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을 만난 순간 왕화천과 청허 도장 두 사람은 두피가 저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바로 하현이었다. 염라대왕을 만난 것보다 더 무서웠다. 한 명은 얼마 전 하현에게 모든 실권을 박탈당했다. 한 명은 얼마 전 하현에게 뺨을 맞고 날아갔다. 이 두 사람이 하현 앞에서 어찌 뻐길 수 있겠는가?이때 하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를 한 셈이었다. 왕화천은 이마에 식은땀이 ‘쓱’하고 흘러내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대머리 이용을 쳐다보며 말했다. “용아, 너 방금 여기서 누가 내 간판을 달고 사기 쳤다고 하지 않았어?”“네! 바로 이 여자예요……”대머리 이용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퍽______”왕화천은 갑자기 손을 대더니 대머리 이용의 뺨을 때려 그를 날려 버렸다. “어르신이 무슨 간판이 있어? 어르신은 용문의 평범한 명예 부회장에 불과할 뿐이야!” “지금 이 귀한 여인이 내 간판을 쓰는 게 뭐 어때서? 내가 안 된다고 말했어?”“하루 종일 호들갑을 떨고 있네! 왜? 너 이 여자한테 시비 걸고 싶어서 그래?”“네가 그럴 자격이 있어?”말을 마치고 왕화천은 직접 나서서 열 몇 대의 뺨을 날린 후 대머리 이용을 발로 걷어찼다. 그러고 나서야 그는 식은땀을 닦고 주시현의 손을 살짝 잡아 올리며 말했다. “주 아가씨 맞죠?”“엄하게 가르치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친 후 그와 청허 도장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비할 데 없이 난처해하며 자리를 떠났다. 어쩔 수 없었다. 이번 일은 하현이 있으니 그들은 어떻게 해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하현은 절제된 자세로 신분을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왕화천과 청허 도장은 하현의 신분을 폭로할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왕화천과 청허 도장이 서둘러 달아나는 것을 보고 변승욱은 뒷짐을 진 채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드러내며 말했다. “이런 사람도 용문 대
슬기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주시현이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변승욱을 정말 거절하려고 했지만 일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 거절하면 주시현의 체면을 구기는 것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슬기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시현씨, 제가 아가씨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으려는 게 아니에요.”“이 일은 선착순으로 해야 해요. 저는 이미 하현에게 저를 보호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당분간 그를 해고 할 수 없어요.” “게다가 변 도련님은 진짜 거물이고 용문 대구 지회 부회장도 그의 체면을 세워줘야 하는데 그 같은 사람이 어린 여자 한 사람의 경호원이 된다는 건 정말 신분에 어긋나는 일이에요!”“저는 정말 감당할 수가 없어요!”“그래서 저는 하현이 제 가까이에서 지켜주기를 바라고 변 도련님은 뒤쪽에서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작은 사소한 일들은 하현에게 해결하라고 하고 해결되지 않는 일이 생기면 제가 다시 변 도련님이 손을 쓰시도록 부를게요!”“보수에 대해서는 걱정 마세요. 도련님의 몸값에 따라 두 배로 지불할게요!”“이건 제 작은 성의니 꼭 받아주세요.”슬기는 변승욱의 밀착 경호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주시현의 체면을 세워 주었고 변승욱에게 충분히 빠져나갈 길을 주었다. 이 여자는 정말 대단하다.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실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그녀의 어떤 잘못도 찾아내기 힘들게 했다. 변승욱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이 이미 이렇게 대단해졌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슬기는 뜻밖에도 자진해서 몸을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훌륭한 여자일수록 더 도전적이 되었다. 동시에 그도 이 시점에서 계속 강요하는 것은 슬기의 불만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바로 변승욱은 웃으며 물러서지 않고 입을 열었다. “슬기 아가씨, 당신은 제가 전심전력으로 지키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아가씨가 저를 도와 뒤쪽에 두길 원하시니 당연히 아가씨의 의견을 존중해요.”“하지만 커미션은 됐
