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천일그룹 임원들은 막 무슨 행동을 취하려고 했지만 사방의 그 용옥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냉담한 표정으로 화기를 꺼내 여러 사람의 이마에 들이댔다. 하현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서희진과 사람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하나같이 조롱과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 하현은 확실히 대단하긴 하지만 여기까지다. 백모용의 절대적인 의지에 그는 반항할 여지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그가 실력이 뛰어나고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지금 감히 반항할 수 있겠는가? 백모용의 말 한 마디로 그의 곁에 있던 이 사람들은 전부 죽을 수 있을 것이다. “하 도령, 혼자 갈래? 아니면 내가 손을 댈까?”백모용은 하현에게 시선을 떨어뜨리며 웃을 듯 말 듯 입을 열었다. 말을 하는 동안 네 명의 용옥의 사람들이 앞으로 나와 화기를 하현의 이마에 갖다 댔다. 거기다 몇 사람은 멀찍이서 하현에게 언제든지 손을 쓸 태세였다. 백모용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솜씨가 좋으면 무슨 소용인가?실력이 대단해 봐야 또 무슨 소용인가? 절대적인 권세 앞에서 이런 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슬기는 안색이 계속 변했고 여러 번 손을 쓰고 싶었지만 하현의 눈빛에 제지를 당했다. 지금은 백모용이 통제를 하고 있기에 함부로 나섰다가는 천일그룹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수 있었다. “나는 줄곧 용옥이 공공기관이라고 생각해 왔어.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는 없을 텐데.”하현은 이마에 겨누어져 있는 총구는 무시한 채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지금 보니 내 생각엔 절대 권력이 썩은 거 같네.” “용문이든 용옥이든 설립 초기의 초심은 다 좋았어.”“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미 누군가가 제멋대로 횡포를 부리는 곳이 되어버렸네.”“보아하니 내가 용옥을 한번 위아래로 씻어줘야 할 필요가 있겠네!”“용옥을 씻겠다고?”옆에서 서희진이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 “하씨, 너 너무 자신을 대단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이대성은 뒷짐을 진 채 시가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고 나서야 싸늘하게 말했다. “백 도령, 너희들 이게 무슨 짓이야?”그는 이때 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장면을 보았기에 그도 기회라고 할 수 있었다. 오늘 그는 원래 천일그룹을 압박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이런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서희진은 이대성을 알아보았고 이때 그녀는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가며 매혹적인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이 대표님, 하씨가 곽 도련님께 미움을 사서 백 도련님이 데리고 가서 조사를 하려고 하는 중이었어요.” 백모용은 이 말을 듣고 살짝 안색이 변했다. 서희진이 고의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말을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인가?특히 이대성은 외빈인데다 늙은 여우일 뿐인데 그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이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이때 백모용은 말을 아끼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하현은 용문 대구 지회장 조중천을 살인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돌아가서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말을 마치고 백모용은 이대성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이 대표님, 저희 용옥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는 중인데 나서시는 건 적절치 않으니 비켜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이대성은 순간 깨달았다. 상성재벌을 거듭 못살게 굴던 하 세자가 이번에는 큰 사고를 쳤구나! 