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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9화 걱정할까 봐

당시연이 막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수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원진이 누군가에게 맞았다는 소식이었다.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원진은 아주 얌전하고 항상 문제를 피하는 성격인데 어떻게 싸움에 휘말려 맞을 수 있을까?

당시연은 급히 병원으로 향했고 병원 복도에서 이수희를 마주쳤다.

“선생님.”

“시연아!”

이수희는 너무 놀란 나머지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어젯밤 진이가 응급실에 들어갔어. 지금은 괜찮지만 가벼운 뇌진탕이래. 빨리 들어가 봐. 이 아이가 몇 킬로그램이나 빠졌는지 몰라.”

당시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서둘러 원진의 병실로 들어갔다.

원진은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이미 깨어나 있었다. 그의 얼굴은 핏기가 하나도 없었다.

“시연 누나?”

“진아!”

당시연은 그의 모습을 보는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대체 무슨 일이야? 어떻게 싸움에 휘말린 거야?”

원진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참다못한 이수희 선생님이 원진의 가정사가 폭로된 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당시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일이 이미 두 달이나 됐고 그동안 원진은 학교에서 차별과 고립을 겪었는데도 전혀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시연아, 너무 화내지 마. 이번 일은 진이가 먼저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니라 다른 반 학생들이 일부러 진이를 괴롭힌 거야.”

당시연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원진의 손을 꼭 잡았다.

“왜 이런 일을 나한테 미리 말하지 않았어?”

“누나가 걱정할까 봐요.”

그 말에 당시연은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다.

이 아이는 어떻게 이렇게 착할 수 있을까.

당시연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일단 푹 쉬어. 나랑 선생님이 학교 가서 이 일을 처리하고 올게.”

그녀의 얼굴은 단호했고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었다.

원진은 그녀의 소매를 살짝 잡고 놓치기 싫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연은 그가 겁을 먹은 줄 알고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다친 곳을 조심스레 피하면서.

“괜찮아, 금방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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