주시현은 하현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 방금 변승욱과의 대결에서 하현이 낭패를 보고 이제는 경호원이 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주시현은 바로 하현 앞으로 다가가 정색을 하며 호통을 쳤다. “하현, 우리 아버지가 너한테 몇 번이나 말했지? 사람은 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너 어르신의 말씀을 항상 귓등으로 듣지?”“이제 네가 경호원이 되겠다고 한 이상 난 막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분명히 말하는 데 일단 무슨 일이 생기면 용기 내서 도와주기를 바라.”“그렇지 않았다가 만에 하나라도 이 아가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하현은 담담하게 웃었다. “걱정 마. 내가 있으니 슬기씨는 절대 아무 일도 없을 거야.”“전에 대성그룹에서 내가 이미 너한테 내 능력을 증명하지 않았어?”주시현은 아름다운 얼굴에 한기를 띠며 말했다. “하현, 너 뻔뻔하다!”“그 두 번 다 왕 도련님이 너 대신 평정해 준 거야. 사람들이 호의를 베푼 건 다 네가 대성그룹에 자리를 잡게 하기 위한 거야!”“일이 잘 처리되니 이제는 다른 사람의 공로를 정말 자기가 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네.”“너 너무 뻔뻔하다!”하현은 어깨를 으쓱했다. 보아하니 왕 도령이 또 자신을 도와 준 것처럼 한 것이다. 하현은 왕동석의 천성을 이해한 셈이다. “기왕 왕 도령이 너희들한테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하니 그럼 수고스럽겠지만 한 마디 전해줘!”“이번에는 내가 그의 19대 조상에까지 감사를 드린다고!”하현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주시현이 어디 하현의 비꼬는 뉘앙스를 못 알아차렸겠는가? 그녀는 하마터면 뺨을 때릴 뻔했지만 슬기의 체면을 봐서 억지로 참았다. “시현씨, 너무 개의치 마세요. 하현 같은 사람은 막힘이 없어요!”“제가 대신해서 사과 드릴게요!”슬기는 주시현이 화를 내려고 하는 것을 보고 급히 손을 뻗어 하현을 끌어당겼다. 방금 전 슬기는 이미 하현과 주시현의 관계를 알아
좋은 잔치, 좋은 연회라고 말은 하지만. 하현은 이번 연회에는 정말 관심이 없었다. 만약 지금 슬기가 접대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그는 벌써 사람을 데리고 떠났을 것이다. 하현은 주위를 몇 번 둘러보고는 위험한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밖에 있는 로비로 가서 자신의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다. “하 도련님!”“지회장님!”하현이 막 자리에 앉았을 때 일찍이 먼 곳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던 왕화천과 청호 도장 두 사람이 깍듯이 하현 곁으로 가서 고개를 숙이고 섰다. 하현을 대할 때 이 두 사람은 대구 상류층에서 얼굴이 있는 큰 인물들이었지만 이때는 동생 같은 자세로 건방지게 굴지 못했다. 자세히 보면 청허 도장과 왕화천의 얼굴에는 손 도장이 찍혀 있었다. 찜질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했다. 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왜요? 두 분? 나에게 복수하러 온 겁니까?”“어젯밤 일에 대해 다른 이견이 있으세요?”“제가 혼자 있으니 둘러싸고 때리려고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화천과 청허 도장 두 사람의 미소는 살짝 굳어졌고 더없이 어색해졌다. 왕화천이 제일 먼저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 “지회장님, 농담이시죠!”“어젯밤 일은 진심으로 승복합니다. 절대 다른 뜻은 없습니다.”하현은 웃을 듯 말 듯 찻잔을 쥐고는 룸을 향해 던졌다. ‘털컥’하는 소리와 함께 룸의 문이 바로 부숴졌고 그 안에는 왕화천의 충신들이 모두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른 생각은 없다고?”“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게 나를 상대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이게 다른 뜻이 없는 거야?”왕화천은 안색이 변하더니 놀라고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회장님, 농담이시죠!”“오늘 밤 저희는 지회장님께 어떻게 사과를 할 것인지 의논하려고 모였어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오늘부터 우리는 모두 지회장님의 인도만 따를 겁니다!”“그리
