 그룹의 일인자라는 실감이 나지 않을수도 있다.

이런 하태규 뒤에는 포스가 남다르고 눈빛이 날카로운 두명의 경호원이 서있었다.

여유로운 하현의 얼굴을 보며 태규는 웃으며 말했다. “역시 우리 현이, 전임 오너다운 포스는 여전하네. 우리가 안 본 지 3년이나 됐나? 너 더 잘생겨진것 같다야 ...”

“삼촌, 빙빙 돌려 말 안 해도 돼요.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하현은 태규의 말을 끊으며 직설적으로 말했다.

하태규 뒤에 서있던 두 경호원은 하현의 태도에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오랫동안 태규를 섬기면서 그래도 안목이 많이 넓은 편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오늘 처음으로 천하의 하태규에게 이런 태로도 나오는 사람을 봤다.

감히 어디라고! 살기 귀찮아 진건가?

두 경호원은 하현을 독기있는 눈으로 바라보며 하태규의 명령을 기다렸다.

그러나 다음 순간, 태규의 반응은 그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얘들아, 얼굴 표정 풀어. 이분은 예전에 하씨 가문에서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중요한 위치에 계셨던 분이야. 옛날같았으면 너희 둘다 죽었어."

"어르신, 그래도 저 사람이 어르신한테 대하는 태도가..."

하태규는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 내 요구를 들어줄수만 있다면 방금 전 태도가 아니라 나에게 싸대기 두개를 날려준다고 해도 난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어."

"네?"

태규의 이 말에 두 경호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 딱 봐도 가난해보이는 이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라고?

"하씨 가문을 억만조 그룹으로 거듭나게 만든건 저분의 힘으로 만들어낸 성과야."

"뭐라구요?!"

두 경호원은 심호흡을 하면서 두 눈을 휘둥그래졌다.

말로만 듣던 그분이다! 하씨 가문에서는 함부로 언급하지 못하게 금지되어 있던 이름의 소유자, 그분!

"그만 나가봐."

두 경호원이 자리를 뜬후에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할말 있으면 빨리 해 보시죠. 질질 끌지 마시고."

태규는 어두운 얼굴로 하현에게 말했다.

"현아, 지금 하씨 가문은 니가 필요해. 제발 집으로 돌아와 내 자리를 대신해서 이번 위기를 대처해다오,"

"관심없어요." 하현은 차갑게 냉소했다.

"그게 안된다면, 혹시 나한테 1조 정도 빌려줄수 있니?" 거절당한 하태규는 부탁 사항을 바꿔봤다.

하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1조? 차라리 은행을 털지 그래요?"

하현의 비아냥에 하태규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는 쪽팔림을 무릅쓰고 계속하여 말했다.

"나도 어쩔수 없어서 그래. 지금 하씨 가문은 중대한 위기에 봉착했어. 너가 와서 내 자리를 대신하거나 아님 1조 빌려줘. 둘중 하나는 들어줘야 해. 너가 그렇게 해준다면 전화에서 제시한 요구사항은 내가 전부 들어줄수 있어."

하현은 태규를 깊이 바라보다 난처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삼촌의 마음은 알겠는데 문제는 그런 큰돈을 제가 어디서 구합니까?”

“현아, 너 진짜로 우리 집안이 쫄딱 망하는 꼴을 보고 싶어? 네 해외 계좌에 1,000조도 넘게 있다는걸 알고있어. 네가 가진것 중에서 아주 조금만 베푼다고 해도 너는 하엔을 살릴 수가 있어!” 태규는 너무 다급한 나머지 눈까지 빨개졌다.

“사람은 근본을 잊어서는 안돼! 네가 어디 출신인지 잊지마!"

방금전까지만 해도 미소를 머금고 있던 하현은 이 소리에 표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제가 근본을 잊었다구요? 삼촌, 3년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지, 제가 일깨워줘요?"

“제 손으로 하씨 가문을 다시 정상의 위치에 올려놨어요. 또 하씨 가문을 전국 TOP10에 드는 초대형 재벌 가문으로 만들어 놨구요!"

"하지만 가장 관건적인 순간에, 당신네들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요?"

"저는 그래도 한때 집안에 큰 공헌을 했던 사람인데, 나쁜 놈 취급을 받으면서 쫓겨났잖아요. 근데 지금 저보고 근본을 잊으면 안된다고 하다니. 웃기지 않아요?"

"몇년 동안 제가 뼈 빠지게 일해서 집안을 위해 벌어들인 돈이 얼마인지 한번 생각해 보시지 그래요? 삼촌은 제가 번 돈과 수익을 알차게 쓰시고 결국엔 저를 인정하길 거부하셨잖아요."

