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를 내줄 회사가 없다면 제힘으로 위약금을 물어도 되나요?”단오혁의 목표는 분명했다.그는 경기에 출전해 상대 팀과 짜릿하게 맞붙는 느낌을 좋아했다.그래서 1년 동안 은퇴를 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1년 뒤에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그는 경기장의 모든 것을 즐겼다. 승리에 환호하는 관객들의 목소리와 승리 후 얻게 되는 그 기분을.길은 그가 걸을 길이니 그에게 선택권이 있었다.현재 앞길엔 전부 가시밭길로 가득하니 어떻게든 이 가시밭길을 없애야 했다.단오혁의 말에 매니저는 살면서 처음 들어본 소리 마냥 믿을 수 없다는
“그래서요?”단유혁이 하는 얘기를 들은 강하랑은 어느새 심취한 채 얼른 그때의 그 시간대로 누군가로 빙의해 살이 출렁출렁한 매니저를 혼내주고 싶었다.어리다고 사기를 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치밀었다.사람마다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그 사람의 자유였다. 멋진 사람이 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그들은 우승을 위해 노력하는 기미도 보이지 않았을뿐더러 편하게 놀고먹으면서 남의 꿈까지 방해했다.단오혁이 그들에게 빚진 것이라곤 없는데도 말이다.그러나 그 사람들은 꿈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채 경기에
특히 단오혁은 자주 랭크에 오르던 게이머가 아니던가. 당연히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고 충분한 연습이 없으면 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14살, 이것이 그가 생각한 프로 게이머 준비하는 최적의 나이였다.14살에 실력이 대단해도 아마 받아주려는 팀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규정이 생기기 전에도 말이다. 대부분 16살부터 팀원으로 받아들였다.그리고 지금, 그는 오히려 이 규정이 생긴 것이 잘 되었다고 생각되었다.학생이라면 무릇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온통 게임에만
“행운?”“그래. 행운이었지. 그래서 나랑 오혁 혁이 자기 회사를 만들 수 있는 돈과 용기가 있었던 거야.”단유혁은 대학에 간 후에야 단유혁과 단오혁이 만든 게임을 사간 게 부모님의 회사라는 것을 알았다.심지어 아버지인 도성민이 시스템을 더욱 완벽하게 업그레이드해 놓았다.부모님은 두 사람이 수능을 다 본 후에야 프로젝트를 돌려주었다. 그리고 후에 순조롭게 제작해내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행운스럽게도 자기가 만든 것을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그리고 행운스럽게도 돈을 벌 수 있었다.이 일이 있은 후 단유혁과 단오혁은 재벌
수군거리던 사람들은 게임 경기 예고가 시작되자 조용해졌다. 그리고 자기 팀을 응원하기 시작했다.강하랑도 정신을 차리고 경기장으로 주의를 돌렸다.경기장에 아주 예쁜 여자가 있는 것을 본 그녀는 약간 놀랐다. 그리고 카메라가 그 예쁜 여자의 옆모습을 비출 때, 강하랑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정말 예쁜 선수네! 프로게이머 중에 여자도 있었어? 다른 팀에서는 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강하랑은 열심히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그녀는 이쪽에 확실히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지만 챔피언 관련 소식이 뜨면 들어가 보곤 했다. 하지만 여자
게임은 계속되었다. 선수들은 공수교대를 했다.첫 번째 게임은 플립스가 승리를 거두었기에 플립스가 더욱 우세였다. 카메라에 잡힌 버섯의 표정은 확실히 안 좋았다.아마도 경기 전에 트위터에 올린 글 때문에, 카메라에 버섯이 잡힐 때마다 사람들은 야유를 보냈다.하지만 그를 응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카메라가 관중석을 찍고 있을 때면 그 팀의 깃발을 들고 응원하는 팬들이 보였다.현장에서 지켜보는 것과 라이브 방송을 보는 건 확연히 달랐다.이 함성만 들어도 강하랑은 왜 예전에 전쟁 때 소리를 질러 기세를 세웠는지 알 것만 같았다
