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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화

이렇게 간절하게 서경주를 마주하고 싶을 때가 없었다. 지금이라면 서경주가 깨어난다면 최소한 기댈 피붙이가 하나는 생기는 셈이었다.

“아빠, 얼른 일어나세요. 저 요즘 너무 힘들어요. 보고 싶어요.”

눈물 한 방울이 서경주의 손등에 떨어졌다. 여름은 이때 서경주의 손이 가늘게 흔들린 것을 보지 못했다.

그다음 여름은 백현수의 병실로 갔다.

막 들어서는데 백현수가 힘겹게 허리를 숙여 소변통을 집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제가 도와드릴 게요.”

여름이 급히 다가갔다.

“저 소영이 친구예요.”

“고맙구려.”

백현수가 미안한 듯 답했다.

잠시 후 여름이 화장실에 가서 소변 통을 따르며 물었다.

“왜 혼자 계세요? 어머님이나 간병인은요?”

“간병인이 오늘 안 왔어. 아내는 아침에 뭐 챙길 게 있다고 집에 가더니 안 오네. 이제 나더러 동성으로 가서 치료를 하자면서 짐 챙겨야 한다더니 오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네.”

백현수는 약간 초조해 보였다.

“내가 꼴이 이래가지고 가보지도 못하고, 안 그랬으면 벌써 내가 가봤을 텐데. 아까 윤서가 왔길래 집에 좀 가 봐달라고 했지.”

여름은 불현듯 그날 소영이가 최대한 빨리 부모님을 서울에서 다른 곳으로 가시게 해달라고 했던 것이 떠오르면서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떠올랐다.

“아들도 있잖아요? 그리고 백지안도 있고? 그 사람은 돌아왔는데 왜 아버님을 보러 오지도 않나요?”

“지안이?”

백현수가 깜짝 놀랐다.

“걔는 죽었어….”

“아직 모르셨군요. 안 죽었어요. 전 만나기도 했는걸요.”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아버지가 입원한 지가 며칠인데 지다빈의 장례식에 갈 시간은 있으면서 가지 아버지 문병은 오지도 않다니, 아무리 아버지가 재혼을 했다고 해도 이런 법은 없었다.

“난 몰랐네.”

백현수가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뭐, 그 두 녀석은 잘못 키웠지. 그래도 내가 애진작에 우리 소영이랑 화정이만이 내가 믿을 만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봤기 망정이지. 그런데 우리 소영이가….”

백현수가 말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날 막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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