“지난 3년간 다른 집 데릴사위로 살았어요. 제가 지독히도 불행한 삶을 살아올때 하씨 가문 사람들은 또 뭘했는데요? 삼촌은 저를 만나러 오시지도, 도와주시지도 않았잖아요.”

“만약 지금 하씨 가문이 큰 위기에 닥치지 않았더라면, 삼촌은 여전히 이전의 후계자인 저를 기억하고 있었을까요?” 하현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태규의 눈가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다. 그리고 그는 이내 잘못을 인정했다.

“현아, 우리가 잘못했어. 우리가 사과할게. 진심으로 너의 용서를 빌게... 하지만 중요한건 먼저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거야. 내가 지금 여기서 바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 지금 이 시간부로, 니가 하엔 그룹의 대표야!”

비록 하엔 그룹은 하 씨 가문 산하의 제일 큰 기업은 아니었지만, 잠재력이 가장 큰 기업이었다. 하엔은 엔젤 투자에 집중했고 서울 전체에 퍼져있는 수많은 회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수많은 신제품과 새로운 프로젝트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핫루키인지라 하태규가 이렇게 흔쾌히 자리를 내놓을줄은 몰랐다.

“알겠어요, 그럼 그렇게 하세요.” 하현은 잠시 고민도 그만. 아침에 당한 굴욕을 떠올리며 하태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솔직히 하현은 하씨 가문의 일은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하엔그룹을 수중에 넣지 않는다면 개나 소나 하현의 머리 꼭대기위에서 똥싸고 싶어하니 그것 또한 참기 어려웠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잘 처리할게. 너는 그냥 내일 회사에 가서 서류에 서명만 하면 돼. 그리고 니가 요구한 프라하의 장미들도 준비해둘게...” 태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하현이 재기하지 않는다면, 하씨 가문은 부도까지는 나지 않더라도 심하게 추락할게 분명했다.

하현은 태규의 말에 가볍게 웃기만 했다. 만약 태규가 그런 사소한 일도 처리하지 못했다면, 그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슈트 좀 빌려주세요.” 하현은 떠나려 하다가 소파 위에 놓여 있는 새 슈트를 발견하고 눈이 반짝였다.

저녁에 하현은 대학 동기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마땅히 차려입을 옷이 없어 초조해 했다. 그렇다고 당장 사러 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하현은 태규에게서 빌리기로 했다.

“어, 빌리고 말고 할게 어딨어. 마음에 들면 그냥 가져가. 아르마니에서 준 선물인데 가격표도 아직 뜯지 않았어.” 태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싼 슈트이긴 했으나 1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엔의 본부장이 어찌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쓸수 있겠나?

하현은 별다른 생각이 없이 재빨리 그 슈트로 갈아입으러 탈의실로 향했다. 그러다 하현은 자신의 신발을 힐끗 내려다 보더니 뒤돌아서서 태규의 신발장을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태규는 발 냄새가 심한 듯했다. 슈트는 새것이니 괜찮았지만 신발은 삼촌의 신발을 전혀 신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냥 자기 슬리퍼를 그래도 신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현은 동기 모두 오늘 밤 모임에 참석한다고 들었다. 대학시절 소문난 미인 김겨울도 참석할거라고 들었는데 하현은 은근 기대가 되기도 했다.

빌라 동네를 떠난 후, 하현은 휘파람을 불며 낡은 스쿠터에 올라타 플래티넘 호텔로 향했다. 거기서 모임을 진행할 예정인데, 하현은 너무 느리게 가면 자신이 지각할까 봐 걱정됐다.

"뚜——"

이때, 어디선가 갑자기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렸다. 포르쉐 한 대가 하현 옆에 딱 멈추더니, 자동차의 창문이 천천히 내려졌다.

하현은 장모님이 선글라스를 벗고 빨쭘해진 자신을 차갑게 쳐다보는 모습을 보았다.

비록 최희정은 하현의 장모였지만, 그녀는 외모와 건강 관리를 철저하게 한 덕분에 30대 여성처럼 우아해 보였다. 그녀의 외모는 은아와 비슷한 아름다움이 묻어있었다.

그러나 희정은 다음 순간 하현을 바라보고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 슈트 어디서 났니?”

하현이 설 씨 집안에 데릴사위로 있던 3년 동안 가장 무서워했던 사람이 바로 희정이었다. 질문을 받은 하현은 얼른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어머님, 친구한테서 빌렸어요...”

