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은 표정이 굳었다. 그렇다면 괜히 내려온 거잖아?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니 박수혁은 혼자 조심조심 내려오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당장 넘어질 것 같아 다들 그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았다!오, 그렇다면 여행은 끝!소은정은 머뭇거렸다!"잠깐만, 좀 기다려......"박수혁은 멈칫하더니 과연 얌전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고는 가련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가 오길 기다렸다.하지만 소은정이 계단을 밟으려고 할 때, 최성문이 박수혁 뒤에서 나타났다.그는 뒤에서 짐을 내리느라 아직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았던 것이다.오한진 표정이 싹 바뀌었다. 최성문은 묵묵하게 짐을 내려놓고는 침착하게 박수혁의 휠체어를 밀고 내려오는 것이었다.박수혁은 누군가가 갑자기 뒤에서 밀 것을 예상하지 못해 깜짝 놀랐다.바닥은 매우 평평하여 아무런 사고도 생기지 않았다. 최성문이 손에 힘을 잔뜩 주었기 때문에 휠체어는 곧 일말의 흔들림 없이 안전하게 내려갔다.하지만 박수혁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그는 불만이 있었지만 입 밖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최성문은 계속 묵묵히 돌아가서 짐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소은정을 쳐다 보았다."아가씨,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분부하십시오."소은정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마워요."아니면 그녀는 다시 비행기에 올라가 박수혁을 밀어줘야 했다.말을 마친 그녀는 박수혁을 흘깃 본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소찬식을 찾아갔다.오한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고마워, 최 챔피언."그는 말을 마친 후 쪼르르 달려가 박수혁을 밀었다."화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에게는 기회가 많으니깐요. 저 사람은 은정 아가씨 사람입니다. 저 사람이 돕는 건 은정 아가씨가 돕는 것과 같지요."박수혁은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음울하고도 차가웠다.최성문과 소은정은 그래도 좀 달랐다!다들 성 안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인들은 일찍부터 분부에 따라 그들이 좋아하는 취향에 맞게 디저트와 차를 준비해두었다.
드디어 박수혁의 소원대로 소은정은 그의 휠체어를 밀면서 센강 강가를 산책했다.소은정은 순전히 풍경을 좀 감상하고 싶었다. 당연히 조잘거리는 오한진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모든 사람들과 떨어져있어 박수혁은 표정이 좀 좋아졌다.그들 앞에 신체가 건장하고 문신을 한 노숙자가 도취된 표정으로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으며, 주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다.만약 바이올린 소리가 우아하고 듣기 좋다면 졸졸 흐르는 센강의 물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화폭을 만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노숙자는 척 보아도 초보였다. 바이올린 소리는 마치 노파의 곡소리처럼 처절하고 처량했다.소은정은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었고 박수혁도 어쩔 수 없이 함께 듣게 되었다.그는 무표정으로 듣고 있었다.한 곡이 끝나자 관객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흩어지기 시작했다.노숙자는 박수혁의 다리와 아름답게 생긴 소은정을 번갈아 보더니 동정 어린 눈빛을 보이는 것이었다.마치 저 아름다운 아가씨가 참 안됐네 하는 표정이었다.무표정인 박수혁은 마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였다.노숙자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당신은 저의 바이올린 연주를 알아들었습니까?"알아듣지 못하면 빨리 꺼지라는 뜻이었다.그는 박수혁을 바라 보면서 얼굴이 반질반질할 뿐 참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특별히 다리가 그랬다.그리하여 노숙자는 매우 멸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박수혁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들어주지 못하겠어.""뭐라고?"노숙자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다가와 따지려고 했다.소은정은 조금 전만 하여도 로맨틱하던 분위기가 왜 갑자기 살얼음판이 되었는지 의아했다."아주 듣기 싫어."박수혁은 평온하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노숙자는 두 말없이 소매를 거뒀고 그의 온몸에는 문신이 가득하여 매우 흉악해 보였다.노숙자가 그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죄송합니다. 이 사람은 머리에 문제가 있어요. 싸우려면 이쪽을 찾으세요!"소은정은 머뭇거리더니 박수혁
