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희는 양정국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남원 관청 1인자 양정국 맞지?”“내 앞에서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강남 관청 1인자도 내 앞에서는 별 거 아니야!”“내가 말하는 데 오늘 누구도 하현을 지켜줄 수 없어. 하현, 너 오늘 죽었어!”말을 하는 동안 진주희는 붉은 면허증을 던지며 양정국의 얼굴을 내리쳤다. 양정국은 그것을 들여다 보더니 안색이 돌변했다. “살인 면허증!?”“알면 됐어. 난 비록 용문에서는 물러났지만 이 면허증은 아직도 남아 있어. 먼저 실행에 옮긴 다음 윗사람에게 보고하는 선참후계야.”“너 양정국이 내 앞을 가로막는다 해도 내가 죽이면 죽는 거야. 누가 감히 너 대신 나서줄 수 있겠어!?”진주희는 양정국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 그녀는 살인 면허증이 가장 큰 빽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방금 하현에게 스스로 두 손을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데 하현이 안타깝게도 말을 듣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하현을 불구로 만들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진주희, 너 건방지다!”양정국은 이때 안색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 분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 “여기는 남원이지 대구가 아니야. 네가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야.”양정국이 싸늘한 목소리를 입을 열었다. “이준태와 원경천은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지만 너 양정국은 그럴 자격이 없어!”“퍽______”진주희는 손등으로 양정국의 뺨을 때렸다. “지금 꺼져. 감히 내 앞을 가로 막았다간 너까지 죽여 버릴 거야!” 양정국이 발끈하자 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양공, 상대방은 나를 겨냥해서 왔으니 내가 알아서 처리할 게.”말을 마치고 하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진주희는 경멸하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어떻게? 양정국이 너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걸 알고 네가 나서서 용서를 빌려고 하는 거야?”“내가 말하는데 너무 늦었어!”“내가 살인
멍해졌다! 온 장내가 멍해졌다! 진주희는 누구나 다 아는 천부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방금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문제는 하현의 손바닥 앞에서는 한 없이 강한 천자의 교만이 한 방도 견딜 수 없는 쓸모 없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풉______”진주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부딪힌 벽에서 일어섰고, 온 얼굴에 먼지를 뒤집어쓰고는 외쳤다. “하현, 너 뻔뻔하다! 기습을 하다니!”그녀의 사제들은 모두 약간 어리둥절했다. 잠시 후 모두 격분해서는 하현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뻔뻔하네! 기습을 하다니!”“그래?”“그럼 다시 한 번.”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뻗어 진주희가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도발이다!이것은 진주희의 체면을 완전히 구기는 것이다. 진주희는 안색이 바뀌었다. 곧이어 그녀가 손을 흔들자 뒤에 있던 검은 칼집이 살짝 흔들리더니 긴 칼이 날아와 그녀의 손에 떨어졌다. “음혈검! 진 사제가 음혈검을 휘두른다!”“음혈검이 나오면 유골도 없어!” “진 사제가 검을 꺼냈으니 세상엔 적이 없다!”“하씨는 끝장났네. 사제가 검을 꺼냈으니 그럼 시체도 남기지 못할 거야!”용문 대구 지회에서 온 제자들은 하나같이 감격에 겨워했다. 남자들의 얼굴은 마치 우상을 쳐다보는 듯한 얼굴이었다. 여자들은 비아냥거리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는데 그녀들의 눈에 하현은 마치 이미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진주희의 장검이 몸 앞에 가로 놓여 있었다. 오른쪽 뺨의 손자국만 가리면 확실히 고수다웠다. 이때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하씨, 방금은 내가 방심했어. 오늘 내가 너에게 용문 대구의 케이오가 뭔지 알려 주지!”“음혈검을 받아라!”“챙______”진주희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그녀는 검을 번뜩이며 땅바닥에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퍽______”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걸음을 내디뎠고 순식간에 진주희 앞에 서서 또 뺨을 후려치며 내동댕이쳤다. “퍽___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현은 연달아 뺨을 때렸는데, 동정심도 없었고 자비를 베풀 마음도 없었다. 