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42화 한 뭉치의 구름

그 순간, 성혜인은 자신이 환청을 들은 줄 알았다.

남자는 짧게 그녀를 안은 뒤 이내 신사적으로 놓아주었다.

성혜인은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어쩐지 몸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무엇인가 물어보려고 입을 벌렸지만, 목이 누군가에게 조여진 듯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머릿속은 온통 혼란스러워지고 말았다.

발걸음 소리가 멀리 갔다가, 곧 다시 돌아와, 따끈따끈한 파이 하나를 그녀의 손바닥에 갖다 댔다.

손바닥에 전해진 뜨거운 열기로 인해 성혜인은 정신을 차렸고, 몸을 돌렸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만약 바닥에 떨어진 어묵과 손에 놓인 뜨거운 파이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자신이 환각을 보고 있다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어묵과 파이는 그녀가 대학 시절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다.

편리할 뿐만 아니라 이 두 사장은 부부 사이였기 때문에 재료도 매우 위생적이었다.

성혜인은 먹지 않고 서둘러 돌아가 주변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순간 자신이 그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는 마치 하늘에 있는 한 뭉치의 구름과 같았다. 성혜인이 아래에서 필사적으로 쫓아다녔지만, 그 “구름”은 맹랑하게 도망가며 숨고는 했다.

한번 숨으면 시간은 몇 년이고 후딱 지나갔다.

사람은 늘 어렸을 때 부족함을 느꼈던 것에 대해 미련과 아쉬움을 가지며 그 안에 갇혀 살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만났을 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심장을 가득 메운다.

심지어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도 모른 채 얼른 찾고 싶고, 무엇을 검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그녀는 제원대를 한 바퀴 빙 다 돌아본 후, 결국 다시 어묵을 엎지른 그 장소로 돌아왔다.

성혜인은 쪼그려 앉아 엎질러진 어묵을 주워 담았다.

강렬한 불쾌감이 개미처럼 심장을 갉아 먹었다.

곧이어 그녀는 차로 돌아와서 두 시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주변을 돌아다녔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포레스트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자정이 다 되어있었다.

파이는 이미 모두 식어 차갑게 되었지만 그녀는 먹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