항성 곽 도련님은 그를 뼈에 사무치도록 미워한다. 그리고 백모용은 소항 백가 큰 도련님, 용옥 사령관으로 자비를 베풀 생각이 전혀 없다. 이때 이대성은 미소를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온 건 하현이 우리 상설재벌에 해명하는 걸 듣기 위해서야.”“얼마 전 우리 상성재벌 대하 지부 부대표 안재석이 남원에서 죽었거든.”“우리는 하현이 손을 댔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어.”“오늘 용옥이 그에게 손을 댄다고 하니 그럼 상성재벌의 이름으로 조중천과 안재석 사건을 함께 조사해 처리해 주는 게 어때?”이대성은 웃을 듯 말 듯한 얼굴로 갑자기 뛰어들었다.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이대성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 신분으로 용옥 고위층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겠어?”이대성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 “왜 안되겠어? 일찍이 용옥을 이용해 경쟁자들을 많이 잡았는데. 나는 북삼성의 여러 고위층과 잘 알고 지내고 있어!”“용옥을 이용해서 비즈니스 경쟁자를 잡았다고?”하현은 냉담한 기색을 보였지만 눈동자에는 한 줄기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백씨, 너희들 용옥은 정말 훌륭하다!”백모용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현, 다들 유명한 사람들이라 이런 일들은 속으로만 알고 있으면 돼. 굳이 까발릴 필요는 없잖아?”“용옥이 비록 강하긴 하지만 우리는 어쨌든 정식적으로 편성된 게 아니잖아. 자산도 필요하고 발전도 필요하잖아.”“때론 외국인 친구를 위해 일을 하고 자원을 바꿔서 이익을 챙기는 것도 당연해!”“그럼 곽영민을 대신해서 나를 죽이면 얼마나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거야?”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네가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백모용이 웃었다. “자,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하씨, 무릎 꿇고 스스로 채워!”말을 마치고 백모용은 곧바로 허리춤에서 은색 수갑 한 쌍을 꺼내 바닥에 떨어뜨렸다. 서희진, 이대성은 모두 이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하현 하 세자를 무릎을 꿇게 하고 스스로 수갑을 채우게 하다니 이 장면은 정말 멋졌다. 하현이 차갑게 말했다. “백모용, 너 정말 이렇게 할 거야?”“너도 나를 수갑 채우고 싶어?”“너 확실히 고민해 본 거야?”“고민?”백모용은 냉소했다. “네가 천일그룹 회장이라고 해도, 하 세자라고 해도 우리 용옥의 눈에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너 또 쓸데없는 소리 하면 믿거나 말거나 선참후계로 널 먼저 죽일 거야!”말을 하면서 백모용은 손에 화기를 들고 하현의 이마를 향해 겨누었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쓸 준비를 했다. “퍽______”그때 갑자기 누군가 백모용을 발로
당문! 전설의 문벌 중 하나이다. 탑 패밀리를 뛰어넘는 존재! 당인준이 당문에서 왔다는 것은 백모용이 절대 그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소항 백가의 큰 도련님이든, 용옥 사령관의 신분이든 상관없다. 충격적이고 두렵긴 했지만 백모용은 어쨌든 인물이니 대중들 앞에서 그의 체면은 지켜져야 했다. “당인준!”백모용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 녀석 때문에 나랑 싸울 거야?”그는 하현과 당인준이 무슨 관계인지는 몰랐지만, 백모용 뒤에는 누군가가 있고 당인준이 어떤 결과를 맞게 될 지를 상기시켜 주었다. 그는 당인준이 확실히 고민하도록 했다. 강남 같은 불모지 같은 곳의 세자를 위해 미움을 살만한 가치가 없었다. “퍽!”당인준은 군소리 없이 앞으로 곧장 나가 백모용을 다시 발로 걷어 차고는 땅에 엎어뜨렸다. “싸우겠다고? 할 수 없을 텐데?”“너!”백모용은 당인준이 당문 도련님의 신분으로 자신을 압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그가 당도 전신의 신분으로 싸운다면 백모용은 얼마든지 트집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단순히 용옥이 사건을 처리하는데 방해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당인준을 해치울 수 있었다하지만 오늘 당인준은 당문 도련님의 신분으로 제압을 했다. 그러니 백모용이 어찌 대항을 할 수 있겠는가?“퍽!”당인준은 다시 한번 발을 내디디며 이번에는 백모용의 얼굴을 걷어차며 차갑게 말했다.“네가 뭔데? 감히 내 앞에서 뻐기는 거야?”백모용은 분노하며 말했다. “당인준, 너 너무 함부로 굴지 마. 다른 사람은 네가 당문인 걸 무서워할지 모르지만 우리 용옥은 하나도 안 무서워!”“쾅______”당인준은 이번에 백모용을 발로 걷어차 날려버리고는 차갑게 말했다. “용옥은 우리 당문을 무서워하지 않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백모용은 용옥을 대표할 수 없어!”“보잘것없는 땅강아지 같은 용옥의 사령관이 하 회장님께 미움을 사다니, 뒷일은 생각해 봤어?”“너 말고
