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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깊은 밤, 조은서는 유선우의 전화를 받았다.

밖에 비가 내리고 있어서 그의 목소리가 그리 선명하지 않고 약간 흐릿했다.

“내일 오후 네 시에 별장으로 와, 우리 이혼에 관해 얘기하자.”

조은서는 조금 당황했다.

비록 유선우의 약점을 잡고 그의 선택을 짐작했지만, 이혼이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유선우가 이렇게 쉽게 동의했다니, 잠깐 느껴지는 감정들이 복잡했다.

잠시 후,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그럼 변호사 사무소로 가서 얘기해요.”

유선우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

“우리의 결혼에 관해 다른 사람의 개입을 원치 않아. 별장으로 와서 얘기하자. 그렇게 못하겠다면 조은서... 이 얘기는 없던 거로 하자.”

조은서는 시선을 내리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우리의 결혼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개입했어요. 선우 씨, 이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별장에서 얘기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죠. 시간에 맞춰서 갈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고 조은서는 멍하니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

이튿날 오후, 조은서는 약속한 시각에 별장에 도착했다.

별장의 고용인들은 아마도 일의 상황을 짐작한 듯 모두 침묵하고 있었으며 조은서를 2층으로 안내하면서 말했다.

“주인님은 점심에 돌아오셔서는 계속 안방에 계셨습니다...”

조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고용인도 더 말하지 않았다.

2층에 도착하자 고용인은 먼저 내려갔고 조은서는 침실의 문을 가볍게 열었다.

안방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아 분위기가 어둡고 음울했다.

유선우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여전히 세 세트로 된 슈트를 입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외투조차 벗지 않고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 있는 커피 테이블 위에는 이혼합의서가 놓여 있었다.

조은서는 문을 닫고 맞은 켠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이혼합의서를 보려고 했지만, 유선우가 막았다.

“이건 이따가 봐.”

이혼 때문인지 그의 말투는 매우 부드러웠다.

조은서는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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