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한테 전화하겠습니다. 분명히 저를 도와줄 거예요.”도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조태경은 종이에 적혀 있는 차은혁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차은혁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세요?”조태경은 즉시 대답했다. “저예요!”“조태경 주방장님? 번호 바꾸셨어요?”“아뇨. 그건 둘째치고, 저 좀 도와주세요.”“무슨 일이시죠? 말씀하세요.”“지금 당장 1억을 준비해서 한빛 호수 별장 28층으로 와 주세요.”“1억이요? 왜 1억이나 필요하세요?”“그건 묻지 말고 빨리 1억 챙겨서 오세요!”차은혁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조태경 씨, 1억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무슨 일인지 저한테 말씀을 해주세요. 1억으로 뭐 하려고 하시는 거죠?”조태경은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때, 도경수가 조태경의 핸드폰을 빼앗아 차은혁에게 말했다. “조태경 씨가 유부녀랑 잠자리를 해서 1억으로 보상을 해야 합니다. 이제 아시겠습니까?”못 알아들을 리가 있을까?도경수의 말을 한 번에 알아들은 차은혁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조태경 씨 털 끝 하나 건드리지 마세요! 제가 당장 1억 준비해서 가겠습니다!”차은혁은 전화를 끊은 후 깊은 생각에 잠겼다. 조태경을 구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구해주면 조태경이 고마워할 것이다. 하지만 약점 하나가 생기게 될 것이다. 구해주지 않으면 조태경은 패가망신하고, 식약 식당의 최고 주방장 자리는 공석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차은혁은 최고 주방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 아닐까?이런저런 생각이 든 차은혁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조태경, 당신도 이제 늙었으니 자리를 양보할 때가 됐어!”20분 후, 차은혁은 조태경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매우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1억은 너무 많아서 구할 수가 없습니다. 우선 2천만 원만 먼저 드려도 될까요?”1억에서 2천만 원으로 바뀌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대답할 가치도 없다!도경수는 차은혁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전
하지만 조태경이 바보는 아니다. 상대는 식약식당을 노리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강책을 노리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제가 뭘 해야 합니까." 도경수가 허허- 웃음소리를 냈다."간단합니다. 부하 직원들을 데리고 다 같이 사표를 내시면 됩니다." 사표를 내면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다. 현재 일에 만족하지만 미래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말씀대로 하면 제 안전은 보장 되는 거겠죠?" "네, 그럼요." "그럼 지금 바로 사직서 내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럼 이제 가셔도 됩니다."조태경이 옷을 정리하고는 허겁지겁 밖으로 뛰어 나갔다. 순식간에 꽃뱀에게 당해버리고, 자신의 일자리마저 잃게 되었다. 한편, 도경수가 절뚝발이 비서 소헌에게 전화를 걸었다."네, 비서님. 시키신 대로 잘 전달했습니다. 내일 바로 사직서 낸다고 하더라고요, 주방장이 없으면 식약식당도 돌아갈 수 가 없을 겁니다. 아, 비서님. 약속하신 금액 잊지 않으셨죠?" 곧이어 통화가 끝났다. 도경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제 물건들 챙기고 돌아가자. 그리고 내일은 그 식당에 들릴 거야, 이번엔 강책도 어찌 할 방법이 없을 거야."그는 식약식당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주방장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식당에 있어, 많은 손님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주방장이 요리 실력이 제일 중요하지 않는 가. 이제 조태경 주방장이 이직하면 식당의 인기는 폭락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추측은 추측일 뿐,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한편, 화상그룹 건물 36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안에서는 신태희가 인상을 지으며 나왔다. 단 1초라도 머물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곧이어 한숨을 푹 쉬며 장소로 향했다. 무상명인 정해운이 파티를 즐기는 중이라는 부하직원의 보고를 듣고 직접 찾아온 것이다. 그녀가 문을 열자 보이는 장면은 음란하기 그지 없었다. 정해운이 나체 상태로 술이 담긴 물에 몸을 담고 있으며 양 팔에는 여자들을 껴안고 있다. 그리고 세 사람이
