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유성은 뒷좌석에 앉아 다리를 꼬며 손가락으로 무릎을 툭툭 두드렸다.한참 지나고 그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심 비서, 지금 대표가 누구죠? 강세미가 심 비서 대표인가요?”심우민은 직장에서 눈치가 아주 빠른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그의 말뜻을 알아들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대표님이 지시한 대로 처리하겠습니다.”그는 연유성의 곁에서 일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연유성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있었다. 방금 연유성의 어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지만, 연유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연유성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는 바보처럼 어제 연유성이 한 말 그대로 토씨 하나 틀린 것 없이 말해주지는 않았다. 그저 그 집은 강하랑에게 위자료로 주는 것이고 연유성은 그 집을 신혼집으로 하겠다는 말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만 했다. 그리고 강하랑이 신정동에 살고 있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문자를 보냈지만, 강세미는 한참 동안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았다. 심우민도 회사 업무가 있었기에 마냥 기다릴 순 없었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하러 갔다.병원에서 심우민의 문자를 본 강세미는 하마터면 화가 치밀어 그대로 병실 침대에 쓰러질 뻔했다.그녀는 다시 심우민이
“심 비서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럼 받을게요. 그래야 심 비서님도 연 대표한테 말씀드릴 수 있겠죠. 다만...”펜을 휙휙 돌리던 강하랑은 다시 멈추고 고개를 들어 심우민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이 지분을 제가 받으면 그 처리를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 연 대표가 간섭하지 말았으면 좋겠군요.”심우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당연하죠.”그는 지분 서류를 다시 강하랑에게 내밀었다.강하랑은 이번에 다시 돌려주지 않았고 빠르게 사인을 했다.사인을 마친 강하랑은 여전히 예의 바른 모습으로 말했다.“심 비서님 수고하셨어요. 여
한편 한남정에선, 심우민을 배웅한 뒤 강하랑은 바로 연유성이 추가로 재산분할로 준 것들을 오빠들에게 말해주었다.그리고 이내 쉴 틈도 없이 받은 재산이 얼마인가 계산했다.거기다 이혼 협의서에 쓴 위자료를 더하니 연유성이 아주 통이 크게 느껴졌다. 비록 재산 절반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다만 강씨 가문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몰랐다.어차피 그녀가 신경 쓸 부분도 아니었다. 여하간에 이미 사이도 틀어진 마당에 더는 그들에게 당하고 살 이유도 없었다.그와 반대로 그녀가 더욱 골치 아
단이혁의 말에 강하랑이 멈칫했다.사실 다소 아쉽기도 했다. 물론 연유성이 이유인 것은 아니었다. 청진 별장은 연성철이 그녀를 위해 사준 것이었고 그녀가 직접 고른 별장이기도 했다. 아무리 3년간 그곳에 들어가 살지는 못했어도 다른 집들과 달랐다.침묵하고 있던 때에 테이블 위에 놓았던 핸드폰에 새로운 뉴스 알림이 떴다.「HN 그룹 대표와 강씨 집안 강세미의 좋은 소식이 들려와...」첨부 사진에 강세미가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검은 슈트를 입고 연유성의 팔에 팔짱을 끼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선남선녀였다.강하랑은 링크를 눌
그 이치를 잘 알고 있었지만, 연유성이 강세미와 재혼한다는 소식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되니 그녀는 여전히 가슴이 갑갑했고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강세미가 어떤 인간인지 두 눈으로 직접 봤음에도 왜 그녀와 재혼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모든 걸 눈감아줄 정도로 좋아하는 건가?'하지만 강하랑은 곧 생각을 접게 되었다. 단이혁이 그녀를 불렀기 때문이다.강하랑은 미소를 지으며 젓가락을 들어 단이혁의 그릇에 고기 한 점을 집어주었다.“오빠, 아까는 내가 확실히 이 기사를 외면하고 싶어서 나가려 했던 게 맞아
댓글 창에 수많은 댓글이 있었지만, 그녀가 예전에 받았던 댓글과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그녀가 심우민에게서 연유성과 강하랑이 정식으로 이혼했다는 말을 들은 후 찾아본 기사였고 더는 강하랑을 연씨 집안 며느리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어야 했다. 그래서 네티즌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그녀를 연씨 집안 며느리라고 부르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누른 것이었다.평판이 개판이라 한들 뭐 어떤가? 결국, 연씨 집안으로 시집을 가는 건 그녀가 아닌가?게다가 이 세계에선 강약약강의 법칙이 존재했기에 그녀가 예전에 무슨 짓을 했든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강하랑과 연유성의 이혼 키워드도 실검에 오르게 되었고 연유성은 쓰레기라고 불렸다.그렇게 고작 몇 시간 동안 SNS는 떠들썩하게 되었다.심우민도 회사로 돌아와서야 SNS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사무실로 도착한 그는 강하랑이 챙겨준 디저트를 직장동료들에게 나눠주었고 대표이사실 맞은 편에 있던 비서는 핸드폰을 들고 발을 동동 굴리며 그에게 알렸다.만약 회사에 대한 여론이었다면 바로 홍보팀에 처리를 맡기면 되는 일이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네티즌들은 전부 연유성을 욕하고 있었다.업무에 지장을 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