심지어 이때 왕화천은 하현에게 아부를 떨었다. 하현은 용문 대구 지회의 지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왕화천의 앞길은 이미 하현의 손에 달려 있었다. 하현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왕 부회장은 다른 능력은 없어도 바람을 보고 키를 바꾸는 능력은 감탄할 만해.”“이렇게까지 말하니 그럼 내가 주아의 체면을 봐서 기회를 줄 테니 기회를 소중히 여겨.”하현은 담담한 기색이었다. 그는 왕화천이 자신을 두려워하며 존경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용문 대구 지회장이라는 것 말고도 자신이 정용을 죽었는데도 멀쩡하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감히 대구 여섯 세자 중 하나인 정용에게 손을 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하현의 능력은 이미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이런 식견을 가진 사람에게 하현은 비아냥거릴 뜻이 없었다. 오히려 약간 좋게 여기는 마음이 있었다.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사람, 자신의 자존심을 짓밟은 사람을 상대로 거드름을 피우며 체면치레를 하다가는 정말 큰일 날 것이다. 왕화천이 찌찔함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이때 청허 도장도 심호흡을 하며 깍듯하게 말했다. “하 도련님, 전에는 빈도가 너무 독선적이었습니다.”“제가 이런 세발 고양이 솜씨로 감히 어르신께 도발을 하다니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어젯밤 하루 동안 반성했습니다!”“사과의 의미로 청허 도관의 지분 50%를 드리기로 했습니다!”“오늘 왕 부회장과 약속을 잡은 것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청허 도장의 말은 가식적이었다. 그는 원래 하현에게 조금 화가 나 있었다. 오늘 왕화천을 만나 어떻게 복수할 것인지를 상의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상의를 하기도 전에 왕화천이 이렇게 깨끗하게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청허 도장은 순간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왕 손해를 봤으니 끝까지 손해를 보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자신을 하현의 수레에 묶어 두면 나중에 혹시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른다. 청허
하현은 몇 가지 요리를 가볍게 맛 보았다. 그는 찻잔을 들어올리며 담담하게 차 조수를 한 번 쳐다보았다. 무덤덤한 눈빛은 차 조수의 온몸을 굳어지게 만들었다. 비록 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만약 자신이 횡설수설한다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왕화천과 청허 도장이 하현에게 정성껏 음식을 차려 대접하는 모습은 차 조수를 놀라게 했다. 비록 그녀는 하현이 도대체 어떤 신분인지는 몰랐지만 왕화천과 사람들로 하여금 이렇게 두려워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문제를 설명해주는 것이었다!그리고 이때 그녀는 방금 왕화천과 청허 도장이 변승욱의 체면을 봐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순간 깨달았다!하현의 체면을 세워 준 것이다!이 생각에 미치자 그녀는 오늘 본 것들을 전부 뱃속에 묻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녀와 같이 가난뱅이를 싫어하고 부자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이 작은 인물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라는 것이다.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은 상대방을 어떻게든 밟아 버린다. 그리고 자신보다 강한 사람을 만나면 감히 아무 말도 못하고 상대방에게 미움을 사지 못한다. 그녀는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결과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현이 식사를 마치고 룸으로 돌아왔을 때 주시현과 사람들도 다 식사를 마쳤다. 하현은 함께 식사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변승욱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는 것을 보니 방금 식사 자리에서 이 사람들이 변승욱을 얼마나 추켜세웠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 모든 사람들은 떠났다. 이슬기는 여전히 변승욱이 밀착 경호원이 되지 않도록 고수하며 하현을 잡아 당겨 그녀의 차에 타게 했다. 변승욱은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품위 있는 태도로 주시현의 차에 올라탔다. 주시현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핑크색 롤스로이스 차로 바꾸었는데 이 차가 대출을 받아서 산 것인지 렌트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하현은 그녀의 형편으로는 이