당인준은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백모용을 쳐다보았다. 용옥의 힘을 동원해 대장을 건드리려고 하다니, 백모용은 그 결과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용옥은 병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병부가 용옥의 손에서부터 사람을 반드시 지킬 수 있으리라고 만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눈앞의 이 분은 병부의 보호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병부는 어느 정도 그 분의 보호를 받아야 했다.이런 인물이 용옥에 미움을 살 수 있겠는가? “신분?”“그가 무슨 신분이 있어?”이 말을 들은 백모용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전설의 하 세자는 아니잖아?”“보잘것없는 하 세자도 우리 용옥을 제압할 수는 없지 않겠어?”“당인준, 나는 지금 너와 천일그룹 사이에 부당한 거래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 넌 끝장이야!”“법에 따라 나는 너를 체포할 권리가 있어!”“퍽______”당인준은 백모용을 다시 발로 걷어차 땅에 쓰러뜨렸다. “네가 오늘 왜 왔는지, 뭘 하러 왔는지 네가 잘 알잖아.”“무슨 좋은 사람도 아니면서 여기서 착한 척 하지마!” “내가 일을 하는데 네 허락을 맡아야 돼?”백모용은 땅바닥을 몇 번 구르더니 얼굴과 머리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었고 더없이 처참한 꼴이 되었다. “당 사령관님. 하현은 어쨌든 용문 대구 지회장 조중천을 습격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어요. 백 도련님께서 그를 잡아가려고 하는 것도 용문의 뜻이에요!”“용문과 용옥이 잡아가려고 하는 사람을 보호해 주려고 하는 거예요?”이때 서희진은 하현이 또 다시 빠져 나갈까봐 이때 그를 비난했다. “병부 전신으로서 살인자를 보호하다니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어요?”“퍽______”당인준이 앞으로 나서며 뺨을 때리자 서희진의 얼굴이 부어 올랐다. “사람들이 공주라고 부른다고 해서 진짜 자기가 무슨 귀족인 줄 아나 보지?”“다른 사람의 세력에 의지해서 함부로 죄를 뒤집어씌우다니. 만약
“퍽퍽퍽______”당인준이 발로 몇 번 걷어 찼을 뿐인데 네 명의 태권도 고수들은 땅에 다 엎어졌다. “투자할 때가 있으면, 떠날 때도 있는거지!““너 정말 너희 상성재벌이 없어지면 우리 대하가 어떻게 될 거 같아?”“솔직히 말해 과거의 정이 있어서 봐준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너희 상성재벌은 진작에 깡그리 다 먹혔을 거야!”“북삼성의 폐물 몇 개로 너희들을 달래고 있을 뿐인데 너희들 아직도 정말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야?”당인준은 못마땅한 얼굴이었다. 상성재벌은 대단했지만 상성재벌의 권세가 가장 강한 곳은 북삼성이었다. 북삼성은 지리적 환경이 특수하고 자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기본적으로 상성재벌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래서 그 구역에서 상성재벌이 위세를 떨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경과 대구, 대하의 다른 곳에서 상성재벌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말을 들은 이대성은 순간 화가 났다. “당인준, 내가 반드시 너를 고발할 거야!”“난 병부 대장로 앞에 가서 널 고발하겠어!”“고발?”당인준은 웅크리고 앉아 손을 뻗어 이대성의 얼굴을 툭툭 치며 차갑게 말했다. “네가 고발하면 소용이 있을 거 같아?”“너 3년전 유라시아 전투에서 너희 중국이 우리들에게 개처럼 맞았다는 것을 잊지마!”“네가 감히 병부 대장로 앞에 나서려고 하다니 너를 밟아 죽일까 무섭지도 않아?”“심지어 내가 중국에 전화 한 통만 걸면 네가 계속 대하 대표로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여전히 그럴 가치가 있을까?”이대성은 순간 얼굴빛이 급변했다. 그가 중국 상성재벌의 대하 대표인 것은 맞지만, 문제는 당인준이 한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다는 것이다. 그가 병부 대장로 앞에서 소란을 피웠다가 대장로가 전화라도 걸었다간 그는 버려지게 될 것이다. 이 생각에 미치자 이대성은 비록 안색이 안 좋아졌지만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를 할 수 없었다. 당시 전투에서 패전한 것은 중국에서 가장 큰 악몽이었다.
