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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20화

학지민과 그의 남편은 서로를 바라보고는 민망한 안색이 가득했다. 그들은 ‘원용진’ 이라는 세 글자만 믿고 지금까지 우쭐거렸는데, 그가 회사에서 해고가 되었는 지도 몰랐던 것이다. 정몽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 이제서야 자신의 친한 지인이 짤렸다는 걸 알게 된거야? 쯧쯧, 참 좋은 우정이다.”

학지민은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원용진이 없어도 우리 남편은 잘나가는 디자이너라고, 외국에서 상도 받은 사람한테 너같은 닭대가리가 뭐라고 할 자격이 있니? 정몽연, 오늘 끝장을 한번 보자. 네가 고른 주얼리는 오늘 내가 다 가져갈거니까 살 생각 절대 하지 마!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어딜 밖으로 기어나와서 잘난 척 하고 있어?”

그녀는 자신의 위치가 불리해지니, 상처가 되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그녀의 말에 속이 상한 정몽연은 기운이 쏙 빠졌다. 학지민은 고개를 다시 치켜들고는 정몽연을 잡아먹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녀의 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못사는 사람들이랑은 대화가 안된다니까, 니네 월급은 우리 용돈에 불과해. 좀 알고나 말하지?”

원용진이 없다고 해도, 학지민은 정몽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학지민 부부의 행실을 보며 정몽연은 한편으로 화가 나기도 하고 초조하기도 했다. 이때, 강책이 정몽연의 손을 잡고는 침착하게 말했다.

“여보, 걱정하지마. 제일 좋아하는 악세사리 골라봐. 저 사람들은 못가져가. 저 사람들 마음에 안들면 당장이라도 쫓아 낼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순간 모든 사람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 항성 주얼리의 구매팀장이라고 한들, 총지배인이나 회장의 위력을 내둘릴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학지민은 풉- 거리며 입에서 웃음이 세어나왔다.

“왜, 그쪽이 총지배인이라도 됬나 보죠?”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요.”

“그럼 무슨 힘이 있어서 저희를 쫓아내겠다는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르 하는 겁니까?”

강책은 허허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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