뒤편 멀지 않은 곳에서 흰색 렉서스 LX570이 천천히 달리고 있었는데 무슨 목적인지 알 수 없게 이따금씩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며 달렸다. 하지만 어떻게 운전을 하든 슬기의 벤츠 곁을 떠나지 않는 것 같았다. 하현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슬기야, 보아하니 요 며칠 심씨 집안은 너를 건드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들은 다른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 같아.”“심씨 집안 일이 좀 쉽게 풀릴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나무는 고요한데 바람은 그치지를 않네.”슬기도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본 후 잠시 후 천천히 말했다. “심가는 지금 킬러 조직의 위협을 받고 있어 함부로 문 밖을 나갈 수 없어요.”“심재욱이 나선다고 해도 곁에 수십 명의 사람을 데리고 가야 할 거예요.”“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어떻게 나를 잡으러 군대를 보낼 수 있겠어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서 그들이 연경의 신을 모셔온 건가?”슬기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곁눈질로 하현을 한번 쳐다보고 난 후 갑자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지금 심가의 킬러 조직이 어느 집안을 노리고 계신지 아세요?”“어느 집안인데?”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당시 그 사람들을 뭐라고 불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근데 지금은 작은 건물이라고 불려요!”하현은 눈을 살짝 가늘게 뜨더니 잠시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밤새 봄비소리를 듣는다던 작은 건물?”“맞아요. 밤새 봄비소리를 듣는 다던 그 작은 건물이에요……”확실히 확인을 한 후 하현은 눈썹을 비비며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쩐지 심가가 그렇게도 무섭더라니. 이 조직은 현재 세상에서 가장 큰 몇몇 킬러 조직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비할 데 없이 치밀한 조직이야.”“듣기로 그들의 이전 신분은 20년 전 대하의 3대 킬러 조직 중 하나인 붉은 건물이었다고 해요.”“심가는 문제가 크네.”“내가 킬러 랭킹 3위인 남시현에게 네 어머니를 보호하라
“종주께서 말씀하셨어요. 이들은 모두 방 도련님의 개와 말들이니 도련님의 말 한 마디면 당연히 도련님을 위해 충성을 바칠 거예요.”“우리 소식통에 따르면 이 하현 하 세자는 능력이 조금 있다고 해요.”“하지만 어쨌든 여기는 대구지 강남이 아니고 그의 3분의 1의 땅이 아니에요.”“도련님이 명령을 내리시기만 하면 우리는 벼락 같은 기세로 그를 죽일 수 있어요.”“어디서든, 언제든지……”미야모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분명 라인은 예쁜 얼굴인데 말이 많아지자 다소 측은한 기색이 역력했다. 방현진은 손을 뻗어 미야모토의 아름다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마치 희대의 진기한 보물들을 가지고 노는 것 같았다. 한참 후에야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희 섬나라 사람들은 오랫동안 대하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책략을 배우지 않았어?”“하루 종일 사람 죽이는 짓만 하는데 무슨 재미가 있어?”“사람을 죽이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행동자체가 아니라 속으로 나쁜 마음을 먹고 다스리는 거예요……”“마치 고양이가 쥐를 잡는 것 같죠. 충분히 가지고 놀아야 마지막에 즐길 수가 있어요. 이해가 되세요?”미야모토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순종하는 모습이었다. 방현진은 ‘피식’하고 싱겹게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미야모토, 내가 너의 어떤 점을 제일 마음에 들어 하는지 알아?”“너는 용문 대구 지회장 자리를 빼앗은 하현을 칼로 베어 버리려는 게 분명해.”“정용을 대신해서 복수하고 싶어 안달이 났지.”“근데 너는 내 앞에서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어.”“이 점이 네가 절대다수의 많은 여자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야.”미야모토는 애교스럽게 웃었다. “방 도련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모르겠어요.”방현진은 하하 웃으며 미야모토의 머리를 잡고 그대로 그녀의 얼굴을 자신의 바짓가랑이 사이에 밀어 넣었다. 미야모토는 수줍은 표정을 지었지만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방현진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