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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2화 나쁜 사람들

남유준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10대 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할아버지였어요. 그렇게 소중한 가족이 꼭 이 남자와 결혼하라고 하시는데 거절할 수 없었어요. 사실 이형욱은 돈 빼면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요. 매너도 없고 인간성도 결여된 사람이죠.”

“난 이혼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는 내가 이혼하면 혀 깨물고 자살한다고 하시더군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운명의 장난이었다.

만약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사랑을 주지 않았더라면 협박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도망쳤을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어릴 때 할아버지는 그녀를 극진하게 보살폈다.

남유주는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이였다.

부모도 없는 그녀가 아프기라도 하면 할아버지는 밤잠을 설치며 그녀를 돌봤다.

그녀는 그런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가세가 기울면서 서서히 불행이 찾아왔다.

할아버지는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중임을 남유주에게 맡겼다.

그리고 이형욱과 결혼하라고 강요했다.

그녀는 식을 올리고 3개월 만에 도망쳤다.

“경호원이 도주를 도왔어요. 내가 어릴 때부터 함께한 친구였거든요. 그 일로 그 경호원은 일자리를 잃었죠. 사람들은 우리가 서로 눈이 맞아 도망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불륜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되었죠. 그러니 이형욱은 내가 얼마나 밉겠어요.”

남유주가 담담히 말했다.

햇살이 창백하게 질린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김하늘이 인상을 쓰며 욕설을 퍼부었다.

“젠장! 역시 남자들은 믿을 게 못 돼.”

소은정은 그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남유주가 웃으며 말했다.

“다 그런 건 아니에요. 내가 운이 없었죠. 두 분은 결혼하고 행복하잖아요.”

그녀는 소은정을 바라보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두분 인터뷰 봤어요. 그분이 남편분이시죠? 그날 은정 씨 데리러 오신 분.”

“그날 온 사람은 정신과 전담의였어요. 그분이 남편을 대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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