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의 말을 들은 이은지의 표정은 매우 복잡했다. 비록 대하 지부의 돈을 내놓는 것일 뿐이었지만 대하 지부의 돈은 상성재벌 자산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하현에게 절반을 준다면 상성재벌 자산의 4분의 1을 준 셈이었다. 하현은 사자가 입을 크게 여는 것만큼 간단하게 끝내지 않을 뿐 아니라 상성재벌의 뼈를 부러뜨리고 대하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 분명했다. “셋째, 오늘부터 대하의 상성재벌 대표가 누가 될 지는 내가 결정한다.”“나는 지금 너를 대하 대표로 지명했고 일을 맡길 거야.”말을 마친 후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세 가지 조건이 동의가 되면 그 전의 일은 깨끗이 청산될 거야.”“동의가 안되면 두 시간 안에 꺼져. 물러나지 않았다가 내가 손을 댈 때까지 기다리면 근육과 뼈를 다치는 것만큼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 거야.”“뭐요? 제가 대하 대표가 된 다고요!?”원래 안색이 안 좋았던 이은지는 이 말을 듣자 순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그녀는 비록 상성재벌의 직계이긴 했지만 이씨 집안에서는 조금도 총애를 받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녀가 이런 난장판을 처리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녀가 무슨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든 그녀는 상성재벌에게 한 바탕 토벌 당할 것이다.심지어 상성재벌의 체면이 구겨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그녀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하현이 오히려 그녀를 대하 대표로 삼겠다는 것인가?그녀는 성성재벌의 자산 절반을 장악해 잘만 굴리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셈이었다. 하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네가 대하대표야. 네가 조건을 들어준다면 앞으로 내가 너를 상성재벌의 주인이 되도록 지원해줄게.” 이은지는 멍해졌다. “왜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비록 네가 상성재벌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지금 이 난
하현은 돈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많은 경우 단순히 하 세자의 신분만으로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는 대구로 가서 용문 대구 지회 일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하 세자의 신분이 반드시 한층 무거워 질 필요가 있었다. 상성재벌은 확실히 밉살스럽긴 하지만 상성재벌을 자신의 칼로 삼아 섬나라와 미국을 치는 데 사용하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상성재벌 쪽에서 이에 응해줄지 않을지는 하현은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 태권도 1인자 박영진이 패하는 순간 상성재벌의 등뼈는 이미 부러졌다. 중국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날뛸 때도 유난히 더 날뛰었다. 하지만 일단 한번 꺾이면 개처럼 비굴해진다! 대하 지분의 일반 자산을 넘겨주었고, 대하 지분의 자산 전부를 증발시켰다. 상성재벌 쪽에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은지를 상석에 앉히는 것도 하현의 계략이었다. 상성재벌에게 자신이 이은지의 손을 빌려 상성재벌의 일에 개입하겠다고 말한 것과 같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원하는 주식을 함부로 뺏기지 않을 것이고, 이것은 상성재벌 고위층에게도 마음을 놓게 해준 셈이었다. 그래서 하현은 상성재벌이 자신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역시 반나절도 안 되어 이은지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하현 앞에서 일부러 몸매를 드러내려고 특별히 샤넬 미니스커트로 갈아입고 왔는데 화장도 섬세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공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 세자님,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회장님의 요구를 다 들어주셨습니다.”하현은 입을 열지 않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 “참, 오늘부터 제가 상성재벌의 극동지역의 대표입니다. 대하의 일 외에도 항성, 도성, 섬나라 등 극동 지역의 모든 일을 제가 책임지고 해결하게 되었습니다.”이은지의 얼굴에는 한 줄기 흥분한