소은정이야 말로 가장 빛나는 보석이었다. 예전에 사운드 바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무대 위에 그녀는 그토록 열정적이고 뜨거웠으며 눈부시게 밝아서 세상에 그 어떤 좋은 단어로도 그녀를 칭찬하기엔 부족했다. 그는 평생 동안 그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소은정은 졸졸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수혁 저 정신 나쁜 놈은 가만히 있으면 몸이 쑤시나?"갑자기 이 세상에 모든 좋은 물건을 너에게 선물하고 싶어......"끝이 없네.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입을 열려고 한 찰나, 별안간 박수혁 뒤쪽 어둑어둑한 하늘에서 불꽃이 터지는 것이었다.무수히 많은 알록달록한 불꽃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고, 또 삽시간에 별똥별처럼 꼬리를 그으며 센강에 떨어졌다......그녀는 놀란 얼굴로 이 광경을 바라 보고 있었다. 센강 강가의 반쪽 하늘은 마치 꽃 우산을 펼쳐놓은 듯했다. 어두운 밤하늘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빛나는 불꽃을 배경으로 앉아있는 박수혁에게서 아무런 쓸쓸함도 느낄 수 없었다.그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박수혁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탐욕스레 소은정을 바라 보고 있었다."마음에 들어?"소은정은 깜짝 놀랐다."네가 한 거야?"센강은 폭죽을 금지하고 있는데 박수혁은 어떻게 한 거지?박수혁은 가볍게 웃었다. 그가 입을 열기 전에 거대한 그림자가 그들에게 다가왔다.전동하는 빙긋 웃었다."오늘은 프랑스 국왕 루이 13세 생신이라 지방 사람들이 모두 축하를 하고 있어요. 우리는 정말 행운이네요. 이 불꽃은 3D 투영인데 엄청 실감나죠?"소은정은 고개를 돌리더니 기쁜 표정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참 우연이네요."전동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쪽에서 여러 가지 축하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소 대표님과 마이크는 이미 갔어요. 저희도 가볼까요?""좋아요!"소은정은 당연히 가보고 싶었다. 그녀는 원래 이 모든 것이 박수혁이 준비한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리하여 소은정은 좀 마음이 놓였다.그럴 줄
순간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얼어붙은 듯하였다.전동하는 큰 적의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이었고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그렇다면요?"박수혁은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낼뻔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물건을 넘보고 있는 기분은 매우 불쾌했다.전동하의 세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지만 박수혁의 자본은 모두 드러나있었다.실력을 논한다면 두 사람은 비등비등할 것이다.하지만 곧 박수혁은 자신의 화를 가라앉혔다. 분노는 약자의 표현이었고 그는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그의 얼굴은 어두운 장막 속에서 흐릿해졌다. 불꽃이 팡팡 터지는 곳에서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전동하와 눈을 맞췄다."전 대표, 오만하네요."소은정이 어떻게 아이를 가진 이혼남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가?박수혁은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절대 다른 과거가 있는 남자에게 시집가지 않을 것이다.전동하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평온하게 말했다."아니요."그는 확신이 있는 듯하였다.박수혁은 싸늘하게 고개를 돌렸고 넥타이를 좀 풀었다. 그가 오한진이 있는 방향을 흘깃 보자 오한진은 곧 알아차렸다. 지금 가지 않고 언제 가겠는가?그는 종종 달려갔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그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그는 무표정인 전동하를 흘끔 본 후 고의적으로 이렇게 말했다."아이참, 박 대표님. 시간은 금입니다. 싱글인 대표님은 얼른 싱글인 은정 아가씨를 찾아가야 하지요. 아름다운 달빛아래서 서로 사랑을 속삭여야죠......"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박수혁의 휠체어를 밀었다. 오한진은 조심스럽고도 빠르게 그곳을 벗어났다.전동하는 그 장면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는 시선을 묵묵히 머지않은 곳에 돌렸다.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마이크는 기쁜 표정으로 소은정과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는 가끔 주위 재미있는 것들을 흘깃흘깃 쳐다보고 있었다.소찬식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어쩌다가 한가롭고 북적북적하게 보내는 것이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막내 딸이 곁에 있고 아무것
