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정신을 차린 단이혁은 그의 말에 실소를 터뜨렸다.“연 대표가 그렇게 말하니 저도 궁금하네요. 저 단이혁이 대체 어떤 사람이라는 거죠? 제가 꽃다발을 선물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을 텐데요? 그리고 꽃다발 하나 받은 거로 타락했다고 생각하다니, 그럼 이 세상에 타락하는 사람이 매일 생기겠네요.”그는 입가에 터져 나온 피를 쓱 닦으며 싸늘한 눈길로 연유성을 보았다.자신이 막냇동생에게 꽃다발을 주는 모습을 보고 연유성이 오해한 것이었다.‘비록 장미꽃다발 선물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긴 딱이지만... 연유성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연유성은 순간 침묵하게 되었다.답은 분명했다.강하랑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손을 들어 그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강세미랑 결혼하기로 했으면 그럼 얼른 이혼부터 처리해. 괜히 강세미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말이야. 그리고 내가 뭘 하든 내가 결정해. 네가 상관할 자격은 없어. 아무리 아직 이혼 접수가 되지 않았다고 해도 넌 자격이 없어. 이혼하면 더더욱 자격이 없고.”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났고 얼굴에 비췄던 감정도 말끔하게 갈무리되어 있었다.“돌아가. 난 더 이상 너랑 얽히고 싶지 않아. 귀찮게 하지
오늘은 아마도 계약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녀가 지금 당장 단이혁과 회사로 들어가면 두 사람이 싸울 것이 분명했다.그녀는 단이혁의 손을 아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개를 돌린 그녀는 단이혁을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올라가서 약 발라. 난 온마음 씨랑 점심 약속이 있어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그녀의 말에 단이혁이 답했다.“나도 갈래! 마침 온마음 씨한테 우리 회사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물어보려고 했거든. 같이 가.”연유성은 두 사람을 지켜보다 입을 열었다.“여기서 한 명이 더 많아진다고 달라
단이혁은 눈썹을 치켜들었다.사업에 관한 얘기는 무릇 민감한 얘기였지만 몇 가지는 물어볼 수 있었다. 계약 기간이 끝나고 계약 연장이 아닌 다른 회사를 물색하는 것도 보편적인 일이었다.그랬기에 연유성의 질문은 전혀 실례가 되는 질문이 아니었다.단이혁은 애초에 숨길 생각이 없었다. 솔직하게 말해줄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그러기 싫어졌다.“이 일은 확실히 우리 XR 엔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이죠. 듣기로는 스튜디오 숨의 실비아가 HN 그룹의 수석 주얼리 디자이너였다고 하던데,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우리 쪽에서 계약을 쟁취하는 것도 합
단이혁은 일부러 약을 이곳까지 들고 왔고 강하랑에 발라 달라고 부탁했다.연유성의 한방은 힘이 아주 세게 실렸다. 그나마 위치가 살짝 비껴가서 다행이지 정통으로 맞았다면 그의 치아 하나가 떨어졌을 것이다.하마터면 잘생긴 그의 얼굴을 망칠 뻔했다.“오빠, 내가 발라줄게.”강하랑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단이혁은 그런 취급을 받지 않았을 테니까.“그럼 우리 사랑이한테 맡길게.”단이혁은 바로 헤실헤실 웃으며 면봉과 연고를 전부 강하랑에게 넘기고는 얌전히 그녀의 곁에 털썩 앉았다.강하랑은 꼼꼼하게 약을 발랐다.
“영호시 단씨 가문에서 20여 년 전 잃어버린 막내딸을 찾았다니. 심지어 천억이나 기부했다고?! 허, 통도 크네!”한남정의 다른 방에 있던 강세미가 친구 장이서랑 함께 핸드폰으로 기사를 읽고 있었다.“설마 언니네 가문에서 내쫓은 그 여자가 단씨 가문의 잃어버린 막내딸은 아니겠죠?”“절대 그럴 리가 없어!”강세미는 바로 부정하면서 눈을 부릅떴다.“너도 어제 봤잖아. 강하랑 그 천박한 년이 어떤 사람이랑 어울려 다니는지! 걔가 정말로 단씨 가문의 막내딸이라면 단씨 가문에서는 분명 경멸하게 될 거야!”“맞는 말이네요.”어제의
그러자 온마음이 말했다.“다들 적의 적은 곧 나의 친구라고 하잖아요. 아침 저도 강세미 씨와 원한이 있으니 저를 이용하셔도 전 기꺼이 이용당할 생각이에요! 그저... 친구로서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에이, 언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전 그냥 해본 말이에요. 오빠는 정말로 언니랑 계약하고 싶어서 언니한테 제안한 거예요. 오빠 머릿속엔 사업만 가득해요. 다른 사람들이랑은 상관이 없는 일이에요.”강하랑이 다급히 해명했다.단이혁은 가볍게 혀를 찼다.“쯧, 대체 오빠를 어떤 사람으로 만드는 거야.”하지만 그
“강씨 가문 사람이면 뭐! 재벌가는 남의 업장에서 난동을 부려도 된다는 법이라도 있어?”박재인은 가스레인지에 점화하는 것처럼 버럭 성질부터 내더니, 모자까지 챙겨 쓰고 말하기 시작했다.“연예인이랑 대표가 무슨 벼슬이라도 돼? 우리 식당이 손님이 없어, 뭐가 없어? 난동 부릴 거면 그냥 오지 말라고 해! 진상들이 나간다고 장사가 안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환불해 주면 될 거 아니야! 별 이상한 일로 다 사람을 귀찮게 하네!”“하아... 점장님.”강하랑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한숨을 쉬며 박재인을 불렀다. 그러자 그는 두 손을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