백모용 일행은 표정이 급변했다. 당인준도 안색이 살짝 변했다. 그는 오늘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왔다. 하현이 용문과 용옥 두 곳을 동시에 상대할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전설의 대장이라고 해도 큰 곤경에 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현의 태도를 보니 당인준은 대장은 대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소인배들은 그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하씨! 시비를 가릴 줄 모르는 구나! 우리는 당인준의 체면을 봐서 너한테 따지지 않았던 거야!”“그냥 포기하는 게 제일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백 도련님이 아무 거리낌 없이 손을 댈 거야. 내년 오늘이 네 기일이 될 거야!”“아직도 용옥 옥주인 척 하는 거야!?”“뻐기기는! 계속 뻐겨봐!”백모용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서희진이 냉랭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좋게 말할 때 그냥 받아 들여. 굳이 힘들게 할 필요 없잖아.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죽게 될지 조차 모를게 될 거야.”서희진이 오늘 온 이유는 하현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보려고 했던 것이 틀림없었다. 하현은 이미 그녀의 체면을 여러 번 구겼다. 하지만 오늘 생각지도 못하게 당인준이 나타나 하현을 도와 용옥과 상성재벌을 막았을 뿐 아니라 그들을 때려 눕혀 땅에서 이빨까지 찾게 만들었다. 도도한 서희진에게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백모용에게 도발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서희진이 가장 먼저 뛰어나온 것이다. 그녀가 보기에는 천일그룹 하 세자도 별 소용이 없었다. 천일그룹은 솔직히 말하면 아직 상장하지 않은 작은 그룹일 뿐이었다. 하 세자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샀는데 그룹이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아직도 꿈을 꾸고 있구나! 당인준이 뒤에서 밀어준다고 호가호위 하려고? 위세를 부리려고?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서희진의 생각 속에 하 세자는 그들 무리와 비교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 “그냥 받아 들이라고?”하
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자, 그럼 내가 너희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게.”“나는 오늘 한 손만 쓸게. 한 손을 더 쓰면 내가 지는 걸로 하고 이 번 일은 여기서 끝내자.”“건방지게!”이 말을 듣자 하현이 자신을 모욕하는 것 같아 백모용은 얼굴빛이 차가워졌다. “네가 죽으려고 하니 그럼 내가 보내 주지!”다음 순간 백모용은 당인준에게 반응할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다가갔다. 하현, 소위 세자가 조금 능력이 있다고 해도 그럼 뭐 어떤가?몇 번이나 시비를 걸다니 정말 죽고 사는 것을 모르는 구나! 서희진과 사람들은 가여워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이 하 세자는 정말 머리에 물이 찼구나! 그는 정말 이 세자의 신분이 그의 부적이라도 되는 줄로 생각하는 건가?당인준이 나서서 그를 위해 상황을 진정시켜줬는데 그 틈을 타서 물러날 줄도 모르고 용옥의 백모용과 싸우겠다는 거야?이게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게 아니면 뭔가?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강남 3분의 1의 땅은 너무 작다. 하현은 여기에서만 상석에 앉아 있으니 그는 바깥 하늘이 얼마나 크고 높은지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이런 사람은 황하 앞에 세워둬야만 비로소 단념이라는 두 글자를 어떻게 쓰는 지 알게 될 것이다!그에게 자신이 얼마나 약한지를 보게 해줘야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겪은 모든 것이 얼마나 무지하고 얼마나 우스운지 알게 될 것이다! 보잘것없는 세자, 몰락한 가문의 세자, 그들 같은 가문이 도발을 하려고 하다니?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이대성은 이 광경을 보고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현아 하현아!너 정말 네가 용옥의 사령관이랑 싸울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너 장사하는 사람인데 뭘 가지고 싸우려고?“쾅!”동시에 백모용은 펀치를 날리며 기세를 올렸다. 방금 당인준에게 몇 차례 발로 차여 땅에 쓰러져 그의 마음에는 노기가 끓어 올랐다. 이 주먹은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불구로
