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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4화 얼간이

소은정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불안한 남자는 얼굴색이 뻘겋게 되었다.

“아, 왜 이렇게 비싼 차를 끌고 다녀요? 이거 완전 민폐 아니에요? 아가씨, 이렇게 비싼 차를 끌고 다니면 돈도 많겠는데 그깟 수리비가 필요해요?”

남자의 말에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쌀쌀맞은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왜요. 돈 좀 있다고 제가 얼간이로 보이세요?”

소은정은 차갑고 매정한 말투로 말했다.

남자는 말을 더듬더니 점점 더 얼굴이 뻘게지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좀 적게 받으시면 안 돼요?”

소은정은 어이가 없다는 듯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머리를 숙여 휴대폰을 보았다.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그녀는 우연준도 차가 막혀 바로 올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충분히 심란한데 하필이면 이런 모자란 놈을 상대해야 한다니.’

남자의 아내는 그나마 눈치가 있었다. 그녀는 아부의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아가씨한테는 큰돈이 아니지만 우리 월급쟁이한테는 아주 큰 돈이에요. 이 차 수리하려면 우리 정말 거지가 될지도 몰라요…”

소은정은 다른 곳을 힐끗 보았다. 아마도 경찰이 이쪽 상황을 알아차리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남자의 아내는 옷차림도 비교적 정교하고 자태도 우아했다.

‘월급쟁이는 무슨, 이런 차림의 직장인이 어디에 있다고.’

소은정은 더는 그들과 말을 섞기 싫었다.

경찰이 도착해서야 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절차를 밟는 건 모두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죠.”

경찰은 상황을 살펴보더니 뒤에 있는 차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차의 차주는 어느 분이시죠?”

남자는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여자를 가볍게 밀었다.

여자는 야무진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이 사람 차예요.”

남자의 안색은 더 일그러졌다.

경찰이 계속 물었다.

“다친 사람은 없어요?”

“없어요.”

경찰은 남자를 힐끔 보며 말했다.

“마침 감시 카메라가 가까이 있으니 책임 구분이 확실하게 찍혔을 거예요. 두 분 면허증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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