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크게 상처가 되는 말이 아니지만 지극히 모욕적이었다.“곽동건 씨, 지금 제가 멍청하다고 말한 거예요?”남자는 ‘알면서 왜 굴욕을 자초하느냐’는 눈빛을 던지면서도 능구렁이처럼 시치미를 뗐다.“아니요.”진유라는 원래 무엇을 해도 상관없었고, 방탈출은 순전히 무작위로 찍은 것이다. 하지만 승부욕이 발동한 그녀는 이 시각 반드시 이 게임을 해야 했다. 곽동건이야 원래 목적이 진유라와 데이트하는 것이기 때문에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방탈출이 있는 3층에 도착한 후 진유라가 곽동건에게 물었다.“뭐가 제일 무서워요?”곽동건은 가게 입구의 포스터를 훑어보고는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귀신이요.”“그럼, 우리 공포 테마를 골라요.”그녀는 점원이 건네주는 팸플릿을 받아들고 말했다.“빨리 봐요. 어떤 걸 좋아해요? 우리 가장 무서운 걸로 해요.”곽동건은 으스스하고 무서운 화면들을 보고 말했다.“일부러 그랬죠?”“당신은 몰라요. 이래야 체험감이 있어요. 아니면 집의 뒷마당을 구경하는 것과 뭐가 달라요?”진유라는 입만 열면 뻥쳤다. 속으로는 ‘한 번 죽어봐라’고 생각하면서 입으로는 다른 말을 했다.“무서워하지 말아요. 제가 있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담대해서 ‘진대담’이라는 별명이 있었어요. 저만 믿으세요.”말하고 나서 그녀는 곽동건의 팔을 툭 쳤다.“...”방탈출을 해본 적이 없는 진유라는 이 시각 흥미진진하게 팸플릿 내용을 연구하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청춘 드라마를 볼 때, 그녀는 혼자 공포영화를 봤고 심지어 불을 끄고 보는 것을 좋아했다.다만 매번 문과 창문을 꼭꼭 닫고 커튼을 치고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쓴 채 머리만 내밀고도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 즉 담력이 없으면서 놀기 좋아했다.그녀는 그 중 한 페이지에 시선이 머물더니 흥분하며 곽동건에게 물었다.“우리 영혼결혼식 할래요?”남자는 눈살을 찌푸렸다.“불길해요. 다른 거로 바꿔요.”진유라는 너무 싫다는 듯 눈을 흘기며 혀를 찼다.“미신이에요.”그러면서도 한 페
진유라는 급히 곽동건을 끌고 쫓아갔다.“빨리 따라와요.”남자의 시야에는 출렁이는 인파만 보였고, 그 속에서 낯익은 얼굴은 발견하지 못했다.“누굴 봤는데요?”“공씨 내연녀의 도박꾼 아버지요.”이 호칭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곽동건은 한참 후에야 그녀가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차리고 어이없는 듯 말했다.“내연녀라니요? 태준 씨는 저 여자와 그런 사이 아니에요.”“그건 박태준이 그 여자에게 곁을 주지 않아 되고 싶어도 못 된 거예요. 저랑 내기할래요? 그 여자가 박태준에게 그런 뜻이 없다면 제가 방탈출을 100번 같이 해줄게요.”위장을 아무리 잘해도 눈빛은 속일 수 없다.“...”“내연녀 아버지는...”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에 못마땅한 기색을 띠자 진유라는 짜증을 내며 말을 바꾸었다.“그래요, 공예지, 공예지라고 부를게요. 그 여자 아버지는 인정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는 도박꾼이에요. 딸을 완전히 현금 인출기로 생각하고, 돈을 주지 않으면 때리고 욕하고 어떤 듣기 싫은 말도 다 하는데 지금 앞을 봐요...”그녀는 곽동건이 공예지 아버지를 모른다는 것이 생각나서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켰다.“저기 왼손으로 여자애 손을 잡고 오른손에 어린이 용품을 가득 든 저 남자, 저 사랑이 넘치는 표정을 봐요. 저건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보물 금덩이를 보는 눈빛이 아닌가요? 쥐면 부서질까, 놓으면 날아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틀림없이 부녀 사이에요.”진유라가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볼 때 이렇기 때문이다.“저 사람이 도박 때문에 친딸에게 폭언을 퍼붓고 두들겨 죽이려 한다면 믿어져요?”그녀는 말하면서 사진을 찍어 신은지에게 보냈다. 그러고는 문자를 입력하느라 손가락이 바삐 움직였다.[은지야, 내가 공예지 그 도박꾼 아버지를 봤어. 아이를 데리고 쇼핑 중인데, 애를 굉장히 애지중지해. 공예지를 대하는 태도와 딴판이야. 공예지 그 여자가 이 사람 친딸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야.]신은지는 그때 박태준과 함께 신당동으로 돌아가는 차에 있
