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하현의 몸은 번개처럼 날쌔고 빠르게 날아와 손바닥으로 남자를 한 대 후려쳤다.“제대로 얘기 좀 해 볼까?”“퍽ㅡ”“이 찻잎이 어떻게 된 일인지 당신 정말 몰라?”“퍽ㅡ"“아직도 변상하라는 말을 할 용의가 있는 거야? 당신 정말 이 도성에서 함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정신을 못 차리도록 몇 대를 얻어맞게 되자 꽃무늬 셔츠의 남자는 정신이 멍한 모양이었다.하현은 그의 멱살을 움켜쥐고 그를 들어올렸다.꽃무늬 셔츠의 남자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당신, 감히 날 때리다니, 내가 누군지 알아?”“난 도성 화 씨 가문 사람이야!”“날 이렇게 건드린 건 우리 화 씨 집안을 건드린 거나 마찬가지야.”“그건 도성 전체를 건드린 꼴이 되는 거야.”“이 자식, 당신 이제 죽었어.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가족도 이미 죽은 목숨이야!”“당신은 우리가 저 바다에 던져 물고기밥이 되게 할 것이고 당신 뒤에 있는 저 여자는 환락가에 버려져 손님이나 받을 처지가 될 거야.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을 만큼 비참한 삶을 살 거라구. 하, 하하하.”하현에게 그렇게 두들겨 맞았어도 꽃무늬 셔츠의 남자는 여전히 오만불손한 표정을 지으며 도발했다.어쨌든 도성에서 화 씨 집안은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가진 집안이라는 의미였다.“도성 화 씨 집안, 좋아.”하현은 잡고 있던 남자의 멱살을 뿌리치며 담담하게 손을 털었다.“당신이 이렇게 허풍을 떠니 나도 기회를 안 줄 수 없지. 나중에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지 마.”“지금 당장 당신 사람들을 부를 기회를 주지.”“당신이 날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군.”하현은 말을 마치자마자 꽃무늬 셔츠의 남자를 발로 걷어차 바닥에 넘어뜨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냈다.그때 비로소 정신을 차린 방재인이 초조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다가왔다.“하현 오빠, 도성에서 화 씨 집안을 건드리면 아주 심각한 후환을 당할 수도 있어요. 하현...”방
”고마워요, 곽영호. 이 일이 잘 해결되면 반드시 보답할게요.”방재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고 바닥에 널브러진 꽃무늬 셔츠의 남자를 내려보았다.“그럼 오늘 밤 어디서 만날까요?”“천계 조이팰리스!”“제왕 레스토랑!”상대방의 말투가 거만하기 그지없었다.“오늘 저녁 7시. 방 사장, 제시간에 도착하라구. 절대 늦으면 안 돼!”“그리고 셋째 도련님이 이번에 당신들이 사람을 때린 일은 방 사장 체면을 봐서 더 이상 추궁하지 않으시겠다고 하는군.”“당신 직원들 데리고 가도 돼.”“하지만 당신은 오늘 밤 셋째 도련님께 어떻게 보답해야 좋을지 잘 생각해야 해, 알았어!”방재인은 목소리를 낮추어 대답했다.“고마워요. 오늘 꼭 제시간에 도착할 테니 그때도 저 대신 말 좀 잘 해 주세요.”방재인이 전화를 끊자 꽃무늬 셔츠의 남자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그는 전화를 받고 몇 마디 들은 후에야 비로소 예의 그 능글맞은 웃음을 되찾으며 말했다.“방 사장, 운이 아주 좋구만. 곽영호가 당신을 보증하다니.”“오늘 밤 셋째 도련님이 우릴 위해 제대로 앙갚음을 해 주실 거야!”“가자!”남자의 말이 끝나자 쓰러져 있던 남자들이 비틀거리며 일어나기 시작했고 꽃무늬 셔츠의 남자는 떠나기 전에 하현을 향해 목을 베는 손짓을 했다.“자, 일단 일이 해결되었으니 모두 호텔로 돌아가 쉬세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방재인은 놀란 직원들을 위로하였고 하현과 함께 포르쉐에 올라탄 후에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도성은 화 씨 집안 구역이라 그들을 건드리면 골치가 아파요.”“다행히 방금 항성 4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항성 곽 씨 집안 곽영호가 나서서 자리를 마련해 주었으니 오늘 밤 화 씨 집안 셋째 도련님과 잘 얘기해 봐야겠어요.”“하현 오빠, 비록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난 잘 모르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 도성과 항성은 역사적인 이유로 우리가 살던 육지와는 달리 일반적인 법이
