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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혼인 신고 부터

신당동.

신은지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박태준이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강태민이 친아버지야?”

신은지는 눈을 커다랗게 뜬 채 물었다.

“몰랐어?

“응, 몰랐어.”

“몰랐는데 ‘아버님’이라고 말이 나와?”

신은지는 뻔뻔한 그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박태준이 정확히 파악한 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자 소개 해주려고 하시는 모습에 내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어떻게든 내가 주도권을 잡아야 하지 않겠어?”

박태준의 말투에는 원망스러움과 억울함이 섞였다.

“그리고 너도 가만히 있었잖아.”

신은지가 답했다.

“막 거절하던 참에 네가 들어올 줄은 몰랐지.”

그녀의 말 한마디에 그의 기운이 다시 살아났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더니 큰 강아지처럼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비볐다.

하지만 키가 큰 탓에 전혀 편하지 않았다.

“은지야, 이번 달 18일이 100년에 한번 있을 법한 좋은 날이야. 먼저 혼인 신고부터 하자. 그리고 내가 좋은 신랑감이라고 생각이 들 때 결혼식 올리는 게 어때?”

박태준은 강태민이 신은지를 강 씨 가문에 정식으로 들이기 전에 서둘러 확실한 관계를 맺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만만치 않은 도화살을 자랑하지만 이후에 강 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신분까지 더해지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남자들이 달려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몇 년 동안 종사한 그는 ‘선수를 치는 것이 유리하다’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

신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이 혼인 신고를 할 적절한 시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흑심 가득한 제안이 마냥 싫지는 않았다.

달라진 그녀의 태도를 보고 박태준은 계속 말을 이었다. 유창한 그의 말에 신은지는 순간 넘어갈 뻔했다.

상대는 자신을 ‘신은지’ 로 대하는 것이 아닌 마치 사업 파트너처럼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자신의 어깨에서 밀어냈다. 그리고 그제야 다시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지금은 안돼.”

“그럼 언제 할 거야?”

“...”

뚫어져라 쳐다보는 상대방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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