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문은 순간 녹초가 되어 바닥에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쿵쿵쿵 박으며 절을 했다. 용문과 용옥은 모두 대하의 초석 중 하나로 서로 다른 계통에 속해 하는 일은 다르지만 지위는 동일했다. 백서문은 용옥 대구 제1대 대장일 뿐이었다. 신분이 있는 사람인 셈이었지만 하현 용문 대구 지회장과 비교하면 신분은 천지차이였다. 간단히 말해 하현이 백서문을 죽이려 한다면 용옥 쪽에서는 백서문을 지켜주지 않을 뿐 아니라 아마 하현을 도와 칼까지 건네 줄지도 모른다. “데리고 가서 전부 한 손을 다 부러뜨려.”“이놈은 불구로 만들고.”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가볍게 손을 흔들며 백서문과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했다. 십여 명의 용문 자제들이 들어와 백서문과 사람들을 끌고 나갔다. 이 과정에서 저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잠시 후 마당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하현은 뒷짐을 지고 한숨을 내쉬며 임정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임 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 임 선생님이 저에게 별장을 주셨는데 사람을 죽이는데 사용을 하게 됐네요. 좋은 풍경을 다 망쳐놨네요.” 임정민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하현을 쳐다보았다. “하 도련님, 별말씀을요. 대구에서 단 며칠 만에 용문 대구 지회장이 되셔서 우리 대구의 모든 소란스러운 일들을 끝내셨잖아요. 저희 아버지께서 큰 공로라고 말씀하셨습니다.”“이번 일에 아버지께서 큰 신세를 지셨습니다.”임정민은 이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았다. 대구는 대하의 동남쪽 관문으로 얼마나 많은 밝고 어두운 해외 세력들이 대하를 침공하려고 하는 지 모른다. 용문의 존재는 해외의 암 세력을 막는 초석 중 하나이다. 그러나 용문이 분열되면 그런 역할은커녕 해외 세력에게 이용 당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현이 용문 대구 지회를 빠르게 통합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고 공은 더욱 컸다. 하현은 이 주제에 너무 매달리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임 아가씨, 이런 사소한 일로 귀찮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저도 충돌이
임정민은 재빨리 왔다 재빨리 사라졌다. 떠날 때 그 개구리 얼굴 닌자의 시체를 가져 갔는데 하현을 도와 준 셈이었다. 왕주아와 이슬기 두 사람은 핸드폰 번호를 교환한 뒤 곧바로 언니 동생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호칭은 하현의 눈꺼풀을 펄쩍 뛰게 만들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언니 동생 관계가 보통 자매 사이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왕주아는 이사장 겸 회장이라 바빠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났다. 마지막으로 현장에는 하현과 이슬기만 남았다. 슬기가 막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주시현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주시현 쪽에서는 이슬기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툭툭 큰 소리로 말했다. 화제의 핵심은 단 하나, 바로 오늘 밤 변승욱에게 감사의 표시로 만찬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슬기는 이 일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어쨌든 체면은 세워줘야 했다. 슬기는 주시현의 열정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녀는 주시현이 변승욱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연회에 그녀도 얼굴을 내밀어야 했다. 하현은 당연히 경호원의 직책을 다했고 자기의 책임은 자기 져야 하기에 슬기를 따라 밖으로 나섰다. 어쨌든 전에 한 차례 습격사건이 발생했으니 자신이 따라가지 않았다가 상대방이 후수를 두고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30분 후, 하현과 슬기는 벨라루스에 도착했다. 주시현과 사람들은 진작부터 공손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을 보고 하현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원래 오고 싶지 않았고, 슬기와 함께 와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다. 지금 보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는 오후에 이미 변백범과 대도경수 등 벨라루스를 장악하도록 주선했기 때문이다. 이제 벨라루스도 대구에서 그의 캠프 중 하나인 셈이었다. 이곳은 별장 쪽보다 더 안전했다. 방현진이든 신당류든 여기서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물러나야 할 것이다. 앞쪽 멀지 않은 곳에서 오랫동안 기다렸