“하 세자님, 안 보실 건가요?”이은지는 복잡한 기색이었다. “저희가 수작부리면 어쩌나 걱정되지 않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너희 상성재벌의 30% 지분은 기껏 해봐야 110조원 정도 밖에 안 돼. 나한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숫자야.”“하지만 너한테는 다르지. 30%의 지분이 없고 내가 뒤에서 받쳐주지 않으면 너는 극동 대표의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잖아?”“그러니 지금 네가 나보다 이 일을 성사시키기를 더 원할 거야. 이 계약서는 네가 10번은 아니더라도 8번은 읽어 봤겠지.”“어쨌든 나를 생매장 시키는 건 너 자신을 생매장 시키는 거니까.”“나는 기껏 해봐야 돈을 잃겠지만 너는 목숨을 잃게 될 거야. 그렇지 않아?”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음미하는 기색이었다. 이은지는 눈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잠시 후 공손하게 말했다. “하 세자님, 걱정 마세요. 제가 어떻게 이 자리에 앉게 되었는지 잘 알고 있으니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이은지가 물러나고 난 후에야 우윤식이 한쪽에서 나오더니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회장님, 중국사람들은 믿을 수 없어요. 그녀가 지금 회장님께 깍듯하게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환심을 사려고 그러는 거예요.”“그녀는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등을 돌리고 칼을 뽑아 들 겁니다.”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 그녀가 상석에 앉아 상성재벌의 주인이 되기 전까지는 별 다른 행동은 하지 않을 거야.”“그녀는 똑똑한 사람이라 지금 나의 존재가 그녀를 상석에 앉게 해준 근본적인 이유라는 걸 알고 있을 거야!”“만약 내가 죽으면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왜냐면 이번에 그녀가 상석에 앉으면서 이미 상성재벌 내부에서 미움을 많이 사게 됐을 테니까.”“간단히 말해서 그녀는 외톨이야. 외톨이는 계속 어두운 길로 향할 수밖에 없어.”……곧이어 하루 만에 상성재벌에 대한 각종 새로운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먼저 이대성 대표가 갑자기 중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 사람들의 허리춤은 울룩불룩했다. 화기 같은 것이 숨겨져 있는 게 분명했다.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차가운 입김이 뿜어져 나왔고 눈빛은 차가웠다. 잠시 후 학범이 나타났다. 곧이어 슬기 엄마도 나와 한 쪽에 섰다. 두 사람을 보고 하현이 웃었다. “아주머니, 저는 우리 사이에 이미 합의가 된 줄로 알았는데 지금 이게 뭐 하는 겁니까?”슬기 엄마는 웃을 듯 말 듯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씨, 아줌마는 너를 곤란하게 만들 마음이 없어. 다만 방 도련님이 누군가가 그의 여자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 그것도 아주 오만하게.” “그래서 그가 너의 라이벌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특별히 몇 사람을 보냈어.” “아줌마는 그냥 안내인일 뿐이야. 나를 원망하는 건 아니겠지?”말이 떨어지자 사방에서 차가운 살기가 번졌다. “연경 방씨 집안 사람?”하현은 웃을 듯 말 듯 이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아니, 이 사람들은 특별히 조직에서 온 사람들이야.”슬기 엄마는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능력이 좀 있긴 하지만 방씨 집안이 너를 위해서 사람을 보내서 손을 대게 할 만한 자격은 없어.”“돈을 좀 써서 너를 처리할 사람을 찾은 것 만으로도 이미 네 체면을 세워준 셈이야.”하현이 웃었다. “그럼 방 도련님이 이렇게 내 체면을 세워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가요?”“됐어!”슬기 엄마는 하현이 날뛰는 것이 너무 싫었다. 이때 그녀는 하현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하씨, 이 자식아, 너 사실대로 말해 봐. 네 일은 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서 잘 조사해 봤어.”“네가 아무리 잘 산다고 해도, 네 자신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솔직히 말해서 너는 그냥 데릴사위일 뿐이야!”“데릴사위가 내 딸을 네 곁에 두려고 억지를 쓰다니, 어쩜 그렇게 뻔뻔하니!?”“내가 오늘 따라 온 건 내 딸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서야!”“지금부터 내 딸에게 접근하지 않겠다고 약속만 하면 지난 일들은 없었던 거로