오히려 남자들에게 더 인기 있는 여자는 신태희 같은 여자다. 게다가 정해운 같은 남자들은 다른 여자보다 신태희 같은 여자를 얻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다. 신태희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흑심을 알아챘다. "정해운씨, 오늘 해독약 주셔야 하는 날입니다!"그녀가 소리를 지르며 위협했지만 정해운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연산시에서 서심산의 해독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자신말고 김씨 어르신 이외에는 없다. 하지만 김씨 어르신은 절대로 신태열에게 해독약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신태열은 서심산을 이용해 연산시를 지배하기 위해 정해운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가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정해운은 장난섞인 말투로 그녀에게 답했다."태희씨, 화내지 마세요. 아니면 저랑 같이 목욕이라도 하시면서 천천히 이야기 해볼래요?" 신태희는 수치스러운 기분이 들었다."만약 저한테 해독약 안넘기고, 이상한 일이라도 꾸밀 생각이면 절대로 가만 안둡니다." "하하, 태희씨는 다 좋은데 성격이 좀 거칠어요. 하지만, 그래서 더 좋아요."이어서 정해운이 알몸상태로 욕조에서 몸을 일으켰다. 신태희는 역겨운 마음에 고개를 돌렸다. 정해운은 뒤에 있던 금고를 열어 시약 한 상자를 꺼내 손을 내밀었다."해독약은 여기 있는데, 멍하니 서서만 계실 겁니까." 신태희는 그의 태도에 화가 나서 이를 세게 물었다. 어쩔 수 없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른 채 정해운에게 다가가서 손을 뻗었다. 이때, 그가 다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신태희의 손을 덥썩 잡고는 자신의 품으로 끌어 당겼다."태희씨한테서 좋은 냄새 나요." 신태희는 그를 밀쳐내고 뺨을 내려쳤다. 그리고 해독약을 빼앗았다."당신 미쳤어요? 다음에 또 이러면 그때는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그녀는 말을 끝내고 역겨운 냄새를 피하기 위해 현장에서 자리를 떴다. 정해운은 자신의 볼을 만지고는 웃음을 지었다."허허, 성격 하고는. 하지만 그래도 난 네가 그래서 좋아. 그래야 길들일 맛이 나잖아.
그 다음 날, 식약 식당 안.침대에서 일어난 강책이 꽃연구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때, 그를 방해하는 소식이 들려왔다."총수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식당의 주방사들이 조태경을 뒤따라 모두 사직서를 냈습니다!" "뭐? 월급 때문인가?"강책은 식약식당의 주방직원들에게 시장의 2배나 되는 월급을 주고 있다. 게다가 5성급 호텔에서 일할 때 보다 수당이 더 많기 때문에 월급에는 문제가 없었다. 물고기 자리가 고개를 저었다."정확한 사직 이유는 모릅니다. 물어봐도 답하지 않고, 그냥 사직하겠다고 합니다. 게다가 단호하게 오늘부터 그만 두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강책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무조건 오늘부터라니, 무슨 일이 있는 건가."내가 내려갈게."옷을 걸치고 물고기자리와 함께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는 6명의 주방직원들이 짐정리를 마친 뒤, 강책의 동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태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강사장님, 싸인 부탁드립니다." 강책은 천천히 그에게 되물었다. "제가 뭐 잘못이라도 했나요, 아니면 월급 때문에 이러시는 겁니까. 적어도 이유라도 알려주셔야 제가 마음이 편합니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6명 모두 나가버리면 식당의 주방에는 남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어요,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조태경을 포함한 주방직원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사실, 그들도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쉽게 일하고, 월급도 2배로 받으면서 마음 편히 지내왔다. 하지만 도경수에게 당한 뒤로부터 그들의 목숨은 그의 손아귀안에 있다. 만약 오늘 그와 했던 약속을 어긴다면 징역살이를 해야할지도 모른다. 결국 조태경은 강책에게도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강사장님, 지금까지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따로 사정이 있어서 오늘 꼭 떠나야만 합니다. 이제 그만 사직에 동의해주세요." 그러자 강책이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눈치가 빨라서 상황파악을 금세 끝냈다. 만약 자진하여 사직하거나 다른 곳에서 스카우트가 들어왔다면 기세