이런 생각이 스치자 하현은 가만히 시선을 아래로 두며 더 이상 이 주제에 대해 파고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그리고 싱긋 웃으며 돌아서서 설은아의 방에서 나갔다.하현의 행동을 보고 설은아는 내심 못마땅한 듯 조용히 콧방귀를 뀌었다.남자가 너무 마음이 약한 거 아닌가 하고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던 것이다....이튿날 아침, 하현은 김 씨 가문의 일을 좀 더 조사해 보려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나가기도 전에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하현은 핸드폰을 힐끔 보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하현,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하지 않으면 연락 안 할 셈이었어?”전화기 맞은편에서 간민효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간민효?”하현은 간민효가 이런 이른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해했다.“아직도 간민효야? 그냥 성 떼고 이름 불러!”간민효의 목소리에는 살짝 비트는 어조가 실려 있었다.“아, 민효.”하현는 간민효의 성화에 응하며 말했다.“아침 일찍부터 웬일이야? 무슨 일이라도 있어?”하현은 간민효 같은 사람이 아무 일 없이 아침 일찍 전화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아침 일찍 차라도 한잔하자고 전화할 리 만무했다.“사실 공항에서부터 당신한테 관심이 많았어.”“그래서 사람을 보내 당신을 좀 살펴보라고 했지.”간민효는 자신의 행동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어쨌든 누군가가 날 상대하려고 당신을 보낸 거라면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미리 말하지 않은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사과할게.”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이해해.”기내에서 C4 총기도 발견되었으니 간민효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고 찝찝한 일이었을 것이다.간민효가 사람을 보내 자신을 미행하고 조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래서 요 며칠 동안 당신이 한 일을 난 거의 다 알고 있어.”“그래서?”하현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시선을 올리며 물었다.“친한 어른이 한 분 계신데 한 달 전부터
설은아는 김나나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김나나, 난 네 오빠랑 일면식도 없고 얼굴도 몰라.”“그러니까 그만해.”김나나는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훌륭한 사람이야. 우리 김 씨 가문 어른인 김준영의 심복이기도 해!”“금정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우리 오빠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인 줄 알아?”“난 네가 내 절친이니까 너한테 기회를 주려던 것뿐이야. 우리 오빠 같은 격조 높은 인물을 너한테 주는 거야!”“남들한텐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고!”김나나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설은아, 너 절대 지금의 행복에 젖어 살지 마!”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베개에 기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이제 그만해. 나 내일 할 일 있어서 그만 자야겠어.”설은아는 김나나와 더 이상 이런 얘기로 왈가왈부하기 싫은 것이 분명했다.“그래, 잘 자.”화면 속 김나나는 빙긋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하지만 설은아, 난 우리 오빠한테 큰소리쳤단 말이야!”“너와 전 남편이 3년 동안 함께 했지만 한 번도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그러니 너 절대 엉뚱한 짓 하지 마!”“그렇지 않으면 우리 오빠가 네 전 남편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말을 마친 김나나는 ‘뚝’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설은아는 언짢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이 입을 열었다.“김나나는 뭐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 왜 이렇게 거만한 거야?”설은아는 하현이 묻는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김 씨 가문의 출신인 김나나는 예전에 대구에 있을 때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그때 그런대로 사이가 괜찮았어.”“하현, 나나가 좀 거침없는 성격이라 그런 말을 한 거야. 그러니 나나가 한 말, 마음에 두지 마.”“그리고 나나가 자기 오빠에 대해 한 말도 신경 쓰지 마. 난 전혀 본 적도 없는 사람이야!”말을 마친 설은아는 문득 자신이 왜 하현에게 이
하현은 그 여자를 알지 못해서 살짝 의아해하며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설은아는 금정에 온 이후로 아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어찌 보면 사업상 많은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어머, 설은아. 지금 너 뒤에 있는 사람이 설마 그 소문으로만 듣던 네 남편은 아니겠지?”전화기 건너편에 있던 여자는 하현의 모습을 눈치채고는 갑자기 싫은 티를 팍팍 내었다.“그런 남자를 아직도 방에 들이는 거야?”설은아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내가 말하지 않았어? 그와 재결합한다고.”“설은아! 너 정말 진심이야? 아니면 농담하는 거야?”화면 속 김나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 남자 정말 아니잖아! 