새벽이 되자 거리에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었다. 불꽃축제가 끝난 뒤에서야 그들은 발걸음을 돌렸다.성에 돌아가자 집사는 이미 그들의 음식을 방에 준비해두었다. 소찬식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곧장 방에 들어가 휴식했다.전동하도 곯아떨어진 마이크를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소은정은 피곤해 별로 입맛이 없었다. 그녀가 바로 위층에 올라가보니 박수혁의 방이 마침 그녀의 맞은편에 있었다.저녁 식사를 가져온 오한진이 소은정을 불렀다."은정 아가씨, 연어 좀 드셔요. 제가 직접 곁에서 요리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피부에 좋고 살도 찌지 않는 음식이에요!"그는 항상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이 걱정거리를 해소해주었다.소은정이 머뭇거리는 순간 오한진은 그녀 방에 들어갔다."아이참, 오늘 박 대표님도 수고하셨어요. 이 3D 불꽃 축제를 위해 수많은 부서를 연락하고 인맥을 동원했으며 거금을 들였어요. 그저 은정 아가씨가 센강에서 불꽃을 보게 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후유, 만약 제가 여자였다면 너무 감동되어 센강에 뛰어들었을 거예요!"순간 소은정은 가슴이 쿵쾅거렸다."불꽃은 프랑스 국왕 루이13세의 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한 거라 하지 않았어?"오한진은 의아한 듯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오관이 일그러질 정도로 과장된 모습이었다."그런 우연이 어디 있어요? 그러면 루이13세가 아가씨의 덕을 본 셈이지 루이13세 때문에 불꽃 축제를 한 건 아니에요. 박 대표님은 센강에서 놀 때 너무 쓸쓸하면 안 된다도 하셨어요. 아니면 은정 아가씨와 소 대표님 모두 맘껏 즐기지 못하잖아요. 그리하여 이 불꽃 축제를 준비한 것이지요. 은정 아가씨, 생각해봐요. 루이13세가 언제 생일을 이렇게 성대하게 보낸 적이 있었어요?"소은정은 표정이 좀 변했다. 그녀는 이곳에서 몇 년 동안 지냈지만 늘 장사하기 바빴다. 그리하여 정말 루이13세 생일을 경축하는 명절을 본 적이 없었다.예전의 그녀는 이런 명절을 신경 쓰지 않았으나 이를 기억하는 신도들이 있어 그저 구경만 했었다.보아하니 정말 박수혁이 그
소은정은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녀는 원래 몇 마디 비꼬려고 했지만 불꽃 쇼가 생각나 조금 온화한 어투로 말했다. "괜한 생각하지 말고 일찍 자."그녀가 문을 닫기 전에 박수혁은 머리를 갸웃거리더니 불현듯 이렇게 말했다."배고파, 연어가 먹고 싶어."오한진은 즉시 입을 열었다."없습니다. 모두 은정 아가씨께 드렸어요. 은정 아가씨, 혼자 식사하면 심심하지 않겠습니까? 아니면......"아니면 박 대표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건 어떤지요?얼마나 로맨틱한 저녁 식사인가!소은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2초 동안 조용히 있었다.박수혁은 재빨리 말을 이었다."난 많이 먹지 않아......"그는 그저 소은정과 함께 밥을 먹고 싶었을 뿐이었다.소은정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픽 웃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쟁반에 담긴 연어를 건네주었다."마침 먹고 싶지 않았거든, 네가 먹어......"그녀는 정말 아까 온화하게 말했던 것이 후회되었다. 박수혁은 정말 상황에 따라 슬슬 기어오르는 재간이 대단했다. 정말 킥 한 번 날리고 싶네!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난 그런 뜻이 아니야.""난 그런 뜻이야."그녀가 말했다."배고프지 않아?"박수혁은 그녀를 바라 보았다.그녀는 오늘 별로 먹은 것이 없었다."널 배불리 먹이기 위해 내가 좀 굶으면 되지."박수혁은 멍해졌다. 원래 그녀의 마음이 약해졌을 때 관계를 좀 회복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소은정은 그런 수작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박수혁이 받지 않자 그녀는 곧바로 오한진에게 건네주었다."박 대표가 배터져 죽지 않게 잘 보고 있어!"그녀는 하하 웃은 후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박수혁은 이를 악물었고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녀는 정말 조금도 물러서주지 않았다!오한진은 연어를 들고 멋쩍은 표정으로 서있었다.이건 그가 특별히 소은정 위해 만든 음식이었고 요리를 좀 아는 레이디만이 이 요리의 장점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반 대표가 뭘 알겠는가?그는 어색하게 고개를 들었다."박 대
