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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찻잔은 이준혁의 발 근처에서 깨졌다.

시선을 내린 그의 눈에 구슬이 보였다. 그리고 윤혜인의 이마 상처를 보았다.

바로 이거였다.

그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그는 보디가드에 명령했다.

“할아버지께 할머니가 치매가 도져 사람을 못 알아본다고 오늘 요양원에 보내야 한다고 전해.”

“감히!”

할머니는 고함을 질렀다.

문현미의 부친보다 8살 어린 그녀라 이제 60대 초반에 불과했고, 한창 인생을 누릴 시기인데 그가 무슨 자격으로 문씨 가문의 일을 결정하려 하는가.

그녀는 윽박질렀다.

“난 그저 예의를 가르치려던 거야. 꽃병을 깨트리고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는데 손 좀 봐주면 안 돼?”

이준혁이 가볍게 웃었다.

“혜인은 내가 허락해요. 오늘 어르신의 방을 엎었다고 해도 난 봐줄 거예요.”

그의 말에 송소미와 할머니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이 여자가 이준혁에게 그렇게 중요한 여자란 말인가?

어떻게 이럴 수가?

송소미가 제일 믿기지 않았다.

이준혁이 어떻게 임세희를 대했는지 눈으로 지켜봤고 부러워했던 그녀였기 때문이다.

윤혜인도 고개를 돌렸다.

옆에서 본 남자의 얼굴은 근사했다.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해 그녀는 시선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이곳을 부순다고 해도 그녀를 감쌀 것이라고 ?

그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내 와이프는 누구도 건드릴 생각하지 말아요.”

윤혜인의 가슴이 순간 차가워졌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고작 그의 와이프가 이씨 가문을 대표하는 얼굴이고 그의 와이프를 건드리는 것은 이씨 가문에 맞서는 거기 때문일 뿐인 것 같다.

그래서 참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할머니는 너무 화가 나서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망할 자식! 내가 너의 할머니란 건 알고 있는 거야?”

이준혁이 냉소를 지었다.

“잊었나 본데 내 할머니는 보향산에 모셨는걸요.”

그녀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이 어린놈은 여직 그녀를 할머니라 부른 적 없다.

역시 같은 피가 흐리지 않아 손을 타지 않는 것 같다.

문현미는 그녀를 거들떠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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