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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완벽한 승리

한편, 회의실에 남은 주주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박대한과 함께 일할 때는 아직 여러 체계들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던 때. 허위 계약서를 통해 뒷주머니를 채우는 건 어찌 보면 업계의 관례나 마찬가지였고 정과 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대한도 그저 못 본 척 이를 용인했었다.

하지만 박수혁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로는 모든 게 달라졌다. 비록 과거의 잘못을 추궁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허위 계약으로 더 이상 돈을 횡령할 수는 없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돈줄과 실권을 잃은 몇몇 주주들의 불만은 점점 더 커져만 갔고 그로 인해 박대한의 편에 서기로 결정한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의 증거들을 박수혁이 가지고 있을 줄이야.

공금 횡령은 징역살이를 해야 할 정도로 큰 문제, 주주들의 얼굴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털어서 먼지 없는 사람은 없다지만 뭇 주주들이 그 동안 저지른 비리는 셀 수도 없을 정도, 자리보전도 힘들어진 상황에서 줄 타기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그제야 주주들은 모든 걸 깨달았다. 왜 박수혁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그토록 담담했는지 말이다.

박수혁 이 자식, 우리 약점을 전부 붙잡고 있었던 거였어!

박수혁이 회의실을 나서자 마음이 급해진 주주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박 대표가 그 증거들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회장님, 이 사실들 진짜로 파기 시작하면 회장님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냥 여기서 없던 일로 하시는 게...”

“그러니까요. 저희 나이도 있고 이제 그만 편하게 살고 싶습니다.”

“됐습니다. 전 따로 약속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박수혁, 박대한의 싸움 때문에 괜한 피해를 입게 될까 걱정된 주주들은 하나둘씩 회의실을 나섰다.

아무리 친척이라지만 방계이니 한 다리 건너 친척이나 마찬가지. 괜히 욕심내다 가지고 있는 걸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어떤 이들은 해명을 하기 위해 박수혁의 사무실로 가기도 했지만 만남 요청은 전부 거절당하고 말았다.

한편 회의실.

박대한은 시벌개진 얼굴로 자리를 지키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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