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2444장

”악!”

돼지 멱따는 듯 처절하고 묵직한 비명이 사방을 울렸다.

이 장면은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던 첩자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그들은 하현을 잘 알지 못했지만 최영하의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용전에서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용전 항도 지부가 이렇게까지 난폭하게 나올지 몰랐다.

“뚜둑!”

키노시타는 모든 사람들의 손을 꺾은 뒤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목을 스스로 꺾었다.

하지만 그는 비명소리 하나 토해 내지 않고 창백한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결심하던 일을 마친 기사처럼 그는 비로소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하현 앞에 다시 무릎을 꿇고 수많은 비명 속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이제 마음에 좀 드십니까?”

“그래.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섬나라 무사도 정신이라 할 수 있지.”

“앞으로 잘 새겨둬. 대하인을 만나거든 인정할 건 인정하고 무릎을 꿇어야 할 일이 있으면 무릎을 꿇어야 해.”

하현은 더 길게 말하지 않았다.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하현의 빈정거림을 듣고도 키노시타는 못 알아듣는 척하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하현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그는 구실을 찾아 이 사람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다시는 허튼 생각하지 못하도록 싹을 잘라버릴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키노시타가 비굴하게 나오는 바람에 그가 손을 쓰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정신을 가다듬은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

“하지만 나중에 또 나를 만나게 되거든 돌아서서 날 피해 가도록 해. 명심해.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구, 알았어?”

“복수할 생각도 다시 또 건드릴 생각도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북천파는 물론이고 섬나라 음류까지도 가만 안 둘 테니까.”

“알겠습니다.”

“내가 누군지 생각나지 않으면 텐푸 쥬시로에게 물어봐. 그의 제자들도 다 죽인 내 앞에서 북천이 감히 횡포를 부리다니! 한 주먹도 안 되는 것들이!”

텐푸 쥬시로라는 이름을 듣고 키노시타는 깜짝 놀라며 눈을 번쩍 떴다.

마침내 하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