박태준은 신은지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왜?”그녀는 진유라가 공예지의 아버지께서 여자애를 데리고 쇼핑을 한 것을 쇼핑몰에서 목격했다는 이야기를 했다."나는 밀크티 한 잔 사러 갈 테니 가서 봐."공예지는 이미 그들을 알아차리고 절뚝거리며 그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박태준은 신은지를 잡아당겨 그녀의 손을 맞잡고 말했다."이따가 같이 사러 갈게.""공예지 씨가 특별히 당신을 부른 건 아마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서일 거야.""듣지 못할 건 없지."그가 이곳에 온 것은 공예지를 안정시키고 그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가짜라는 사실이 확실해질 때까지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공예지가 걸어왔다. 그녀는 방금 하마터면 부딪힐 뻔했던 충격에서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온몸이 통제되지 않고 떨리고 있다. 눈에는 방황과 근심 걱정이 가득했다."박 대표님, 방금..."대략적인 상황은 방금 전화 통화에서 이미 들었기 때문에 그가 물었다."차 번호는 봤어요?""차가 너무 빨라서 바로 저를 향해 돌진했어요.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피할 생각에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평소에 아무리 어른스럽게 행동해도, 결국에는 4학년 학생일 뿐이기 때문에 이런 생사가 걸린 상황이 닥치면 여전히 두려웠다."그쪽 사람이 확실해요?"공예지가 대답했다."확실하지는 않지만 그 사람이 차를 몰고 나에게 돌진해 왔을 때 침착한 모습이었고 절대 단순한 사고는 아니었어요."공예지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진전이 없는 것을 보고 경고를 하러 온 것 같아요.""이미 저를 의심하기 시작한 걸 수도 있고요."그녀는 눈시울을 붉혔다.그녀가 말하는 동안 박태준의 시선은 줄곧 그녀에게 있었고 그녀의 얼굴에 있는 작은 감정 변화도 놓치지 않았다.박태준은 고개를 돌려 신은지를 바라보았다.그가 공예지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녀와 손을 잡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는 그녀의 존재
신은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냥 가버렸다. 그를 기다리거나 그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볼 마음이 전혀 없었다. 떠날 때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밀크티도 가져갔다.하이힐 소리는 멀어져 갔지만 박태준의 텅 빈 손은 여전히 허공에 있었다.공예지는 손으로 땅을 짚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관절 부위의 상처는 그녀의 움직임에 의해 다시 벌어져서 새빨간 피가 그녀의 하얀 종아리를 따라 흘러내렸다.옆에 지나가던 사람이 입을 열었다."아이고, 여자애가 이렇게 피를 많이 흘려서 쓰나? 정말 나쁜 짓을 했네. 빨리 사람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붕대를 감아주지 않고 뭐해? 남자 친구가 맞긴 해?"박태준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입만 열면 허튼소리를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다만 그가 말하기도 전에, 공예지가 먼저 소리를 내어 설명했다."아주머니, 이분은 제 남자 친구가 아니에요."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구급차라도 불러드려요?""괜찮아요, 대표님. 이 까짓 상처는 괜찮아요."그녀는 휴지로 종아리의 핏자국을 닦아냈다. 그러자 다리의 오래된 흉터도 드러났다.공예지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그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평소의 성격을 되찾은 듯했다."아까는 제가 너무 무서워서 은지 씨의 오해를 산 것 같아요. 미안해요."박태준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차를 향해 걸어갔다.차 문을 여니 신은지가 뒷좌석에 앉아 밀크티를 마시고 있었다. 소리를 들은 그녀가눈동자를 젖히면서 말했다."공예지 씨... 전예은 씨랑 좀 닮지 않았어?"그녀는 고개를 돌려 공예지 쪽을 바라보았다. 공예지는 이미 가서 택시를 잡았는데 아직 바짓가랑이를 내리지 않아서 상처가 보였다. 상처의 피는 멈췄지만 여전히 매우 충격적이었다.신은지는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래?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모르겠어."박태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신은지는 웃는 듯 웃지 않는 듯 느릿느릿 빨대를 물었다."그렇구나, 나는