그건 금정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야! 그렇게 어렵게 이혼했는데 왜 갑자기 또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거야?”“무엇보다 너 내가 한 말 잊었어?”“널 우리 오빠한테 소개해 주려고 한다는 말 잊었냐고?!”“우리 오빠는 김 씨 가문 거물이야!”“너와 우리 오빠가 함께 한다면 완전히 강대강의 연합이라고!”말을 하는 김나나의 얼굴에는 꼭 두 사람을 연결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설은아가 금정 김 씨 가문 사람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게다가 이 여자는 설은아를 김 씨 가문 사람과 연결시켜주려고 했다.자신에게 짓밟힌 김탁우를 떠올리자 하현은 이 모든 것이 우연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후 설은아가 하는 말을 듣고 하현의 미간이 다시 한번 살짝 일그러졌다.“내 기억이 맞다면 네 오빠가 김탁우 맞지?”“어? 내가 듣기로는 그가 항성에서 누군가와 이미 약혼했다던데.”“어떤 것들이 그딴 쓸데없는 말을 퍼뜨리는 거야?”김나나는 하현을 향해 시위라도 벌이는 양 소리를 높였다.“설은아, 너 소식이 좀 늦구나!”“우리 오빠가 항성에 있을 때 남영 여자가 우리 오빠한테 첫눈에 반한 건 사실이야.”“하지만 어떤 남자가 달려
왕인걸의 말은 이의진을 탓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더 깊은 뜻이 있었다.순간 이의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왕 사장님이 안 물어보셨잖아요?”“물어봤으면 진작에 알려줬을 거예요.”“그리고 하현과 밥을 먹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씀만 하세요. 내가 왕 사장님을 도와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죠!”말을 마치며 이의진은 자신이 하현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듯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그러나 이의진은 정말로 자신이 있었다.자신의 오빠가 최희정을 압박하기만 한다면 데릴사위인 하현이 절대 최희정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의진의 말에 왕인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좋아, 좋아! 내일 내 사무실로 와.”이의진은 눈에는 점점 더 환한 빛으로 가득했다.자신의 앞날에 환한 서광이 비치는 듯했기 때문이다.이 씨 가족들도 모두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서 있었다.마음속으로는 역시 이의진이 인재는 인재라며 감탄해 마지않고 있었고 훗날 자신들의 뒤를 확실히 봐줄 인물이라고까지 여겼다.이러니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밖에!“이의진,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의진을 앞에 두고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마디 내뱉었고 그의 한마디에 그녀의 환상 같은 꿈이 일순 깨져버렸다.“왕인걸, 당신도 성인인데 왜 그렇게 쉽게 속는 거야? 옳고 그름이 분간이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설은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하현, 알겠어!”왕인걸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하현을 배웅했고 이어 몸을 돌려 이의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의진은 낭패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 상황은 전적으로 그녀가 자초한 것이었다.만약 그녀가 몇 마디 하지 않았더라면 하현이 그녀의 면전에서 체면을 뭉개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체면이 뭉개지는 하현의 말에도 이 관계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는
그러나 왕인걸은 이 씨 가족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들을 무시했다.그 대신 왕인걸은 재빨리 하현에게 다가와 공손히 입을 열었다.“하현!”하현?!왕인걸의 목소리는 존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하대도 아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진의 부모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이의진의 집안 친척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뭐야, 이게?하현?하 씨 성을 가진 데릴사위가 정말 이렇게나 능력이 있다는 얘긴가?이의진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왕 사장님, 지금 누굴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사람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왕인걸은 이의진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을 향해 굽신거리며 말했다.“하현, 아! 형수님도 와 계셨군요!”“이곳에서 두 분을 만나다니 제 생의 영광입니다!”“정말 오늘은 대운이 열린 날인가 봐요!”“만나서 영광입니다.”“너무 반가워요!”