조태경과 다른 직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사장님!" 곧이어 직원들이 줄줄이 사직서를 꺼냈다. 강책이 사인을 하자 주방직원 6명이 모두 자리를 떴다. 이제 식약식당에는 주방직원이 단 한명도 없다. 하지만 강책은 초조해하지 않았다. 물고기 자리에게 지시를 내린 뒤, 자리에 앉아 천천히 차를 들이켰다. 이때, 도경수가 사람들을 데리고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웃음을 지으며 강책에게 말을 건넸다."아이고, 강사장님. 방금 전에 짐싸고 나간 사람들 식약식당 주방직원들 아닙니까?" 강책의 추측이 들어 맞았다. 분명 이 남자가 모종의 수단을 써서 사람들을 협박했을 것이다. 도경수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안타깝네요. 음식 맛볼 수 있나 생각했는데, 주방직원들이 다 나간 상태에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만 물러 가겠습니다. 얘들아, 돌아가자. 이제 영업 못하실 것 같아." 강책은 상대방의 시비에도 침착함을 유지했다."손님,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곧 있으면 주방에 새로운 직원들이 도착 할 겁니다." "그래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합니까." 강책이 시간을 확인했다."5분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하, 식당 채용 시스템이 아주 잘 돌아가나 봅니다. 얘들아, 새로 오신 분들 음식 맛이나 보자고."하지만 도경수는 강책이 망신을 당하는 꼴을 보고 싶은 것 뿐이었다. 그는 이제 식약식당에 주방장가 채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식약식당의 기둥역할을 맡았던 6명의 주방장들이 떠나면 식당측에서는 다시 구인을 하게 되는 데, 그는 화상그룹의 영향력을 이용해 구인을 하지 못하게 막아 버렸다. 연산시에 있는 모든 주방장들에게 식약식당에 들어가는 사람은 화상그룹의 적이 된다는 경고를 주었다. 특히 최정상급의 주방장들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화상그룹의 반대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조태경 같은 최정상의 주방장를 구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5분이 지났다.
길거리 음식은 평균 2000원.상인들은 동네,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했다. 저렴한 값에 음식을 사려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왔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해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도경수가 그를 비웃었다."강사장님, 돈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최정상 요리사들이 그만둔 사실은 안타깝지만, 길거리 음식 상인 6명을 데려와서 숫자를 맞추다니요. 그리고 저 사람들이 어떻게 요리사에요? 맛은 있긴 하고요?" 강책이 웃음소리를 냈다."그건 드셔보셔야 압니다." "보아하니 강사장님께서 자신이 있나봅니다, 좋습니다. 얘들아, 우리 새로운 주방장님들 요리 실력이라도 보고 갈까?"도경수의 부하들은 웃음을 참기 바빴다. 만약 상인들이 만든 음식이 맛있다면 이 세상에 맛 없는 음식이 어디 있으랴. 도경수 무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총 20개의 메뉴를 시켰다."강사장님, 저희 명수가 많아서 음식도 많이 시켰습니다. 괜찮으신가요?"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많긴 하죠, 40분정도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OK,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곧이어 강책은 새로운 직원들을 데리고 주방에 들어갔다. 간단한 소개를 끝내고, 업무 분배를 진행했다. 매 사람마다 3-4개의 음식을 요리하게 되면 시간도 넉넉히 남는다. 하지만 40분이라는 시간을 정해놓은 건, 강책이 도경수와 그의 무리들을 신체 상황을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40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시간에 맞춰서 서빙 직원이 음식을 들고 나왔다. 탁자 위에는 20개의 음식이 꽉 찼다. 그리고 매 자리마다 그릇과 수저, 음료,술도 빠지지 않았다."시키신 메뉴 모두 올라왔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사실 서빙직원의 말은 거짓말이다. 음식의 때깔부터 모양까지 이상하기 그지 없었기 때문이다. 직원은 제일 먼저 ‘더러움’ 을 떠올렸다. 냄새도 좋지 않고, 기름이나 소금을 기준에 다르게 넣은 탓에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음식이었다. 도경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선짓국이다. 젓가락으로 선짓국 안에 있는 선지를 집어 입안으로 넣었다. 