방재인은 액셀을 밟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2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했어요.”“가족은 내가 명망 높은 국내 가문의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해서 가문의 세력을 넓혀주길 바랐어요. 가족을 위해 희생양이 되라는 거죠.”“하지만 난 거절했어요. 그리고 가족들한테 얘기했죠. 내 삶을 살 거라고. 나도 내 인생이 있는 거라고. 내 인생을 가족들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둘 수가 없었어요.”“시집을 가라고 계속 강요한다면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했죠.”“그래서 가문은 저에게 조건을 제시하며 기회를 주었어요.”“가문에서 나한테 자금 10억 원을 주면서 사업을 해 보라고 했어요.”“만약 3년 안에 연경 방 씨의 어떤 도움도 없이 100억을 벌 수 있다면 나한테 자유를 주겠다고 했어요.”“만약 달성을 하지 못하면 그날로 조용히 부잣집 도련님에게 시집가서 가문의 희생양이 되어야 해요.”“물론 사업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방 씨 집안은 나에게 별다른 방해는 하지 않았어요.”“가문에 단단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사업을 시작해 보니 생각만큼 그리 간단하지 않았어요. 수출입 업무뿐만이 아니라 각종 사업 영역에서 방 씨 집안의 입김이 없는 데가 없었어요.”“심지어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믿을 만한 큰 업체들은 연경 방 씨 집안하고만 거래를 하지 어떻게 방 씨 집안에서 퇴출당한 딸과 거래를 하겠냐며 손사래를 쳤어요”“나와 거래하는 것은 곧 방 씨 집안의 미움을 사는 일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거래처는 다소 불량한 거래처들뿐이었어요.”“어려웠지만 지난 2년간 좌충우돌하며 그럭저럭 사업을 해 왔어요.”“이제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건만 성사가 되면 전 100억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단숨에 자신의 사정을 늘어놓은 방재인이 말을 마치고는 깊고 긴 한숨을 쉬었다.씁쓸한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번졌다.“어쩌면 이것이 내 운명일지도 몰라요.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해서 가족 모두를 위해
천계 조이팰리스로 돌아왔을 때는 점심나절 즈음이어서 저녁식사까지는 아직 반나절이나 남아 있었다.하현은 주변을 좀 둘러보고 이것저것 견문을 좀 넓히겠다는 핑계를 대고 로열 스위트룸을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그는 몰래 직원들의 탈의실로 들어가 웨이터 옷을 한 벌 꺼내 입고는 객실 구역을 둘러보기 시작했다.당시 최희정의 사진에서 보던 각도와 배경, 방 배치 등을 분석한 결과 하현은 최희정이 객실 구역 중간층 정도에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이 정도 높이는 되어야 카지노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정오 무렵은 여행객들의 체크아웃으로 바쁜 시간이었다.하현은 객실 구역의 중간층을 잠시 둘러본 뒤 18층에 있는 08호실이 사진 속 최희정이 붙잡힌 장소일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했다.방 입구에 도착한 하현은 카펫에 먼지가 엷게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적어도 3일 동안은 아무도 청소를 하러 온 것 같지 않았다.이런 신축 호텔에서 객실 상태가 이럴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누군가 이 방을 전세 내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것이었다.하지만 하현도 이 가능성에는 약간의 오류가 있다고 생각했다.한 층을 다 빌린다고 가정했을 때 보통 사람이라면 꼭대기 층을 빌릴 가능성은 있지만 18층이라는 불길한 숫자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08호실 입구에서 하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직원 카드를 꺼내어 살짝 그었다...“드르륵ㅡ"방문이 열렸고 하현이 막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뭔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짐과 동시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옆을 향해 몸을 뒹굴며 가까스로 그 자리를 피했다.“휙휙휙휙"입구에는 수십 개의 활이 놓여 있었고 하현이 피하는 순간 발사된 화살이 맞은편 벽에 그대로 꽂혀 있었다.견고한 내력벽마저 관통할 정도의 활이니 그 힘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하기에 충분했다.만약 저 화살이 사람에게 꽂혔더라면 아무리 전쟁의 신이라고 해도 피할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하현이 곰곰이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갑자기 그