홀에 들어가서 하현은 한 바퀴를 둘러보더니 이곳은 전세를 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아하니 주시현이 말하는 연회는 기껏해야 바 있는 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장사가 잘 되었고 주위에는 자극적인 음악이 가득해 아직 늦은 밤은 아니었지만 손님들이 미친 듯이 노는 데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 공기 중에는 담배와 술, 화장품 냄새가 섞여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오래 맡고 있으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라 생각하고 밤에 취하게 될 것 같았다. 주시현과 사람들은 이미 앞쪽 자리에 도착했고 이미 몇몇 아름다운 남녀들이 앉아 있었다. 하현과 사람들이 들어가자 갑자기 섬나라 유카타 차림의 남자가 나오더니 하현 앞에서 매우 난감해 했다. 하현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바에서 몇몇 젊은 남자들이 걸어 나오더니 섬나라 남자들을 향해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선두에 있는 사람은 바로 오래 알고 지낸 왕동석이었다. 이때 그는 술병을 들고 섬나라 남자의 이마를 내리쳤다. ‘콰당’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의 머리가 깨지더니 피가 줄줄 흘렀다. 이 광경을 보고 나서야 왕동석은 손뼉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섬나라 사람, 나 왕동석의 여자까지 희롱하다니 죽고 싶어?”말을 마치고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맥주를 모두 이 섬나라 남자의 몸에 쏟으며 거들먹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섬나라 사내가 벌떡 일어나 핏물 가득한 얼굴을 감싸며 속삭였다. “바보!”“감히 나 구보무라키를 건드리다니, 두고 보자!”왕동석은 구보무라키를 발로 걷어찼고 그 후에 주시현 등 사람들을 보고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시현씨, 왔어요?”“내가 오늘 특별히 제왕 자리를 예약했어요.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하죠?”말을 하면서 그는 또 열정적인 표정으로 달려와 여유롭게 변승욱과 악수를 했다. 왕동석은 하현을 보긴 했지만 없는 존재로 여기며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이 광경을 보고 변승욱은 한 줄기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동맹을 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모두가 차례대로 자리를 잡고 앉자 현장에는 난처한 광경이 펼쳐졌다. 자리가 다 차서 하현은 마침 앉을 자리가 없었다. “오, 우리 업무부의 큰 공신 하현이네!”“네가 여기 서 있지 않으니 네가 온 줄 정말 못 알아봤어!”왕동석은 헛웃음을 지으며 하현을 쳐다보았다. “근데 하현, 여기는 어쩐 일로 왔어? 우리는 너를 초대하지 않은 거 같은데? 게다가 네 자리도 준비하지 않았어.”“아니면 실례지만 여기서 방해하지 말고 비켜줄래?”왕동석의 말을 듣고 그 인터넷 스타들은 순간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드러내 보였다. 이 작은 경호원이 설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건가?벨라루스처럼 고급스러운 곳에 그가 올 수 있겠는가?그의 자리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여태 꺼질 줄을 모르고 꼿꼿이 서 있다니, 자기가 모델인 줄 아나?슬기는 이때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왕 도련님이시죠? 하현은 저를 보호하는 책임자예요. 만약 그의 자리가 없다면 저도 가겠습니다.”“어? 슬기 아가씨를 보호해주시는 책임자라고요? 업무부 사원도 이런 능력이 있다니 정말 젊고 유능하네요!”이 말을 듣고 왕동석과 사람들은 모두 냉소했다. 이때 왕동석은 전에 하현이 어떻게 여러 차례 업무를 끝낼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보아하니 기둥서방처럼 이슬기의 허벅지를 끌어안았나 보군.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불쾌한 기색으로 쳐다 보았다. 모두가 하현이 기둥서방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놈은 분명히 기둥서방이라 사실은 누군가의 뒷바라지를 받으면서도 사람들로 하여금 그가 정말로 능력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다들 장님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것도 못 알아보게! 이때 변승욱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왕 도련님, 기왕 손님으로 왔으니 자리가 하나 더 늘건 줄건 별 상관 없잖아요. 가장 중요한 건 기분 좋게 하는 거죠.”“종업원에게 자리 하나 더 준비하라고 하세요!”변승욱이