“우리 심씨 집안의 직계가 아직 아무 일도 없는 것은 그 우두머리가 다음 달 보름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야!”“왜냐하면……그 날은 20년 전 그 킬러들이 쳐들어온 날이기 때문이야!”“그녀는 그날 우리 심씨 집안을 생지옥으로 만들 거야!”“우리는 시간이 얼마 없어!”“심씨 집안도 시간이 많지 않고!”“그러니까, 하씨, 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거야!”“너는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를 해칠 수도 있어.”그 해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우두머리의 이름은 구신애였다.당시 그녀는 그 킬러 조직에서 가장 강한 킬러였다. 지금 20년 동안 칩거생활을 했기에 그녀의 실력이 어느 정도까지 이르렀는지, 얼마나 많은 후수를 준비해 두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킬러들에게 돈과 에너지, 권력, 빽과 인맥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만큼 심씨 집안은 자존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슬기 엄마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이런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면 어찌이런 대 가문 사람들이 자신의 딸을 마음대로 볼모로 삼게 했겠는가?게다가 슬기 엄마가 바보도 아니고, 하현도 방씨 집안의 속셈을 다 알아 챘는데 그녀라고 몰랐겠는가? 다만 때로는 독약을 마셔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때가 있다. 하현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그는 슬기 엄마가 자신과 슬기에게 완전히 독하게 대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 자신도 어찌할 방법이 없어 구신애에게 대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오늘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 손을 대라고 하면 그만 이었다.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하현은 천천히 말했다. “아주머니, 제가 어제 말씀 드린 일에 대해서는 다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슬기를 데려가지 못하게 할 겁니다.”말을 마치고 하현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슬기 엄마
하현이 웃었다. “아주머니, 만약에 10위 안에 든 킬러에게 연락했다고 해서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럼 이 일은 내가 해결 할 수 있어요.”“왜냐면 킬러 랭킹 3위 안에 드는 킬러들이 다 나한테 신세를 졌거든요.”“내가 마음대로 부르기만 하면 돼요.”하현은 함부로 말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유라시아 전장에서 강대국들이 거액을 들여 킬러 랭킹 10위 안에든 킬러에게 손을 내밀어 하현을 해결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 킬러들은 거의 절반이 죽었고 그 중 몇 명은 여러 이유들로 결국 하현에게 굴복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하현은 거의 이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필요하다고 신호를 보내면 그 중 한 두 사람은 불러 올 수 있었다. “네가?”슬기 엄마는 이 말을 듣고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돈이 좀 있다는 건 인정해. 능력이 좀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 하지만 나는 네가 한 말은 믿지 못하겠어.”“킬러 랭킹 10위 안에 드는 존재를 불러 오기는커녕 그들 이름이나 대봐. 그럼 내가 네 앞에 무릎을 꿇겠다!”“하현, 이런 일은 허풍을 떤다고 해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너 이 지경이 됐는데도 계속 고집부릴 거야?”하현은 직접 대답하지 않고 이때 침묵하고 있는 학범을 쳐다보며 말했다. “학범, 아주머니는 킬러 10위안에 누가 있는지 모르잖아.”“하지만 너는 알고 있겠지?”하현의 질문을 듣고 학범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후 조용히 말했다. “네. 압니다.”“좋아, 그럼 쉽겠네.”하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구신애는 킬러 랭킹 18위야. 높다고 말한다고 해서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낮다고 말한다고 해서 낮아지는 것도 아니야. 20년동안 칩거하고 나서 지금 실력이 킬러 10위 안에 들 수 있을 거 같아?”학범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하현이 이런 세상 비밀에 대해 알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때 학범도 숨길 마음이 없어