왕인걸은 흥분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왕인걸과 하현이 아는 사이란 것도 놀라울 따름인데 왕인걸이 반가워서 잔뜩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이의진은 입을 떡 벌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하현이 자신의 직속상관, 그것도 왕인걸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은아는 왕인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의상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 왕 사장님, 안녕하세요.”그러나 하현은 심드렁한 눈빛으로 왕인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아내를 탐하려고 했던 자에게 한 손만 부러뜨리고 놓아준 것만 해도 하현은 많이 봐준 셈이었다.“하현, 지난번엔 내가 많이 잘못했어. 두 사람이 돌아간 뒤 간민효한테 아주 호되게 혼났어!”“나도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과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하현의 냉담한 표정에서 초조함을 느낀 왕인걸은 마음이 떨려 허리까지 구부리며 안절부
”장청 캐피털은 사채업으로 시작한 회사야. 결코 깨끗한 회사가 아니라구!”“고명원도 사실 깨끗하지 않아!”“그런 더러운 인물과 호형호제하는 게 뭐가 그리 잘났어?”“지금은 옛날이 아니야!”“깨끗하게 돈을 벌어야 오래가지!”“고명원 같은 사람이 언제까지 기고만장하게 살 수 있겠어?”이의진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한껏 교만하고 오만한 자세를 보였다.“시대가 변했어. 더러운 방법으로 얻은 영광은 결코 오래갈 수 없어. 결국 우리처럼 큰 회사가 정도를 걷고 있는 거지!”“맞아. 가문을 빛내려면 큰 회사에 들어가야 해!”이영산은 자신의 모친과 여동생이 자신을 위해서 하현을 마구 헐뜯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여전히 어정쩡한 표정을 지었다.이참에 다 같이 퍼부어 하현을 짓밟고 싶었지만 그는 그런 마음을 억눌렀다.“정도를 걸어야지! 정정당당하게!”이의진은 하현에게 훈계하듯 말했다.“당신이 내가 이룬 성과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이룬다면 설 씨 집안에서 당신한테 한 번 더 데릴사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줄지도 몰라!”여기까지 말한 이의진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룸 바깥 복도를 보았더니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보였다.그들은 당당하게 얼굴을 든 채 값나가는 명품 옷으로 온몸을 치장한 모습이었다.제일 앞에 선 사람은 더욱 건들거리는 표정으로 들어왔고 내딛는 발걸음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이의진은 하현을 몰아붙이다 말고 갑자기 흥분한 얼굴로 문 앞까지 달려왔다.“왕 사장님, 안녕하세요!”하현이 힐끔 쳐다보니 왕인걸이었다.왕인걸은 여전히 지방시에서 맞춤한 옷을 입고 있어서 부티가 팍팍 풍겼고 이루 말할 데 없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다만 머리와 얼굴에 칭칭 감은 거즈가 그를 약간 바보스럽게 보이게 할 뿐이었다.이의진이 왕 사장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이의진의 부모는 하나같이 얼른 일어나 자신들도 모르게 일어나서 맞이했다.“왕 사장님. 여기서
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넋이 빠지는 듯했다.왜?왜 고 사장이 데릴사위인 하현한테 사과를 해야 하지?설마 다들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이 씨 가족들이 충격에 휩싸여 있건 말건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됐습니다. 별일 아닌 일입니다. 이대로 없던 일로 하시죠.”“그렇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니 정말로 감사합니다.”고명원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머금고 하현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하현, 전화번호 좀 알려주시겠습니까?”“나중에 여쭤볼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아무렇게나 티슈를 꺼내 번호를 적은 뒤 그의 앞에 내놓았다.“고맙습니다.”고명원은 보물이라도 얻은 듯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은 뒤 이 씨 가족들을 냉담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실례 많았습니다. 내가 식사를 방해한 것도 있고 하니 오늘 이 식사는 내가 계산하겠습니다.”몇몇 장청 캐피털 핵심 간부들도 모두 겁에 질려 굽실거리며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이제 좀 꺼져 주시죠!”하현은 말을 툭 내뱉으며 마치 고명원을 그의 부하처럼 대했다.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설은아는 이를 보고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현, 다음에 제가 식사 대접 제대로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말을 마치며 고명원은 직원에게 가더니 마오타이 몇 병을 테이블로 보내라고 지시했다.그의 공손한 자세에 장내는 순식간에 충격에 빠졌다.이영산의 부모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방금 하현에게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퍼부으며 공사장에서 벽돌이나 나르라고 모욕했던 그들이었다.그러나 순식간에 하현이 장청 캐피털 고명원이 떠받드는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고명원이 공손히 차를 따르던 모습은 그들에게 직접 얼굴을 두들겨 맞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몰고 왔다.이영산은 더욱 마음이 착잡하고 복잡했다.그