그러자 하현은 잠시 생각한 끝에 입을 열었다. “왕 도령, 방금 그 섬나라 사람은 간단하지 않을 거 같은데.” “내 생각에는 다들 다른데 가서 노는 게 좋을 거 같아.”“오늘 밤은 변 도령을 대접하는 연회니 말썽 일으키지 마.”“간단하지 않다고? 어떻게 간단하지가 않은데?”원래 왕동석은 조금 겁이 났었는데 이때 하현의 말을 듣자 그는 순간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 봤자 섬나라 돼지 아니야? 무슨 재주가 있겠어?”“내 삼촌은 용문 대구 지회 부회장이야!”“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18명의 용문 제자들이 와서 우리를 도와줄 거니 전혀 문제 없어!”“다른 사람은 없다고 쳐도 나는 용문의 외부 제자야!” “하현, 지금은 옛날 사회가 아니야. 서양인을 만난다고 무릎을 꿇어야 할 시대도 아니야!”“너는 일어서서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해!”“근데 너는 시골에서 온 촌놈이라 서양인을 보면 무서울 수밖에 없지. 나도 이해해.”“하지만 섬나라 놈들이잖아!”“멀리 안 가더라도 얼마 전 유라시아 전장에서 우리 대하의 대장에게 대가리를 얻어 맞지 않았어?”“그들이 감히 어쩌겠어?”한 무리의 대성그룹 경영진이 하현에게 가차없는 냉소를 퍼부었다. 하현과 요괴급 미녀 이슬기가 친밀한 것을 보고 그들은 모두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슬기 같은 여자는 세자 도련님이 아닌 더 높은 귀족적인 존재와 교제해야 할 운명이다. 하현 이 촌놈이 무슨 방해를 하는 것인가?변승욱 정도 되야 슬기와 어울릴 수 있다. 하현은 지금 두꺼비가 백조 고기를 먹고 싶어하고 있는 형국이라, 이 인터넷 스타들은 이 모임의 등급이 낮아졌다고 느껴졌다. 그들은 비록 상류층의 노리개일 뿐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하현은 상류층 곁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두들 하현을 서양인을 무서워하는 찌질한 놈으로 여기며 웃음꽃을 피웠다. 슬기가 화를 내려고 하자 오히려 하현은 손을 잡으며 그녀에게 싸울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슬기씨, 그 폐물은 신경 쓰지 마세요. 자, 변 도련님 쪽으로 와서 앉아요.”“이따가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변 도련님이 아가씨를 보호해 줄 거예요!”다들 하현을 밟고 그의 얼굴을 때리는 것을 보고 주시현은 서둘러 이슬기를 끌고 갔다. “그리고 변 도련님이 오늘 하루 종일 아가씨를 보호해 줄 거예요.”“주인으로서 변 도련님께 술 한 잔 정도는 사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술 다 마시고 춤도 한 곡 해야죠!”“제가 말씀 드리는데, 변 도련님은 프로 급이에요. 기술적으로는 젊은 애들을 순식간에 제압해 버릴 정도예요!”“저는 이런 기회를 간절히 원하지만 오늘 밤은 슬기 아가씨가 유리하네요!”주시현은 지금 변승욱과 이슬기를 맺어주려고 애를 썼다. 하현 이 두꺼비가 슬기 같은 백조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주 아가씨, 농담이시죠? 오늘 밤 제가 이 아가씨에게 먼저 한 잔 올리겠습니다.”“어쨌든 이 아가씨가 저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진정한 고수와 겨룰 수 있는 기회를 주셨잖아요. 이것은 제가 평생 원한 것이니 제가 감사의 뜻을 전해야죠.”이때 변승욱은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그리고 난 후 그는 샴페인을 꺼내 오른 손가락을 튕기자 순간 뚜껑이 날아갔다. 이 장면은 그 자리에 있던 인터넷 스타들로 전부 흥분한 얼굴로 손뼉을 치게 만들었다. 하현은 눈썹을 찡그리며 입을 열지 않았다. 슬기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변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는 오늘 오후에 일이 좀 있어서 지금 정말 술 마실 기분이 아니에요.”“하지만 변 선생님이 이렇게 관심이 많으시니 제가 차 대신 술을 한 잔 올리겠습니다.”말을 하면서 슬기는 벌써 차를 한 잔 들고 마시려고 하고 있었다. 주시현이 옆에서 말했다. “슬기씨, 이러시면 안되죠.”“변 선생님께서 이렇게 주도적으로 나오시는 데 어떻게 이렇게 체면을 구기실 수가 있어요?”“거기다 오늘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자기 사람
다음 순간, 공수도 도복을 입은 십여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비록 그들의 키는 크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다부진 모습이었고 섬나라 특유의 문신이 몸에 새겨져 있었다. 하현은 한 번 훑어보고는 이 사람들이 섬나라의 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 뒤에는 머리가 피투성이가 된 섬나라 사람이 따라왔다. 좀 전에 발에 차여 쫓겨난 구보무라키였다. “보스, 바로 이 사람들이 저를 때렸어요!”“이 사람들은 무덕을 지키지 않아요!”구보무라키는 왕동석과 사람들을 가리키며 원망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곧이어 겉으로는 유순하나 속은 검은, 차가운 기질의 섬나라 남자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키는 170cm에 가까웠고 섬나라 사람 중에서 키가 큰 편이었다. 그는 섬나라 귀족 특유의 기운을 풍겼는데 이때 그는 술잔에 야트막하게 묵은 술을 따라 마시며 왕동석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냉소하며 말했다. “재미있네. 감히 내 사람을 건드리다니 간이 크네!”그의 대하어는 아주 표준어였지만 말투는 로봇처럼 아주 건조했다. 내뱉은 말에는 말할 수 없는 섬뜩함과 살의가 담겨 있어 딱 봐도 손에 피를 묻힌 주인처럼 보였다. “너를 건드린 사람이 어쨌는데?”“믿든지 말든지 어르신이 너를 건드려 줄까?”왕동석은 이때 변승욱이 뒷받침을 해주자 더 없이 거만해져 양주병을 들고 앞으로 돌진했다. 다만 그가 가까이 가기도 전에 이 음침한 섬나라 남자가 그의 뺨을 때렸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왕동석은 몸 전체가 날아갔고 바에 심하게 부딪혀 뼈가 부러지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곳은 순간 냉기가 돌았다. 애교 있게 웃고 있던 인터넷 스타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창백해져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왕동석은 벽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비록 죽지는 않았지만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남자 동료 몇 명이 화가 나서 술병을 들고 돌진했다. 7-8명이 한 사람을 때렸다. 이 사람들은 빠르게 돌진했다. 이 음침한 섬나라