진주희라는 절세의 미녀는 곧 그에게 맞아 코가 멍들고 얼굴이 부어 올랐다. 그녀의 사제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한쪽의 양정국과 위원용마저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들은 하현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대단한 줄은 몰랐다. 더 없이 강한, 살인 면허증을 가진 진주희도 그의 앞에서는 종잇장 같네!?“퍽!”맨 마지막으로 뺨을 후려치자 진주희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그녀는 땅바닥에 쓰러져 잠시 몸부림을 친 뒤에야 피를 한 모금 토해내며 애써 버티며 일어섰다. “안돼!”이 순간 진주희는 두피에서 땀이 나고 온몸이 떨렸다. 피하고 싶었지만 힘이 없었다. “퍽______”하현은 그녀의 아랫배를 발로 걷어찼고 다음 순간 진주희는 불구가 되었다. 날아다니던 진주희의 얼굴엔 절망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떨어지는 순간 진주희는 발버둥을 치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결국 피를 한 모금 내뿜으며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뭐라고!?”그녀의 사제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하나같이 얼굴이 창백해졌다. 진주희가 뜻밖에도 이렇게 불구가 되다니?하현은 뺨을 때렸을 뿐인데 진주희가 막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결국 불구가 된 것인가?그들은 또 놀라움과 분노로 하현을 쳐다보면서 평생의 가장 불가사의한 장면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존재는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공포스러운 것인가?이 순간 그들은 깨달았다. 용문의 문주가 조중천을 압박하지 않았어도 조중천은 하현의 상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용문 대구 지회가 이정도 솜씨인 거야?”“선참후계와 군주의 특권이라고 하더니?”“한 방도 막지를 못하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진주희에게 다가갔다. 진주희는 온 몸을 떨었고 이미 자신과 하현의 격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습게도 그녀는 방금까지 하현을
대머리 청년이 분통을 터트리며 말했다. “우리는 용문의 제자인데, 우리가……”“퍽______”하현은 상대방이 날아오르도록 뺨을 한 대 날렸다. “용문의 제자가 대단해?”“내가 때린 사람이 바로 용문 제자들인데!”“용인서도 내 앞에서는 깍듯하게 대해야 해!”“너는 아무것도 아니야!”“어서 해!”“너한테 기회를 안 준 건 아니야!”하현의 눈동자는 차디찼고, 기색은 얼음장 같이 차가웠다. 이 순간, 그의 눈빛 하나 만으로 이 용문 대구 지회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위씨, 그들이 손을 대기 싫어하면 네가 도와줘.”“진주희는……”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진주희를 한번 쳐다보며 말했다. “그녀는 보내. 내가 죽이지 않겠다고 했으니 건드리지 않을 거야!”말을 마치자 마자 하현은 그 대머리를 걷어차고는 훌쩍 가버렸다. 30분 뒤 용문 대구 지회 제자들은 전부 두 팔을 붙잡고 비틀거리며 나왔다. 올 때는 거들먹거리며 왔지만 갈 때는 비싼 대리운전 기사들을 찾아야 했다. 그들의 손이 다 부러져 병원에 데려다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을 떠난 지 반나절도 되지 않아 양정국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회장님께서 살인 면허증을 찢은 일이 어떻게 밖으로 새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이것을 빌미로 누군가가 회장님께 손을 대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나한테 손을 댄다고?”하현이 웃었다. “상대방이 내 신분을 알고 있어?”“분명 하 세자라는 신분만 알고 있을 겁니다.”양정국이 말했다.“내력은?”“당분간은 모르겠지만 이런 풍파 속에서 감히 회장님께 손을 대려고 하다니 분명 저력이 대단할 겁니다……”“조심하는 게 상책입니다.”하현은 전화를 끊고 원경천과 당인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군가 관청의 힘으로 자신을 압박하려고 했지만 하현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두려운 것은 설은아와 사람들에게 손을 대는 것이었