"..."신은지는 말을 마치고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식사를 하려고 했다. 스테이크 하나를 썰었는데 미처 입에 넣기도 전에 박태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일부러 그런 거야?""네가 그랬잖아. 다 된다고."그녀는 턱으로 박태준 앞에 놓인 금속 식기를 가리키며 말했다."매번 물어보면 다 된다고, 아무렇게나 해달라고 하는 게 너무 싫었다. 밥 먹는 열정은 반쯤 식어버리는 것 같았다.박태준은 몸을 기울이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방금 잘라낸 스테이크를 한입에 먹어 치웠다."..."식사를 마치자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밤이 된 온천 펜션은 낮보다 더 아련하게 아름다웠다. 나무에 걸려있는 여러 가지 색깔의 등불, 잔디밭에는 해파리 전등이 가득 꽂혀있어 낭만이 가득했다.박태준은 미리 스위트룸을 예약했고 또 한적한 곳에 온천탕을 예약해 두었다. 그러고는 식사를 하기 전에 웨이터를 보내 배치해 두었다.만약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추억이 조금이라도 더 많다면, 언젠가 정말 치매가 되더라도, 모두 잊어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정말로 있었던 일은, 분명 약간이라도 인상이 남아 있을 것이었다.‘나중에 이렇게 로맨틱한 배치를 보면 깜짝 놀랄 거야.'박태준은 이미 머릿속으로 두 사람의 오늘 밤 낭만적인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도중에 성가신 사람이 튀어나올 줄 생각지도 못했다. 두 사람이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뒤에서 여자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지야!""..."진유라였다.박태준은 이제 그 소리만 들어도 조건반사로 머리가 아팠다. 거의 본능적인 반응이 되어 버렸다.진유라는 이미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채 뒤에서 달려들어 손을 뻗어 신은지의 어깨를 감쌌다."가자, 가자. 제일 잘생긴 남자가 많은 연못을 찾아서 온천을 즐기자. 뒤에 있는 두 남자가 알아서 하라고 해."그녀는 잘생긴 남자를 보는 건 좋아했지만 잘생긴 남자를 갖고 싶진 않았다."..."박태준의 안색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졌다.정성껏 꾸민 로맨틱한 데
스물몇 명을 부른 건 사실이지만 그녀는 당시 어떤 선을 넘는 일도 하지 않았고 손도 대지 않은 채 내내 단정하게 앉아서 노래만 불렀었다.그러나 박태준이 계속 쳐다보니 신은지는 약간 찔렸는지 자기도 모르게 건조해진 입술을 핥았다."응."박태준은 그녀를 자기 옆으로 끌어당기더니 말했다."내가 지금 머리가 좀 어지러워서 방으로 돌아가서 이 문제에 대해 잘 얘기하도록 하자."옆에 있던 진유라는 곽동건의 팔을 비틀고 있었다. 그의 근육이 너무 단단해서 꼬인 손이 시큰거렸지만 상대방은 눈살도 찌푸리지 않았다."왜 은지까지 말해서 이 난리를 피워요? 지금 이간질하는 거 알아요?""미안해요, 직업병이 도져서 습관적으로 진실대로 말했어요.""..."차라리 설명하지 않는 게 더 나았다. 설명하면 할수록 더 복잡해졌다.박태준이 신은지를 끌고 가려 하자 진유라가 급히 해명했다."그 사람들은 모두 제가 불렀어요. 스물몇 명 모두 제 옆에 앉았고요."이 일은 그녀가 저지른 것이니 박태준과 신은지가 이 일로 싸우게 해서는 안 된다.박태준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어두웠던 안색이 좀 풀렸다.진유라가 짜증 났지만 그래도 신은지에게 잘해줬기에 그는 그녀를 계속 참아줬다."은지야."나유성은 한 발 앞으로 나와서 말했다."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그는 가운을 걸쳤지만 끈을 매지 않았기에 앞가슴과 복부, 섹시한 라인이 다 드러났고 늘씬하고 힘센 다리까지 숨김없이 드러났다.박태준이 한 걸음 앞으로 나오자 큰 체구의 두 사람이 사이에 있는 신은지를 가려 신은지의 시선을 꽁꽁 막아버렸다.나유성은 말랐지만 에잇 팩을 가지고 있다.그는 웃으며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신은지는 박태준의 손에 이끌려 호텔 쪽으로 향하던 중 진유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방금 온천 옆에 있는 장식이나 디저트들, 다 태준 씨가 특별히 사람을 시켜서 한 거야. 정말 멍청하기도 하지. 널 위해서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말도 안 하고..."진유라도 전에 온천 펜션에 와 본 적이 있었는데 그것