낭랑한 소리와 함께 섬나라 남자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변승욱 옆에서 뺨을 맞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섰고 현기증이 나 머리가 윙윙거렸다. 그가 반응을 하기도 전에 변승욱은 또 손등으로 뺨을 때렸다. “퍽!”뺨을 때리자 이 섬나라 남자의 이가 튀어 나왔다. 뺨 두 대를 때리고 나서야 변승욱은 테이블 위에 있던 수건을 들고 손바닥을 닦으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지금 너희들을 건드렸다. 어쩔래?”섬나라 남자는 얼굴을 감싸고 한참 동안 멍해있었다. 그는 신당류에서도 꽤 지위가 있었으니 언제 이렇게 모욕을 당한 적이 있겠는가?이때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변승욱을 쳐다보며 버럭 화를 냈다. “바보!”“네가 감히 나를 때리다니?”“너 이 어르신이 누군지 알아?”“얘들아! 이 개자식을 죽여!”그의 명령과 함께 옆에 있던 공수도 복을 입은 십 여명의 섬나라 남자들이 일제히 손을 내밀어 변승욱을 향해 잔인한 수단을 썼다. “퍽퍽퍽______”변승욱은 비록 뻐기는 것을 좋아했지만 산타 왕의 명성도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셈이었다. 이때 그는 차분하고 여유롭게 펀치를 날리며 더없이 대담했다. 잠시 후, 십여 명의 섬나라 남자들은 날아갔고 땅에 쓰러져 끊임없이 비명을 질렀다. 변승욱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고 오히려 뒷짐을 지고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갔다. 그 선두에 선 음침한 남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변승욱은 그의 가슴을 걷어찼고, 그 음침한 남자는 크게 피를 토했다. “이 새끼! 감히 나를 때리다니!”음침한 남자는 가슴을 감싸며 끊임없이 발버둥을 쳤다. “너 이 어르신이 누군지 알아? 내가 바로 신당류 나카노 지로야!”“네가 감히 나를 때렸으니 우리 형 나카노 다로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나카노 다로’라는 다섯 글자를 듣고 현장에 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주시현 조차도 눈살을 찌푸렸다. 신당류 도관에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카노 다로는 신당류 대구
”비슷한 물건들이 항성과 도성 경매장에서 대략 이천억에 팔렸어!”“나도 방금 형 씨 가문에서 이천억에 샀어.”“봐. 여기 가격표가 있잖아?!”하현은 비닐봉지를 열어 바닥에 파편을 쏟으며 영수증을 한 장 꺼냈다.“내 아내한테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려고 산 거였어!”“그런데 어떻게 되었는지 잘 봐!”“당신 차에 부딪혀 완전히 부서졌어!”“이천억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인데 당신들이 이천만 원을 준다고 해서 이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지금 나 놀리는 거야?”“물론 당신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 그렇다면 감정 요청을 해 봐! 그럼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이천억?!김 씨 남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가 이내 파랗게 질려 버렸다.두 경찰도 어안이 벙벙한 채 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하현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이 일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하현은 확실히 정당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이었다.하현은 골동품 도자기 영수증도 가지고 있었다.완벽했다.간단히 말해서 이 사건의 모든 증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하현이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일부러 이런 일을 꾸민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긴 했지만 두 경찰은 반발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방금까지 의기양양해하던 간소민은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굳어졌다.하현이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쏟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천억이라니!김탁우가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액수였다!만약 김탁우가 죽는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저희는 사고의 책임 소지만 밟힐 수 있습니다. 그 후 어떻게 처리할지는 양측이 서로 협의해야 합니다!”“협의가 안 되면 법정에서 해결하시면 됩니다!”두 경찰은 골치 아픈 일에 엮일까 봐 얼른 책임 소지를 밝힌 책임 인정서만 발급하고 줄행랑을 쳤다.이것은 도저히 자신들이 건드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김탁