도성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최고 힘 있는 가문은 도성 화 씨였다.오랫동안 화 씨 가문은 도성에서 카지노를 운영해 왔다.그러나 자신과 화 씨 가문에는 그전부터 아무런 원한이 없었는데 도대체 왜 도성이었을까?“아니야!”하현은 그때 갑자기 번뜩 깨달았다.자신이 아니었다.카지노 일 때문에 설은아는 도성에 꼭 와야 했다.돌아가는 판세로 보아 하현 자신을 겨냥한 건 맞지만 지금 상대의 손아귀가 향하는 곳은 설은아였다.그럼 이렇게 치밀하게 계획한 사람은 도대체 대구 정 씨 집안일까? 아니면 도성 화 씨 집안일까? 그도 아니면 오랜만에 만난 그 지인들일까?하현은 답답한 듯 한숨을 깊이 내쉬었고 시선을 들어 올려 조이팰리스 맞은편 빌딩을 쳐다보았다.지금 자신을 공격하는 저격수를 생포할 수만 있다면 모든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다.하현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팡팡팡!”총성이 또 울렸다!분명히 저격수는 이미 하현이 어디 있는지 간파한 것 같았다.놈이 쏜 총알이 하현이 서 있는 벽면에 떨어졌다.벽면의 대리석 조각이 내는 거대한 진동으로 하현의 귀는 터질 듯 고통이 밀려왔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아무런 미동도 없이 벽면에 계속 붙어 있었다.이렇게 큰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천계 조이팰리스 보안 요원들이 분명히 알게 될 거라고 하현은 생각했다.그는 사람들이 몰려오는 틈을 타 얼른 이곳에서 빠져나와 저격수를 체포해야 했다.그러나 지금 섣불리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나가서는 안 될 일이다.그때였다.하현이 머릿속으로 생각한 그림을 행하기도 전에 눈앞에 갑자기 불빛이 번쩍 보였다.그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얼른 그 자리를 뛰쳐나와 계단 방화실 쪽으로 들어갔다.“쾅!”거대한 진동소리가 전해졌다.누군가가 중형 총기를 동원하여 18층의 객실 여러 개를 저격한 것이었다.거대한 진동소리에 천계 조이팰리스 보안 요원들은 놀라서 달려왔고 저격수들의 공격도 멈췄다.하지만 하현은 여전히 계단 방화실에서
천계 조이팰리스가 소란스러워서 방재인은 잠시 호텔을 옮겨 옆 호텔 로열 스위트룸을 다시 예약했다.하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타나 방재인과 함께 짐을 옮겼다.그러는 동안 하현은 설은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지금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하현은 누가 자신을 죽이려 하든지 간에 목표는 자신에게 있을 것이라는 걸 거의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설은아를 만나지 않는 한 설은아는 당분간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상대방이 두 번씩이나 작전에 실패했기 때문에 세 번째 공격을 섣불리 하지는 못할 거라고 믿었다.그러는 동안 하현에게는 먼저 집중해야 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었다.상대방이 움직이기 전에 우선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하현은 파리 호텔로 옮겨온 후 오후 내내 호텔에서 머물렀다.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별일 없이 지나가서 몇 시간을 푹 쉬며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한편 그 시간 동안 방재인의 핸드폰은 여러 번 울렸다.모두 곽영호에게서 온 전화였다.오늘 저녁 식사 장소가 변경되었다는 첫 번째 전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늘 밤 꼭 시간에 맞춰 와야 한다는 신신당부의 전화였다.그리고 사업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특히 오전에 있었던 일처럼 사람을 때리는 상황은 절대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화 씨 집안 셋째 아들은 보통의 평범한 집 자제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만약 그와 맞서 싸운다면 결과는 아마 상상보다 훨씬 처참할지도 모른다.전화를 받을 때 방재인은 하현을 의식하지 않았고 대충 알았다고 대답하며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바로 하현에게 달려가 하현에게 수박을 썰어 주었다.“그 곽영호라는 사람 말이야. 항성 S4 중 한 명인 곽영민이랑 어떤 사이야?”하현은 관심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좀 재미있는 사람 같아서 말이야. 