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59화 생사의 갈림길

성혜인은 헛웃음이 나왔다. 다른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빨리 선을 그었을 텐데 노예찬은 되레 더 가까이 다가왔다.

어쨌든 수능까지 두 달이 남았고 문신이 있으니 현재로서는 보호 대상인 건 확실했다.

그곳으로 끌려가기 전까지 그는 아마 주요 보호 대상일 것이다.

“바보냐? 빨리 가서 상처부터 치료해.”

노예찬은 모처럼 고집을 부리며 끝까지 버텼다.

“싫어.”

그 말 한마디에 감동한 성혜인은 마치 남동생을 보는 것처럼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때 교장이 입을 열었다.

“학생, 많이 다쳤으니까 일단 양호실에서 치료받고 있어. 어차피 저 선생님은 오늘 아무 데도 못 갈 거야. 그 문신이 뭘 의미하는지는 잘 알지? 쉬운 일도 아닌데 지난 몇 년간의 노력을 이대로 포기할 거니?”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없었던 노예찬은 끈기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런데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낯선 사람 때문에 미래를 망친다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겠는가?

교장의 말을 들은 노예찬은 그저 우스웠다.

이 문신이 결코 명예를 상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아마 철석같이 믿었을 것이다.

돼지우리에서 살찐 돼지가 가장 먼저 끌려가듯 때가 되면 노예찬도 뼈가 남지 않을 때까지 이용되다가 버려질 수 있다.

교장은 지금까지도 소위 명예를 이용하여 모두를 속이고 있다.

문신을 동경하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질투심이 가득했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노력하여 얻으려는 이 문신과 그에 관해 들어왔던 모든 소식이 엄청난 거짓말이란 걸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일까?

문신은 영광이 아니라 생사를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상징했다.

하지만 이 모든 진실을 노예찬은 말할 수 없었다.

말해봤자 아무도 믿지 않을 게 뻔하다. 이미 세뇌당한 그들은 노예찬을 미쳤다고 생각하거나 이 모든 게 지어낸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심지어 주위에 널린 게 병원이니 어쩌면 정신 나간 행동을 한다며 정신 병원에 끌려갈 수도 있다.

그러니 침묵을 지키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노예찬은 마치 물에 빠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