”김탁우. 미안하지만 이번 사고를 전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책임은 당신한테 있습니다.”김탁우가 백일몽을 꾸고 있을 때 대머리 경찰이 현장을 자세히 살핀 후 침착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도로법에 따라 당신은 하현에게 모든 손해 배상을 해야 합니다.”김탁우의 득의양양한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분명 생각지도 못한 결과임에 틀림없었다.그는 하현이 경찰서 사람들과 내통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경찰들은 순찰 중 무작위로 파견되었기 때문에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가 쓸데없는 말을 내뱉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처지가 더욱 곤란해질 것이 뻔했다.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별 볼 일 없는 사람 한 명 짓밟는 일이 이렇게 번거로울 줄은 몰랐다.“아니, 지금 뭐라고 하는 거예요?”“잘 들어요! 이 일은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요!”김나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이 사람은 그저 무책임한 인간일 뿐이에요. 여기저기 사기나 치고 다니는 인간이라고요! 경찰이라면 이런 사람을 잡아가서 취조를 해야지 우리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요?”“당신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아니면 머리가 아주 나쁜 거예요?”김나나가 강경한 얼굴로 몰아붙이자 경찰은 침착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입니다.”“불복한다면 소송을 하십시오.”“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전적으로 당신들 잘못입니다!”김나나는 이를 악물고 버럭 소리쳤다.“우리가 지나가는데 갑자기 나타났으니 당연히 이 사람 책임이죠!”경찰은 점잖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우리가 CCTV를 확인했는데 사고 당시 차를 몰던 김탁우가 옆에 앉은 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분명히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어요.”“그래서 당신들 잘못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건 어딜 가도 바뀌지 않아요.”또 다른 경찰이 영상을 꺼내 김 씨 남매에게 보여 주었다.방
의기양양한 김탁우를 보며 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사기를 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손해 배상을 해야 하는 일이야.”김탁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손해 배상? 하현.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김나나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말했다.“아주 막무가내로 나오겠다 이거지?!”“좋아. 내가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하도록 하겠어!”“경찰들이 와서 어떻게 수습하는지 똑똑히 볼 거야!”“사기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당해 봐야 알지!”말을 하면서 김나나는 흥분된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이 기회에 꼴사나운 데릴사위를 보내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관청에 신고하려면 얼른 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쳤으면 책임을 져야지. 당신들이 나한테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해. 그것이 교통법규니까.”“이따가 경찰서 사람들이 오면 잘 가르쳐 주실 거라 믿어.”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했지만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어서 그의 말을 듣는 김탁우의 눈 밑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호흡이 가빠왔다.마치 유람선에서 만난 그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김탁우는 얼른 정신을 다잡았다.하현은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허세나 부리는 얼간이일 뿐이다.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여자 덕에 먹고사는 한량이나 다름없는데 자신이 그를 두려워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하현이 김탁우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뜻밖에도 김탁우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간소민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 망신살 뻗치는 일 좀 그만해!”“유람선에서 있었던 일도 아직 당신한테 되돌려 주지 못했어!”“오늘 우린 다른 일이 있어서 당신과 이런 말싸움하기도 귀찮아!”“우리가 정말로 당신을 상대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당신 절대 감당하지 못할 거야!”“그러니 그냥 썩 꺼져! 얼른!”“여기서 꺼지지 않으면 우린 정말로 경찰을 불러 처리할 수밖에 없어!”“그렇게
