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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그녀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한참을 울던 강서진은 진작 통화가 종료된 걸 발견하고 휴대폰을 내팽개쳤다.

한편, 통화를 마친 박수혁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오한진에게 말했다.

“오늘 종방 파티에서 은정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 줘요.”

박수혁의 분부에 오한진은 하던 일을 제쳐두고 바로 대답했다.

“네, 대표님.”

오한진이 사무실을 나서고 휴대폰을 바라보던 박수혁은 소은정의 SNS로 들어가봤지만 여전히 텅텅 비어있는 걸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왜 사진을 안 올리는 거야.”

잠깐 망설이던 박수혁은 카톡창에 문자를 적기 시작했다.

“네가 너무 보고 싶어. 뭘 보든 네 얼굴이 아른 거려.”

크으... 그가 봐도 달콤함 한도를 초과한 멘트였다. 과거의 무정하고 차갑던 박수혁이 아니라고 다시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박수혁은 바로 문자를 전송했다.

10초... 30초...

여전히 묵묵부답인 휴대폰에 박수혁이 고개를 갸웃했다.

자는 건가?

또다시 망설이던 박수혁은 대화창에 “잘자”라고 적은 뒤 전송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뒤 따르는 글귀에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친구가 아닌 상대에게 문자를 보낼 수 없습니다.

이때 눈치없이 이한석이 사무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대표님, 저희 이제 그만 퇴근해도 될까요?”

하지만 폭풍우가 몰아칠 것만 같은 박수혁의 표정에 이한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안 된다고요? 알겠습니다.”

사무실 문을 꼭 닫고 나온 이한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오후까지 직원들에게 커피에 디저트까지 쏘던 박수혁이 왜 또 기분이 나빠진 건지 그로서는 알 수 없었다.

차라리 항상 굳은 표정으로 있던 예전이 그리워질 정도였다.

얼마 후 파티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알아낸 오한진이 사무실로 달려들어와 자초지종을 전부 얘기해 주었다.

“도련님도 참 대단하시네요. 여자 마음을 아주 잘 아시는데요?”

박우혁 반이라도 따라갔다면 소은정이 진작 넘어갔을 텐데라는 생각에 오한진이 한 마디 덧붙였다.

그제야 박수혁도 왠지 강서진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여우 같은 조카자식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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