이의진도 눈살을 찌푸리며 거들었다.“하현, 내 말 잘 들어! 지금 당장 사과해!”“그리고 무릎 꿇어!”“그렇지 않으면 공사장에서 벽돌 나를 생각은 하지도 마!”“당신은 그냥 굶어 죽어!”하현은 이 씨 남매가 하는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오만방자한 사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3분, 고명원에게 어서 와서 차를 따르라고 해.”“나 하현이 말했다고 전해.”“어서 어서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을 넘길 시엔 차를 따르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니야.”이영산을 비롯한 이 씨 가족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얼굴빛이 새까맣게 변했다.하현이 이렇게 고명원을 도발하는 것은 그들을 불구덩이로 집어넣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이놈이 이 씨 가족들을 데리고 같이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야! 당신이 뭔데? 감히 고 사장님을 오라 마라, 차를 따르라 마라 하는 거야?”장발의 사내는 냉랭한 눈빛으로 말했다.“사는 게 지겨워?”장발의 사내는 여차하면 하현을 밟아 죽일 듯 눈을 부라렸다.그때 온몸에 거즈를 두른 남자가 뒤에서 들어왔다.알고 보니 소항 회관에서 하현과 충돌한 그 남자였다.남자는 하현의 얼굴을 똑똑히 본 순간 두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온몸을 덜덜 떨었다.그는 장발의 사내에게 얼른 귓속말로 속삭였다.소항 회관에서 그는 하현에게 단번에 걷어차였다.고성양의 손발은 부러졌다.엄도훈은 하현 앞에서 나라님 모시듯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이로 미루어 보아 하현의 신분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장발의 사내는 남자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쏜살같이 그의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났다.“하현! 당신은 이제 죽었어!”이영산은 하현을 가리키며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의 최후를 한스러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따가 일이 생기면 당신 혼자 다 책임져! 절대 우리 끌어들이지 마!”이 씨 가족의 친척들도 모두 사나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며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았
장리나는 이 말을 듣고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하현, 얼른 형님께 감사하다고 해야지!”“형님이 아니었으면 어디 가서 그렇게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겠어?”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그러다 혓바닥 깨물까 봐 겁도 안 나?”“하 씨! 당신 나한테 무슨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당신 정말...”장리나는 하현에게 조롱이 가득 담긴 말을 퍼부으려고 했다.그런데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발로 문을 차고 들어왔다.차를 마시고 있던 하현은 들고 있던 찻잔을 든 채 눈을 가늘게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이어 러닝셔츠를 입은 남자 몇 명이 들이닥쳤다.그들 앞에 서서 담배를 물고 있는 긴 머리의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씨 가족들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모두 꺼져! 이 룸은 우리가 접수한다!”이영산은 오늘 아침 마침내 인생의 절정을 맞이했는데 어떻게 이런 꼴을 당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술기운을 내뿜으며 테이블을 세게 쳤다.“무슨 소리야? 우리 아직 다 못 먹었다구!”“우리 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이 여기서 밥을 먹을 건데 당신들 감히 이런 식으로 굴 거야?”시가를 물고 있던 남자는 무심한 듯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고명원?고명원의 이름을 듣자마자 이영산은 술이 확 깨는 듯했다.방금까지의 원망과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무례하다고 느끼던 이 씨 가족들도 장청 캐피털이라는 말을 듣고 모두 겁을 먹었다.고명원은 어쨌든 그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란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게 어떻게...”이영산은 말할 수 없이 난감한 표정이었다.그는 얼굴을 돌려 주변 친척들을 몇 번이나 쳐다본 뒤 멋쩍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 거의 다들 드셨죠?”“고 사장님이 이렇게 내 사업을 챙겨주시고 수백억짜리 프로젝트도 맡겨주셨는데 이 룸을 원하셨다니 드려야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