스마트 밸리로 돌아왔을 때 은아는 이미 일찍 잠이 들어 있었다. 하현은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혼자 서재로 와서 오래된 핸드폰을 꺼냈다. 중얼거리다 잠시 후에야 하현은 전화 한 통을 걸었다. “나야.”전화 맞은 편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한참 뒤에야 가볍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장님 무슨 일로 전화를 주셨습니까?”“지켜야 될 사람이 한 사람 있어.”하현이 말했다. “저는 경호원이 아니라 킬러입니다.”맞은 편 목소리에서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다시 말하면 한 사람 곁을 따라다니다가 그녀를 죽이려고 접근하는 모든 킬러들을 죽이는 거야.” 맞은 편에서 오랜 침묵이 흘렀고 한참 뒤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시간, 장소, 대가.”“시간과 장소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나를 도와 이 일을 완전히 끝낸 뒤에는 더 이상 나에게 신세지지 않게 되는 거야.”“좋습니다!”상대방은 무덤덤하게 입을 연 뒤 전화를 끊었다. 하현은 잠시 침묵한 후 컴퓨터를 켜고 슬기의 자료와 상황, 그리고 심씨 가문이 마주한 상황을 메일로 보냈다. 킬러를 상대하는 가장 좋은 수법은 킬러이다. 남시현이 손을 댔으니 내일부터 슬기 엄마는 안전할 것이다. 다음 날 오후 하현은 천일그룹의 일을 처리한 후 슬기 엄마가 임시로 거처하고 있는 W호텔에 도착했다. 오늘 슬기 엄마는 평상복 차림으로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이전보다 조금 덜 공격적이었고 조금 더 여성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그의 도도한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일은 이미 해결했어요.”하현은 소파에 기대었고 평온한 말투였다. “지금부터 킬러 랭킹 3위 남시현이 당신의 안전을 책임질 겁니다.”“다음달 보름까지만 버티면 됩니다. 내가 대구로 가서 구신애를 상대할 거예요.”하현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물론 내가 손을 쓸 기회가 없을 수도 있어요. 남시현이 구신애를 다음 달 보름까지 살려두지 않을 거니까요.”“킬러 랭킹 3위 남시현에게 나를 지키라고 했다고
온 장내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 졌다. 다음 순간 슬기 엄마는 고함을 질렀다. “이 개 자식! 너 날 해치려는 거야!?”학범과 사람들은 하나같이 허둥지둥 주인을 구하러 달려나갔다. 어떤 사람들은 하현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슬기 엄마가 죽으면 그들은 하현을 총으로 쏴 죽이려고 했다. 그래야 임무를 마치고 보고를 할 수 있었다. “윽……”슬기 엄마는 이때 온몸이 떨렸고 창백한 얼굴이 갑자기 검게 변하며 온몸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는데 분명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네가 나서지 않으면 네가 보호하는 사람은 죽을지도 몰라!”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다음 순간 룸 한 구석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종업원이 불쑥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은 평범하기 짝이 없었고 몸매도 평범해서 군중들 속에서 기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했다. 하지만 이때 그녀는 재빨리 슬기 엄마에게 달려들어 손을 뻗어 목구멍을 두 번 두드린 후 파란색 알약을 꺼내 그녀의 입에 쑤셔 넣었다. 슬기 엄마는 몸을 움찔거리더니 잠시 후 검은 피를 한 모금 내뿜으며 시커먼 얼굴빛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종업원은 차갑게 하현을 한 번 쳐다보고는 빠르게 사라졌다. 학범과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하나같이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그들은 원래 슬기 엄마가 확실히 죽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누군가가 나타나 직접 해독을 도와주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사람이 언제 왔는지, 언제 이 룸에 나타났는지, 학범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 사람이 킬러였다면, 게다가 자신과 사람들을 상대했다면……이 생각에 미치자 학범의 솜씨로도 온몸에 송골송골 땀이 났다. 하현은 웃을 듯 말 듯 이 광경을 지켜보며 뒷짐을 지고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후 슬기 엄마는 마침내 정상으로 돌아왔고 평온을 되찾았지만 눈동자에는 한기가 가득했다. “하현, 너 날 죽이려고 했지?”슬기 엄마는 노호했다. “아주머니,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