안타깝게도 지금 자신을 만났으니 이 일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아, 데릴사위? 당신이었어!”김나나도 분명 하현을 알아보았고 얼굴 가득 비아냥거림이 떠올랐다.“내가 방금 말했잖아? 요즘 사기치는 사람들은 정말 수법이 후지다니까!”“아유, 당신 같은 쓰레기가 뭘 알겠어. 우리도 다 이해해!”“하지만 잘 들어! 이런 후진 수법 우리한텐 안 통해!”“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같은 무능력자가 우리를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거야!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오늘 당신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제쳐두고, 아니 설령 그렇다고 쳐도 당신들이 날 어떻게 할 건지 보고 싶군그래.”“뭐?”김나나는 흰자위를 가득 드러내며 씩씩거렸다.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하현을 씹어 버리고 싶었다.이때까지 입을 열지 않던 김탁우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가 심드렁하게 내뱉었다.“하현? 참 공교롭군! 이런 데서 만나다니!”“왜? 내가 당신 아내한테 손을 댄다는 걸 알고 많이 불쾌했어? 그래서 날 찾아와 귀찮게 하고 싶었던 거야?”“안타깝게도 설은아는 단지 당신의 전 부인일 뿐이야.”“그리고 난 최근에 설은아에게 많은 사업을 소개해 줬어.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감사함을 전했을 뿐이야. 아주 헌신적으로 말이지.”“왜? 말리고 싶어?”“말릴 수 있겠어? 당신이?”“아니 이런 유치한 수법이 나한테 먹힐 거라고 생각했어?”“다음에 날 상대할 때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어.”“그렇지 않다면 거액으로 보상해야 할 거야!”“오늘은 당신이 너무 쫄아서 새파랗게 질린 것 같으니 이번 한 번은 용서해 주지.”“그렇지 않으면 피를 팔아서라도 갚아야 할 거야.”말을 마치며 김탁우는 원망 섞인 눈빛에 경멸 가득한 미소를 녹여 하현을 바라보았다.사실 김탁우는 오늘 간소민을 설은아에게 소개하는 일에 바빠서 이런 쓰레기 같은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
왕인걸이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하현, 이 개자식이 요즘 형수님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고 들었는데 내가 가서 거세라도 할까?”고명원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가서 그놈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버리는 게 낫겠어!”“당신들은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안타깝지만 난 비열한 소인배들이 쓰는 파렴치하고 비겁한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아.”“그를 잡으려면 공명정대하게 해야 해.”“아무도 반발할 구실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그러니 이 일은 내가 나서는 게 나아.”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형나운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형나운,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내 수중에 마침 이천억이 있으니 좀 부탁해...”“아, 그리고 영수증 발급하는 거 잊지 말고.”...오후 6시 정각.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SL그룹 입구.이미 러시아워에 돌입한 시간이니만큼 고급차들의 왕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하현은 길가에 기대어 손에 삼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얼핏 보면 거리의 넝마주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그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눈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바라보며 침묵에 빠졌다.약 10분 후, 하현의 시야에 마세라티 한 대가 나타났다.바람을 가르는 마세라티는 고급스러운 우아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바로 김탁우의 차였다.김탁우가 직접 차를 몰고 있었고 그의 여동생 김나나와 다소 낯익은 모습이 앉아 있었다.이때 김탁우가 마침 고개를 옆으로 돌려 조수석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미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노란 신호등임에도 김탁우는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바로 그때 하현이 천천히 횡단보도에 발을 올려놓았다.“퉁!”그 순간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마세라티 차랑이 하현을 바로 덮쳐 쓰러뜨렸다.다만 그는 몸에 힘을 빼고 있었기 때문에 바닥에 주저앉았을 뿐 조금도 다친 곳은 없었다.하지