“용옥?”하현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대하에는 특별한 기관들이 있다. 용위주는 대하의 모든 중요한 인물들을 지키는 역할을 맡는다. 용문주는 대하의 지하 세계의 기본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용옥주는 일반 경찰서와는 달리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심지어 심각한 사건의 일부를 담당한다. 간단히 말해 일반 경찰서에서 감히 조사할 수 없는 사건을 그들이 조사하는 것이다! 일반 경찰서에서는 못 잡는 사람은 그들이 잡는다! 일반 경찰서에서 죽일 수 없는 사람은 그들이 죽인다! 선참후계, 군주의 권력, 용옥은 용문 그 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때 백모용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 도련님의 표정을 보니 용옥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아는 것 같네요.”“당신은 용문 대구 지회장 조중천을 기습해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사태가 너무 심각하고 사건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지금 당신을 연경으로 보내 심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심사가 끝난 뒤 범죄 사실이 있을 경우 형부로 이송해 처벌하도록 하겠습니다.”“하 도령, 순순히 잡혀 가시겠어요? 아니면 내가 손을 댈까요?”백모용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는데, 웃을 듯 말 듯해 하는 것 같았다. 백진수는 하현에게 큰 피해를 입었지만 백모용은 그의 친 동생을 대신해 복수할 마음이 없었다. 이번에 그가 손을 댄 것은 곽영민이 불렀기 때문이었다. 2조 계약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백모용은 하수진이 잊지 않고 계속 생각하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도대체 무슨 특별한 점이 있는 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현은 평온한 표정으로 백모용을 쳐다보며 말했다. “용옥 사령관? 위풍당당하고 살기가 대단하네. 나를 잡아가려면 체포 영장은?”백모용은 미소를 지었다. “우리 용옥은 그런 거 없어. 필요도 없고.”하현이 웃었다. “이렇게 말하면 너는 규정을 따르지 않겠다는 건데, 권세를 믿고 함부로 굴겠다는 거야?”“아니, 이건 군주의 특권이
다른 천일그룹 임원들은 막 무슨 행동을 취하려고 했지만 사방의 그 용옥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냉담한 표정으로 화기를 꺼내 여러 사람의 이마에 들이댔다. 하현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서희진과 사람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하나같이 조롱과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 하현은 확실히 대단하긴 하지만 여기까지다. 백모용의 절대적인 의지에 그는 반항할 여지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그가 실력이 뛰어나고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지금 감히 반항할 수 있겠는가? 백모용의 말 한 마디로 그의 곁에 있던 이 사람들은 전부 죽을 수 있을 것이다. “하 도령, 혼자 갈래? 아니면 내가 손을 댈까?”백모용은 하현에게 시선을 떨어뜨리며 웃을 듯 말 듯 입을 열었다. 말을 하는 동안 네 명의 용옥의 사람들이 앞으로 나와 화기를 하현의 이마에 갖다 댔다. 거기다 몇 사람은 멀찍이서 하현에게 언제든지 손을 쓸 태세였다. 백모용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솜씨가 좋으면 무슨 소용인가?실력이 대단해 봐야 또 무슨 소용인가? 절대적인 권세 앞에서 이런 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슬기는 안색이 계속 변했고 여러 번 손을 쓰고 싶었지만 하현의 눈빛에 제지를 당했다. 지금은 백모용이 통제를 하고 있기에 함부로 나섰다가는 천일그룹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수 있었다. “나는 줄곧 용옥이 공공기관이라고 생각해 왔어.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는 없을 텐데.”하현은 이마에 겨누어져 있는 총구는 무시한 채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지금 보니 내 생각엔 절대 권력이 썩은 거 같네.” “용문이든 용옥이든 설립 초기의 초심은 다 좋았어.”“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미 누군가가 제멋대로 횡포를 부리는 곳이 되어버렸네.”“보아하니 내가 용옥을 한번 위아래로 씻어줘야 할 필요가 있겠네!”“용옥을 씻겠다고?”옆에서 서희진이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 “하씨, 너 너무 자신을 대단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이대성은 뒷짐을 진 채 시가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고 나서야 싸늘하게 말했다. “백 도령, 너희들 이게 무슨 짓이야?”그는 이때 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장면을 보았기에 그도 기회라고 할 수 있었다. 