“오? 너한테도 친구가 있긴 있어?” 희정은 피식 냉소했다. 그리고나서 말했다. “누가 오늘 회사에서 일어난 일은 누군가가 이미 나에게 말했어. 감히 이준씨한테 도발하다니! 너는 무능한 루저일뿐이니, 오늘 밤 그냥 집에 돌아가서 짐이나 싸도록 해. 그리고 내일 이혼 합의서에 서명해. 걱정하지 마, 위자료는 내가 지급할게.”

하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어머님... 저는 진심으로 은아를 사랑해요. 저는 은아 없이 못 살아요...”

이 말을 들은 희정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날 어머님이라고 부르지 마. 내 팔자에 너 같은 사위는 없어. 정말 네 어머님이라고 인정하는 날에는 우리 집안 조상님들이 묘지에서 벌떡 일어나 반대할지도 몰라.

“그리고 너 내 딸을 사랑한다고 그러는데, 뭘 어떻게 사랑하겠다는거야? 병신같은 사랑을 퍼주겠다 이거야? 니까짓게 집안일 빼고 할줄 아는 게 뭔데? 지난 3년 동안 네가 내딸의 황금 같은 시간을 낭비한거는 알고 있기나 해?”

“아까 이준이가 나한테 전화했어. 내가 은아와 자기의 결혼을 허락해주기만 한다면 결혼 예물로 십억 원을 주겠다더라. 그게 얼마인지 너는 알기나 해? 뒤에 0이 몇개 붙는지도 너는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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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2-06-30
  • 재벌 사위면 될까?   11장

    "지금 나보고 가라는 거야?"하현은 웃음이 터졌다. 일개 직원이 어떻게 상사한테 가라고 말할 수가 있나?"내 말 못 알아듣겠어? 너 얼른 가라고! 누가 뽑았든, 네가 무슨 배경 출신이든, 지금 당장 꺼져!" 겨울은 이를 악물었다.겨울은 말을 끝마치자 가방에서 돈다발을 꺼내더니 바닥에 던졌다. 그녀는 거칠게 말했다. "너 안 갈 거지? 그냥 돈이 필요한 거 아니야? 돈 챙기고 얼른 꺼져!"이때, 굉장히 큰 경적 소리가 울리더니, 벤틀리 한 대가 회장님의 주차 공간에 멈춰서자 직원들은 재빨리 흩어졌다.다음,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하얀 셔츠와 정교한 가죽 바지를 입고, 포니테일을 하고 파우치를 든 채 빠른 걸음으로 나왔다.여자의 외모는 겨울과 거의 동급이었지만 그녀의 성품은 겨울과 비교 불가였다.여자는 다른 사람도 쳐다보지 않고 얼른 하현에게로 걸어갔다. 그녀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말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차가 막히는 바람에 제가 늦었습니다."하현은 이 미녀를 힐끗 쳐다보자 그녀가 바로 이슬기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하현이 하엔에 있었을 때, 그녀가 그의 밑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하현은 슬기가 하엔 그룹 대표의 비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오랜만이에요." 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슬기 씨, 헷갈리신 것 같아요." 겨울은 한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누가 대표님이신지 모두가 알아요. 청소부 아무나 골라 그렇게 부르시면 안 되죠!""청소부요?" 슬기는 하현을 조심히 살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았다. 그러더니 슬기는 뒤돌아서 차갑게 겨울을 쳐다보았다. "김 부장님, 눈을 뜨고 똑바로 들으세요. 오늘부로, 저희의 새로운 대표님 하 대표님이십니다.""네?!" 모든 사람, 특히 경비실장이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의 다리에 힘이 빠졌다.그는 대표님의 차를 발로 찼는데, 이건…"이게 어떻게 가능해?! 불가능해!" 겨울은 자신의 얇은 입술을