신은지는 눈을 내리깔고 그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더니, 고개를 들면서 퉁명스럽게 박태준을 노려보았다."내가 너를 믿지 않았다면, 너는 지금 이미 이불을 끌어안고 복도에서 자고 있었을 거야."박태준이 찾은 포토그래퍼와 메이크업 담당 선생님이 이미 문 앞에 있었고 그는 문을 열고 사람들을 들어오게 했다.신은지는 피부 베이스가 좋은 데다 박태준은 사진과 실제 사람의 차이가 크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에 화장, 스타일링, 옷 고르기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이 30분을 넘지 않았다.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두 사람은 전문 모델은 아니지만 비주얼은 물론 몸매까지 좋아 이상한 각도만 아니면 어떻게 찍어도 예뻤다."아주 좋아요. 침대에서 장난치는 사진 몇 장만 더 찍으면 촬영 끝이에요."신은지가 침대에 앉자마자 사람이 굳어졌다.이 침대...흔들린다.이 침대는 커플을 위한 움직이는 침대였고 그녀는 마침내 왜 스위트룸으로 불리는지 알게 되었다.사진작가는 고개를 숙인 채 찍었던 사진을 뒤적이다가 침대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신은지를 보고 말했다."신부분, 긴장하지 마세요."신은지는 고개를 돌려 박태준을 보았지만 남자는 옷을 정리하고 있어서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그녀는 헛기침을 두 번 하면서 그에게 암시했다.박태준이 눈을 들어 보니 신은지는 몸을 굳힌 채 움직이지 않았고 눈빛은 끊임없이 아래 침대를 가리켰다.그녀의 뜻을 알아챈 박태준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녀를 놀리려고 했지만 그녀를 화나게 할까 봐 화를 내며 웃음을 참았다."오늘 촬영은 여기까지 하죠. 지금 저희가 입고 있는 옷은 내일 스튜디오에 보내드리도록 할게요.""알겠습니다, 박 대표님."곧 방 안에는 신은지와 박태준 두 사람만 남았고 그가 다가가 그녀의 옆자리에 앉자 그의 움직임에 따라 침대가 오르락내리락했다. 신은지의 몸도 통제되지 않고 몇 번이고 움직였다."마음에 들어?"남자의 숨결이 감돌았고 외부인은 없어졌기 때문에 신은지의 몸은 이미 완전히 풀린 상태였다. 그녀는 두
신은지의 동작이 멈추자 지수호는 궁금증을 풀지 못해서 물었다."왜요?"그녀는 대답 대신 조금 가까이 다가가 내색하지 않고 숨을 들이마셨지만, 어떤 고전적인 오드콜로뉴 냄새만 맡았다.신은지는 코를 비볐는데 자신이 잘못 맡았는지, 어디서 그 향을 맡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잔을 받아든 그녀는 아무 핑계를 대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 아침에 아침을 거른 탓인지 저혈당이 와서 방금 잠깐 어지러웠어."그녀는 서랍에서 사탕을 꺼내 입에 물었다. 그때 그녀는 지수호가 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엄밀히 말하면 그녀의 손에 있는 사탕을 응시했다."..."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군침이 돌아 하는 그의 모습에 신은지가 물었다."사탕이 먹고 싶어요?"그녀는 자기가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보통 남자들은 단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좋아한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린애처럼 남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응."지수호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이 사탕은 이전 동료가 준 것이기에 오직 한 알뿐이었다. 신은지는 지수호를 보고는 다시 그녀의 입술에 거의 닿을 것 같은 사탕을 보았고 남자의 간절한 눈빛에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입에 넣었다."휴가를 30분 줄 테니 사 오세요."그의 신분으로 보아, 박물관을 찾은 건 이력서를 쓰기 위해서였을 것이었다.신은지 역시 그에게 무엇을 시킬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시원스럽게 허락했고 심지어 그가 줄곧 자기 앞에 얼씬거리지 않기를 바랄 정도로 그녀는 일하는 데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지수호는 신은지의 불룩한 한쪽 뺨을 보더니 재미있다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사탕을 사러 돌아섰다.20분 후, 남자는 돌아와서 신은지에게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었다."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좀 샀습니다.""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전 보통 아침밥을 안 먹는 편이어서요."그녀는 단지 낯선 사람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 아무렇게나 말한 것이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