단유혁이 눈썹을 까딱이면서 얘기했다.“아무 말도 안 했으면서 난 모른다고?”강하랑은 의자에 앉아 스크린 뒤의 수치를 쳐다보았다.아무것도 모르는 아마추어지만 그 수치들을 보면서 SUN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차가운 수치만으로도 SUN은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었으니까.게다가 핸드폰으로 찾아본 자료를 본 강하랑은 약간 슬퍼졌다.실력도 좋고 센스도 좋은 선수가 그저 여자라는 이유로,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나서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한참이나 벌려야 그제야 인정받을 수 있다니.게으르고 실력도 그럭저럭인 남자들
경기는 계속되었다.여전히 플립스가 우세한 상황이었고 매치 포인트에 다다랐다.만약 청훈이 여전히 점수를 얻지 못하고 플립스가 우승하게 된다면 청훈은 그대로 3등이 된다.그렇게 되면 청훈은 바로 집으로 돌아가고 내일 플립스와 XH가 결승전을 벌이게 된다.그래서 마지막 판은 청훈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판이었다.비겨서도 안 되고 오로지 이겨야만 한다.이기면 다섯 번째 게임을 할 기회가 있다. 다섯 번째 게임에서 점수를 많이 딴다면 이 판을 뒤엎을 수도 있었다.지거나 비긴다면 완전히 지는 것이다.그래서 이번 판이 아주 중요했
강하랑은 붓으로 그리는 그림을 시도해 본 적이 없었다.비록 현지에 있었지만 서양의 유화가 색감이 진하고 화려한 것이 더 잘 어울릴 수 있을 거 같다. 사진으로도 이미 한 폭의 유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그녀는 스스로 도전해 보고 싶었다.그래서 인터넷 영상을 따라 하나하나 연습하기 시작했다.첫눈이 내릴 때, 강하랑의 조금 만족스러운 첫 작품이 완성되었고 동시에 그녀의 다음 여행도 시작되었다.추위를 두려워하는 강하랑은 이번에는 남쪽으로 가지 않고 오히려 북쪽으로 향했다.그녀는 국내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로 가서 전에
굳이 단점을 말하자면, 이 마을의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었다.강하랑은 초등학교에 머무는 동안, 다 함께 아껴 쓰고 절약하며 지내느라 한 푼도 함부로 쓰지 않았다.이 여행에서도 같은 습관을 유지했다.그녀는 이 생활의 정취가 짙은 이 작은 마을이, 생활 리듬이 느리면서도 물가가 수도권 도시를 능가할 정도로 비쌀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정말 믿기 어려웠다.강하랑은 이곳에 한 달만 머물렀다.햇살이 따스한 날, 아파트의 작은 창가에 누워 맞은편 초등학교의 어린이날 예술 공연을 다 보고 나서야 집주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다음 여행
강하랑은 설이 끝난 후 도망쳤다.그전에는 단이혁의 회사에서 잠시 일을 했다.솔직히 말해서, 연예인 지망생들의 외모는 정말로 훌륭했다.예쁜 여자들은 하얀 피부에 다리가 길쭉하고, 잘생긴 남자들은 몸매가 엄청 좋았다.정말로 선택해야 한다면, 강하랑은 평생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택할 것이다.자신의 플레이 본능을 억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놀고 싶었다.몸매 좋은 남자들이 강하랑을 ‘누나'라고 부르는 것도 정말 좋았지만 예쁜 여동생들이 그녀를 볼 때마다 인사하면서 미소를 짓는데, 그 미소는 정말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그녀는 돈도 많고
이것은 그녀가 예전에 행복했을 때와 다름없는 미소였다.예전 같았으면, 단유혁은 한숨을 돌리고는 강하랑을 따라 산책하고, 사진 찍고, 밥을 먹으러 갔을 것이다.하지만 최근에는, 그는 이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오빠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듯, 강하랑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녀는 머리를 기울이고, 차 문 앞에 기대어 말했다. "오빠, 나는 어떤 사람의 죽음 때문에 조금 슬펐던 건 인정하지만, 예쁘고 똑똑한 여동생이 쓰레기 같은 사람 때문에 죽고 살지 않을 거라는 걸 믿어줘, 알겠지?"그녀가 좋아했던 사람은 선행으
