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랑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연바다를 바라봤다. 그 속에는 약간의 의혹도 있었다. 마치 그가 진심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고 여기는 듯했다.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배에서는 벌써 기대하는 듯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는 잠깐 고민하다가 연바다의 앞으로 가서 앉았다.왼팔을 다친 탓에 강하랑은 약간 불편한 자세로 밥을 먹었다. 그렇게 깨작대다가 불필요하다고 느낀 듯 보기는 안 좋지만 편안한 자세로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국수 한 그릇 바닥내고 머리를 들자 줄곧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연유성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쳤다. 연바다는 사냥
“하랑아, 너 지금 날 걱정하는 거야?”연바다는 강하랑의 말을 조용히 곱씹었다. 그러고는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이 얻은 결론을 말했다.“내가 그렇게 걱정됐어?”강하랑은 할 말이 없었다. 당연히 걱정되는 마음에 한 말은 아니었다.정상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주 쉽게 강하랑과 같은 결혼을 얻을 것이다.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연바다는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정말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었다. 지금 말해 봤자 알아듣는 것 같지도 않았다.강하랑은 사람마다 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강하랑은 전혀 뜻밖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녀는 연바다의 말을 믿을 리가 없었으니까.만약 정말로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있었다면 여기서 오랫동안 그녀와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응당 옷을 갈아입게 하고 떠나보내야 했다.여하간에 미쳐버린 온서애에겐 지금 아들이라곤 연바다 뿐이었고 연바다가 입만 열면 뭐든 들어주리라는 것을 굳이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온서애는 분명 연바다의 요구를 전부 들어줄 것이다.그러나 그녀가 깨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연바다는 그녀를 놓아주겠다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연바다가 말을 마치자마자 입구에 서 있던 남자가 밧줄을 들고 다가왔다.그들은 아마 시어스에서 강하랑을 만난 적 있었던 것 같다. 그때의 그들도 강하랑에게 예의 바르게 대했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녀의 앞으로 다가간 뒤 예의 있게 인사말을 건네곤 다소 부탁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강하랑은 가만히 앉아 있었다. 고개를 돌려 연바다를 보면서 비웃음을 지었다.“밥 먹고 움직인다고 하지 않았나? 내가 지금 내려가면 아주 귀찮아질 텐데?”“귀찮아지게 되는 건 내가 아니라 너야.”연바다는 어느새 가라앉은 모습을 지우고 느긋하게
“하랑이는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던 거야, 아니면 그러지 못한 거야?”설령 흉기든 총이든 전부 눈앞에 있었다고 해도 시어스에서 살았던 4년 동안 그와 앨런은 강하랑에게 잔인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그러니까 그 4년 동안 그녀는 강씨 가문에서 지낸 것보다 더 편하게 지냈단 소리다.임서화의 체벌도 없고, ‘동생'의 저주도 없었으니 연바다는 그들보다 자신이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심지어 예전에 그런 더러운 병에 걸렸어도, 이미 완치가 되었어도 그는 그녀를 함부로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는 그 4년 동안 그녀에게 최선
연바다는 마침 단추를 전부 풀었다. 그녀의 말에 눈웃음을 지으며 보았다.목젖을 굴리며 웃음을 참아보았지만 결국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옆에 있던 소파에 털썩 앉으며 셔츠를 벗어 한쪽으로 툭 던졌다.“단하랑 씨한테 그럴 능력이 있으면 그럼 난 고생을 사서 하는 거겠네.”강하랑은 그제야 그의 몸에 있는 상처를 자세히 보게 되었다.갈비뼈 아래쪽 복부에 지네가 기어 다니는 듯한 상처가 길게 나 있었다. 상처에 말라붙은 피가 있어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상처가 심하게 벌어진 것인지 연바다의 이마엔 이미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이 의미 불분명한 웃음소리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들렸지만 미묘한 기분을 제일 크게 느끼고 있는 사람은 온서애였다.그녀는 원래 미쳐있었는지, 아니면 연바다를 만난 후로 미쳐있었는지 모른다.연바다의 말에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바다야, 혹시 이 엄마가 널 낳자마자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 원망하고 있는 거니? 엄마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 세상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남한테 맡겨 키우게 하고 싶겠어. 넌 그때 태어난 지 며칠도 안 되었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였어. 건강하게 나와 어떻게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는데 빼앗긴
강하랑은 차가운 눈빛으로 연바다 치료해주는 팔을 보았다. 그는 그녀의 팔에 예쁘게 붕대를 감아주었다.그가 치료해주는 동안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냉기가 흐르는 눈빛으로 한족 무릎을 꿇은 채 치료해주고 있는 그를 빤히 볼 뿐이었다.연바다의 복부엔 아물지 않은 상처뿐 아니라 여러 흉터 자국도 있었다. 오래전에 생긴 흉터인 듯했다.“바다야, 상처가 벌어졌는데 그런 자세로 있어도 괜찮은 거니?”뒤에 있던 온서애는 자기 아들이 한쪽 무릎을 꿇은 모습을 보고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연바다는 그녀를 상대하지도 않았다.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