오늘 그는 원래 천일그룹을 압박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이런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서희진은 이대성을 알아보았고 이때 그녀는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가며 매혹적인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이 대표님, 하씨가 곽 도련님께 미움을 사서 백 도련님이 데리고 가서 조사를 하려고 하는 중이었어요.” 백모용은 이 말을 듣고 살짝 안색이 변했다. 서희진이 고의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말을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인가?특히 이대성은 외빈인데다 늙은 여우일 뿐인데 그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이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이때 백모용은 말을 아끼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하현은 용문 대구 지회장 조중천을 살인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돌아가서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말을 마치고 백모용은 이대성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이 대표님, 저희 용옥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는 중인데 나서시는 건 적절치 않으니 비켜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이대성은 순간 깨달았다. 상성재벌을 거듭 못살게 굴던 하 세자가 이번에는 큰 사고를 쳤구나! 항성 곽 도련님은 그를 뼈에 사무치도록 미워한다. 그리고 백모용은 소항 백가 큰 도련님, 용옥 사령관으로 자비를 베풀 생각이 전혀 없다. 이때 이대성은 미소를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온 건 하현이 우리 상설재벌에 해명하는 걸 듣기 위해서야.”“얼마 전 우리 상성재벌 대하 지부 부대표 안재석이 남원에서 죽었거든.”“우리는 하현이 손을 댔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어.”“오늘 용옥이 그에게 손을 댄다고 하니 그럼 상성재벌의 이름으로 조중천과 안재석 사건을 함께 조사해 처리해 주는 게 어때?”이대성은 웃을 듯 말 듯한 얼굴로 갑자기 뛰어들었다.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이대성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 신분으로 용옥 고위층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겠어?”이대성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 “왜 안되겠어? 일찍이 용옥을 이용해 경쟁자들을 많이 잡았는데. 나는 북삼성의 여러 고위층과 잘 알고 지내고 있어!”“용옥을 이용해서 비즈니스 경쟁자를 잡았다고?”하현은 냉담한 기색을 보였지만 눈동자에는 한 줄기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백씨, 너희들 용옥은 정말 훌륭하다!”백모용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현, 다들 유명한 사람들이라 이런 일들은 속으로만 알고 있으면 돼. 굳이 까발릴 필요는 없잖아?”“용옥이 비록 강하긴 하지만 우리는 어쨌든 정식적으로 편성된 게 아니잖아. 자산도 필요하고 발전도 필요하잖아.”“때론 외국인 친구를 위해 일을 하고 자원을 바꿔서 이익을 챙기는 것도 당연해!”“그럼 곽영민을 대신해서 나를 죽이면 얼마나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거야?”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네가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백모용이 웃었다. “자,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하씨, 무릎 꿇고 스스로 채워!”말을 마치고 백모용은 곧바로 허리춤에서 은색 수갑 한 쌍을 꺼내 바닥에 떨어뜨렸다. 서희진, 이대성은 모두 이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하현 하 세자를 무릎을 꿇게 하고 스스로 수갑을 채우게 하다니 이 장면은 정말 멋졌다. 하현이 차갑게 말했다. “백모용, 너 정말 이렇게 할 거야?”“너도 나를 수갑 채우고 싶어?”“너 확실히 고민해 본 거야?”“고민?”백모용은 냉소했다. “네가 천일그룹 회장이라고 해도, 하 세자라고 해도 우리 용옥의 눈에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너 또 쓸데없는 소리 하면 믿거나 말거나 선참후계로 널 먼저 죽일 거야!”말을 하면서 백모용은 손에 화기를 들고 하현의 이마를 향해 겨누었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쓸 준비를 했다. “퍽______”그때 갑자기 누군가 백모용을 발로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