그들은 어젯밤 너무 신나게 놀아서 그런지 다음날 아침 모두 늦게 일어났다.밖에서 여전히 작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비는 끊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날씨 때문인지 박수혁은 갑자기 고열을 앓았다. 오한진이 이를 첫 번째로 발견했고 의사가 반나절 공을 들여서야 드디어 열이 내렸다.밖에서 비가 내리기 때문에 박수혁은 나갈 수 없었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툭 건드리면 깨지는 유리인형 같았다.소찬식은 그가 걱정되어 몇 번이나 찾아갔다. 잠에서 깬 박수혁은 목소리가 조금 갈라졌다."사실 비가 내려도 괜찮아요. 소 대표님이 심심하다고 생각하면 차를 타고 도처로 다니면서 경치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요."소찬식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됐어. 네가 이렇게 되었는데 나도 열이 날까 걱정되는군."박수혁은 할말이 없었다.방안을 둘러본 그는 소은정이 없자 조금 실망했다.소찬식은 헛기침을 하면서 말했다."은정이는 학교에 갔다가 동창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했어. 마침 외출 준비를 하고 있지."박수혁은 눈을 끔뻑이더니 기침을 했다."사람을 데려가야......""걱정 하지마. 최성문을 붙여줬어.""오한진을 데려가요."박수혁은 또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오한진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곧 박 대표의 뜻을 알아차렸다.과연 생각이 깊었다!"네, 그렇습니다. 최성문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고 제가 보이는 곳에 있으면 은정 아가씨는 절대 아무런 위험도 없을 겁니다. 또한 학교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최성문은 저처럼 약삭빠르지 않습니다."소찬식은 조금 망설였다. 그는 오한진이 왜 따라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전에 소은정은 사고를 겪은 적이 있어 조심하는 것이 좋았다. 사람이 적은 것보다 많은 것이 좋지 않겠는가?그는 시원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너도 함께 가."오한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있으면 누구도 감히 은정 아가씨를 넘볼 수 없습니다!"말을 마친 오한진은 쪼르르 밖으로 달려나갔다.준
"와, 이 건물은 마치 해리포터 속에 건물과 같네요......"오한진의 말에 옛추억에 젖어 들었던 소은정은 기분이 팍 상했다.그녀는 감상할 생각이 싹 사라져 걸음을 재촉했다.그러니 아빠는 왜 오한진이 따라오는 걸 허락했을까?학교 뒤편에 도착한 소은정은 평범하지만 정교하게 생긴 건축물 앞에서 멈춰 섰다.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오한진을 바라 보았다."너와 최성문은 밖에서 기다려. 멘토 만나고 올게."오한진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이를 악물었다."그런데...... 저기, 은정 아가씨. 여성분입니까, 남성분입니까? 제가 선물을 좀 사오겠습니다. 빈손으로 찾아가면 저희 한국인의 열정과 넓은 마음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소은정은 그를 흘겨보았다."내 가방에 멘토를 위해 준비해둔 향수가 있어, 가방 줘."향수?여자구나!오한진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가방을 건네주었다."어쩌다 만나는데 저희는 걱정하지 말고 맘껏 이야기 나누세요!"내가 너희들을 걱정할 필요가 있어?소은정은 그를 쳐다 보았지만 이렇게 조용하고 우아한 곳에서 욕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가방을 건네 받은 후 곧장 건물에 들어갔다.오한진은 안도의 숨을 내쉰 후 바로 박수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박 대표님, 은정 아가씨는 단순히 여성 멘토를 만나러 온 겁니다. 은정 아가씨 마음에는 대표님 밖에 없어 다른 사람의 구애도 다 무시합니다. 오는 길에 일곱 번이나 탄식을 했는데 아마 대표님이 걱정되어 그러는 것 같습니다. 얼른 나으세요......"메시지를 보낸 그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최성문에게 달려갔다."최 챔피언, 아이스크림 먹을래요? 제가 살게요......""꺼져......"......도서관 안.소은정은 맨 끝에 있는 자리에 앉아있는 허리가 조금 굽은 남자를 발견했다. 뼈가 앙상한 그 남자는 앞에 있는 키보드를 톡톡 두드리고 있었는데 화면 속에는 이해하지 못할 코드가 가득 적혀있었다.그녀는 삼 년 만에 멘토를 보았지만 정말 조금도 변한 것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