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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SY그룹의 프로젝트

반승제의 눈꼬리에서 짙은 조소가 느껴졌다.

“할아버지, 직접 한 말이에요?”

“그럼. 혜인이는 참 기특한 아이야.”

한약을 건네준 반승혜는 당장 한마디 하고 싶었다. 기특하다고? 제원에서 반승제의 아이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할아버지한테 이런 말까지 하더니,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틀림없어.’

반승제는 할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해 분명 알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입 발린 말이겠지만.

반승혜는 내일모레가 기대됐다. 도대체 얼마나 낯짝이 두꺼운 여자이길래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승제의 눈빛을 읽은 그녀는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반승제는 한약을 반태승에게 건넸다.

“노력해 볼게요.”

예전과 똑같은 대답이다. 하지만 어떻게 노력하는지 할아버지는 알 길이 없으니 능청스럽게 넘어가려 했다.

“오늘 포레스트에 가봐야겠다. 네 놈이 정말 노력하고 있는지 두 눈으로 봐야겠구나.”

반승제가 당황하는 장면을 예상했다. 하지만 대답이 의외였다.

“네. 가 보셔야죠.”

현재 반태승의 몸 상태로는 어디를 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저 반승제를 떠보기 위한 말이었다.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하는 반승제의 모습에 반태승은 그의 말을 믿었다.

“3년 전 네가 혜인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을 때도 혜인이는 나에게 볼멘소리 한 번 한 적이 없다. 이번 승혜 생일을 기회 삼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겠구나. 그때 너무 성급하게 결혼식을 하다 보니 혜인이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나중에 나가서 힘든 일 많이 당할 거야.”

반태승은 성혜인에게 진심을 다했다. 그 모습에 반승제는 기분이 언짢았지만 반태승의 뜻을 거역할 수도 없었다.

어차피 명목상의 부부일 뿐이니까. 성혜인도 그 명성으로 위세를 떨치고 다니지 않았는가.

“할아버지가 만족하시면 됐어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할아버지 건강이에요.”

“오늘 병문안은 다녀왔니?”

“이따가 가려고요.”

반태승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잠시 후, 본가에서 나온 반승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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