    Last Updated : 2022-06-30
  • 재벌 사위면 될까?   12장

    하현이 겨울을 빤히 쳐다보고 있자 그녀의 얼굴은 붉어졌다. 그녀는 민망해했다. 겨울은 어젯밤 하현 앞에서 여전히 거만했고, 심지어 옆에 앉아 있는 하현을 경멸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서서 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하현은 한동안 그녀를 응시했다. 비록 그의 오랜 동기는 약간 냉담해 보였지만, 그녀의 천성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그걸 생각하자마자 하현은 침착하게 말했다. "나는 이 문제로 너를 해고하지 않을 거야. 너의 승진에 대해서는, 네가 얼마나 유능한 사람인지 나에게 보여준 다음에 이야기하자."하현은 이 말을 한 후 겨울을 무시했다. 그는 막 회사를 인수한 참이었는데 아직도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겨울과 헛소리를 하며 시간을 낭비할 수 있겠나?겨울은 아름다웠지만, 하현은 더 아름다운 여자들을 많이 보았다. 적어도 그의 아내인 은아는 그녀보다 더 예뻤다.…하엔 그룹의 대표가 바뀌었다. 진행 중이던 모든 투자는 종료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고품질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6조 원을 추가했다.이 소식은 마치 지상의 천둥과 같아서, 짧은 시간 안에 서울 곳곳으로 퍼져나갔다.모든 이들은 이것이 서울 주요 집안 세력들의 대대적인 개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어느 집안이든 하엔 그룹이 그들의 프로젝트에 투자하게 할 수 있다면, 이는 빠르게 성장하고 결국 서울의 상위권 집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설 씨 집안은 확실히 넋을 놓고 있지 않았다. 설 씨 어르신은 즉시 가족 만찬을 열어 가족 모두에게 참석하라고 했다.은아는 재빨리 하현을 불렀다. 그러고서 은아는 하현에게 집에 가서 함께 저녁 식사 참석 준비를 하자고 했다.하현은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한편, 은아는 이미 빨간 포르쉐에 앉아 초조하게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여보, 나 늦었어." 하현은 달려서 은아에게 왔다.은아는 오늘 밤 홀터 드레스를 입고 가슴에 독특한 장미 브로치를 달았다."프라하의 심장?

    Last Updated : 2022-06-30
  • 재벌 사위면 될까?   13장

    "응?" 하현은 잠시 놀라 입에 있던 스테이크를 삼키는 걸 잊었다. 왜 이런 일이 언제 일어날지 몰랐을까?유아는 하현이 게걸스럽게 먹는 것을 보고 더욱 혐오감을 느꼈다.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저는 당신에게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이준 오빠는 설 씨 집안에 정식으로 청혼했어요. 오빠는 오늘 밤에 지참금을 보낼 거에요. 만약 당신이 충분히 똑똑하다면,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이렇게 말하자 유아가 비웃었다. 설 씨 집안은 합법적인 사업을 했지만, 집안에는 여전히 몇 명의 경호원이 있었다. 만약 이 패배자가 문제를 일으키기를 원했다면, 그들은 분명히 그를 쓰러뜨렸을 것이다."자, 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어르신께서 발표할 게 있습니다!"맨 위 자리에서 설 씨 어르신이 손을 내밀어 테이블을 두드렸다. 그는 기대된다는 듯이 말했다. "다들 그 소식에 대해 들었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하엔 그룹의 대표가 갑자기 바뀌었어. 신임 대표는 이전에 협상했던 모든 투자를 종료했어. 투자를 위해 6조 원이 추가로 투입될 거야…""저는 신임 대표가 얼마나 신비로운지 모르지만, 그의 등장은 설 씨 집안에게 좋은 기회입니다!""서울의 수많은 가족들과 사업체들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서울에 대대적인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설 씨 집안은 수년간 서울에서 부유한 가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히 물어봅시다, 우리는 단지 2류 집안일 뿐이에요….""만약 우리가 서울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설 씨 집안이 더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부족합니다…""저희 설 씨 집안이 일류 집안이 되고 싶다면, 나아가 미래에 강남에 영향을 미치는 상류층 집안이 되고 싶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우리가 하엔 그룹과 협력할 수 있는 한, 우리가 신임 대표와 함께 할 수 있는 한, 6조 원의 몫을 얻을 수 있는 한! 그러면 서울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겁

