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62화 정말로 죽은 걸까?

아이들은 선생님이 죽은 줄도 모르고 그녀의 침대맡에 간식을 놓아두었다.

노예찬은 그녀가 일주일도 못 버틸 걸 알았지만 그게 오늘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마당이 엄청 화려해졌는데 보셨을까?’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쉰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물었다.

“선생님이 마당 인테리어 하는 거 보셨어?”

“응. 침대에서 내려오고 싶어 했는데 내가 힘이 없어서 부축하지 못했어. 더 자고 싶다고 해서 옆에 간식을 올려놓고 나온 거야.”

“착하네.”

노예찬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문 옆에서 서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성혜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조용히 자리를 떴다.

아이들이 모두 잠자리에 든 후 노예찬은 삽을 들고 마당에 나가 땅을 팠다.

그 옆의 돗자리에는 더 이상 아무런 기척이 없는 여자가 누워있었다.

성혜인도 삽을 들고나와 노예찬과 함께 땅을 팠고 1미터 깊이까지 파낸 후 조심스럽게 시체를 움직였다.

노예찬은 비석을 세우지 않고 그저 흙더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연신 절을 했다.

“선생님은 한평생 우릴 돌봐주시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어. 매일 고생만 했지. 누나, 고마워. 누나가 없었다면 병든 몸을 이끌고 학교로 갔을 거야. 어쩌면 힘들게 수업하다가 피를 토하며 생을 마감했을 텐데 누나 덕분에 편히 간 것 같네.”

순간 임지연이 떠오른 그녀는 마음이 미어졌다.

노예찬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무릎에 묻은 흙을 툭툭 털었다.

“찾고 싶다는 사람이 누구야? 계획은 있어?”

성혜인은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임지연의 사진이다.

“이 사람 본 적 있어?”

노예찬은 눈빛이 흔들렸다.

“선생님이 예전에 여기로 데려와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돌아가셨어.”

성혜인은 충격에 하마터면 사진을 떨어뜨릴 뻔했다.

노예찬의 말투는 매우 차분했다.

“선생님이 저분을 구하려고 하다가 실패했어. 그래서 아까 우리가 한 것처럼 나랑 선생님이 그분을 땅에 묻었어.”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그쪽으로 가볼래? 엄청 어릴때라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마당 반대편이었을 거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