”쉽게 말해 경제력이 엄청나다고 봐야죠.”“은둔가 형 씨 가문, 은둔가 나 씨 가문, 은둔가 왕 씨 가문은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권한과 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누구도 상대할 수 있는 아주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은둔가 현 씨 가문과 은둔가 두 씨 가문은 금정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들이 있으면 아무리 강한 강호의 세력이라고 할지라도 금정에서 함부로 행패를 부리지 못합니다!”“하지만 진정한 세력가를 말하자면 역시 은둔가 주 씨 가문입니다!”“주 씨 가문은 관청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주광록의 할아버지, 아버지, 큰 형님은 모두 한때 금정 관청의 수장이었습니다.”“비록 두 어르신은 이미 은퇴했지만 금정 관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그리고 주광록의 큰형은 금정 최고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연경으로 가서 더욱 중요한 자리를 맡았습니다.”“주향무와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죠!”“이 외에도 다른 주 씨 가문 사람들도 금정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일일이 셀 수도 없어요!”“심지어 금정의 관청은 주 씨 가문 관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만 주 씨 가문은 대하의 중앙 정부에게는 충성을 다하며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이로 인해 은둔가 주 씨 가문은 금정에서 은둔가의 으뜸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가문들도 큰일을 겪으면 주 씨 가문에게 도움도 청하고 본보기로 삼기도 합니다.”고명원은 금정 은둔가의 유래를 쭉 설명하며 감격에 겨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 당신이 이런 주 씨 가문의 친분을 얻었으니 금정에서 두려울 게 뭐 있겠어요?”“당신이 이런 인맥을 가졌다는 걸 진작에 알았다면 우리가 벌써 무릎을 꿇었을 텐데 말이에요. 우리가 감히 어떻게 당신 앞에서 거들먹거릴 수 있었겠어요? 안 그래요?”왕인걸, 임수범, 나박하는 모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현은 핸드폰으로 공개된 자료들을 몇 번 확인한 뒤에야 고
주 씨 형제가 하현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동시에 두 사람은 반드시 하현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기로 결심했다.그 시각.집복당 정자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명원은 직접 하현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하현, 당신은 이번에 확실히 많은 성과를 올렸어요.”“이 차가 있으면 앞으로 금정에서 아마 신호등 따위 상관없이 다닐 수 있을 거예요!”왕인걸도 옆에서 한마디 덧붙였다.“관청의 수장이 매주 풍수사한테 관상을 보러 다닌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아마 그 풍수사는 금정의 굵직한 인맥을 갖게 될 겁니다.”“나도 예전에는 안 믿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믿게 되었어요.”“어쩐지 예전부터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었죠. 진정한 풍수사는 그 지역의 지하 황제라고!”하현은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나와 주 씨 가문 형제가 겨우 이 정도 친분일 뿐인데 지하 황제라니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요?”“이 말은 우리 사이에서나 하는 말로 끝내죠. 절대로 바깥으로 퍼져서는 안 됩니다.”이때 나박하도 그들에게 다가와 즐거운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하현, 당신은 아직 주 씨 가문의 내막을 모르는군요!”“은둔가 주 씨 가문 형제라고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금정 사람이 아닙니다. 금정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그들의 내막을 모르는 게 정상 아닌가요?”비록 그들은 금정이 오래된 도시고 그 세월 동안 토착된 세력이 만만찮다는 건 알지만 금정에 오기 전에 하현은 금정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전혀 알지 못했다.만약 설은아의 일이나 장생전의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금정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금정의 이러한 정황을 이해하는 데도 아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고명원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목을 축인 뒤에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금정은 대하의 고전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도시로 인구가 거의 오천만 명에 달합니다!”“권세 있는 인물, 호족 가문들이 차고도 넘치죠.”“당시에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우리 은둔가 주 씨 가문의 역량과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주향무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아마도 당신은 오늘 당신의 행동이 우리 형님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고 큰 위험에서 구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당신은 딴 속셈이 있는 것은데요.”