    Last Updated :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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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3985장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흘겨보았다.그러나 오늘은 어쨌든 개업일이었다.좋은 날 원가령과 따지고 싶지 않았던 하현은 양유훤 일행을 보고 입을 열었다.“모두들 좀 쉬고 물 많이 마셔.”“이따가 손님이 왔을 때 정신없이 인사해야 할 테니까.”말을 마친 하현은 다시 찻잔을 손에 쥐고 오직 찻잔 속에만 시선을 고정하며 차를 마셨다.몸을 돌려 떠나려던 원가령 일행은 하현의 그런 모습을 보고 하나같이 냉소를 흘렸다.모두들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하현을 얕잡아 보았다.강한 척하며 허세 부리는 사람,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 왔지만 하현처럼 뻔뻔한 사람은 드물었다!손님도 없고 화환도 없는데 손님이 올 거라고 예상하며 찻잔이나 기울이다니?!얼마나 더 뻔뻔해야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거지?“쯧쯧쯧, 허풍이 하늘을 찌를 태세구만! 정말 자기 눈에는 안 보이는 건가?”이때 하현의 가게에 있는 원가령 일행을 보던 양 씨 가문 노부인과 양호남, 양신이도 슬슬 하현에게로 발걸음을 했다.차를 마시고 있는 하현을 보고 그들은 코웃음을 쳤다.“양유훤, 남양에서 감히 그런 꼴로 어떻게 우리 양 씨 가문에 대항하겠다는 거야?”“그러고도 우리 양 씨 가문을 갈라놓겠다고? 흥!”양신이는 평소에도 그랬듯이 여전히 눈엣가시처럼 양유훤을 노려보며 빈정거렸다.“뭘 믿고 양 씨 가문을 갈라놓는다는 거야?”“개가죽 고약이나 팔아서?”“내가 당신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에 보따리 싸서 항성으로 도망가서 쥐구멍에라도 숨었을 거야!”“여기 와서 이렇게 망신당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양호남은 시위하듯 다가와 원가령의 허리를 끌어안고 하현에게 코웃음을 쳤다.“원가령, 저런 남자는 친구는커녕 당신의 개가 될 자격도 없어!”“개한테는 적어도 혈통이란 게 있잖아. 그런데 저런 놈한테 무슨 혈통이 있겠어?”“키워 봤자 창피할 뿐이야!”원천신과 그녀의 무리들도 하현의 가게 쪽으로 왔다.매끈한 정장 차림에

  • 재벌 사위면 될까?   3984장

    양 씨 가문 가게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자태를 본 원가령은 하현의 쓸쓸한 모습에 다시 눈길을 돌리며 비아냥 섞인 미소를 참지 못했다.“내가 화환 하나 사 줄까? 아니면 연고라도 좀 사서 매출이라도 올려 줘야 하나?”원가령의 말에 그녀가 이끌고 온 여자들이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거렸다.대하 촌뜨기가 갖은 고생 끝에 개가죽 고약 가게를 개조해 가게를 열었는데 이 모양이라니!개업하고 나서도 손님 한 명 없고 예전에 가까이 지낸 정으로 겨우 화환 하나 구걸하다니!이건 뭐 불쌍한 정도가 아니라 가엾고 슬퍼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하현은 찻잔을 움켜쥐고 한 모금 마신 뒤 심드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아니야. 당신 화환은 여기에 들일 수 없어. 우리 가게에 놓을 가치도 없거든!”“가게가 좁아서 놓을 데도 없고!”원가령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허! 허! 뭐라고? 놓을 데가 없어?”“계속 그렇게 센 척해 봐! 어디까지 가나 두고 보겠어!”“하현! 황천화랑 아는 사이라고 천하를 가진 것 같아?”“너무 거만하게 구는 거 아니야?”“페낭 일인자라도 되는 줄 알아?”원가령은 참지 못하고 냉소를 흘리며 퍼부었다.그녀의 얼굴에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가득했다.“솔직히 말해서, 우리 페낭에서는 말이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어!”“내 엄마는 페낭 무맹과 사이가 엄청 좋아.”“아 참. 좀 있으면 대하 강남 천일그룹의 사장이랑 대구 대성그룹 회장의 비서가 양 씨 가문 가게를 축하하러 올 거야!”“양 씨 가문 가게에는 지금도 화환이 너무 많아서 정말로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어.”“그런데 이 콧구멍만 한 가게에는 누가 올 것 같아?”“웃기지 마!”원가령의 눈에 경멸하는 빛이 더욱 짙어졌다.젊기만 하고 능력은 없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태어난 계층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능력 없는 사람이 거물과의 차이도 잘 이해하지 못하니 자신의 어머니가 하현과 왕래하지 못하게 것도 당연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983장

