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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셋째는...”

망설이던 윤혜인은 결국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가 정식으로 이혼 절차를 밟기 전에는 아이 같은 건 만들지 말아줘요. 나도, 할아버지도 받아들일 수 없어요. 부디 안전 조치를 꼼꼼히 하길 바래요.”

사실 말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하지만 입을 열었으니 명확히 해야 한다고 느꼈다.

결혼 생활 중 다른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사람이 아버지였다고 하고 싶지 않았다.

비록 그녀도 아기에게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을 것이지만 말이다.

이준혁은 냉소를 지으며 그녀의 말을 받아쳤다.

“넷째는 없는 거야? 그럼 내가 대신 만들어줄까? 내가 너희들의 행복을 빌어줘야 한다. 어때?”

윤혜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나와 선배는...”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준혁이 말을 가로챘다.

“할아버지가 어떻게 되실 거란 걸 생각해 봤어? 그 남자를 위해 할아버지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거야?”

한순간.

너무 나 큰 죄명이 쓰였다.

정상적인 교제가 어떻게 할아버지의 안위를 나 몰라라 하는 것이 되어버렸는지 윤혜인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할아버지도 친구들과의 교제를 제한한 적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준혁에 반박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뿐이었다.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할아버지도 모를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과 임세희의 일도 제가 할아버지의 귀에 들어가지 않게 절대 비밀 지킬게요.’

이준혁의 입꼬리가 사악하게 올라갔다.

그녀의 착한 모습이 처음으로 짜증이 났다.

윤혜인은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그저 점점 일그러지는 표정에 그의 상처에 대한 김성훈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그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내려갈게요.”

몸을 일으키려는데 이준혁이 그녀를 확 잡아당겨 품속에 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돌려 억지로 시선을 맞췄다.

“내 침대에 오르고 마음대로 내려가려고 해?”

그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탐했다.

윤혜인의 등이 그의 가슴에 닿아있었지만, 그녀의 턱은 돌아가고 힘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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