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남자 사이의 그런 신경전 말이다.거기다 단유혁에게 다정한 어투로 말하는 강하랑을 보니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바로 표정을 굳혔다.“도 대표님, 저와 제 아내가 집으로 돌아가는데, 왜 대표님의 허락이 필요한 거죠? 하랑아, 타!”강하랑은 연유성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녀는 물론 조수석에 타면 같이 돌아가겠다는 말을 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막내 오빠를 이렇게 화내게 만들 수는 없었다.“막내 오빠, 난 그냥 저 사람이랑 이혼에 관해 얘기 나누다가 올 거야. 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그
“둘은 애초에 비교할 수 없는 거야.”연유성은 미간을 찌푸렸다.“왜 비길 수 없는 건데? 단 대표님이 남자고, 강세미는 톱스타에다 여자라서? 지금 시대는 남녀평등이 대세야. 알아?”강하랑은 자세를 고쳐잡고 안전 벨트를 다시 했다.“그리고 대표님은 방금 도 대표님께 내연남이라고 말했잖아. 사실 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나랑 강세미 둘 중에서 대체 누가 너의 내연녀인 거야?”차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자동차 엔진 소리를 제외하곤 두 사람의 숨소리만 들려왔다.강하랑도 굳이 연유성의 입에서 대답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를 향한 마음이 클수록 무너질 때 산산조각이 났다.만약 그녀에게 연유성을 원망하냐고 묻는다면 그녀의 대답은 ‘아니요.'였다.그를 사랑한 건 순전히 그녀의 마음이었고, 연유성도 그녀에게 희망과 기대를 준 적이 없었다.그녀가 기꺼이 사랑한 사람이었기에 굳이 원망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이미 그간의 착각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었기에 더는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었다. 어릴 때 그녀를 지켜주고 괴롭힘당하지 않게 도와주던, 심지어 그녀를 미래의 색시라고 부르
강하랑은 일부러 모른 척했다.“무슨 말? 나 기억 안 나.”“네가 나한테 만약...”“그래서 정말 그럴 거야?”연유성이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강하랑은 바로 말허리를 잘랐다.그녀는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계단에 우뚝 서서 고개를 돌려 연유성을 보았다.한 층 높이 올라 서 있었던 그녀는 연유성과 시선이 비슷해졌다.“당연히 아니지.”연유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비록 강하랑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몰랐지만, 그런데도 대답을 했다.“당연히 아니라면 그럼 그냥 넘어가면 되잖아. 뭘 캐물어?”강하랑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뜻밖의 모습에 강하랑은 놀란 듯 말을 더듬게 되었다.하지만 그녀를 의아하게 만든 건 이것뿐만이 아니었다.그녀는 두 눈으로 직접 연유성이 자신의 앞에 쭈그려 앉아 따듯한 수건을 들고 마사지하듯 발을 닦아주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그러나 그는 오히려 이 모든 행동이 별일이 아니라는 듯 느긋하게 말했다.“안 그러면 누가 만들었겠어? 청진 별장에 또 다른 사람이라도 있는 거야?”강하랑은 순간 두근거렸다. 하지만 이내 정신 차린 그녀는 바로 발을 빼내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빼내기도 전에 연유성은 이미 그녀의 발을 놓아주었다.그리
옷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두 사람은 대치 중인 상황이었다.강하랑은 그가 대체 왜 단이혁을 경계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만약 그가 그녀와 단이혁의 사이를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터무니없었다.단이혁이 그녀의 둘째 오빠인 것 둘째 치고, 아무리 그가 단이혁과 그녀를 커플 사이로 오해하고 있다고 해도 무슨 상관이겠는가? 어차피 그와 강하랑은 이혼할 사이가 아닌가.그녀는 언젠가 다시 좋은 남자를 만나 재혼할 것이었다.단이혁이 아닌 그녀에게 어울리는 다른 남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설마 그녀는 앞으로 연애도 못 하고 결
“하지만...”“나랑 세미 일은 네가 신경 쓸 필요 없어!”강하랑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연유성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마치 그녀가 입을 여는 것마저 큰 죄가 된 것처럼 말이다.그녀는 버럭 소릴 지르는 그에 놀라 입술을 틀어 문 채 그를 묵묵히 보고만 있었다.그는 예전에도 이렇게까지 그녀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다.그러나 연유성은 지금 자신의 모습이 그녀에게 얼마나 위협적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서늘한 시선으로 강하랑을 보며 비아냥거렸다.“어차피 이미 3년이나 낭비했는데 조금 더 낭비한다고 해서 문제
연유성은 우뚝 서서 움직이지도 않았다.강하랑은 그를 재촉했다.“뭘 그렇게 멀뚱히 서 있어? 네가 말했잖아. 왜, 이젠 뱉은 말도 안 지키려는 거야? 나한테 데려다줄 수 없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왜?”그는 한 손을 정장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고 계단 위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뭐가 왜야?”강하랑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여기 있고 싶지 않은 건데?”연유성은 다시 말을 반복했다.그의 기억대로라면, 이 신혼집은 애초에 그녀와 연성철이 상의해서 산 것이었다. 연성철은 그저 옆에서 건의만 할 뿐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