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2259장

도성 송산 빌리지.

이곳은 산을 등지고 바다를 끼고 있었고 멀리 항성을 바라보는 빅토리아 항이 있어 진정한 부자동네라 일컫는 곳이었다.

부자동네의 이름에 걸맞게 호화로운 별장들이 즐비하였다.

어떤 별장도 수백억 이상의 가치가 있어 일반인들에게는 방문할 엄두도 나지 않는 곳이었다.

카지노의 도시 도성 안에서도 가장 치안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었고 출입도 무척 엄격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현은 베란다에 서서 빅토리아 항을 바라보며 깊이를 알 수 없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온 설은아는 담요를 꺼내 베란다로 나와 하현의 몸에 살포시 걸쳐 주었다.

“하현, 밤바람이 차. 이제 안으로 들어가는 게 어때?”

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의 어깨에 걸쳐진 담요를 들어 설은아의 몸에 걸쳐 주었다.

“난 춥지 않아. 오히려 당신이 조심해야지. 절대 감기 걸리면 안 돼.”

“당신 이번에 도성에 온 거 말이야. 장모님 일로만 온 거 아니지, 그렇지?”

설은아는 순간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일을 솔직하게 말했다.

“맞아. 내가 이번에 도성에 온 또 다른 목적은 장부를 조사하기 위해서야.”

“정용이 자리에 있을 때 항성에 합법적인 카지노를 열었어.”

“외부인이 도성에서 단독으로 카지노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정용은 도박왕의 넷째 아들과 합작했지.”

“그런데 정용이 죽은 후 정 씨 집안의 아홉 번째 지부에 매달 입금된 돈은 그전에 비해 1%에도 못 미쳤어.”

“이전에 사람을 보내 장부를 확인해 보려고 했지만 보낸 사람마다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그래서 내가 이번에 직접 도박왕의 넷째 아들을 만나보려고 해.”

하현의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 여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설마 이것이 성장의 대가란 말인가?

설은아도 그제야 자신이 실언한 것을 알아차렸다.

차가운 밤바람 속에 설은아와 하현은 침묵 속에 서로의 눈을 피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잠시 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