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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내 설명 들어 봐

휴대폰을 보느라 그 시각 두 사람의 어깨는 거의 붙어 있었다. 여인의 얼굴은 복숭아 같았고 노출된 피부는 뽀얀 핑크빛을 띠었는데, 미간에 보일 듯 말 듯한 웃음기를 담고 있어 누가 봐도 오해할 만했다.

신은지는 그들을 한 번 쳐다보고는 박태준의 말을 기다리지도 않고 돌아섰다.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급히 쫓아갔다.

“은지야, 내 설명 들어 봐.”

두 사람이 점차 멀어지자 공예지는 경직되어 있던 허리를 천천히 폈다. 핸드백을 얼마나 꽉 쥐었는지 모양이 변형됐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파티장의 어딘가를 향해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후에야 비로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태준은 2층 방까지 올라가서야 신은지를 따라잡았다.

“은지야...”

그가 당기는 힘에 의해 몸을 돌린 신은지의 얼굴에는 화난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 여자가 뭐라 해?”

공예지, 그리고 연출에 의해 만들어진 생명의 은혜에 대해 박태준은 이탈리아로 간 그날 밤 그녀에게 전부 털어놓았다.

그는 신은지를 끌어안은 후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얹고 방금 공예지와 나눈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전했다. 그녀는 들으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특히 ‘그쪽에서 그녀와 박태준 사이를 이간질하려 한다’는 말은 헛소리 같았다. 목적이 뭔가?

‘설마 그 사람이 나나 태준을 좋아해서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못 보는 건가?’

신은지는 생각하다가 무심결에 마음속에 있는 말을 내뱉었다. 박태준은 이유를 알지만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머리카락에서 나는 익숙한 향기를 맡으며 점차 정신이 다른 데로 갔다.

그가 머리를 옆으로 돌리며 키스하려고 할 때 신은지가 사정없이 그를 밀쳐냈다.

“진지한 얘기 하고 있는데 좀 점잖게 굴어. 걸핏하면...”

그녀는 잠시 멈추더니 우아한 말로 바꾸었다.

“걸핏하면 달라붙지 말고... 넌 그 여자 말을 믿어?”

“믿을지 말지는 조사해봐야 알아.”

이 얘기가 나오자 박태준의 표정이 엄숙해졌다.

“이 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 신경 쓰지 마. 그 여자와 너무 가까이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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