    시간이 흐르자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벤츠, BMW, 포르쉐 등 고급차들이 연이어 등장했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귀티 나는 얼굴을 뽐내며 들어왔다.가게 앞에는 끊임없이 폭죽이 터지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곧 사오십 명의 남녀들이 들어왔다.그들은 하나같이 반듯한 정장 차림에 화려한 보석으로 온몸을 치장한 채 손에는 와인 잔을 쥐고 군중 속을 여유롭게 누비며 고급 만찬에 참석하는 귀족들의 면모를 보였다.그들은 가끔 작은 소리로, 가끔은 큰소리로 웃었고 하현에게 힐끔힐끔 시선을 던지며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양 씨 가문의 규모와 화려함에 비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양가백약의 모습은 어딘가 어둡고 칙칙해 보였다.정말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방송국이나 일간지 기자는 취재도 하러 가지 않았다.귀빈들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스타나 인플루언서 등 이목을 끌 만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화려한 폭죽이나 장식, 술과 음식을 비롯해 손님을 대접할 만한 구석이 없어 일반인들조차 가기를 꺼릴 정도였다.하현의 가게 앞에 걸려 있는 개가죽 고약 간판에는 ‘무료 테스트’라는 큰 글자 외에는 양가백약을 설명할 어떤 문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저 가게 문만 열어 둔 모양새였다.썰렁한 가게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비웃음을 참지 않았다.양측의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의 거리만큼이나 극명했다.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어떻게 양 씨 가문과 겨룰 수 있겠는가?장난하는 것인가?!자기 분수도 모르는가?그러나 하현 일행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하구봉과 강옥연은 하현을 도와 샘플과 상품들을 진열대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다른 직원들은 현장에서 큰 냄비에 상처치료제 원액을 계속 끓였고 향긋한 약 냄새가 가게 안에 풍겼다.양유훤은 계산대 자리에 앉아 동전 몇 개를 손에 쥐고 조물락거리고 있었다.“하현, 오늘이 개업일이라면서 어째 문 앞에 서서 손님도 맞이하지 않는 거야?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거야?”하현 일행

  • 재벌 사위면 될까?   3982장

    이슬기와 우윤식 두 사람은 원천신을 보고 살짝 놀란 듯 어리둥절해했다.잠시 후 우윤식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원 씨 가문 원천신 사장님이시군요. 들어서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항공편을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알고 계셨습니까?”“당연히 알고말고요.”원천신이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내 딸이 양 씨 가문 며느리가 될 사람입니다.”“우윤식 사장님과 이슬기 비서님이 양 씨 가문 기념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러 이곳에 오셨는데 어떻게 제가 모르겠습니까?!”“양 씨 가문 기념일?”이슬기와 우윤식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원천신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두 분이 모처럼 이렇게 페낭에 오셨으니 두 분 체면을 세워 드릴 기회를 좀 주시죠.”“오늘 밤은 제가 두 분을 모시겠습니다. 우리 페낭 음식에 가장 정통한 곳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어떠세요?”“원 사장님. 죄송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회장님을 만나러 가야 합니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시죠.”이슬기는 정중하게 사양하며 바로 돌아섰다.우윤식은 원천신을 향해 미안한 미소를 보이며 곧바로 사람들을 이끌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슬기가 거절을 하자 원천신은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으나 대놓고 화를 내지는 못하다가 갑자기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우윤식이 방금 회장이라고 했지?그럼 그 회장이 풍문으로만 전해지던 그 거물?그분이 지금 페낭에 있다니?!설마 양 씨 가문의 영향력이 이렇게 컸단 말인가?순간 원천신은 딸을 양 씨 가문으로 시집보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딸을 양 씨 가문으로 시집을 보낼 수만 있다면 자신도 간접적으로 어마어마한 역량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물론 자신의 딸이 벼락 맞을 확률로 운이 좋다면 그분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원천신은 자신의 딸이 설령 그분의 내연녀가 된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그녀의 허황된 망상일

  • 재벌 사위면 될까?   3981장

    ”알아들었어? 하현이 당신들에게 쓰라고 준 것은 상처치료제라고!”황천화는 차가운 얼굴로 황지호를 쳐다보고는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디며 그의 왼쪽 손목을 밟았다.“앗!”고통스러운 비명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황지호의 손이 부러졌다.그러나 그는 얼굴을 일그릴 뿐 발버둥도 못 치고 가만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황천화는 직접 상처치료제를 손에 묻혀 황지호의 상처에 바르고 거즈로 쌌다.“봤지? 이 약은 이렇게 쓰는 거야!”황천화의 말에 황지호 일행은 눈꺼풀을 파들파들 떨었다.이를 보고 있던 페낭 무맹 제자들도 모두 몸이 굳어버렸다.서늘한 하현의 눈빛을 확인하자 그들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상처치료제가 가득 들어 있는 항아리를 본 사람들은 그들의 손이 다 부러지지 않는 한 저 상처치료제를 다 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허! 하현. 소인배 주제에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군!”멀지 않은 곳에서 원가령이 하현 일행의 행동을 지켜보다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녀가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한 이유는 하현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페낭 무맹에게 뭉개지는지를 보기 위함이었지 하현이 페낭 무맹을 위협하는 걸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운전대를 잡은 그녀의 표독한 눈에 악마의 그림자가 넘실거렸다.“맞아. 내가 당신을 얕잡아 봤어. 당신과 양유훤을 얕잡아 본 거야. 황천화를 앞세워 오늘 이렇게 날 골탕 먹이다니!”“하지만 황천화 한 명 앞세워 당신이 원하는 걸 다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페낭 무맹 사람들은 우리 원 씨 가문이 다 아는 사람들이고 우리가 아는 사람들은 황천화보다 지위가 높으니까!”“그들이 당신을 단번에 밟아 죽일 거야!”혼잣말을 내뱉은 뒤 원가령은 재빨리 원천신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 양 씨 가문 기념일에 우리 페낭 무맹 부맹주 몇 명을 데려와야겠어!”“양 씨 가문에서 파는 상처치료제 말이야. 페낭 무맹이 앞장서서 주문하면 분명 엄청 많이 팔릴 거야!”“그럼, 문제없지. 장차 내 딸의