도경수는 원래 음식을 넣자마자 뱉고, 강책에게 욕을 퍼부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선지를 꿀꺽 삼켰다. 맛이 나쁘지 않았다. 다시 선지를 집어 입 안으로 넣자 향기로운 냄새가 곳곳에 퍼졌다. 어느새 도경수는 자신의 ‘계획’ 을 모두 잊어버리고, 음식 먹기 바빴다. 그가 제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선짓국 한그릇을 다 먹은 상태였다. 하지만 한 그릇으로는 부족한 마음이 들었다. 그의 부하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굶은 사람처럼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댔다. 이미 그들의 ‘계획’은 잊혀진지 오래다."와,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5성급 호텔 음식보다 더 맛있잖아.""저 길거리 사장들이 이런 음식을 만들어 낼 줄이야.""맛이 천상급이야.""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먹어봐!"몇 시간 전만 해도 강책을 비웃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음식을 극찬하기 바빴다. 심지어 다음 번에도 식약식당을 찾아 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도경수가 이제와서 음식 맛이 없다고 발뺌하는 건 어려웠다.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손님, 음식은 입에 맞으십니까?" 도경수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맛있다고 인정 하기 싫지만 또 맛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강책에게 물었다."대체 어떻게 한 겁니까? 저 사람들은 그냥 길거리에서 음식 만드는 상인에 불과합니다, 근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요?" 물고기자리가 웃음을 지었다."아직도 잘 모르시겠습니까. 조태경이랑 다른 사람들만 내쫓으면 식약식당이 망할 거라고 생각하신 모양인데, 틀렸습니다. 저희 강사장님만 있으시면 식당이 문을 닫는 일은 없습니다!"즉, 음식의 맛의 여부는 조태경 등 주방장들의 결정이 아닌 강책의 결정한다는 뜻이다. 그들은 강책이 식당에 없을 때 일반 손님들의 입맛을 맞춰주는 역할이고, 진상 또는 중요한 손님일 경우에는 모두 강책이 나서 해결했다. 도경수가 조태경
물고기자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진행하겠습니다."여기서도 강책의 능력이 또 한번 발휘되었다. 만약 일반 식당이었다면 도경수에게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강책도 ‘진정한’ 요리사가 아니기 때문에 솜씨 좋은 요리사가 필요했다. 물고기자리에게 구인 지시를 내린 것도 그 이유다. 지금 주방안에 있는 6명은 임시구인 했을 뿐이다. 한편, 밖으로 나온 도경수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절뚝박이 비서 소헌에게 전화가 걸려왔다."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실패입니다."이어서 도경수는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알려주었다. 소헌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화상 그룹이 어떻게 작은 식당도 처리하지 못하는 걸까."비서님, 저에게 시간을 좀 더 주세요. 또 다른 계획이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하루 더 드리겠습니다. 성과가 있어야 할겁니다, 안 그러면 화상 그룹에서 짜르는 수밖에 없어요. 소용없는 무리는 화상 그룹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알겠지요?""네."통화가 끝났다. 도경수는 이를 꽉 깨물었다. 이때, 옆에 있던 부하가 물었다."형님, 또 다른 계획이라는 게 뭡니까." "우리가 뭐하는 사람이지? 매체 관리하는 사람들 이잖아. 별 탈없어도 우리가 조작하면 돼, 지금부터 식약식당의 불법행위를 만들어서 뉴스나 sns에 퍼뜨리게 하는 거야. 그럼 식약식당의 명성도 쉽게 떨어지겠지!" 미디어는 생각과 판단이 흐려지게 만든다. 만약 상대를 노리고 마녀사냥을 하게 된다면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식이 되고, 결국 미디어의 또 다른 ‘총’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 세상에는 완벽한 건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점 한 가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도경수는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식약식당의 ‘불법행위 10가지’ 리스트를 지어내기 시작했다. 매 한가지 모두 작은 일에 불과했지만 일부로 과장해서 없던 사실까지도 만들었다. 곧이어 리스트를 작성이 끝나자 도경수는 매체 수단을 이용해 퍼뜨렸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말처럼 식약식당의 거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