“하랑이는 추후 어떤 계획 있어?”단유혁은 질문을 피하며, 갑자기 화제를 전환했다.그는 강하랑의 시선을 따라 멀지 않은 해변을 바라보았다. 해변에서 햇볕을 받으며 배구를 치는 아이들과 얇은 옷을 입고 일광욕을 즐기는 청년들을 보면서, 이런 날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인생은 곧 걸어가는 과정에서의 수행이기에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사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주 단순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며, 평화로운 햇살 아래에서 뛰어놀고 즐기는 것이다.이 외에 또 어떤 것이 있을까?그는 시선을 거두어 다시 강하랑에
“하지만 너 이 며칠 동안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안심할 수가 없었어.”단유혁은 정희월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차를 몰고 가며 강하랑을 한 번 흘겨본 후 농담처럼 말했다.별장에서의 어조에 비해 지금은 많이 가벼워졌다.“아이구.” 강하랑은 깊게 한숨을 쉬며 손을 가볍게 들어올렸다. “아무리 말해도 난 과다 출혈로 다친 환자야. 휴식을 취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이 말은 당연히 둘러대는 말이었다.연바다에게 끌려갔을 때, 그녀의 팔 부상은 완벽하게 처치되어 있었고 이후에도 상처가 부딪혀도 다시 열리지 않았다. 병원과 별장에서
정희월이 원래 긴장을 풀었던 마음이 다시 조여졌다.그녀는 강하랑을 달래며 말했다. “하랑아, 너 왜 그런 걸 묻니? 그 장면은 보기 좋지 않아. 만약 집에서 지루하다면 오빠에게 데리고 나가서 놀거나 나와 함께 정원에 가서 꽃을 심자.”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필요가 있을까?정희월은 직접 산에 가본 적은 없지만 뉴스에서 온서애를 실어 나가는 장면을 보았다.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연씨 가문의 온서애도 그런 일을 겪었다면 산의 상황은 더 위험했을 것이다.비디오가 인터넷에 올라오지
강하랑은 단시혁이 돌아온 후 바로 퇴원을 했다.병원 창밖의 풍경이 좋기는 했지만 병원에 있는 것은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공기에서도 그녀가 싫어하는 냄새가 났다.그녀는 집에 가고 싶었다.단시혁의 행동은 매우 빨랐다.동생의 기분이 좋지 않고 잘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의사가 몸에 큰 이상이 없고 입원할 필요도 없다고 했으니 집에서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그는 강하랑을 데리고 서해시에 있는 단씨 가문의 별장으로 돌아갔다.이곳에는 사람이 많아 그녀를 돌보기가 편했다.게다가 곧 설날이 다가와 그녀를 자신의 아파트로 보내는
강하랑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것은 하얀 천장이었고, 귀에는 전자 기기의 소리가 들려왔다.공기 중에는 자극적인 소독약 냄새가 가득했고 그녀는 한참을 안정시키고 나서야 시선을 돌려 옆을 보았다.창밖의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고 그녀는 느리게 돌아가는 머리를 서서히 회전시켜 지금 자신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했다--그녀가 미친 사람이라고 불렀던 그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그리고 그녀의 품에서 죽었다.그가 케인에게 묻히는 것을 그녀는 지켜보았다.이후로는 더 이상 누군가가 그녀를 데려가고 강제로 감금시키고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