  • 재벌 사위면 될까?   3980장

    위엄 서린 황천화의 목소리가 처렁처렁 울리자 하현은 감탄사를 연발했다.항상 다른 사람이 이렇게 자신을 위협했었는데 자신의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위협할 날이 올 줄은 몰랐다.그러나 보아하니 하구봉이 예의 바른 게 무엇인지 황천화를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 같았다.대하는 예의지국이다.황천화가 자신의 휘하로 들어온 이상 언제까지나 무식하게 날뛰는 사람으로 놔둘 수 없다!황천화의 말을 들은 페낭 무맹 제자들은 모두 걸에 질린 표정으로 꼿꼿이 무릎을 꿇었다.멀지 않은 곳에 포르쉐 차량을 세워 놓고 이를 바라보던 원가령은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녀는 눈앞에서 이 광경을 똑바로 보고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그녀와 양호남은 오랫동안 세심하게 계획했고 많은 대가를 치르고서야 황지호를 이곳으로 보냈다.오늘 밤 그녀는 하현이 개업을 못 하게 막는 것뿐만 아니라 양가백약의 조제법까지 빼앗을 심산이었다.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황지호가 하현 앞에 무릎을 꿇을 줄이야!이것은 원가령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것이 하현의 능력이라고 인정하지 않았고 그저 질투심에 활활 타오르는 눈으로 양유훤을 노려보고만 있었다.이 여자는 뭐가 그렇게 대단하길래 자기보다 예쁘고 이런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 걸까?황지호는 수십 명의 자기 사람들을 수습한 뒤 공손한 얼굴로 하현 앞에 섰다.“하현,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우릴 죽이든 살리든 우리 페낭 무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공손하게 하현을 대하는 황천화를 보고 황지호는 그제야 머리를 조아리고 말했다.“하현, 우리가 정말 잘못했어. 제발 기회를 줘.”“딱!”하현은 손가락을 튕겼다.그러자 직원들이 방금 달인 양가백약 한 항아리를 가지고 와서 바닥에 놓았다.하현은 나무 막대기로 휘저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난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내 앞에서 함부로 날 깔아뭉개는 사람은 더더욱 싫어해!”“황지호?”“아까 당

  • 재벌 사위면 될까?   3979장

    이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페낭 무맹 제자들은 모두 숨을 헐떡였다.황천화가 하현을 떠받치고 있을 줄은 몰랐다.그러나 그들은 하현 뒤에 양유훤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이내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 것 같았다.여자나 등쳐먹는 하현이 자신의 여자를 황천화에게 판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으면 황천화처럼 거칠 것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열뜨기 같은 놈을 비호하고 나서겠는가?“감히 내 얼굴에 먹칠을 해?!”황천화는 깜짝 놀라 벌벌 떠는 황지호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하현 앞에서 날 바보로 만들어?!”“넌 눈도 없어?! 내가 누구 때문에 여기 온 줄 모르겠어?”“아무것도 모르면서 감히 큰소리는!”“같은 문하 후배가 아니었다면 당장 단칼에 네 목을 베었을 거야!”몇 번을 발로 더 찬 후 황천화는 황지호의 멱살을 잡고 하현 앞에 무릎을 꿇렸다.“사과해. 어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하현의 용서를 얻지 못하면 넌 이 자리에 죽을 테니 그렇게 알아!”말이 끝나자마자 황천화는 다시 황지호의 얼굴을 후려갈긴 뒤 하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하현, 정말 미안해. 내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 내 잘못이야!”“형님, 형님이...”황지호의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는 도무지 황천화가 왜 이렇게 하현에게 굽신거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얼굴을 파고드는 극심한 고통보다 황천화의 태도가 사람을 더욱 기함하게 만들었다.개가죽 고약을 파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다니!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다만 하현이 무슨 힘으로 황천화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지 그 저력이 무엇인지 간에 황지호는 자신이 오늘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지금 상황이라면 절대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황지호는 잿빛으로 물든 얼굴로 무릎을 꿇었고 앙다문 입술을 겨우 떼며 말했다.“하현, 미안해. 내가 눈이 멀었어. 당신한테 이렇게 무례하게 굴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부디 관대한 마음으로 한 번만