당신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후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방재인, 이제 화소붕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았잖아. 그런데 오늘 밤 그 사람이랑 만나기로 약속을 했어? 정말 손해 볼까 두렵지 않아?”방재인은 웃으며 말했다.“오빠가 있잖아요.”“게다가 나도 인정하긴 싫지만 어쨌든 나에게도 연경 방 씨 가문 후광이 있어요.”“사업상으로는 화소붕이 날 속일 수는 있겠죠.”“하지만 다른 일에서는 감히 날 어떻게 할 필요가 없어요.”하현은 웃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오늘 밤 꼭 방재인과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만 있었다.방재인과 화소붕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저녁 시간은 곧 다가왔고 하현은 방재인과 함께 차를 타고 붐비는 차들 속으로 들어갔다.“방 사장, 화소붕이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거야?”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항만에서 금테 안경을 쓴 호기롭고 거만해 보이는 남자가 재촉하고 있었다.“방재인, 난 우리 사이의 선후배 관계를 봐서 당신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어. 내가 화소붕한테 처신이 분명한 사람이라고 당신을 소개했단 말이야!”“그러니 제발 날 실망시키지 마!”“7시에 도착하려고 했으면 미리미리 움직였어야지 왜 그걸 모르고 있는 거야?”“화소붕은 성격이 급해. 바람맞히는 걸 제일 싫어한다구!”“만약 화소붕을 불쾌하게 만든다면 그때는 당신 회사의 직원들뿐만 아니라 당신조차도 도성을 떠날 수 없게 될 거야!”“도성이야, 여기는 도성이라구. 화 씨 집안이 장악하고 있는 땅! 당신이나 나나 몸 사려야 하는 곳이라고, 알겠어?”한바탕 신신당부를 한 뒤에야 곽영호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다시 목청을 가다듬고 한껏 자세를 낮추며 미소를 지었다.“아, 셋째 도련님, 걱정 마세요. 방재인이 곧 도착할 겁니다.”“방재인이 오늘 밤 제대로 처신할 거예요. 분명 만족하실 겁니다.”곽영호의 등 뒤 멀지 않은 곳에
화소붕은 얼굴색이 확 변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도성 이 좁은 땅에서 누가 되었든 화소붕의 문을 걷어찼다는 건 그만한 대가를 치를 각오가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홀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놀라 입구 쪽을 바라보긴 했지만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든 채 비꼬는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요 몇 년 동안 그들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화소붕과 대적해 보려고 덤벼들었던 것을 보아 왔다.하지만 예외 없이 모두 화소붕에게 짓밟혔다.그보다 더 비참한 경우는 공해상에 버려져 물고기밥이 되는 것이었다.그 모습을 보고 그들은 도성에서 화소붕과 함께라면 더없이 거리낄 것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이제 그들은 하나둘씩 더 좋은 볼거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때 하현이 먼저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 뒤로 방재인이 들어왔다.“방재인!”곽영호는 방재인을 알아보고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미녀 후배만 오면 이제 자신의 임무는 완성된 것이었다.하지만 방재인 옆에 서 있는 하현을 보자 곽영호의 얼굴이 굳어졌다.“방재인, 내가 오늘 말을 제대로 안 한 거야?”“당신 혼자만 오라고 신신당부했잖아. 이건 태도의 문제야!”“옆에 개를 데려오다니 지금 우릴 놀리는 거야?”곽영호는 씩씩거리며 하현에게 다가가 코를 바짝 가까이 대며 차갑게 말했다.“꺼져!”하현이 뭐라고 입을 떼기도 전에 방재인이 나서서 매서운 눈빛으로 곽영호를 쳐다보았다.방재인의 매서운 눈빛에 곽영호는 절로 뒷걸음질쳤다.방재인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눈빛만은 겨울 눈보라처럼 매섭게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노려보았다.“당신이 화소붕, 그 셋째 도련님인가요?”방재인의 태도를 보고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 아가씨가 설마 지금 자신의 처지가 어떤지를 잘 모르고 있는 건가?용서를 빌러 온 게 아닌가?죄를 추궁하기 위해서 온 건가?모두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했다.도대체 무슨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