“내 추측이 틀리길 바랍니다!”말을 하면서 주향무는 오른손을 뻗어 하현의 어깨를 묵직하게 두드렸다.그의 힘으로는 성인의 어깨 정도는 쉽게 탈골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악력이 느껴졌다.주향무는 하현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이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은둔가 주 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하현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윽...”갑자기 주향무의 오른손이 굳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충격에 휩싸인 그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지만 주향무는 자신의 손이 마치 쇳덩어리 위에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거센 반동으로 인해 그의 오른팔이 저릿저릿해졌고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이러다간 피를 토할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왔다.개자식!무도 고수라더니!“주 서장님. 그렇게 계속 힘쓰고 있을 필요없어요. 가서 실력이나 좀 더 키우세요.”하현은 빙긋 웃으며 손을 뻗어 주향무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서 툭 털어냈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당신의 인중에도 검은 기운이 가득하군요. 아마 피비린내 나는 재앙이 있을 것 같은데!”“누군가가 당신의 형에게 손을 뻗칠 수 있다는 건 당신한테도 충분히 손을 뻗칠 수 있다는 얘기죠!”“아쉽게도 당신은 나에게 큰 미움을 샀어요. 그래서 난 당신을 구해 주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서늘한 얼굴로 돌아섰다.혼자 덩그러니 남은 주향무는 당황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고 있었다.잠시 후 그는 온몸이 떨리고 입가에 검붉은 핏기가 슬쩍 떠올랐다....원래부터 하현을 못마땅해하며 경멸
”다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입니다.”“이런 문제는 아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이 사건의 배후자를 파헤치지 않으면 결국 뿌리째 근원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하현은 있는 대로 말했다.누가 주광록을 죽이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짚이는 데가 있지만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고 하현 스스로도 언급하지 않았다.주광록은 고개를 끄덕였다.“하 대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 이 근원을 해결하겠습니다.”말을 하며 하현을 바라보는 주광록의 얼굴에 복잡한 심경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룻밤 사이에 하현에 대한 그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전에는 하현이 함부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주광록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하현이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오늘밤 당장 그는 죽은 목숨이 될 수 있는 몸이었다.상대의 수법이 이렇게 악랄한데 하현 같은 사람이 없었더라면 절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은둔가 주 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든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든 주광록은 어쨌든 하현을 자신의 곁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다른 건 둘째 치고 단순히 하현은 자신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이었으니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자, 차는 해결되었네요.”하현은 아우디 차를 가리켰다.“차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상대방은 절대 같은 수법을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테니까요.”그러나 주광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저 차는 차마 못 타겠어요.”“하 대사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 차 가져가세요. 지금부터 저 차는 대사님 것입니다!”“대사님 같은 분만이 저 차를 다룰 수 있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주광록은 얼른 차 열쇠를 하현의 손에 쥐여 주었고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하현을 대신해 차량 등록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하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 부장님, 이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주광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