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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유선우는 30분 정도 곁에 있다가 내선을 걸어 아주머니를 불러왔다.

아주머니는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서 이안이와 이준이가 잠든 것을 보고 인기척을 최대한 적게 내면서 물었다.

“잠들었어요?”

아이들을 보는 유선우의 눈동자에는 다정함이 가득했다.

좀 지나서 그는 작게 말했다.

“여기서 애들 좀 돌봐주세요.”

눈치가 빠른 아주머니가 말했다.

“주인님, 여기는 저한테 맡기시고 일 보러 가세요.”

유선우는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는 휠체어를 끌고 안방을 나왔는데 조은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접대실에서 그녀를 찾았다.

그녀는 통으로 된 유리창에 기대 전화를 하고 있었다.

오후의 햇살은 투명한 유리창에 통과해 조은서의 몸에 비쳐서 그녀의 피부는 더 백옥같이 매끈했고 편안한 표정으로 상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유선우는 그때 그녀가 자신의 곁에서 떠날 때도 이렇게 편안한 표정으로 다른 사람과 얘기했었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때는 박연준이었고 지금은 임도영으로 바뀌었다...

사실 조은서는 지금 허민우와 통화하고 있었는데 통화 내용도 유선우의 상태에 관한 얘기였다. 얘기가 거의 끝날 무렵 그는 곁눈질로 유선우를 보았는데 그의 표정이 아주 복잡해 보였다.

조은서는 작게 웃었다.

그녀는 낮은 소리로 몇 마디 더 하고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흔들면서 말했다.

“도영 씨 전화에요.”

유선우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휠체어를 끌고 다가오면서 시선은 테이블 위의 컵에 머물렀다. 컵은 조은서가 썼던 것이고 커피는 절반 정도 마셨지만, 그녀는 더는 그의 아내가 아니었다.

유선우는 커피잔을 들어 살살 어루만지면서 읊조렸다.

“내 앞에서 둘이 다정한 모습 보여줄 필요 없잖아.”

“방금 그런 모습이었어요?”

조은서는 유리창에 기대고 있었는데 햇살이 그녀의 등을 비추면서 속살이 보일락 말락 하였고 그 곡선은 아주 매혹적이었는데 그녀는 자각하지 못한 듯 계속 말을 이었다.

“저는 당신이 장 선생이랑 함께 얼굴을 맞대고 사는 게... 둘 사이를 과시하는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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