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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그녀의 분노

박수혁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고 동요를 눈치챈 전동하가 미소를 지었다.

“은정 씨 잠들었으니까 괜히 방해하지 마세요.”

자고로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 박수혁의 약점은 바로 소은정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과거일로 박수혁의 속을 뒤집어 놓는 게 가장 잘 통한다는 걸 전동하는 알고 있었다.

당신 같은 남자는 은정 씨 곁에 있을 자격 없어.

평소 항상 젠틀해 보이는 전동하지만 비즈니스 바닥은 총알없는 전쟁터나 마찬가지. 그리고 그곳에서 젊은 나이에 눈부신 성과를 이어낸 전동하가 정말 무른 성격일 리가 없었다.

박수혁, 저번에는 예상치도 못하게 당했지만 이번에는 절대 쉽게 당해주지 않겠어...

한편, 전동하의 도발에 박수혁의 분노치는 이미 한계점을 찍은 상태였다. 그는 망설임 없이 전동하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네까짓 게 뭔데 감히...”

박수혁의 주먹에 전동하가 힘없이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수혈량이 너무 많아서일까 넘어지는 순간 눈앞이 까맣게 변하며 정신을 차리기조차 힘들었다.

전동하가 거친 숨을 몰아쉬고 갑작스러운 주먹 다짐에 간호사들은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이때 병실 문이 벌컥 열리고 휠체어에 앉은 소은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박수혁...”

다시 주먹을 치켜든 박수혁이 멈칫했다. 그와 동시에 간호사들이 다급하게 달려와 전동하를 부축했다.

창백한 얼굴빛에 터진 입가에서 흐르는 피, 병약한 모습은 모성애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화를 낼 수 없었다. 전동하 대표를 때린 사람은 바로 박수혁이었으니까.

소은정의 목소리에 박수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피곤함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벌겋게 핏발이 선 그의 눈동자가 소은정의 표정을 살폈다.

깜짝 놀란 얼굴에서 분노로 바뀌는 표정... 그리고 의심할 필요도 없이 그 분노는 그를 향한 것이었다.

순간, 심장이 비수에 찔린 듯한 느낌에 박수혁이 뒤로 살짝 휘청였다.

박수혁의 이름을 부른 것을 마지막으로 소은정은 그에게 눈길 조차 주지 않은 채 전동하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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