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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그 순간 조은서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유선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예쁜 얼굴을 코트에 묻고 있었다.

그녀의 잘록한 허리에 남자의 강인한 두 팔이 넝쿨처럼 감겨 있었다.

그녀의 눈물에 그의 셔츠가 촉촉하게 젖어갔지만 그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그저 조은서를 더 꽉 끌어안을 뿐이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서로를 안는 것은 너무 오랜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밝은 태양 아래서 서로를 안은 지 너무 오래되었고 아무도 없는 밤에 서로를 끌어안는다고 해도 그건 고통으로 가득찼다.

그때의 심정으로는 마치 내일이 없는 듯싶었다.

유선우가 고개를 내려 품에 안긴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가 잠긴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

"은서야, 내 곁으로 돌아와 줘."

하지만 조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를 더욱 끌어안는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고 그녀는 소리 없이 크게 울었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유선우가 이대로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모든 걸 털어내고 일어섰고, 지금 조은서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유선우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온몸을 떨고 있었다.

조은서는 아직 유선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이토록 완전한 유선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밝은 태양 아래 조은서가 그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지금 그들은 이혼한 부부도 아니고, 두 아이의 부모도 아니고, 그저 다시 예전의 18살 때로 돌아간 듯싶었다.

그는 그녀에게 못되게 굴었고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부드럽게 말하고 있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조은서는 겨우 평온을 찾았다.

그녀는 붉어진 코와 떨리는 입술을 한 채 여전히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우 씨, 나는 더 이상 사랑할 자신이 없어요. 선우 씨 이제 다 나았으니까, 그러니까 다른..."

그때 그녀의 허리에 감긴 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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