  • 재벌 사위면 될까?   3978장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무예를 익히는 사람이 무예 기술은 부족하고 남녀가 패거리를 이루어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나 좋아해서야 되겠어? 그렇게 해서 어떻게 사람을 이끄는 진정한 무도인이라고 할 수 있겠어?”“내가 만든 양가백약은 효과가 뛰어난 연고야. 이거 가지고 가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유비무환이라고 하잖아.”하현은 여전히 당당한 모습으로 말했고 황지호 따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태도를 보였다.“뭐? 진정한 무도인이라고 할 수 있겠냐고?”황지호는 냉소를 흘렸다.“개가죽 고약이나 파는 놈이 날 협박하는 거야?”황지호는 손을 뿌리치며 하현이 준 연고를 땅에 떨어뜨렸다.“지금 당장 혼쭐을 내 주지!”“당신이나 발라! 양가백약인지 뭔지! 얼마나 약효가 좋은지 두고 보겠어!”“당신 체면을 봐서 연고를 줬는데 감히 이렇게 날뛰다니! 누가 당신한테 그럴 용기를 준 거지?!”바로 그때 군중들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이어 몇 명의 남녀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페낭 무맹 사람들은 모두 험악한 얼굴로 돌아서서 호통을 치려고 했다.그런데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페낭 무맹 사람들은 모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순간적으로 발에 힘이 쭉 빠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황지호도 누가 자신의 말을 가로막나 싶어서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돌렸다.“개자식! 나 황지호가 말하는데 누가 감히 막는 거야?”“오지랖이 넓으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내가 당장...”말을 마치기도 전에 황지호의 눈꺼풀이 갑자기 파르르 떨렸다.흰옷을 입은 남자가 냉담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페낭 무맹 일인자, 황천화!그의 지위는 황지호보다 훨씬 높았고 여수혁보다도 훨씬 높았다.그를 보면 무릎부터 꿇어야 할, 그야말로 대단한 사람이었다.그러나 황천화가 나타난 것을 보고도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그저 돌아서서 가게로 들어가 직원들에게 맡은 일을 하라고 지시했다.안에서는 불이 지펴졌고 은은한 약 냄새

  • 재벌 사위면 될까?   3977장

    그때 멀지 않은 곳에 포르쉐 718 한 대가 길가에 멈춰 섰다.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이 어떻게 당하나 좋은 구경이나 하려던 원가령은 갑자기 자세를 고쳐앉았다.하현이 양유훤과 함께 온 것을 보고 그녀의 눈에서 복잡미묘한 빛이 스쳤다.하현이 정말로 양유훤을 앞세워 뒤에 숨으려는 생각인가?지금 페낭 무맹의 공격을 받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 떡하니 양유훤을 데리고 나타나다니!허세를 부리려고 작정을 한 것인가?!정말 재수 없는 남자가 아닐 수 없다!원가령은 속으로 하현을 욕하고 경멸했지만 자신이 왜 이런 하현 때문에 마음이 힘든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도대체 하현은 양유훤과 함께 온갖 일을 하면서 왜 자신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일까?왜 자신의 개가 되어 신상을 봐주지 않는 것일까? 왜?!원가령은 질투인지 다른 감정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 마음이 괴로웠다.“형님! 바로 이 사람입니다. 이 개자식이 양호남 도련님을 다치게 했습니다!”“맞아요. 이놈이 양호남 도련님을 기습해서 때리기까지 했어요!”“우리 페낭 무맹은 안중에도 없는 놈입니다!”“그런 음탕한 짓을 하고 우리 페낭 무맹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거들먹거렸어요! 형님이 손을 봐줘야 합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참다못한 남녀가 고함을 질렀다.그들은 원래 이런 임무를 띠고 온 사람들이었다.이번에 온 목적은 하현의 가게를 부수고 하현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일이었다.그들은 하나둘씩 앞으로 나와 하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황지호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양유훤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에 탐욕스러운 빛이 스쳤다.그런 다음 그는 약간 술기운이 도는 입으로 햐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개자식! 네가 우리 페낭 무도관을 기습한 놈이냐?”“황지호, 황지호라고?”하현은 황지호를 향해 싱긋 웃어 보이더니 진열대에서 연고 한 개를 가지고 나왔다.“이거 우리가 만든 양가백약이야. 외상이나 내상 두루두루 효과가 있는 약이야.”“여기까지 왔는데 성의 표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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